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중학생 때부터 대학교에 간다면 교환학생은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
다. 막연한 희망사항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존경했던 영어 선생님의 이야기를 통해 교
환학생이 단순히 재미있는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인생에 전환점이 될만한 큰 경험이 되
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상황이 받아준다면 꼭 참가하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코로나
19와 대학생활을 함께 시작해서 답답한 줌 수업과 과제로만 매 학기를 채우면서 교환
학생도 대학과 마찬가지로 별 의미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조차도 참가하지 않는다면 대학 시절 남아있는 기억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아 참가하
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신청할 때보다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환학생을 가고자 했
던 이유와 마음이 다시 조금씩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파견되었던 곳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NCSU)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중심에 있는 롤리에 위치하고 날씨가 온화한 편입니다. 가을학기에 파견되어 여름부
터 겨울까지 생활했는데, 여름은 한국과 비슷하게 습하고 덥지만 햇빛이 더 뜨거운
느낌입니다. 여름과 가을이 길고 겨울이 짧은 느낌이었습니다. 겨울은 0~10도를 웃도
는 기온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날씨는 전반적으로 맑았고 기온보다는 햇빛이 있
느냐 없느냐가 체감 날씨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학교가 넓고 평지에 위치합니다. 크게 센테니얼 캠퍼스와 노스 캠퍼스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노스캠퍼스에 생활하고 수업을 듣는 듯 하고 센테니얼 캠퍼스는
공대나 자연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것 같습니다. 센테니얼 캠퍼스 옆에는 작은 호수
가 있는데 노을을 보러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학교 내 셔틀버스도 다양하게 있고 무
료로 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23년까지인가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들
도 전부 무료로 탑승할 수 있어서 교통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다녔습니다. 노스 캠퍼
스 안에서는 걸어서 10분~15분 안에 수업 들으러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노스 캠퍼스 중심에 학생회관이라고 할 수 있는 탈리(talley student union)이 짐
앞에 있는데 수업도 듣고 행사도 이뤄지고 밥도 먹고 자유롭게 앉아서 얘기하거나 과
제를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교환학생들과 대부분 탈리에서 모여 놀고 과제를 함께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공하는 분위기가 필요해서 거의 매일 탈리에 갔습니다. 체
육관은 시설부터 장비 대여와 원데이 클래스 등이 매우 잘 되어있습니다. 도서관도
굉장히 깔끔하고 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책부터 과제를 위한 도구, 전자기기
장비와 게임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대여할 수 있고 스터디룸을 대여하여 과제를 함께
하거나 영화를 보고, 컴퓨터가 있는 책상 또는 자습실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
통 이러한 공용 공간들은 음식을 먹거나 적당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조용
히 해야 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주는 아니지만 주변 지역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다녔었는데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샬럿, 가까운 그린즈버러, 바다 옆인 윌밍턴 등 짧게 구경다
녀오기에는 괜찮았습니다. 주로 amtrak 기차를 이용해서 다녔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나 보험 등은 학교에서 안내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보험은 학교에서 권
장하는 게 꽤 비싸서 개인적으로 한국 보험을 넣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기숙사 신청에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신청했던 두 곳 중
한곳은 떨어지고 한 곳은 아예 연락조차 오지 않아서 학교 기숙사는 아니고
off-campus기숙사인데 학교 바로 옆에 있는 University Towers에 지원해서 지냈습
니다. 개인적으로 체계가 잘 잡혀있고 9층에 식당있고 층별로 라운지가 있으며 1층
스터디 라운지에서 프린트도 가능하고 방도 넓은 편이라 굉장히 만족하며 지냈습니
다. 학교 기숙사와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수업
저는 사회학과로 파견가서 사회학 전공수업 두 개와 언어수업 두 개로 총 13학점을
들었습니다.
- Principles of Sociology(SOC 202_Landen Gambill): 교수님의 이론 강의를 위주
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사회학의 다양한 주제를 학자들과 이론 중심으로 크게 살펴
보는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편이라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주변의 학생들과 함께 질문에 대해 논의해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시험 2번, 보고서 2
번, 조별 발표 1번의 과제가 있고 매 수업시간 진도에 맞춰 교재를 읽고 해당 주제에
대해 무들(moodle, etl같은 사이트)에 올려져있는 pdf파일을 읽도록 권장하나 따라서
읽지 않아도 수업 듣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시험은 객관식 50문제로 출제되어서 부담
없었습니다.
- Sociology of Family(SOC 204_Katherine Johnson): 리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매주 리딩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습
니다. 월요일은 리딩 내용에 대한 강의(거의 리딩 내용과 수업 내용이 겹칩니다)를,
수요일은 이 주제에 대해 조별로 논의하고 전체에서 다시 논의해보는 시간입니다. 시험은 없지만 매주 교재에 대한 퀴즈풀기 대부분 , 사회학 논문과 짧은 영상 등을 2~3
개 읽고(보고) 요약문 작성 및 발제, 조별 논의를 해야합니다. 이외에 영화보고 사회
학과 연결지어 설명하는 보고서, 수업 내용을 돌아보는 보고서, 수업에 대한
reflection paper가 있었습니다. 내용은 쉽지만 매주 리딩하고 퀴즈풀고 토의하는게
꽤나 귀찮습니다.
- Foreign Language Japanese (FLJ101, 103_Momoko Ishikawa, Wakako Sera):
일본어를 한번쯤 배워보고 싶었는데 한국어랑 비슷하다는 일본어를 미국에서는 어떻
게 가르치나 궁금해서 수강했습니다. 매일 퀴즈가 있고 외워야하는 것들이 생기지만
한국인이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일본어를 배워야
해서 친구를 만들기 좋은 것 같습니다. 같이 수업 들었던 학생들끼리 점점 친해져서
4명이 친구였다가 후반부에 11명까지 늘어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시카와 교수님
은 친절하시고 잘 가르쳐주시지만 아직 초임인 느낌이 듭니다. 세라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 정말 잘 지도하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학기동안 가장 재밌게 들었던 수업이
었습니다.
- Foreign Language English (FLE400_Mary Estrada): 영어 수업을 듣고 싶어서
넣은 수업이었으나 이번 수강생들은 발음에 크게 문제가 없고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
이 대부분이었어서 의미를 잘 못 느낀 수업입니다. 내용이 굉장히 쉽고 할 것이 없어
서 지루합니다. 다만 교수님이 굉장히 좋은 분이시고 학생들 간의 소통을 시키는 수
업이라 사람을 만나기에 좋은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 생활
노스캐롤라이나의 물가는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외식물가가
비싼 편입니다. 학교 안에서 밥을 잘 먹고 다녀서 외식을 자주하지는 않았습니다. 웬
만한 것들은 주변에서 다 살 수 있기 때문에 필수적인 짐만 싸서 가도 생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은행 계좌를 여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인 돈을 쓰는 것에는 한국 카
드와 통장으로도 문제가 없었으나 친구들끼리 정산하기에 불편해서 계좌를 열어서 페
이팔이나 벤모 젤등의 어플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제 교환학생 한학기를 만든 것은 좋은 사람들입니다. 현지의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미국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을 생각하고 갔으나 한국인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예상과 다른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 친구들과 한국 친
구들 함께 많은 추억을 쌓으면서 내일이 기대되는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적
응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고민이 많았던 때도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
에서 지내면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다함께 있었던 시간과 공간들이 많이 그립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며 신청했던 파견이었는데 다시한번 이러한 기회
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선택할 것 같습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고 그로 인해
제 대학생활도 기억에 남을 것 같아서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