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이전부터 외국에서 생활하는 경험을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교환학생이 아니면 외국에서 한 학기 동안 살아볼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될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교류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된 대학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University of Copenhagen입니다. 코펜하겐 대학교에는 총 6개의 학부가 있는데, Facult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 Faculty of Humanities, Faculty of Law, Faculty of Science, Faculty of Social Sciences, Faculty of Theology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교는 코펜하겐 내에 4개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어서 학부마다 강의가 진행하는 캠퍼스가 다르기도 합니다. 저는 사회과학대학 소속으로 파견을 갔는데, 교환학생 관련 업무는 사회과학대학보다는 인문대학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일부 학부는 교환학생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수도로 서울에 비하면 작은 도시입니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 도보로도 쉽게 다닐 수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어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실제로 많은 덴마크 사람들은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대중교통과 거리는 대체로 청결하게 유지되며 도시의 조경이 잘 되어 있고 공원이 많이 있습니다. 인구 밀도는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로 낮지만 러쉬아워에는 지하철에 많은 사람들이 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치안은 좋은 편에 속하며, 코펜하겐은 다양한 기관의 안전한 도시 순위에서 상위권에 위치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에 해야 하는 일은 크게 기숙사 신청, 수강 신청, 비자 신청입니다. 기숙사 신청은 Housing Foundation이라는 기관에서 이메일을 받아 안내된 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2학기에 파견을 간 저의 경우 6월 21일에 수강신청이 6월 28일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안내가 적힌 메일이 왔으니 비슷한 시기에 이메일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위치의 기숙사를 선택할 수 있고 형태도 플랫, 2인실, 1인실로 다양합니다. 그러나 기숙사 신청은 선착순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신청 당일에 기숙사 신청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는지 미리 알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수강신청은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하라는 메일이 오면 메일에 적힌 대로 수강신청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누락이 되었는지 사회학부에서 발송한 수강신청 안내 메일이 오지 않아 다른 교환학생 분에게 메일 내용을 전달받았으니, 메일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보다는 학교 사이트에서 수강 신청 페이지를 찾아 직접 수강 신청을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비자신청은 한국에서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덴마크에 입국해도 되지만, 덴마크에서 비자 신청을 완료하면 높은 수수료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후자의 방법도 고려할만 합니다. 저의 경우 덴마크에서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는 경영학과 정보문화학 전공이었지만 코펜하겐 대학교에서는 유사 전공에서 교환학생을 받지 않아서 사회학과 소속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학과에서 개설되는 전공 수업 두 개, 인문대에서 개설되는 교환학생용 교양 수업 하나를 들었습니다.
-(전공) Sociological diagnoses of our times: 현대 사회에 관한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배우고 해당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학적인 진단을 내리는 레포트를 제출하는 수업입니다. 수업은 학자들의 논문을 과제로 읽어가면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강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실습이나 학생 참여보다는 이론 강의의 비중이 매우 높았으며, 레포트를 작성해서 제출하는 기말 과제는 팀으로 할지 개인으로 할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 Mining text for meaning: 정보문화학 전공 수업과 내용이 유사하여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R을 이용하여 인터넷에서 수집한 텍스트를 분석하는 수업입니다. 수업은 이론 강의 50%와 실습 50%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실습 시간에는 주어진 실습 자료를 바탕으로 그날의 수업 내용을 적용해보면서 교수님께 질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R에 대해 전혀 몰라도 수강할 수 있도록 개강 전에 공부할 수 있는 pre-course가 제공되었습니다. 저는 이 수업으로 R을 처음 접해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pre-course를 수강하고 개강 후 수업 자료를 복습하면서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해당 수업 교수님은 Friedolin Merhout이었는데 질문에 굉장히 친절하게 답변해 주셔서 R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노력한다면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말 과제는 자유 주제로 텍스트 마이닝을 진행한 내용을 정리한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이었으며, 최종 제출 전 기말 과제의 진행 상황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세 번 제출해야 했습니다. 이 과제 역시 팀으로 할지 개인으로 할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교양) DCC Course in Danish Culture: 교환학생을 위해 열리는 수업입니다. 덴마크 문화에 관한 이론 수업과 세 번의 excursion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DCC Course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수업이 교환학생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수강하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이 수업에서 많은 교환학생을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학점 인정이 되지는 않지만 교환학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excursion 때에는 버스를 대절해서 관광지에 다 함께 가기도 하니 가능하면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가로 코펜하겐 대학교에는 코펜하겐 대학교의 한국학과 학생들이 매주 금요일에 언어 교환 행사를 여니 기회가 된다면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 jeongmalguk 계정에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돌아올 때가 다 되어서야 이 행사의 존재를 알게 되어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덴마크 친구를 사귀고 싶은 교환학생이라면 여기에 참여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생활
(1) 물가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도시들 중 하나입니다. 특히 외식 물가가 비싸고 필기구나 미용 용품들도 값이 비쌉니다. 예를 들어 샌드위치의 경우 마트에서 파는 샌드위치는 4000원 정도였고 가게에서 사면 12000원 정도였습니다. 다른 일반적인 외식 메뉴는 메뉴 하나에 25000-35000원 선이었습니다. 학식 값은 저렴하니 밖에서 먹어야 한다면 학식을 많이 먹고 식사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제품이나 계란, 야채, 빵 등 마트에서 파는 품목은 크게 비싸지 않아서 부담이 적습니다.
(2) 날씨
여름에는 서늘하고 맑고 해가 오래 떠있어서 활동하기 정말 좋고 도시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기온이 낮아 가을이 일찍 시작되고 10월쯤부터 흐린 날이 많아집니다. 11월~1월에는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고 해가 3시 반에서 4시 반쯤 지기 때문에 햇빛을 보기 어렵습니다. 코펜하겐의 기온은 겨울에도 영하로 잘 떨어지지 않지만 언제나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기온보다는 더 춥습니다. 저는 2학기 교환학생이라 덴마크에 도착할 때 반팔을 많이 가져왔는데 생각보다 여름이 빨리 지나가고 9월에는 쌀쌀해서 반팔을 거의 입지 못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탄다면 여름 도착이라도 긴 팔 옷을 많이 챙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2학기 교환학생이라면 조금 일찍 도착해서 여름에 야외 활동을 많이 해 두고 관광지도 미리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겨울은 생각보다 빨리 오고 겨울이 되면 해가 일찍 지는데다 구름이 많아 풍경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겨울의 코펜하겐은 흐리고 어두워서 야외 활동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즐기는 성격이라면 덴마크로 교환학생을 오는 것을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자전거
코펜하겐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만 교통비가 비쌉니다. 대신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페이스북 그룹에서 자전거를 중고 거래할 수도 있고 자전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여 기간제로 자전거를 빌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Swapfeit라는 자전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구독을 신청한 사람이 많을 경우 구독을 신청하고 바로 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 1-2주 정도 기다려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자전거 페달을 밟아도 잘 나가지 않고 추워서 자전거를 타기 어렵기 때문에 날씨가 좋은 여름에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고 겨울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공공시설
코펜하겐에는 공원과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많습니다. 공부를 해야 할 때 학교에 가는 것도 좋지만 공부할 수 있는 공공장소도 많으니 이용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블랙 다이아몬드와 Copenhagen Main Library를 이용했습니다. Copenhagen Main Library는 제가 살았던 기숙사인 Basecamp와 도보 15분 거리여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공부할 수 있는 장소가 층수별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고 옆에 카페도 붙어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5) 기타
덴마크는 우리나라와 설거지하는 방식이 달라서 수세미나 고무장갑을 마트에서 찾기 어려웠습니다. 설거지용 솔은 덴마크에서 구할 수 있지만 불편할 것 같다면 수세미를 한국에서 챙겨오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트에 냅킨은 많은데 여행용 티슈나 곽티슈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한국에서 챙겨오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 난방이 강하지 않아 추운 시기에 간다면 한국에서 전기요를 챙겨오거나 전기장판을 구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외국에서 혼자 한 학기를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오는 어려움이 분명히 있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코펜하겐에서의 삶은 그동안 제가 한국에서 보고 겪은 삶과 정말 달랐고, 제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코펜하겐의 친절한 사람들과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 그리고 도시의 풍경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오랫동안 잊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하면서 힘들었던 때에도 코펜하겐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었던 만큼, 코펜하겐에 교환학생을 갈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