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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강O원_SOAS, University of London_2022년도 제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5 April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외국에 나가서 생활하는 것은 내가 편하게 지내던 공간에서 벗어나 많은 경험을 만들어 준다. 초등학생 때, 캐나다에서 세 달 정도 지냈며 한국과는 다른 문화를 온몸으로 느꼈던 기억은 한 번쯤은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특히 영국, 그 중에서도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이자, 수많은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어온 곳이다. 뿐만 아니라, 명예혁명이 일어났던 곳이자 대영제국의 중심지였던 만큼 정치적, 외교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여러 근현대사 사건들의 온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런던으로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다채로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일상생활을 경험하고자 함이 하나의 이유였다. 그리고 국제정치학이 가장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곳에서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는 무엇인지 알고 싶기도 하였으며, 무엇보다도 교환학생을 통해 파견교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싶다는 마음에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였다. 이를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내가 속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의 약자로, 런던대학교 소속 학교인 SOAS는 지역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특화되어 있고, 개발학에 강점이 있는 학교이다. 한국학과가 별도로 설립되어있는만큼, SOAS에서의 공부는 외부의 시선에서 한국 내지는 동아시아를 살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학풍은 상당히 진보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며, 정치학이나 외교학을 예로 들자면 현실주의나 자유주의와 같은 전통적인 접근보다는 마르크스주의나 페미니즘 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생활했던 도시는 영국의 수도, 런던이었다. 앞에서도 소개했듯이, 런던은 과거부터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와 더불어 셰익스피어나 찰스 디킨스, 아서 코난 도일, 조앤 롤링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으며, 영국 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 등 방대한 컬렉션을 지닌 박물관과 미술관들이나 뉴욕 브로드웨이와 더불어 뮤지컬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웨스트엔드 등 문화적 요소가 넘쳐난다. 특히 SOAS의 경우 영국박물관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고, 런던 소호 거리나 내셔널 갤러리 정도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여서 이동이 용이한 위치라는 장점이 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국제학생증

우선, 나는 교환교 학생증을 받기 전에 유럽의 다른 지역들을 여행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출국 전에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았다. 유럽은 학생인 경우 관광지나 교통편에서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아 자주 사용할 수 있었다.

 

2. 유심

한국 전화번호의 경우, 유심은 가지고 오되 별도의 서비스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한국 전화번호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은행 업무 등에서 종종 불편하기도 해서 e-sim으로 넣어오는 것도 추천하는 방법이다.

 

3. 카드

보통 하나은행의 트래블로그나 비바 x, 혹은 신한은행의 트래블월렛 카드 등을 많이 발급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컨택트리스 카드가 활성화되어있고, 이 세 카드는 모두 컨택트리스 기능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트래블로그(마스터카드)를 발급받고, 예비용으로 해외결제가 가능한 일반 신용카드(비바, 마스터카드)를 같이 가져왔다. 결제 단계에서 오류가 난 경우는 없었는데, 지인 중에 카드가 계속 승인 거절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기에 다른 카드사의 예비 카드를 준비해오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영국과 유럽은 거의 모든 가게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편이고, 오히려 카드만 받는 점포도 많아 현금으로 환전해온 돈을 런던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4. 짐 챙기기

런던의 겨울은 한국보다 훨씬 덜 춥고, 영하로 잘 안 내려간다는 점을 고려해서 짐을 챙기는 편이 좋을 것 같다. 한식이 먹고 싶을 때를 대비해서 육수로 된 알약이나 비빔장 등을 챙겨갔고, 런던은 식재료 가격 대비 외식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기숙사에서 요리할 때 잘 사용하였다. 그리고 외국 친구들을 사귀고 나서 줄 선물도 사오면 좋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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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AS에서는 교환학생도 그 학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4개의 모듈을 필수적으로 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전공과 교양이 구분되지는 않으며, 모든 시험을 3학기에 치는 시스템이라 한 학기만 다니는 경우에는 대체 평가 방식을 신청해야 했다. 나는 전공과 관련된 ‘Introduction of Political Theory’, ‘Politics of World Economy’, ‘Politics of Nationalism’, ‘Government and Politics of China’라는 강의들을 수강하였다.

모든 수업들은 lecturetutorial1:1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교수님이 강단 앞에서 개념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후자는 튜터의 진행 하에 학생들의 토론이 주축이 되는 시간이다.

‘Introduction of Political Theory’SOAS의 전공 필수 과목으로, 다양한 정치철학자들의 견해를 배운다. 한국에서 들은 정치 사상 강의와 비교할 때, 바라보는 관점이나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들이 조금씩 달라 인상 깊었다. 특히 종종 현대의 소수 견해를 역사적으로 주류였던 견해와 비교하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Politics of World Economy’는 세계 경제와 국제정치가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다루는 강의이다. 초반에는 정치경제학의 주 견해들을 다루었고, 학기의 후반으로 갈수록 구체적인 주제와 사례들에 집중하여 진행되었다. 마르크스주의를 꽤 비중있게 다루고, 개발학에 강점이 있는 학교인 만큼 환경과 공정, 정의 등의 요소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있다고 느꼈다.

‘Politics of Nationalism’SOAS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특화된 학교이기에 민족정체성을 어떤 방식으로 논하는지 궁금하여 수강하게 되었다. 민족주의와 관련된 여러 가지 담론과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지는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배울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 수업은 특히 tutorial 시간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편이었고, 홍콩이나 이슬람 국가, 인도 카슈미르 지역 등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민족 정체성에 관한 견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Government and Politics of China’는 아편전쟁 시기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근현재 정치사를 다룬다. 다만, 1년 내내 진행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1학기에는 문화대혁명 정도까지 배울 수 있었다. 외부의 시선에서 중국의 정치에 대한 분석을 들을 수 있어 인상 깊었다.

 

2. 현지 생활

런던은 한 나라의 수도이고, 영어권 국가인 만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교 기숙사도 King’s Cross 역과 매우 가까워 런던 곳곳을 돌아다니기에도 적절한 위치였다. 영국은 9월 말에 학기를 시작하기에 본교 기준 2학기 교환학생은 신입생들과 함께 환영 주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SOAS는 학기 중간에 reading week라고 하는 연휴가 있는데, 교환학생들은 이 시기를 이용하여 여행을 많이 다녔다. 유럽 내에서는 저렴한 저가 항공들이 많이 운행하는 편이라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기 좋은 편이다. 다만, 이 시점을 기준으로 과제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으로, 앞서 말했듯이 영국, 그중에서도 런던은 외식 물가가 상당히 높다.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10파운드, 일반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려면 보통 인당 25파운드는 예산으로 잡아야 했다. 그래서 많은 경우 기숙사에서 요리하여 식사를 해결했는데, 기숙사 근처에 한인 마트와 아시안 마트가 있어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도 자주 해먹을 수 있었다.

런던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들 중 하나는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들이었다. 시간표를 학교 측에서 자동으로 배정해주기 때문에 긴 공강 시간이 생겼는데, 그 시간을 활용하여 내셔널갤러리나 코타드 갤러리, 가고시안 갤러리, 테이트 모던과 테이트 브리튼 등 여러 갤러리를 방문하고, 거장들의 작품을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런던에서만 할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런던에서 지낸 4개월은 내가 익숙했던 곳에서 벗어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교환학생으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데미안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하나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표현이 계속 생각났다. 이처럼 영국에서 지내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문화를 누린 것은 내가 미처 모르고 있던 많은 부분을 인식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있지만, 런던에서 보고 느낀 것들은 내가 앞으로 살아갈 삶에 소중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로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이 보고서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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