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독일] 우O은_University College London_제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5 April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2020년에 코로나19로 인해 교환학생 계획이 한번 무산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또한, 해외에 한 번도 오래 거주해본 경험이 없어서 대학생 신분으로서 이를 경험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로, 독일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유럽과 서유럽의 딱 중간에 있기도 하고 이전 동독과 서독으로 나뉜 적이 있어 동유럽과 서유럽의 문화가 어느 정도 공존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재건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유럽느낌의 건축물이 거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베를린은 ‘berlin island’라 불릴 정도로 독일의 다른 지역과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 외국인 거주자가 손꼽히게 많은 지역이라 독일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영어가 가능하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기도 합니다. 다양한 외국인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고, 예술이 가장 활발한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베를린은 동쪽과 서쪽의 느낌이 조금 다릅니다. 서쪽은 집값이 비싸고 차분한 느낌이 지배적이라면, 동쪽은 비교적 집값이 싸고 다소 자유로운 느낌이 있습니다. 참고로 베를린공대는 서쪽에 있습니다.

베를린공대(TU Berlin)는 학생들 사이에서 TU(독일 발음으로 테우)라고 자주 불립니다. Zoologischer Garten(S/U)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베를린공대에서 살 수 있는 기숙사 중 하나인 Siegmunds Hof와는 걸어서 15-20분 거리에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신청

(교외) 장학금 신청은 보통 4월 말에 하게 됩니다. 따라서 보통 중간고사 기간이랑 겹치게 되는데,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면 좋습니다. 교내 장학금 신청은 이보다 뒤에 있는데, OIA 게시글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좋습니다.

교외 장학금은 아셈듀오, 미래에셋 등이 있는데, 장학금 수혜자로 선발이 되었더라도 장학금 수령 조건(ex. 수업 개수, 성적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해두면 추후 교환학생 생활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교외 장학금은 중복수혜가 대부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중 하나만을 지원하거나 둘 다 지원 후에 하나의 결과가 나오면 즉시 하나를 취소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셈듀오는 나와 외국 학생이 페어가 되어 장학금을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선발 이후 내가 취소하게 되면 페어가 된 학생도 장학금이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참고로 아셈듀오는 지원 시 motivation letter를 쓰게 되는데, 비자 신청 시 이를 약간 수정해서 활용하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 신청

6월 중순에 이메일로 안내가 옵니다. 대학이 자신의 기숙사를 직접 관리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베를린 내 여러 기숙사가 있고 베를린 내 대학들은 이 중 몇 가지를 할당받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거주하는 기숙사에 따라 베를린공대와 거리가 멀 수도,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를 관리하는 곳은 studierendenWERK라는 곳이고, 6월 말에 이메일이 와서 7월 초에 기숙사가 확정됩니다.

베를린공대에서 교환학생으로서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는 총 세 가지가 있는데, 본인의 성향에 따라서 선택을 주의해야 합니다.

1) Siegmunds Hof: Haus 1(교환학생 전용 건물)에 살게 되며, 위에서 말했듯 도보 15-20분으로 학교와 제일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한 층에 약 20명이 거주하며 모두 교환학생이고, 대부분의 한국 교환학생도 이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에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단점은 소음과 시설입니다. 실제 거주해본 결과 파티가 밥 먹듯이 일어나며 한번 파티가 일어나면 소음 때문에 경찰도 종종 올 정도로 잠들기 어렵습니다. 옆방 친구가 EDM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약 20명이 한 층에 거주하다 보니 청결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공용냉장고에 몇 개월째 사라지지 않는 식재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설도 오래되어 변기나 엘리베이터 등이 고장도 자주 납니다. 실제로 저는 7층에 거주했는데, 오기 직전 한 달 정도 고장난 엘리베이터를 수리해주지 않아 계단으로 7층까지 오르내렸습니다. 이 기숙사에 사실 분은 변기가 막혔다는 단어를 미리 숙지해 가시면 수리를 요청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적다 보니 단점이 길어졌는데 그래도 사람이 많은 만큼 교류도 많고 정도 많아 따뜻한 기숙사입니다.

2)3)은 제가 거주하지 않아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안내문 상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2) Hans and Hilde Coppi: 대중교통으로 45분 거리에 있습니다. 이 기숙사부터는 방 시설이 훨씬 좋아집니다. 단점은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환경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3) Hubertusallee: 대중교통으로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욕실을 혼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2)와 동일합니다.

 

  •  

비자 신청 전까지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해외 송금이 한국처럼 하루만에 바로 되진 않기 때문에 일찍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슈페어콘토를 미루다가 비자 테어민 날짜 직전까지 슈페어콘토가 나오지 않아 약간 마음의 고생을 했습니다.

슈페어콘토는 영어로 blocked account, 독일에 가서 쓸 돈을 미리 넣어놓고 월급처럼 한 달에 한 번씩 돈을 받는 방식입니다. 보통 엑스파트리오라는 업체를 이용하고, 패키지로 공보험(TK)도 같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는 패키지로 보험까지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리는데, 이후 학교 등록 시 보험 파트에서는 TK 쪽에서 미리 리포트를 진행해줘서 제가 따로 할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보험은 비싼 편이기 때문에 독일에서 건강검진이나 가다실 접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잘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 신청

보통 6월 말에 하는데, 4월 중순 즈음에 꼭 테어민(예약)을 미리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비자를 신청하기 어렵고, 독일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데 베를린은 입주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베를린에서 테어민을 잡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무비자로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이 90일이기 때문에 이 기간 내내 테어민을 잡느라 불안해하고 고생할 수 있으니 꼭 한국에서 비자를 받아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테어민만 잡았다면 다음은 간단합니다. 서류 목록이 꽤 많은데 빠뜨리지 않고 잘 준비해가기만 하면 됩니다.

 

  • 테어민 잡기

저는 9월에 베를린에 가기 때문에 테어민을 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기간인 7월 초에 테어민을 잡았습니다. 원칙 상 안멜둥(거주지 등록)2주 안에 해야 하지만 베를린에 입주하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얼마 간의 기간 정도는 봐주는 것 같습니다. 안멜둥 테어민은 전날에 자리가 자주 나기도 해서 한국에서 미리 테어민을 잡아서 가지 않아도 베를린에 가서 필요한 서류가 갖춰진 시점 이후에 테어민을 잡아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 및 수업

개강 직후 최대한 OT(수업 첫날)를 많이 들어서 어떤 수업을 들을지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강의계획서를 보고 좋아 보여도 막상 OT를 들어보는 별로일 수 있고, 강의계획서는 마음에 안 들어도 마음에 드는 수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서 만난 한국인 교환학생끼리 서로 강의를 추천해주면서 결정했습니다.

교환학생은 수강 신청 절차가 따로 있지는 않고, 수업 첫날에 교수님께 교환학생인데 수강이 가능한지를 여쭤보거나 이메일로 여쭤보면 됩니다. 독일은 출석체크를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추후에 칠 시험 등록만 제대로 하면 되는데, 시험 등록 절차는 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OT에서 파악을 해야 합니다. 만약 시험 등록을 까먹고 하지 않았을 경우 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라도 성적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수강 기록을 남길 수 없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기말시험은 보통 1차와 2차가 있고, 1차 시험을 쳤을 때 Fail이 뜰 경우 2차 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차 시험은 보통 3월에 있기도 하고 1차 시험과 비교하여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준비하셔서 1차 시험을 통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저는 총 세 가지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평가 방식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삼아주시면 좋겠습니다.

1) Visual History of Antisemitism: 반유대주의를 시각적 자료(예술작품 등)에서 역사적으로 어떻게 다뤄왔는지에 대한 수업입니다. 평가 방식은 기말 레포트 1회이며, 레포트를 몇 장 썼는지에 따라 ECT(학점)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서울대에서는 수강 시간에 따라 전환 학점이 결정되니 이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반유대주의라는 개념을 잘 몰랐는데 해당 수업으로 유대인이 역사적으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식으로 차별을 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2) Business Research Methods: 통계 수업입니다. 통계 스킬을 가르치진 않고, 이론적인 부분만 가르치는 수업입니다. 평가 방식은 기말고사 1회입니다. 개인적으로 수업에서 들은 내용과 기말고사의 내용이 거의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3) Sustainable Management Control: ESG 등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개념과 관련된 활동을 회계적으로 어떻게 계산하는지 배우는 수업입니다. 평가 방식은 기말고사 1회입니다. 회계 수업인지 처음에 모르고 수강해서 조금 당황했지만, 그래도 계산 문제가 매우 어려운 수준은 아닙니다. 시험을 대비하여 계산기(쌀집계산기 말고 재무계산기)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제가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관심이 있기도 하고, 수업 내용이 체계적이고 알차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수업입니다. ESG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수강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계좌

보통 온라인으로 쉽게 개설할 수 있는 비비드와 N26을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N26은 신여권 인증이 거부되고, 비비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인증이 거부되어 저는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개설 가능한 계좌인 벨기에 계좌 Monese를 사용했습니다. Monese는 화상 인증도 없으니 화상 인증에 부담이 있으시거나 신여권을 소지하고 계신 분은 Monese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주로 사용하게 되는 대중교통으로는 S, U, 기차, 버스, 트램이 있습니다. 학생증은 베를린 C존까지 커버되는 교통카드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학생증만 있으면 학기 내내 교통비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기차는 ICICE 등 고속열차는 커버가 안 되니 확인하셔야 합니다.

 

  •  

Siegmunds Hof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바로 옆 역인 Zoolischer GartenUllrich에 가장 자주 장을 보러 갔습니다. 독일에서는 드물게 일요일에도 열려 있는 마트이기 때문에 급할 때 장을 볼 때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Ullrich는 가격이 다소 비싸서 시간이 있으면 U반을 갈아타고 가는 Kaufland에 갔습니다. 거리는 조금 있지만 과일 등의 식재료가 훨씬 싸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또한, Kaufland가 있는 건물에 Woolworth가 있는데 독일의 다이소같은 느낌으로 물건이 굉장히 싸기 때문에 초반에 여기에서 생활용품을 마련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활용품은 이외에도 Siegmunds Hof에서는 이전 학기에 살다 간 교환학생들이 학기 시작 전에 물건을 모두 싼 값에 판매하고 가니 빨래건조대, 밥솥 등을 단톡방에서 중고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공유기나 수저 정도는 미리 챙겨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특히 수저는 한국식 젓가락을 많이 팔지 않고, 팔더라도 10벌씩 대용량으로 파는 곳이 많아서 꼭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약국은 Zoolischer Garten에 있습니다. Apotheke라고 검색하시면 됩니다. 초반에 사용해야 하는 상비약은 챙겨 가시고, 그 외에는 현지 약국에서 사셔도 됩니다. 저는 몸이 약해서 감기약이 많이 필요했는데 떨어질 때마다 미리미리 샀습니다. 참고로 독일은 알약이 아닌 약(태워먹는 가루, 액체, 스프레이 등)도 많아서, 알약이 필요하다면 꼭 Tabletten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  

독일 내 혹은 단거리 여행은 Flixbus나 기차(DB; Deutsch Bahn)로 많이 가게 됩니다. 참고로 둘 다 지연 혹은 취소가 밥 먹듯이 되니 일정을 짤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도이치반은 어플을 깔면 지연/취소 알림이 오기 때문에 꼭 어플을 깔고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상반기는 모르겠으나, 하반기는 날씨가 굉장히 우울합니다. 9월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해가 쨍쨍하다고 해서 속으시면 안 됩니다. 하루 안에도 날씨가 굉장히 급하게 변하며, 특히 12월 이후에는 구름 낀 날씨가 계속되어 해 혹은 파란 하늘을 보기가 힘듭니다. 한국처럼 장대비가 오진 않으니 우산을 매일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옅은 비가 자주 내리는 편입니다. 그래도 11월까지는 맑은 날씨가 꽤 있는 편이니, 이때를 이용해 베를린 내를 자주 돌아다니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해보시기를 굉장히 추천드리는데, 저는 오히려 장점보다는 단점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잘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시차 때문에 연락도 하지 못해 의지할 사람도 찾기 힘든 환경이었습니다. 또한, 생각보다 음식이 제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한식을 자주 먹지 못한다는 점을 제가 힘들어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힘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성향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해결하는 성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20년 넘게 저 자신과 함께 생활하면서 몰랐던 점을 6개월에 압축으로 알게 된 것은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저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게 되어서 굉장히 기뻤습니다. 또한, 해외 거주 생각이 있으시거나 석/박사 등을 해외에서 할 계획이 있으신 분도 교환학생을 통해 자신이 해외에서 살아도 괜찮은 성향인지 미리 파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View Count
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