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해외에서 생활에 보는 것이 항상 로망이었어요. 워낙 여행을 좋아해서 해외를 많이 나가봤지만 그곳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문화를 체험해보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예 한국과 다른 곳으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시야를 넓히고 싶었었어요. 그래서 저는 교환학생 생활 내내 최대한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그 친구들의 노는 방식, 여행하는 방식, 먹는 방식들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식만 먹던 제가 스페인 친구와 요리를 하면서 올리브유와 치즈, 샐러드 없이 못 사는 몸이 되었고, 부끄러움이 많아서 장기자랑은 질색하던 제가 클럽에 가서 춤추면서 즐기는 법을 알게 됐고, 한 달에 한 번씩은 하이킹을 가는 습관이 생기고, 여행 가서는 호스텔에서 자고 슈퍼마켓에서 점심을 때울 줄 알게 됐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튀빙겐은 독일 서남부 지역, 슈튜트가르트라는 큰 도시 근처에 있는 아주 작은 도시예요. 독일은 세계대전 이후로 옛도시들이 남아있는 곳이 몇군데 없는데 튀빙겐은 그 중 한 곳입니다. 그래서 정말 동화 속 마을에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생활한 한국 친구들과 외국인 친구들, 그리고 그 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 석사생 친구들도 모두 튀빙겐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우선 마을이 너무 예뻐요. 그리고 인구가 반은 학생 반은 은퇴하신 부유한 노인분들이세요. 그래서 아주 안전하고 깨끗하고, 도시 시설이라거나 행사가 아주 잘되어 있습니다. 거의 매달 열리는 작은 행사들을 찾아가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버스시스템도 잘 되어있고요. 풍경도 아름답고 시골이라 공기가 엄청 맑아요. 도심에서도 별이 많이 보이고 조금만 걸어도 산책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습니다.
튀빙겐은 괴테와 헤르만 헤세가 거쳐간 도시이고 튀빙겐 대학교는 헤겔이 다닌 학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 수준은 독일 내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해요. 그리고 한국학과가 있어서 한국인 교환학생이 굉장히 많아요. 한국인 교수진도 많고요. 그래서 한국인 커뮤니티가 잘 되어있어서 중고거래 등이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한국인이 많은 곳이 싫으신 분들은 조금 고민이 되시겠지만 본인의 행사 참여도에 따라 외국인이랑 어울릴 기회도 많이 있어요.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테어민 – 독일은 테어민의 나라라는 것 들으셨죠? 테어민 잡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비자 테어민, 안멜둥 테어민을 잡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준비물 – 독일이 이것저것 비싸다고 해서 저는 중고거래를 하거나, 한국에서 웬만한건 다 들고 갔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튀빙겐에도 discounthalle라고 다이소 같은 곳이 있긴 하지만 그 외의 물건들은 다 비싼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처음 갔을 때 어떤 물건을 어디서 파는지 몰라서 살림살이 장만하는게 꽤 힘들었어요. 본인의 성향과 경제적인 상황, 첫 주 스케줄을 잘 고려해서 짐을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일어 – 튀빙겐 대학교는 학기 시작 전에 독일어 수업인 start course를 제공해요. 개강이 한국보다 한 달 반이 느린 편이라 저는 일찍 가고 싶어서 start course를 신청했습니다. A2레벨부터 있어서 A1은 필수로 공부해가셔야 해요. 첫날 레벨테스트를 보는데 제가 파견된 학기에 테스트에 떨어져서 수업을 못들은 한국인 분들이 5명 정도 됐습니다. 그러니 독일어는 꼭 제대로 공부해가세요. 독일인은 전반적으로 영어를 굉장히 잘합니다. 특히 튀빙겐은 교육수준이 높은 도시라 영어가 안통하는 곳이 없어요. 하지만 그래도 독일에 살다보면 시장에서나 작은 가게, 카페, 혹은 기차편이 갑자기 변경될 때는 독일어를 꼭 해야 할 상황이 생겨요. 그래서 기초적인 독일어는 공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튀빙겐에 오는 교환학생들(외국인 포함)이 모두 독일어를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려 합니다. 그래서 독일어를 조금이라도 아는게 좋은 것 같아요.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수강신청 – 저는 수강신청 안내가 불친절해서 조금 고생했는데요, 경영학과로 파견 가시는 분들은 과사에서 영어수업 목록을 보내줍니다. 수강신청은 가능한 일찍 하는 것이 좋은데요 저희처럼 선착순이 아니라 기간 내 신청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라 저는 마음 놓고 마지막 주에 했더니, 개강 후에 이미 인원이 다 차서 못 듣는다는 연락이 꽤 많이 왔어요. 수강 가능 여부를 개강하고 알려주니까 신청할 때는 시간이 겹치더라도 최대한 많이 신청하고 나중에 수강취소를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숙사 생활(WHO) - 튀빙겐에는 기숙사가 여러 군데 있지만 WHO가 글로벌 기숙사이기도 하고 가장 커요. 저는 WHO에 배정받아서 매일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초대받았어요. 그리고 WHO에는 학생 클럽 쿡쿡이 있는데 모든 행사를 여기서 해요. 누구랑 무엇을 하고 놀든지 끝은 쿡쿡으로 나는 기승전쿡쿡 느낌입니다. 저는 쿡쿡 바로 앞에 살아서 시끄럽긴 했지만 집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점은 좋았어요. 기숙사는 보통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플랫 형태이고 플랫메이트들의 성향에 따라 플랫 생활은 완전히 캐바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아주 깨끗하고 평화롭게 살다 왔어요.
산책, 요리, 스포츠 – 독일은 6시 이후면 웬만한 곳이 닫기 때문에 정말 할 게 없어요. 튀빙겐은 정말 작은 시골 도시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강제로 건전한 생활을 하게 되는데, 매일 친구들이랑 모이면 요리하고 산책하고 종종 학교 스포츠 센터에 운동하러 가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복잡한 서울에 있다가 소도시에서 잔잔한 삶을 사니까 너무 힐링돼고 좋았어요. 아직도 튀빙겐에서 만난 친구들이랑 연락하면 같이 저녁 해먹던 것이 그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잘 쉬고, 잘 즐기고, 행복하기만 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배운 것도 많았고, 다른 문화권의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며 시야도 넓히고, 여행도 많이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왔습니다. 여러모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파견 가시는 분들도 값진 경험 쌓아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