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졸업을 앞두고,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대학에서 공부하며 식견을 넓히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정치학 전공 특성상 해외 논문을 참고할 일이 많아 학부에서도 꾸준히 영어 논문이나 해외 사례를 접해왔습니다. 한국에서도 각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다양한 담론을 외신이나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다지만, 현지에서도 비슷한 내용들이 실제로 논의되고 있는지, 대학에서는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강의하는지에 대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2021년에 모든 방송이 영어로 진행되는 방송사에서의 인턴생활도 결심을 굳히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실시간으로 영어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송출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하면서 외국어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함께 근무하던 선배님들 대부분이 교환 프로그램을 경험한 분들이었는데, 다녀오신 분들은 모두 대학 생활 중 교환 프로그램을 참가한 것이 가장 좋았다고도 말씀해주셔서 결심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인턴 생활이 끝난 이후 교환 프로그램 전후로 여행 다니기에도 좋은 유럽 지역의 교환교를 물색하게 되었고, 가장 자신 있는 외국어는 영어였기 때문에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유럽 대륙 내의 대학들을 후보로 하고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파견대학은 영국 동부에 위치한 Norwich라는 도시에 있는 University of East Anglia입니다. 학교명은 주로 UEA로 줄여서 읽습니다. 일반적으로 100년이 넘어가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영국 내 대학들과는 다르게 1963년에 설립된 신생 대학입니다. 현대에 지어진 덕분에 학교 건물도 콘크리트로 건축된 건물이 많고, 캠퍼스 부지가 상당히 넓습니다. 캠퍼스 내에 계속해서 신축 건물을 짓고 있고, 오래된 시설에 대한 개보수도 자주 이뤄지는 편입니다. 유명한 건축물로는 기숙사 건물로 쓰이는 Ziggurat가 있습니다. 직육면체의 큐빅을 피라미드 형으로 쌓아올린 건물의 형태가 매우 독특해 어벤져스 영화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학업 성취도 면에서 UEA는 영국 내에서는 20~30위권 정도의 대학에 해당하며, 학과에 따라 순위가 상이하지만 Climate change, Health Science, Creative writing, 국제개발학 등은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대학 건물이 지역 주민들에게도 많이 개방되어 있어, UEA에 있는 Sport centre는 대학 관계자뿐만 아니라 Norwich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 안에 LCR이라고 불리는 공연장은 서울로 비유하자면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처럼 쓰입니다. 영국에 유명한 가수들이 전국투어 하면서 Norwich에 오면 거의 대부분 UEA LCR에서 공연하는 듯 했습니다.
Norwich는 영국 동부 Norfolk 주의 ‘주도’입니다. 중세시대에는 런던 다음 가는 2번째 도시로 알려질 정도로 부유한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영국 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존재감이 두드러지지는 않는 지역입니다. 전통적으로 문학이 발달하기도 했고, 중세 시대에 문화가 융성했던 역사를 인정받아 UNESCO City of Literature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도시 자체가 영국인 친구들도 아주 안전하다고 할만큼 영국 내 도시 중에서도 안전한 편에 속합니다. 밤에 혼자 걸어다녀도 괜찮고, 노숙인들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시내에 있는 클럽 거리만 조금 조심한다면 그밖은 한적하고 평화롭습니다. 조그만 도시이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은 편인데, 가장 유명한 지역 명물은 대성당입니다. Norwich 시내에 있는 Norwich Cathedral은 잉글랜드 내에서 2번째로 큰 첨탑을 가지고 있는 성당이며, 유럽 내에서 가장 큰 대성당 중 하나입니다. 중세 시대의 흔적을 잘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건축물로는 Norwich Castle이 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갔을 당시에는 계속 공사 중이라 내부 입장이 불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간헐적으로 성 외부에 프로젝터로 미디어 아트를 상영해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재래시장인 Norwich Market도 다양한 물건을 구매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대표적인 영국 음식인 Fish and Chips부터 인도 음식, 아시아 식료품, 향신료 등을 구매할 수 있고, 빈티지 옷가게 등도 있어 주말이면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시장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여권, 항공권, 비자
교환 프로그램에 선정된 이후 출국 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단연 여권, 항공권, 비자입니다. 여권이 만료되지 않았는지, 여권 만료 기간이 6개월~1년 이상으로 넉넉하게 남았는지 재차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항공권과 비자의 경우에는 파견 기간과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계획하셔야 합니다. 저는 한 학기 파견 예정이고, 영국에서 6개월 이내로 관광, 공부, 단순 체류를 할 경우에는 6개월 간 Visitor visa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심사 없이 따로 비자 발급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비자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다른 준비에 열중했습니다. 하지만 1년 파견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비자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항공권은 교환 학기 시작 전에 이탈리아 여행 후 영국으로 입국하도록 계획을 짜고, Skyscanner로 최저가 검색 후 9월에 유럽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표만 미리 구매를 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표는 따로 사지 않고 11월 쯤에 2월 초에 귀국하는 비행기 표를 결제 했습니다. 비행기표는 3개월 이전에는 사야 그나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학교 수강신청 및 module 강의 계획서 열람
UEA에서는 교환학생들에게 이메일을 자주 보내주는 데, 수강신청에 관한 이메일 안내를 따라가다보면 module 관련 엑셀 파일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때 module은 ‘강의’를 의미하는데, 단과대학과 학과별로 인정받을 수 있는 module에 대한 정보가 있고, 강의자와 수업 내용들을 간략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파견된 학기에는 module 엑셀 파일에 강의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어서, 개강 이후에서야 언제 어디서 강의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엑셀 파일에 기록된 내용은 아주 간략했습니다. 수강을 결정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껴져, 관심있는 강의들에 대한 강의 계획서를 UEA 측에 이메일로 요청했습니다. 답변으로 해당되는 강의에 대한 강의계획서를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었고, 이때 받은 강의계획서는 서울대에서도 교환 학기 시작 전에 행정처리할 때 쓰이므로, 미리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에 선착순 절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서울대와는 다르게 수강을 희망하는 강의들을 순위별로 적어서 내면 나중에 대학 측에서 배정해준 시간표를 통보를 받는 방식입니다. 시간표도 한국처럼 시간 블록 형식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받은 outlook 이메일에 연동된 캘린더에서 그때 그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UEA 기숙사
UEA는 기숙사 시설이 잘 갖춰진 편입니다. 처음에 저는 UEA Study abroad에서 보내는 이메일에 시내에 있는 월세를 구해서 사는 방법이나 홈스테이 등에 관한 자료가 너무 많아서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UEA는 기숙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라 걱정말고 기숙사 관련 메일을 주의깊게 읽어보면 됐었습니다. 한 학기 파견이라면 대학 말고 다른 곳에서 집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먼 타지에서 혈혈단신으로 집 구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두통을 야기하는 것 같아서, 일찌감치 기숙사에 지내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파견일이 가까워질 때쯤 UEA accommodation에서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이때 이메일에 있는 내용 차근차근 잘 따라했더니 무리없게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머무는 비용은 입사 후에 결제했습니다.
4) 환전 및 결제수단
한국에서 유로만 환전해서 챙기고, 파운드는 환전하지 않았습니다. 생활비는 주로 카드로 쓰려고 트래블월렛 카드만 발급해서 갔습니다. 출국일이 임박했을 때 하나 트래블로그 카드를 발급받고 싶었는데, 1~2주는 걸린다고 해서 발급 받지 못하고 트래블월렛으로만 생활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현금결제만 되는 가게가 많아서 현금 환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코로나 이후로는 카드 결제가 더 보편적인 방법이 된 관계로 환전은 최소한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해외에서 사용할 때 혜택 좋은 카드를 여러개 마련해두고 상황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시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영국에서 현금이 필요할 때는 친구들끼리 돈 걷어서 시간을 보낼 때뿐이었고, 그때마다 수수료 없는 은행 ATM에서 뽑아서 썼습니다. 나중에는 이것도 번거롭게 느껴져서 MONZO 카드를 발급받아서 해외 송금해서 그때그때 파운드를 결제하고 친구들한테 송금해줬습니다. 특히 영국은 더 빠르게 캐시리스 사회로 들어서고 있는 추세이니, 현금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UEA에서는 전공 수업 3개로 Digital Politics, Digital Media and Society, Gender and Power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정치학을 주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지만 정보문화학도 함께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환경에서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대한 영국 내 담론이 궁금해 Digital 관련 수업을 2개나 수강했습니다. 신청하고 나서 보니 Digital Politics와 Digial Media and Society 모두 교수님이 같은 분이셨습니다. 하나는 정치학에, 하나는 미디어에 초점을 맞춘 수업이었는데, 교수님이 비슷한 두 수업에서 어떤 주제를 다루시는지 비교해보며 깊이 배울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Gender and Power는 서양 사회에서의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어서 호기롭게 수강신청을 했으나, 철학 관련 내용과 수업 세미나 주제가 어려워서 포부만큼 성실하게 임하지는 못했던 수업이었습니다. 영국 교육의 특징인지, 이 학교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신청한 수업 모두 강의와 세미나가 하나의 모듈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강의와 엮어서 학생의 참여를 장려하고, 또 학생들도 그에 맞춰서 활발히 토론한다는 점에서 새로웠습니다. 영어로 관련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다들 인내심을 갖고 들어줘서 수업 회차가 거듭될수록 저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 수업은 처음에는 낯설고 무섭기까지 했는데, 나중에는 강의에 가지 않더라도 세미나에는 참여할만큼 재미가 붙기도 했습니다. 물론 세미나에 수월히 참여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리딩을 읽어야합니다. 리딩이 많은건 어디든 정치학 전공 수업이라면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사회과학 쪽 수업은 학기말에 제출하는 에세이 100%로 성적이 매겨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수업에서 출석체크는 형식상 하는 느낌이고, 학점에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교양 수업으로는 Advanced English 수업을 들었습니다. 서울대에서는 교환교에서 교양 수업을 수강하더라도 학점 인정이 어렵기 때문에 교양 수업인 Advanced English 수업은 따로 학점 인정을 해주지 않는 Non-credit으로 신청해 수강했습니다. 이 수업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학생들을 위한 언어 수업으로, 발음이나 표현 등을 폭넓게 알아갈 수 있어서 유용한 수업이었습니다. 영국식 표현, 발음의 강세, 조리있는 에세이의 논리 구조 등도 강사님이 잘 설명해주셔서 재미있는 강의였습니다.
교환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타지에서 외롭기도 하고, 많은 자극이 숙고할 시간도 없이 밀려들어올 것 같아서 UEA에서의 생활을 모두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했습니다. 매주 기록하면서 UEA 생활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외로움에 대한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UEA에는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이랑 친해지는 것은 수월했습니다. 보통 아시아 지역 친구들은 아시아에서 온 교환학생이나 국제학생들을 만나서 가까운 기숙사에서 지내는 친구들끼리 친해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저는 기숙사가 아시아인들이 많이 없는 쪽에 배정받아서 아시아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아주아주 가까워지기는 쉽지가 않았습니다. 기숙사비를 최대한 아끼고 싶어서 공동 욕실, 공동 주방 옵션의 기숙사를 선택했는데, 이 옵션으로 선택했더니 기숙사에 아시아인들이 많이 없어서 처음에는 많이 낯설고 당황했습니다. 그럼에도 얕게 알고 지내는 친구들은 확실히 아시아인 친구들이 많았고, 여행도 같이 갈만큼 가까워진 친구들은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는 영국인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밖에도 사람 만나서 친해지는 데에는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UEA 캠퍼스 내에서의 일처리도 생각보다 신속한 편이었고, 학생으로써의 도움은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운동 시설과 운동 클럽도 많이 있어서, 저는 Dance Squad라는 팀에 들어가서 주 3회 정도 댄스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기숙사 모임, 교환학생 프로그램, 수업, 운동 동아리 덕분에 외롭지 않게 인적 네트워크를 잘 쌓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밥은 주로 직접 요리해서 먹었습니다. 영국 외식값이 워낙 비싸기도 하고, 학교 식당은 비싸고 별로 맛도 없었기 때문에 주변 슈퍼에서 장봐서 요리했습니다. ALDI, TESCO, Sainsbury, M&S 순으로 저렴한데, 주로 가장 저렴한 마트인 ALDI에서 장을 봤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ALDI에서 장을 봅니다. TESCO는 ALDI 다음으로 저렴한 슈퍼입니다. 학교 근처에 24시간 슈퍼가 있어서 한밤중에 급하게 뭔가 필요할 때 종종 찾았습니다. M&S는 시내에 있는 백화점이라서 가격이 꽤 비싸고, 가끔 특가 세일하거나 좋은 품질의 상품을 찾고 싶을 때만 가끔 갔습니다. 주방 기구는 다 영국에서 사서 사용했습니다. 학기 초에는 주방기구 중고상품을 학관 앞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기숙사 입소를 조금 늦게 했던 편이라서 제가 갔을 때에는 이미 쓸만한건 다 팔리고 없었습니다. 후라이팬이나 그릇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한철 쓰고 친구들 다 주고왔습니다. Amazon에 학생 인증을 하면, amazon prime 서비스를 몇 개월 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amazon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생활 용품을 배송받아서 사용했습니다.
Norwich에서의 생활은 안전하고 평화로웠습니다. 도시의 크기가 작아도 학교는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보니까, 시내 갈 때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싱글티켓을 몇 번 사서 이용하다가. 나중에는 one semester 무제한 교통 티켓을 어플로 구매해서 시내 가고 싶을 때마다 항상 밖에 나갔다가 왔습니다. 영국 음식은 맛없기로 정평이 자자한데, 저는 오히려 영국 음식을 잘 안 먹었더니 음식은 큰 문제 없이 잘 먹고 다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해먹기도 했고, 영국 음식은 체험 삼아 몇 번 사먹었더니 나름대로 밍밍한 맛도 즐기게 되어서 교환 생활 후반부에는 일부러 사먹기도 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졸업 임박한 상황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한 학기 동안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해본 것 같아 후회가 없습니다. 교환학생 추가 모집 기간에 급하게 신청했고, 1지망도 아닌 2지망 학교를 배정받았기 때문에 떠나기 전까지 걱정도 많았습니다.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도 했고, 영국 특유의 악센트를 잘 알아들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막상 다녀오고 나니 유럽 친구들이 제가 사용하는 영어에서 영국 악센트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영국 문화를 체득한 듯 합니다.
한 학기 동안 생활하면서 단순히 여행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영국은 한국과는 훨씬 다른 나라이며, 변화에는 보수적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에는 꽤나 열린 마음으로, 진보적으로 임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3개월 간의 짧은 가을학기였지만 만나는 인연마다 스치듯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바쁨만이 정답이라 여겼더라면, 영국에서는 차분한 속도도 괜찮다며 잔뜩 격려를 받은 듯 합니다. 한 학기 동안의 경험을 통해 평생동안 소중히 보듬을 추억을 만들게되어 행운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