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대학 입학 전부터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 있는 교환교를 다니
며 현지의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비록 코로나 때문에 계획보다 시기
가 늦어지긴 했지만, 본 프로그램의 신청 공고가 공지되었을 때 망설임 없이 신청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하와이대학교 선택 이유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곡가
분들이 이 학교의 교수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niversity of Hawaii at Manoa(UHM)은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 시에 위치해 있습
니다. 학교에서 차로 10분, 버스로 30분 거리에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번화가인
와이키키 해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와이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날씨가 변하긴 하
지만 1년 내내 따뜻한 기후이며, 겨울이(11월~3월) 우기라고 하지만 큰 비를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 듯 했습니다. 다만 뜨거운 지열 때문인지 예보에서 미리 예측하
지 못하는 짧은 소나기가 자주 내렸고, 따라서 비를 피하고 싶다면 작은 우산을 항상
휴대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우산을 따로 챙겨가거나 구매하지 않아 그냥 비를 맞
고 다녔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신청을 위한 외국어 시험으로 아이엘츠를 선택해서 성적을
제출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교환학생에 합격한 이후 절차는 교환교인 UHM의 교환
담당자분의 친절한 안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숙소 관련 부분이었습니다. 기숙사에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
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했고, 교외 기숙사들도 기숙사 발표 이후 빠르게 마감되
어 매우 당황했었습니다. 저는 하와이교차로라는 사이트에서 렌트할 집을 찾았고 타
교에서 UHM으로 가는 교환학생들 중에서 하우스메이트들을 찾았습니다. 비자는 F1
비자를 받았는데 제가 비자 신청을 할 당시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며 여행객들이 많아
비자 인터뷰 예약이 쉽지 않았습니다. 교환교에서 교환 허가를 받자마자 빠르게 비자
예약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행기표는 왕복보다 편도를 끊는 것을 추천드립
니다. 여행 일정 등의 변경으로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은 교환학생들 중 상당수가 위
약금을 물고 비행기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출국 짐을 쌀 때 많은 것들을 가져갈 필요
는 없지만 생각보다 한국 제품들이 품질 대비 저렴하다는 것은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이웃섬들을 . 여행할 경우 고도가 매우 높아 매우 추운 관광지(Big Island
의 Mauna Kea, Kauai의 Haleikala)를 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를 대비해 방한
용품(패딩, 장갑, 모자) 등을 간단하게라도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학업
서울대 학생들에게 UHM에서의 공부는 수월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한국만큼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는 않으며 학업의 수준 자체도 서울대학교보다는 확실히 낮은 편
에 속합니다. 저는 UHM 음대의 교수진과 수업 시스템이 좋아서 다른 교환학생들보
다는 학교 생활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했던 과목들로 간략하
게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GER 201 Intermediate German
초급독일어1,2를 수강 이후 들었는데 한국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고 생각하고 수
업을 들었습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으나 수업 전체를 독일어로 진행해서 말하기와
듣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로드는 기말시험과 챕터가 끝날때마다 보는 테
스트들, 자잘한 과제들이지만 시험 난이도도 매우 낮고 과제들도 별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서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3번 수업이라 여행 때문에 결석이 많
았음에도 A+받았습니다.
2) DNCE 121 Beginning Ballet Technique
한국에서 취미로 발레를 해서 들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빨라 놀랐습니다. 한국은
한 동작 한 동작 차근히 자세히 가르쳐주는데 반해 미국은(또는 이 수업 담당 선생님
은) 일단 진도를 나가고 보는 스타일이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으로 학기말에 공연을 한다는 점도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3) MUS 488 Contemporary Technique
Donald Womack 교수님의 수업으로 인상주의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음악
기법을 8개의 챕터로 나누어 훑는 수업입니다. 수업을 4챕터씩 전반기와 하반기로 나
눠 각각 한 번씩 과제를 제출을 해야 했습니다. 과제는 배웠던 네 개의 챕터 중 두
챕터를 골라 A4 두 장 분량의 레포트 두 개, 또 다른 한 챕터를 골라 그 스타일로
1-2분정도의 곡을 써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수업에서 배운 스타일을 토대로 곡을 써
보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작곡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수
업시간에 곡들을 발표해서 다른 작곡 전공생들이 쓴 곡을 듣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리딩 분량이 꽤 됐다는 점, 또 기본적으로 작곡 전공생들을 위한 수업이라 곡을
써야 한다는 점이 비전공자가 듣기에는 어려울 수 있을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시험은 없었고 과제 열심히 낸 결과 성적은 A를 받았습니다.
4) MUS 410E Ens: Composer/Perf Collab
말 그대로 작곡가와 연주자가 팀을 꾸려 곡을 쓰고 연주를 하는 수업으로 Thomas
Osborne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2년에 한 번 열리는 수업입니다. 고작 1credit이지만
한 학기에 개의 프로젝트를 해야 5 했고,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지만 많은 것들을 얻
어갈 수 있었습니다. 실제 곡작업을 할 때 연주자와 조율해야 하는 부분들을 직접 경
험해보고 악보상의 음악과 무대 위에서의 음악의 괴리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수
업이었습니다. 마지막 프로젝트는 음대의 콘서트홀인 Orvis Auditorium에서 관객들
을 모시고 연주를 하고 수업이 끝나면 악보집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5) MUS 414 University Concert Choir
학교 합창 수업입니다. 4로 시작하는 수업이라 성악전공을 위한 수업인줄 알고 쫄아
서 신청 못했다가 나중에 홍보 포스터를 보고 참여했는데 아주 재미. 있었습 니다 다만
일주일에 3번이나 수업이 있다는 점, 저같이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분위기가 조금 부
담스러웠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였습니다. 2022 가을학기에는 감사하게도 하와이심
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업해 Blaisdell Hall에서 Carmina Burana를 연주할 수 있었습
니다. 다만 우리 합창단이 비전공학생들이 주류인 단체라 연주의 지분이 굉장히 낮아
아쉬웠습니다. 합창또는 노래에 관심 있는 분들은 Chamber Singer수업이나 학교와
는 무관하지만 O'ahu Choral Society(OCS)라는 단체에서 노래하는 것도 추천드립니
다.
6) MUS 487 Adv Practicum-Music Composition
작곡전공레슨입니다. Donald Womack 선생님과 일주일에 한시간씩 곡레슨을 진행
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제출해야하는 곡이 없다는 점입니다.
7) MUS 232C Appl Mus, Western: Piano
Appl Mus는 개인레슨이라는 뜻으로 저는 피아노 개인레슨을 받았습니다. 강사로 계
신 한국인 선생님께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받았고 학기중에 Studio Class(casual한
오픈 레슨느낌)와 Piano Repertoire Lab(격식 차리는 연주 수업)에서 한 번 씩 연주
를 해야하고 마지막에는 시대가 다른 두 곡으로 10분 내외의 실기시험을 보는 것이
로드입니다.
음대생들을 위해 음대 관련 팁을 드리자면 닫혀있는 연습실은 학과 사무실 또는 7번
강의실로 가서 학생증을 맡기고 키를 빌려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악기장도 사용할 수
있는데 Marching Band 연습실 맞은편에 있는 시설관리실에 문의하면 친절히 사용
방법을 알려주시고 자물쇠도 주십니다
첨언을 하자면 일주일에 수강 횟수가 많은 수업들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출결 성적
을 결석 횟수로 내기 때문에 특히 여행을 가서 부득이한 결석을 해야 할 때 일주일에
한 번 듣는 수업이 유리합니다.
2. 물가
간단히 말하자면 비쌉니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일단 제가 교환을 갔을 때는
환율이 매우 사악하기도 했고 하와이가 섬인지라 모든 것에 운송료가 붙어 있는 느낌
이었습니다. 월마트, 타겟도 좋지만 최고봉은 코스트코입니다. 거리가 좀 되지만 차가
있다면, 또는 우버를 쉐어할 사람이 있다면 주저 말고 코스트코를 선택하시길 바랍니
다 물론 코스트코는 회원 카드가 . (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코스트코 회원이라면 가족카
드를 발급받아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하와이에는 맛집이 매우 많으나 한 끼에 2만
원 정도면 합리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외식 물가가 살벌합니다. 대신 하와이에는 하와
이프라이스라고 명품을 조금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다양한 물건이 많고 귀국
3개월 이전에 산 물품에 대해선 관세가 붙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
겠습니다.
3. 여행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회가 된다면 여행은 많이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학교 생활에 조금 더 중점을 둬서 많은 여행을 다니지 못했지만 학기 중에 샌프란시
스코 한 번, 빅아일랜드 한 번 여행했습니다. 또 저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
들은 IBM이라는 기독교단체를 통해 저렴하게 캠핑도 하고 여행도 했다고 합니다. 하
와이는 매력이 다양한 지역이니 오아후 섬 곳곳은 물론이고 이웃섬(카우아이, 마우이,
빅아일랜드, 몰로카이 등등)들의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경관과 야생
동물들을 마음껏 구경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4. 액티비티
하와이는 액티비티의 천국입니다. 서핑, 세일링,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패러세일
링, 카약킹,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들을 아름다운 자연에서 즐길 수 있습니
다. 학교의 Recreation Center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수업을 제공하기도 하니 알아보
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Sailing Class를 등록해 요트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는데
너무 더운데 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좋았습니다. 참고로 수업을 신
청하려면 수영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하와이에 가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하고
싶으신 분들은 한국에서 수영을 미리 배워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5. 그 외
음식을 조심하십시오. 샐러드 한 접시가 15불, 치킨 한마리가 10불인 아주 위험한
나라입니다. 또 음식 양은 본토만큼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3명이 메뉴 2개정도 시켜
서 먹길 추천합니다. 음식의 양과 가격도 문제이지만 칼로리가 매우 높아 살 찌기 매
우 쉽습니다.
은행은 Bank of Hawaii를 사용했는데 굳이 BOH를 이용해야하는 것은 아닌것 같습
니다. 생각보다 현금을 뽑을 일, 은행 업무를 보아야 할 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
히려 저는 Bank of America를 추천합니다. BOA는 한국에서도 인터넷뱅킹으로 계좌
이체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좌를 열고 카드를 받아 사용하는데까
지는 약 열흘정도가 걸렸습니다. 계좌를 닫을 때 pending(카드 이용자가 결제를 하고
승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넉넉하게 계좌를 닫고자하는 날의
5일 전부터는 카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선크림은 현지에 spf70까지 되는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하와이에서 구매하시는 것
을 추천드립니다. 선크림을 발라도 살이 타기는 하기 때문에 살 타는 것이 정말 싫으
신 분들은 래시가드와 같은 긴팔 수영복을 사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4개월간의 교환 생활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하루하루는 천천히
지나갔지만 4개월은 눈 깜빡할 새에 지나가 버렸네요. 4개월의 하와이생활은 조금 긴
여행일 뿐이었는데 저는 너무 일상처럼 살아가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러분들
은 부지런히, 성실히 많은 것들을 보고 누리고 즐기고 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