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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수상작] [네덜란드] 최O영_ Vrije Universiteit Amsterdam_2022학년도 제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7 November 2022

I. 교환 파견 동기

오랫동안 치열하게 온전한 저만의 시간 없이 대학 생활을 하기도 했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여행을 가는 등의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는 해외, 특히 유럽에서 살며 색다른 문화와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나라의 대학에서는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는지도 궁금해 교환학생을 통해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저만의 조건에 네덜란드가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유럽일 것. 둘째, 영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나라일 것. 셋째, 여행을 다니기 쉬운 지리적 위치에 있을 것. 이 셋을 모두 만족하는 국가는 네덜란드밖에 없었기에 네덜란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학생으로 파견된다면 그 나라의 수도에서 살아보고 싶었기에 수도인 암스테르담이 1지망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암스테르담만의 독특한 건물 양식이나 반고흐 미술관과 같은 큰 미술관, 그리고 유럽의 허브 공항 중 하나인 스키폴 공항으로의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암스테르담이 교환학생 생활을 하기에 가장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대학 중 서울대학교와 협정을 맺은 학교는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밖에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었지만,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국제학생의 비율이 아주 높아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과의 교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로 꼭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제가 파견된 대학은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입니다. 암스테르담에는 크게 두 개의 대학이 있는데요, 국립대학인 암스테르담 대학과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입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은 완전히 시내에 있지는 않고 살짝 남쪽인 Amsterdam-Zuid(암스테르담 남역)역 근처에 있습니다. 건물들이 시내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국립대학과 달리,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한국의 대학처럼 캠퍼스가 크게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는 국제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도 많아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었고, 영어로 대화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자전거의 천국이자 운하가 많은 나라, 그리고 튤립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의 수도입니다. 삐뚤빼뚤한 건물들과 아름다운 운하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도시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작지만 강하다’라는 문구가 딱 어울리는 도시로, 반고흐나 렘브란트 등 유명한 화가들의 미술관도 모여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자체는 관광객이 많아 어수선하기도 하지만 교환학생 분들이 주로 생활하실 지역은 남쪽에 있는 Amstelveen입니다. Amstelveen에서 관광객이 많은 암스테르담 중심가까지는 트램을 타고 15분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따로 비자를 신청하러 대사관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신청해서 네덜란드에서 받게 되는 residence card(거주등록증)가 비자를 갈음합니다. 교환학생에 선발되면 얼마 후 학교로부터 residence card 관련 체크리스트가 이메일로 발송됩니다. 거주등록증 발급료를 결제하고 계좌 잔고 확인서 등의 필요서류를 스캔해서 첨부하면 학교에서 알아서 IND(네덜란드 이민국)에 제 정보를 넘겨 거주등록증 대리신청을 해줍니다. 그러면 IND로부터 서류 심사가 완료됐다는 메일이 오는데요, 이후에는 네덜란드에 직접 가셔서 처리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먼저 이민국에 한 번 방문하여 지문, 사진, 서명 등을 등록합니다. 또 몇 주 후에 다시 방문해 거주증 카드를 수령하셔야 합니다.

네덜란드 이민국을 통해 진행되는 이 절차는 모두 100% 예약제이기 때문에 출국하시기 전에 미리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생체정보 등록은 암스테르담 이민국이 아닌 다른 이민국에서도 할 수 있지만, 거주증 수령은 반드시 암스테르담 이민국에서 하셔야 되기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11월 즈음에 미리 2월에 생체정보 등록하는 것을 예약했습니다. 늦게 할수록 학생들이 몰려 점점 순서가 뒤로 밀려나기 때문에 꼭 미리 암스테르담 지점으로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체정보 등록을 예약을 할 때 거주증 수령 예약도 미리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서울대학교나 다른 한국의 대학들과는 달리,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대학교 자체 기숙사가 없습니다. 따라서 student housing 업체와 제휴를 맺어 기숙사를 운영하는데요, 이 기숙사의 위치가 천차만별이고 뿔뿔이 흩어져있어서 잘 신청하셔야 합니다.

파견 학교 지원 절차를 마치면 학교로부터 기숙사 신청 관련 메일이 옵니다. student housing 업체는 DUWO이고, 기숙사 신청도 여기에서 합니다. 따라서 모든 신청 절차는 DUWO의 안내메일에 따르시면 됩니다. 학교 홈페이지의 교환학생 카테고리에는 각 student house별로 학교까지의 거리(도보/자전거/대중교통별), 시내까지의 거리(도보/자전거/대중교통별), 각 방의 옵션(가구/개인화장실 여부/개인주방 여부), 그리고 가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올라와 있으니 이 파일을 확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마 자유대학교에 파견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가깝지만 시내에서는 조금 먼 green tower나 red tower에 머물게 되실 겁니다. 실제로 제가 파견됐던 학기에도 한국인 14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여기에서 지냈습니다. red tower와 green tower는 uilenstede라는 큰 student campus의 두 동인데요, 둘 다 공용주방을 사용하며 green은 개인화장실, red는 공용화장실을 사용합니다. red가 월 10만 원 정도 더 저렴합니다.

제가 지냈던 곳은 red tower이기에 red tower를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층에는 12명이 있고, 모두 각방을 쓰며 화장실과 주방은 공용입니다. 화장실에는 2개의 샤워실 및 2개의 변기, 3개의 세면대가 있으며 세탁기와 건조기도 각각 하나씩 있습니다(무료). 공용 주방은 4구짜리 스토브가 2개 있고 큰 식탁과 발코니가 있습니다. 주방과 이어진 큰 거실에는 쇼파와 tv가 놓여져 있습니다. 냉장고는 각 방에 하나씩 있고, 냉동실은 공용주방에 있습니다.

green tower에는 한 층에 14명이 있고, 모두 각방을 쓰며 각 방에 개인화장실과 발코니가 있습니다. 주방은 red tower와 같지만 거실이 없어 공용 공간은 작습니다. 다른 기숙사는 가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모두 uilenstede보다는 비싼 만큼 시설이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green tower와 red tower는 모두 네덜란드인이 아닌 교환학생/국제학생으로 구성된 만큼 주말마다 기숙사에서 파티가 열립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새벽까지 모르는 학생들이 자신의 기숙사로 와서 춤추고 놀 수도 있습니다. 이런 파티문화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다른 기숙사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3. 기타 유용한 정보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출국 전 거주등록증과 기숙사 신청 관련 체크리스트를 학교와 이메일로 주고받을 때, 수강신청도 같이 진행됩니다.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강의 리스트가 정리된 링크를보내주고, 이 중에서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골라서 폼에 입력하면 됩니다. 선착순이지만 수강 정원이 100명도 넘어서 정원이 초과되어 수강이 제한된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자유대학교는 자유대학교는 한 학기가 두 개의 perio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period는 약 2달로, 한 period에 2~3과목을 수강합니다. 한 과목 당 일주일에 강의식 수업 두 번, 그룹 세미나(발표 및 토론) 한 번이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즉, 한 과목 당 일주일에 평균 2-3번 수업이 있습니다. 때문에 시간표를 잘 짜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에 수강신청을 할 때에는 시간표를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수강신청을 합니다. 그래서 추후에 시간표가 공개됐을 때 서로 수업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는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수강과목을 자유롭게 수정요청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수강 크레딧을 학기당 24 etcs 이상으로 정해두었습니다. 즉, 한 학기에 최소한 4과목 이상을 수강신청하셔야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Imagining the Dutch: themes in Dutch History

네덜란드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수업으로, 종교부터 생활방식까지 네덜란드의 전반적인 문화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교환학생이기에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기에도 좋은 수업입니다.

평가는 출석, 중간에세이와 기말에세이, 그리고 기말고사로 나뉘어 있습니다. 중간에세이는 국립박물관(rijksmuseum)에 전시된 작품을 골라 이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었고, 기말에세이는 네덜란드의 주요 역사적 사건을 골라 서술하는 것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힌트를 주시고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기말고사는 take home, opened book test였습니다. 수업 전반을 아우르는 4가지 문제를 서술형으로 내셨습니다.

 

History of Knowledge

말 그대로 지식의 역사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입니다. history of library, history of letters 등 매 수업에는 한 분야에 대한 역사를 배웁니다. 네덜란드와 유럽 중심으로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서양 역사를 접할 기회가 적은 저에게는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교환학생보다는 해당 학교의 철학과, 역사학과 학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평가는 기말고사 한 번, take home 및 closed book test입니다. 많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New Media Challenges

해킹이나 윤리의식 부족 등 뉴미디어가 급부상함에 따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내용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토론 거리도 많습니다. 매주 강의자가 바뀌는 수업입니다.

평가는 기말고사 한 번입니다. in person, closed book test로 객관식과 주관식이 섞여 있습니다. 강의자가 매주 바뀌는 만큼 다양한 분야를 다루지만 시험 문제는 어렵진 않지만 매우 지엽적입니다. 예를 들어 ‘누구의 어떤 논문에는 이런 내용이 나와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여라’ 등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꼼꼼히 훑진 않더라도 시험범위 전체를 한 번은 봐두시고 요점을 정리하셔야 합니다.

 

Religious History and present of Low Countries

네덜란드의 종교 역사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네덜란드에는 종교적인 사건이 많았고 영향을 많이 받은 만큼, 다루는 내용이 깊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고문헌을 보여주시는 등 수업에 열정적으로 임하십니다. 암스테르담 시내의 Hidden Church으로 견학을 가기도 했습니다.

평가는 기말고사 한 번입니다! in person, opened book test로 서술형 시험입니다. 시험은 공부하신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3. 학습 방법

교환학생으로 지내다보니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할 때보다는 공부에 들이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임해서 수업 내용을 기억하려고 했습니다. 질문도 많이 하고, 토론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는 등 최대한 수업에서 지식을 많이 얻고자 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들과 공부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강의식 수업시간에는 TV에 나오는 외국 대학교처럼 질문과 토론이 많이 오가지만, 의외로 시험문제는 자신의 생각을 물어보는 문제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수업시간에 배우는 내용을 물어보는 객관식과 서술형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만의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업 때 배운 내용과 리딩 내용, 그리고 ppt를 꼼꼼히 복습하시고 주요 주제를 위주로 보시면 될 듯합니다. 자세한 과목별 시험 내용은 이미 전술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친구, 교수님, 학교 직원, 마트 직원. 기숙사 사무실 등 제가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만난 모든 네덜란드 사람들은 영어를 잘 했기에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네덜란드어를 쓸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인사말은 유튜브를 통해 배워서 썼습니다. (인삿말 정도는 네덜란드어로 하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 회화 실력을 늘리기 위해 전화영어나 화상영어 등을 수강했는데도, 처음에는 입이 열리지 않아 플랫메이트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것 외에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인 대부분이 생활하는 green tower도 아니었기에 친한 한국인도 없어 첫 주에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덕을 본 것도 같습니다. 영국인 플랫메이트를 제외하면 다른 플랫메이트들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었기에 서로의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말을 끝맺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상황에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알려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두렵지만 계속 듣고 말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느꼈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친구들을 만날 때도 계속해서 말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어휘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친구들이 말할 때 문법이 완벽하지 않지만 말의 뜻을 완벽히 이해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저 역시 완벽하게 말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알아듣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래서 더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말하는 연습을 하다보니 영어실력도 많이 늘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 한 가지는, 학교에서 진행되는 네덜란드어 기초 강좌의 존재를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한국어 강좌처럼 학교에서도 네덜란드어 회화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따로 있습니다. 다만 신청 시기가 매우 이릅니다. 정규학기가 2월부터 시작되는데, 프로그램은 12월 말에서 1월에 신청이 마감됩니다. 네덜란드어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제가 수강한 4개의 과목은 모두 수강생 whatsapp 그룹(단체 채팅방)이 있었습니다. 교수가 아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여기에서 수업자료도 나누고 자신이 만든 summary도 공유했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수업 초반에 단체 채팅방을 만드신다면 좋을 듯합니다.

서울대학교와 달리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는 재시험 제도가 있습니다. 10점 만점에 5.5점 이상이면 해당 수업을 pass할 수 있는데, fail한 학생들은 재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줍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① 필수용품

필수용품은 네덜란드 현지에서 구하기 어렵거나 매우 비싼 것들, 혹은 한국 것이 나은 것들입니다.

 

전기장판(전기담요)

네덜란드 마트에서 본 적이 없고 있더라도 매우 비쌀 것입니다. 온돌 난방이 아닌 라디에이터를 이용한 난방이기에 건조하고 그닥 따뜻하지도 않아서 저는 라디에이터를 쓰지 않았습니다. 방 안에서는 두꺼운 옷을 입고 생활하고, 잠을 잘 때는 전기장판을 켰습니다! 쓰다가 버리거나 팔 수 있게 2-3만 원대의 전기장판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추운 북유럽이나 고산지대로도 여행을 많이 다녔기에 1인용 전기방석도 가져갔습니다. 비행편이 여의치 않아 공항에서 밤을 지새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고무장갑

대부분 요리해 먹는 만큼 설거지할 일이 많은데, 사람들이 고무장갑을 쓰지 않습니다. 고무장갑 꼭 가져가세요. 고무장갑을 한국에서 챙겨갔다가 플랫메이트들이 청소할 때 쓰는 장갑인 줄 알고 써버려서 4달 정도 설거지할 때 맨손으로 했더니 손에 주름이 자글자글해지고 거칠어지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상비약

네덜란드에서 약을 처방받기 쉽지 않습니다. 모든 약은 다 한국에서 처방받아 오시면 좋을 듯합니다. 상비약도 한국에서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네덜란드는 소화제나 진통제 등 기본적인 상비약도 비쌉니다. 저는 진통제 30알짜리 2통, 종합감기약, 피부약만 가져왔는데 후회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아프지 않은 곳까지 자주 아팠습니다. 진통제와 종합감기약뿐만 아니라 해열제나 기침, 알러지약, 파스 등도 넉넉히 챙겨가시면 좋겠습니다.

 

바지

세계 최장신 국가답게 사람들 다리가 정말 깁니다. 한국에서 저는 평균 키인데도 여기에서 XS 사이즈의 바지도 길었습니다. 수선비가 비싸기 때문에 바지는 종류 가리지 않고 넉넉히 챙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장실 슬리퍼, 일반 슬리퍼

화장실 슬리퍼 같은 재질의 슬리퍼를 찾기 힘듭니다. 특히나 기숙사가 공용화장실인 경우에는 꼭 챙겨가세요.

일반 슬리퍼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비쌉니다. 미리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② 가져가면 좋은 것

블럭국

뜨거운 물만 부으면 돼서 간편합니다. 요리하기 귀찮거나 물가가 비싼 나라로 여행을 가야 할 때 유용하게 챙겼습니다. 오뚜기 블럭국 추천합니다.

 

코인육수

멸치육수를 발포비타민 형태의 코인으로 농축한 것입니다. 가볍고 맛있어서 해외 갈 때 챙겨가기 좋습니다.

 

미용가위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지 미용실이 비쌉니다. 네덜란드에서 머리 자르는 것을 엄두도 못 낼 정도라서, 앞머리가 있는 분들은 미용가위를 챙겨오셔서 스스로 앞머리를 자르시면 좋을 듯합니다.

 

캐리어 저울

여행 많이 다니신다면 하나 챙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럽 내에서는 대부분 저가항공을 이용하는데, 저가항공은 수하물 기준이 엄격해서 무게를 초과하면 비용을 많이 내야 합니다.

 

③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되는 것

햇반이나 고추장 등의 한식

비싸긴 하지만 근처에 아시안 마트가 있기 때문에 굳이 챙기지 않으셔도 됩니다. 튜브형 소고기 고추장은 여행 다닐 때 유용해서 하나 챙기시면 좋습니다.

 

날씨도 다르고, 유럽의 옷 스타일은 한국과 달라서 취향이 저절로 바뀝니다. 티셔츠, 운동복 등 기본적인 옷과 자주 입는 외투, 하의만 챙겨오셔도 충분합니다. 전술했듯이 하의는 사이즈에 맞게 한국에서 많이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비싸고,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싼 편입니다. 빵, 과일, 치즈, 유제품, 맥주, 와인이 특히 한국에 비해 정말 저렴합니다.

외식 물가가 비싸 대부분 마트에서 장을 봐서 요리해먹었습니다. 기숙사 주변에는 Jumbo(윰보)와 Albert Heijn(알버트 하인)이라는 마트가 있습니다. 가격은 Jumbo가 더 저렴하지만 상품의 다양성과 육류의 질은 Albert Heijn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기숙사에서 자전거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SHILLA라는 아시안 마트가 있습니다. 웬만한 한국 식재료는 거기에서 구할 수 있는데, 가격이 좀 비쌉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① 의료체계

한국처럼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가고, 감기에 걸리면 내과에 가는 형태가 아닙니다. 아프면 먼저 자신에게 매치된 홈닥터에게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데, 홈닥터로부터 1차적인 치료를 받고,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홈닥터가 판단할 때 소견서를 써줍니다. 홈닥터는 전문의가 아니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 정말 위급해보이지 않으면 약도 잘 처방해주지 않기에 약은 꼭 한국에서 많이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② 은행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카드를 발급받는 IND는 우리은행 같은 곳입니다. 카드 발급 절차도 복잡하고 필요한 서류가 많아서 저는 IND에서 카드를 발급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bunq에서 발급받았는데요,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뱅크 같은 모바일 기반의 은행입니다. 계좌 개설 절차가 간단하고, 카드 배송 전에 애플페이 등록도 가능하며, 카드도 집으로 배송해주어서 간편합니다. 다만 계좌유지비를 달에 최소 2.99유로 내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은행을 쓰다가 DigID(주민등록번호 같은 것)를 발급받고 나서는 계좌유지비가 없는 모바일 은행인 Revolut로 바꿨습니다. 모두 은행에 직접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③ 통신

기숙사에 처음 들어가면 웰컴키트를 주는데, 그 안에 선불유심칩이 있습니다. 이 선불유심칩을 계속 충전해서 쓰면 됩니다! 유럽 전역에서 통신이 되는 심카드입니다. 공항에서 내려서 기숙사에 갈 때까지만 쓸 유심칩을 한국에서 미리 구매해가시면 좋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① 동아리

국제학생 비율이 높은 만큼, 네덜란드 학교의 동아리인데도 다 영어를 쓰며 활동합니다. 저는 스쿼시 동아리에 들어갔었는데, 잘 갖춰진 시설에서 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듣는 동아리였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끝나고는 같이 밥을 먹으면서 동아리원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동아리가 많으니 도전해보시면 좋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는 동아리에 가입한 사람이 없었고,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친구를 사귈 수 있기에 부담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② 스포츠센터

Uilenstede 기숙사 단지 내에 VU Sportscentrum이라는 실내체육관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킥복싱, 폴댄스, 요가, 복싱 등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으며 헬스장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드민턴장은 예약 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달 단위로 등록하면 모든 강좌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저는 3개월 단위로 등록해서 잘 다녔습니다. 학생할인도 되고, 등록시 티셔츠도 주는데 티셔츠 준다고 말을 안해주기 때문에 티셔츠 달라고 꼭 말씀하셔야 합니다.

 

③ 여행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유럽의 허브 공항이기에, 마음만 먹으면 유럽 어디든 직항으로 매우 싸게 갈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왕복 40유로에 갔다온 사람도, 독일 베를린을 20유로에 갔다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여행 계획은 미리 세워서 비행기표를 최대한 싸게 예매하시면 좋습니다.

Omio 어플을 다운받으시면 항공, 철도, 버스 등의 교통편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Flixbus와 NS(네덜란드 철도), NS international(네덜란드 국제철도)는 특히 많이 타실 테니 어플을 깔아서 가격을 비교하시면 좋습니다.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 학기 중간에 방학이 많은데 우리나라의 방학과 다르게 방학에는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따라서 이때 여행을 다니기보다는,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요리를 해먹고 영화도 보며 시간을 보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부활절에 독일로 여행을 갔다가 정말 조용하고 문을 열은 가게가 하나도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암스테르담은 큰 관광지인 만큼 다양한 사람이 전 세계에서 몰려듭니다. 기숙사가 있는 Uilenstede는 안전하지만, 시내에서는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늦게 돌아다니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늦게까지 혼자 돌아다니면서 별일을 겪진 않았지만, 밤 늦게는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숙사에서 매주 파티가 있는데, 본인의 플랫에서 파티가 진행되면 꼭 공용주방 캐비넷의 모든 물건을 비우고 방문을 잠그세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도난당합니다. 그리고 음료를 마실 때는 꼭 컵 위를 손으로 덮고 절대 내려놓지 마세요. 간혹 외부인들이 파티에 몰래 들어와 마약을 타기도 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자전거

네덜란드는 자전거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정말 많고, 자전거 도로도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교통비가 비싸기도 하고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기에 웬만한 거리는 자전거로 다녔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swapfiets라는 자전거 구독 업체에서 구독했는데요, 한 달에 2만 5천 원 정도 냈습니다. 신청하면 자전거를 배달해주기도 하고, 수리도 예약만 하면 와서 해주고, 자전거를 반납할 때도 수거를 해가기 때문에 편합니다. 다만 매달 19.9유로를 내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자전거가 살짝 고장나도 귀찮아서 수리를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고 자전거를 사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네덜란드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제 파견국가의 조건에 잘 맞아서 네덜란드를 파견국가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네덜란드 자체가 좋아졌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장을 봐서 플랫메이트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피크닉하고, 시내를 걸어 다니던 모든 일상이 행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네덜란드를 온전히 즐기지 못했지만,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즈음에는 어디든 제 자리로 삼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어 설레기도 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에서의 6개월은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익숙한 사람들과 똑같은 생활반경을 뒤로한 채 낯선 땅에서 온전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시간 동안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 또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을 찾으며 저와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의외의 제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며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저는 교환학생 생활이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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