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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강O영_Sciences Po _2022학년도 제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5 October 2022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입학 후 외교학과 경제학 수업을 수강하며 사회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사회과학 분야의 최고 명문대학이라는 Sciences Po를 알게 되었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사회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외교학과 경제학을 공부해보고 싶어 Sciences Po Paris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수학한 Sciences Po Paris(이하 시앙스포)는 프랑스 내에서도 명문으로 인정받는 소수정예 고등교육기관(그랑제꼴)입니다. 프랑스 내에는 ENS, ENA 등의 그랑제꼴이 여럿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시앙스포는 사회과학 분야에 특화된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앙스포에서는 정치학, 경제학, 법학, 외교학, 철학, 사학, 사회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수업을 수강할 수 있으며, 그랑제꼴인 만큼 교수자와 학생들의 수준 역시 높고 한국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분야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사회과학에 흥미를 가지신 분들께는 매력있는 학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프랑스는 유럽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국가인 것 같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가 경험한 프랑스는 국민들의 정치와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도과 참여율이 높고,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가 많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아마 가장 번거롭고 힘든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후보자로 합격한 뒤에는 교환교 지원, 학생비자 발급, 집 구하기, 수강신청, 비행기표 예매, 주택 및 건강보험 등 처리할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학교 관련 행정처리

하지만 다행히 교환교 지원이나 수강신청과 같은 학교와 관련된 행정처리는 국제협력본부에서 자세히 알려주시기도 하고, 인터넷에 검색해도 지원방법이 상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그대로만 잘 따라가시면 됩니다.

 

2. 학생비자

학생비자와 관련해서는 비자가 있어야 집을 미리 구할 수 있고, 주택보험이나 유학생 건강보험 등 이후 행정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부분도 국제협력본부에서 자세히 안내해주시고 인터넷에 대사관 방문 후기 등이 많이 올라와있으니 그 부분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비행기표 예매

비자가 발급되어 도착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비행기표는 그 전에 미리 예매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비행기표를 미리 예매해두고 비자 발급 시에 출국날짜를 말하면 날짜에 맞춰서 비자를 발급해주십니다. 아시아-유럽구간이다보니 비행기표가 비싼데 많은 항공사에서 학생할인이나 유학생 무료 수하물 추가와 같은 학생을 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니 그 부분도 확인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매뉴얼이 홈페이지에 글과 영상으로 잘 나와있어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만, 서울대학교와 달리 시앙스포는 수강신청 사이트에 미리 접속할 수 없어 당황하실 수 있으나 그날 시간에 맞춰 사이트가 열리면 바로 접속해서 최대한 빠르게 원하는 수업을 신청하시면 됩니다.

 

5. 집 구하기

아마 제일 어려운 부분은 집을 구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앙스포는 따로 기숙사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 알아서 살 집을 구해야 합니다. 저는 1학기만 수학하고 중도에 귀국하기는 했지만 본래 2학기를 수학할 예정이라 거주기간을 1년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배웠고,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도 있어 leboncoin, pap, seloger 등 부동산 사이트와 laforet, orpi 등 유명한 부동산 체인을 통해 구해보고자 하였고 실제로 전화도 걸어보고 메일도 여러 차례 보내보았으나 수입이 없고, 외국인이며, 1년밖에 거주하지 않는 교환학생이 집을 구하기는 불가능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았는데 이 글을 보시는 다른 교환학생분들은 현지 부동산을 통해 구할 생각은 얼른 접으시고(..) 프잘사나 프랑스존 등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이곳에서 운좋게 좋은 집을 구해 반년간 잘 지내다 왔습니다. 교환학생 후보자로 막 선정된 뒤에는 매물이 잘 없지만 직전 교환학생 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는 매물이 많이 올라오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꾸준히 들어가 확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 괜찮은 집을 구하기가 정말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살 곳 하나쯤은 있겠지’, ‘정 안되면 에어비앤비 장기렌트라도 해보자’ 하는 마인드로 찾다 보면 좋은 집을 구하실 수 있을 거에요.

 

6. 주택보조금

주택보조금(CAF, Caisse d’Allocation Familiale)은 절차도 복잡하고 나오는 데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꽤 쏠쏠하게 나오니 집을 구하시고 프랑스에 도착하신 후에는 최대한 빨리 서류를 갖춰서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모든 집이 주택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니 집을 구하실 때 미리 주택보조금이 나오는 집인지, 나온다면 얼마 정도 나오는지 여쭤보세요. 같은 집이어도 거주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금액은 참고만 하시고요. 특히 주택보조금은 월세에 비례해서 월세가 비쌀수록 더 많이 나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조금이 더 적어질 수 있으니 이 점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7. Welcome Program

학기 시작 전에 시앙스포로부터 메일로 웰컴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가 나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정보는 많이 없어 참여를 고민했는데 결론적으로 가성비는 좋지 않았지만 참여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제가 참여했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식사도 제공되지 않아 학생들이 중간에 알아서 점심을 해결해야 했고, 프로그램 자체도 참가비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말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에서 같은 아시아 친구들을 만나 한 학기를 같이 보냈고, 종강한 후에는 같이 여행을 다니기도 했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그런 경험도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신다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는 너무 기대하지 마시고, 다른 교환학생들을 만난다 생각하고 참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프로그램은 여러 프랑스 관련 강연, 과제에 대한 방법론, 파리 시내투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연은 마침 프랑스 대선이 다가오던 시기라 다가올 프랑스 대선과 프랑스 사회문제를 다룬 강연이었는데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과제에 대한 방법론 강의은 프랑스 특유의 레포트나 논문을 쓰는 방식이 있고 그게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유익했지만, 제가 들은 수업들은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그 정도의 과제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전형적인 레포트나 발표를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방법론을 듣고 ‘이게 뭐야’하는 생각이 들더라도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학교생활

저는 영어 언어수업과 프랑스어 언어수업, 외교학 전공수업 두 개, 경제학 전공수업 한 개 총 다섯 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 중 프랑스어 언어수업과 외교학 전공수업 한 개는 프랑스어로 진행되었고, 나머지 수업들은 전부 영어로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수강한 수업들은 전부 대면 필기시험이 없이 발표와 테이크홈 과제로 평가가 이루어졌었는데 주변 다른 교환학생 친구들은 대면 필기시험을 치는 경우들도 있어 수업마다 평가방식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대면 필기시험이든 테이크홈 과제든 모든 수업에서 발표는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1) English Level C1 (Maryam HUSSAIN-VALVERDE), Francais Intermediaire (B2) (Nadia FOUGERET)

언어수업은 퀄리티가 정말 높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프랑스어 수업의 경우 세계 각국에서 온 석박사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국적이 다양하다보니 다루는 주제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재밌었습니다. 수업에서는 매주 두 명씩 짝을 지어 발표를 하고 발표 후에는 발표조가 발제한 질문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주제도 정말 다양하고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저도 열심히 의견을 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말하기 실력도 많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영어수업은 원하던 외교학 전공수업 한 개를 수강신청하지 못해 대안으로 넣은 수업이었는데 대부분이 프랑스 학생들이었고 다들 수업을 듣는 계기가 유학 혹은 시험준비였기 때문에 어떤 때에는 아이엘츠 대비용 문법과 독해를 하기도 했고 TED Talks를 듣기도 했습니다. 매주 두 명씩 개인 혹은 짝으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2) Securite et Politique en Asie du Sud (Melissa LEVAILLANT)

프랑스어로 진행된 외교학 수업입니다. 남아시아의 안보와 정치에 관한 수업으로 인도, 네팔, 스리랑카 등 우리가 접해보기 어려운 남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와 정치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인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프랑스어 수업이라 그런지 이후 설명할 영어 수업들보다 전달력도 좋았고 내용도 훨씬 풍부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는 아프가니스탄 전문가가 와서 탈레반 점령 이후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강연을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어로 진행되는 수업이기도 하고 대부분이 프랑스 학생들인데다 발표까지 있어 따라가기 쉽지는 않았지만 배워가는 것도 많고 프랑스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3) Iran in the World: Making sense of the Islamic Republic in Comtemporary International Relations (Catharine DAMRON)

이란의 역사와 정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입니다. 수업 전반부에서는 이란의 역사를 다루고, 후반부에는 이란의 외교정책, 산업정책, 핵개발 등 구체적인 정책들을 다룹니다. 수업 내용도 깔끔했고 교수님께서도 학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십니다. 매주 3-4명씩 프레스 리뷰를 진행하고 2명씩 짝을 이뤄 발표를 합니다. 평가는 6페이지 정도 분량의 레포트를 작성하여 제출했었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교수님께서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을 하시다보니 수업 중간중간 말이 끊겨 매끄럽지 못한 점이 아쉬웠고, 프랑스어로 진행한 수업에 비해 전달되는 내용 또한 많이 않았던 것 같습니다.

 

(4) Intermediate Macroeconomics: Evidence, Theory and Policy (Francois GEEROLF)

거시경제이론에 대해 직접적으로 배우기 보다는 경제학에 대한 기본지식은 갖춰져있다는 전제 하에 실제로 경제학 이론이 현실에서 유효한지 등을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업 스타일이 교수자 중심의 강의도 아니고, 질의응답도 아니고, 매번 바뀌어서 수업을 들으면서도 어떻게 필기를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수업을 수강하는 다른 친구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던 걸로 보아 영어실력이나 경제학적 지식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과제는 2페이지 정도 분량의 테이크홈 과제와 R을 사용한 조별과제 3번이었는데 R 과제의 경우 실라버스에도 언급이 없었어서 수강생 모두가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 역시 R에 대한 건 전혀 알지 못한 채 수업을 들었다가 과제를 해오라고 해서 당황했었는데 어찌저찌 인터넷도 찾아보고 같은 조 조원이 이전에 R을 써본 경험이 있어 중간중간 도움을 받으며 과제를 해결했었습니다.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게 받았지만 이 수업은 굳이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2. 생활

파리는 물가가 정말 비쌉니다. 외식을 한 번 하면 못해도 2~3만원은 나가기 때문에 외식은 잘 하지 않았고, 학교 지하에 있는 학생식당에서 점심을 사먹거나 마트나 근처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사먹기도 했고 집에 있을 때는 주로 장을 봐와서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마트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한 것들도 있고 비싼 것들도 있는데 과일을 제외한 식료품은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청소용품, 학용품 같은 공산품은 비싼 편입니다. 저는 이케아에서 옷걸이나 고무장갑, 빨래건조대 등을 장만했고 프랑스존 중고거래를 통해서도 식기나 담요를 사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는 다이소 같은 곳이 없으니 자잘한 손톱깎이나 학용품 같은 물건은 한국에서 사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구하기도 어렵고 한국보다 많이 비싼 편입니다.

 

3. 교통

저는 2학기 수학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마지네(ImagineR)를 신청해서 썼습니다. 나비고 한달권도 75유로 정도인데다 이마지네는 일년에 350유로 정도니 한 학기만 수학하신다 하더라도 체류기간이 5개월을 넘어가신다면 이마지네를 추천드립니다. 정기적으로 충전을 해야할 필요도 없고 오를리발(Orlyval)이랑 기차만 제외하면 파리 시내 교통편은 웬만한 건 다 커버되니 정말 편리합니다.

 

4. 여행

프랑스는 인접한 국가들도 많고 샤를드골 공항, 오를리 공항에서 유럽 각국으로 가는 비행편이 많아 여행하기 정말 좋습니다. 국내 기차도 연결이 잘 되어있어 프랑스 국내여행도 학기 중간중간 다녀오기 좋습니다. 저는 수업을 3일로 몰아 학기 중간중간 여행을 많이 다녔었는데 다니는 동안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학기 중에도 열심히 여행을 다닌 덕분에 정말 다양한 국가와 도시를 가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밖으로만 나간 탓에 파리에서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웠는데, 이 글을 보시는 교환학생 후보자분들께서는 파리에서의 생활도 충분히 즐기시고, 국내여행도 많이 다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반년이 정말 훌쩍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출국 전까지 걱정도 많았고 가서도 마냥 좋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소중한 추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시고 꼼꼼히 출국 전까지 행정처리를 도와주신 국제협력본부 담당자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게 되는 다른 후보자분들은 저보다 더 행복하고 알찬 교환생활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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