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항상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학생 시기에 외국에서 장기간 살아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Arizona State University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대학교로, 미국에서 경영대학과 공과대학으로 유명한 학교입니다. 애리조나 주립대에는 캠퍼스가 여러 개 있는데, 주로 Tempe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게 되며 캠퍼스 간 거리가 멀어 다른 캠퍼스에서 열리는 수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1. 날씨
애리조나는 여름철(8-9월) 최고 기온이 대부분 40도를 넘어갈 정도로 매우 더운 도시입니다. 사막 지역이라 한국 여름처럼 습하진 않지만 햇빛이 정말 뜨겁고 한낮에 걸어 돌아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10월 중순 정도부터는 한국의 봄가을 느낌이 나는 정말 좋은 날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11월부터는 아침과 저녁으로는 쌀쌀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파견을 가신다면 여름옷만 가져가기보다는 후리스나 자켓 같은 겉옷도 챙겨가길 추천 드립니다.
2. 대학 주변 환경
애리조나 주립대는 Arizona 주 Tempe라는 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국의 대도시와 같이 높은 빌딩과 풍성한 놀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막 지역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있을 것은 다 있는 느낌의 도시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의 샤로수길 같이 ASU에는 Mill avenue 라는 곳이 존재하는데 식당, 술집, 클럽, 영화관 등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몰려 있습니다. Tempe 옆에는 미국에서 5번째로 큰 도시인 Phoenix가 있어 맛집을 찾아가거나 운동경기(농구, 야구)를 보러가기 용이하고, Mesa라는 도시에는 한인마트, 한식당, 노래방 등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Tempe에서 피닉스나 메사 지역으로 갈 때에는 주로 레일(지상철)을 이용하고 레일로 가기 불편한 곳은 우버 혹은 리프트와 같은 차량 공유 앱을 사용하면 금방 갈 수 있습니다. 옆 학교인 Univeristy of Arizona가 투손이라는 비교적 시골느낌의 지역에 위치해 있는 반면 ASU는 애리조나주 내에서 가장 도시 느낌의 지역에 위치해 있기에, 한국과는 다른 느낌에서 살길 원하지만 너무 시골은 싫다는 분들에게 최적의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토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신청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이 넘는 토플 점수가 필요합니다. ASU의 경우 점수 커트라인이 높지 않은 학교며, 원점수와 상관없이 기준만 넘기면 됩니다.
2. 비자발급
교환생활을 위해서는 J1비자 발급이 필수적인데, 이때 여러 서류 준비가 필요합니다. 비자발급에 관한 자세한 절차는 oia에서 안내를 자세히 해주며, 미루지 마시고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비자인터뷰는 생각보다 별게 없으며, 비용은 전체 과정에서 한 30-40만원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집 구하기
미국에서의 거주는 크게 기숙사인 on-campus와 자취인 off-campus로 나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university towers라는 기숙사에 살았는데, 위치가 레일역, 학교, mill avenue와 가까워서 조금 낡은 시설임에도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university towers 이외에도 다른 더 시설 좋은 기숙사가 존재하고, 이는 학교 housing portal을 통해 기숙사 신청을 하면 랜덤으로 결정됩니다. off-campus의 경우에는 vertex, union tempe, university house 등 여러 군데가 있는데, 일찍 마감되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계약하셔야만 입주가 가능합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대부분 off-campus가 조금 더 저렴하지만 만약 한학기만 오신다면 학기 말에 sub-lease를 구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미국은 집 계약이 1년 단위로 이루어져 다음 6개월을 머물 사람을 구해야합니다) 제가 있을 때에는 한국인 교환학생들의 on/off-campus 비율이 거의 반반일 정도로 둘 다 장단점이 존재하기에 본인 상황에 맞게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기숙사 신청을 해놓았는데, 발표가 출국 한 달 전까지도 나지 않아 off-campus도 알아보며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습니다, 결국 기숙사가 되었다는 메일이 왔고 잘 해결되었으니 혹시 기숙사 확정 메일이 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면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리길 추천 드립니다. 미국 사람들 행정 처리가 엄청 느려요.
4. 수강신청
수강신청은 서울대와는 달리 교환허가가 나오고 myasu라는 포털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으면 몇 달 전부터도 신청이 가능합니다. 과목은 계속해서 변경이 가능하며 asu에서는 12학점 이상을 들어야만 수강학기로 인정해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대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선수강과목을 서울대에서 들었다는 증명이 필요한데, 이때 저는 엑셀표를 만들어 asu 담당자에게 듣고 싶은 과목과 들었던 과목을 성적표와 함께 보냈더니 수강허가를 내어주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안내는 메일로 제공되기에 메일에 안내된 대로만 하면 문제없으리라 생각합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수업
저는 미국에서 가르치는 경영학 수업을 듣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 4개, 교양 1개를 신청하여 총 15학점을 들었습니다. 영어 말하기를 늘리고자 회계나 재무 수업은 배제하고 팀플이 많아 현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수업들을 들었습니다. 로드가 생각보다 많아 이 선택을 중간 중간 후회하기도 하였으나 지금 와서 돌이켜보았을 때는 영어를 그만큼 많이 말할 수 있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 제가 들은 수업을 자세히 소개해보겠습니다.
*Negotiations
여기 와서 들은 수업 중 가장 흥미롭게 들은 수업이었습니다. 스포츠 캐스터를 경험하신 할아버지 교수님이셨는데,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하시고 수업의 구성 또한 훌륭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 또한 높아서 학기 내내 거의 빠지지 않고 간 유일한 수업이었습니다. 학기 중 크게 3개의 협상을 하는데, 1대1로 할 때에도 있고 팀을 이루어 3대3으로 할 때에도 있습니다. 협상을 하지 않는 날에는 이론을 배우지만 그 날 조차 특정 상황을 주고 옆 사람과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게끔 하였습니다. 영어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Global supply chain management
이 수업은 내용 자체는 괜찮았으나 로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학기 초에 랜덤으로 그룹이 정해지는데 각 그룹에는 세계 속 여러 지역들이 하나씩 할당되고 그 지역의 특징을 학기 말에 발표하는 것이 이 수업의 최종 과제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공급망 관리에 관한 여러 개념들을 배우며 실제 기업 사례를 분석하는 과제 또한 존재합니다. 매 수업마다 과제가 있고, 팀플도 많은 편이라 교환학기 중에는 최대한 학업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비추하는 수업입니다.
*Sports business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터라 가장 기대를 많이 한 수업이었는데 제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수업이었습니다. 실제 스포츠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동감 있게 배우기보다는 이론에 중점적인 수업이었고, 교수님의 강의력도 그리 좋지 않아 학기 말에는 수업을 열심히 듣기보다는 시험을 앞두고 자료를 집중적으로 보며 공부했습니다. 시험은 총 4번 보았는데 온라인으로 간단한 객관식 문제를 푸는 형태라 부담이 되진 않았습니다.
*Corporate Entrepreneurship
제가 상상했던 미국 대학 수업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수업이었고, 나름대로 만족했던 수업이었습니다. 교재로 수업하기 보다는 교수님이 매 수업마다 이야기할 주제를 던지고 여기에 대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펼치는 형태의 수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실제 로컬 기업 관계자들이 수업에 와서 자신들의 기업에 대해 소개하였고,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그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프로젝트 과제였습니다. 학기에 총 3번이 있었는데, 매번 팀이 바뀌어 영어가 서툰 저로서는 살짝 따라가기 버거운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교수님도 좋으시고 수업의 구성 또한 한국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라 기회가 된다면 듣길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Small group communication
ASU 경영대 1,2학년들이 필수적으로 들어야 되는 수업으로 배우는 것은 딱히 없지만 학기 초에 정해진 그룹이 한 학기 내내 그대로 이어져 현지 학생들과 소통하기에는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5명이 한 그룹을 이루어 학기에 크고 작은 과제를 계속해서 해결하는데, 그 중 지역 봉사활동 과제가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 그룹은 초등학교에서 총 3번의 봉사활동을 하였는데, 현지 친구들과 그 과정 속에서 친해지기도 하고 되게 색다른 경험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수업 내용은 정말 별게 없고 자잘한 과제도 많아 꽤나 부담이 되는 수업 중 하나였습니다.
종합해보면, 전체적인 수업의 퀄리티는 서울대학교가 더 좋았지만 이곳에서의 수업들은 조금 더 생동감 있고 활발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학생과 교수의 의사소통이 훨씬 더 수평적이고 학생들 간의 소통 또한 자유로웠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느낀 점도 많았고 저 또한 말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 영어 말하기 실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는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적으로 뭔가를 배웠다기보다는 새로운 수업 환경을 경험해보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2. 생활
저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호주인 룸메 1명과 함께 살았습니다. 방은 각자 있었고 화장실과 주방은 공유하는 형태였습니다. 처음에 입주했을 때 너무나도 살갑게 반겨주어서 첫 인상이 좋았고, 그 학생도 교환학생이라 초반 학교 행사에 함께 참여하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워낙 인싸라 다른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자주 저희 집에 놀러와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접할 수 있었고, 비록 그 때문에 어떨 때는 소음도 심하게 나고 집도 더러워지는 경우도 있었으나 한 학기 동안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음식 같은 경우에는 초반에 월마트, 트레이더조, h마트 등 주변 마트에 가서 식료품을 사 요리를 몇 번 했지만 이내 귀찮아지며 대부분 학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학식을 먹으려면 meal plan을 사야하는데, 저는 all M&G라고 하는 plan을 신청했습니다. 학생증에 1000달러 정도를 넣고 이를 한 학기 동안 학교에 있는 식당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인데, tax를 면제해줘서 일반 카드를 사용해서 먹는 것보다 조금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학교 구내식당은 manzanita hall과 tooker house에서 하는 학식이 괜찮았고, chick-fill-a나 서브웨이 또한 자주 먹었습니다. 돈을 아끼고자 하루에 두 끼를 먹었는데 한번은 학식을 먹고 한번은 학교 내에 있는 체인점을 가는 형태로 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M&G로 학교 편의점에 있는 물품도 살 수 있어 혹시 요리를 하지 않으려는 분들은 meal plan 선택 시 all M&G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레일을 타고 mesa 지역에 가면 아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몰려 있기 때문에 미국 생활을 하는 동안 한식에 대한 그리움은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에 와서 놀란 점 중 하나는 학생들이 헬스를 정말 열심히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는 정말 좋은 시설을 갖춘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어 저 또한 거의 매일 가서 운동했습니다. 헬스장뿐만 아니라 탁구대, 배드민턴 코트, 농구코트, 수영장 등 여러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고, 장비들은 학생증만 있으면 모두 무료로 대여해주는 형태라 좋았습니다. 또한 학기 중에 intermural이라고 하여 종목별로 학생들이 팀을 짜서 경기를 하는 대회가 열렸는데, 우연히 한국인분들이 있는 팀에 들어가 5대5 풋살과 7대7 축구 경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3. 여행
한동안은 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기 전, 중, 후에 걸쳐 정말 많이 다녔던 것 같습니다. 학기 전에는 뉴욕과 보스턴을 10일 정도 여행하였고, 학기 중에는 LA, 라스베가스(캐년 투어), 샌프란시스코 및 요세미티 국립공원, 시애틀, 뉴멕시코 및 화이트샌드 국립공원, 세도나, 플래그스태프 등을 다녀왔습니다. 학기 후에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멕시코를 2주간 여행하고 마이애미도 잠깐 갔다 왔습니다. 학기 중의 여행은 대부분 목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월요일 오전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계획했는데, 비행기 값을 저렴하게 하느라 월요일 밤에 오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또한 돈을 아끼고자 숙소는 호텔보다는 에어비엔비, 호스텔, 캠핑카 등에서 묵었고, LA와 뉴멕시코는 심야버스(Flixbus 혹은 greyhound)를 타고 가기도 하였습니다. 뉴멕시코 주의 화이트샌즈 국립공원은 한국인들에게 유명하지 않은데, 만약 애리조나 주립대를 오시게 된다면 꼭 가보길 추천 드리고, 멕시코 여행 또한 기회가 된다면 가보길 추천 드립니다. 아래에 여행을 계획하는데 유용한 정보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숙소: 에어비엔비, hostelworld, hotwire(두 숙소 중 랜덤 결정, 대신 저렴), 부킹닷컴 등을 통해 예약했습니다. 저는 숙소는 잠만 잘 수 있으면 되서 숙소를 최대한 저렴하게 예약하려고 했는데, 비록 몸은 조금 힘들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얻는 추억이나 재미 또한 쏠쏠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요세미티 여행에서의 캠핑카와 LA 서핑 여행을 할 때 묵었던 호스텔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비행기: skyscanner로 가장 저렴한 항공편 확인 후 항공사 사이트에 직접 가서 예약하는 것 추천합니다. southwest 항공을 제외하면 위탁수화물 비용을 다 받기 때문에 되도록 짐을 최소화해서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frontier나 spirit항공과 같은 저가항공사는 지연이나 결항도 많이 된다고는 하는데, 워낙 랜덤이라 본인의 가치관이나 가격차 등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렌트: 제가 장롱면허라 직접 렌트를 해보진 않았으나 옆에서 하는 것을 지켜본 결과 대부분 turo라는 앱을 통해 하는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대부분이 만 25세 이하라 보험료를 조금 더 받긴 하지만 가장 저렴한 사이트인 것 같고, 반납이나 차를 찾는 것도 비교적 간편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4. 기타 팁
**운전을 배워서 오자: 미서부 지역은 대부분 렌트가 필요하고 애리조나 근교 여행 할 때에는 필수적입니다.
**되도록 월금 공강을 만들자: 학기 중 여행을 계획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전체적으로 큰 스트레스 없이 한 학기를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고, 한국인 교환학생들도 꽤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이 학교를 선택할 만큼 만족도가 높았고 애리조나 주립대를 고민하는 학우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와볼만한 학교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던 한 학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