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일본어와 일본 문화, 일본사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있어 일본 교환학생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바라왔던 꿈이었습니다. 입학과 동시에 일본 교환학생에 필요한 자격증 요건을 알아보았고, 신입생이던 스무 살 때 3학년 1학기 교환학생 파견을 목표로 JLPT 1급을 땄습니다. 그러나 제가 2학년이 되던 해에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되었고, 21학년도 1학기에 가려 했던 교환학생은 계속된 파견 취소와 연기로 세 학기가 밀려 22학년도 2학기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일본의 수도 도쿄에 위치한 도쿄대는 일본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국립대입니다. 도쿄대는 1, 2학년 학생들이 주로 생활하는 코마바 캠퍼스와 3, 4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혼고 캠퍼스로 나뉘는데, 교환학생들은 코마바 캠퍼스에서 주로 수업을 듣게 됩니다. 메구로구 코마바는 시부야 바로 옆에 있는 조용한 주택가입니다. 교환 파견 초기에 도쿄대 일본인 친구에게 “코마바는 어떤 동네야? 주택가인 것 같던데”라고 묻자 친구가 그냥 주택가가 아니라 ‘고급주택가’라고 답해주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실제로 정치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전반적인 동네 분위기가 평화롭고, 인구 밀도도 낮고, 예쁜 공원도 있고, 시부야와 시모키타자와를 모두 걸어서 갈 수 있어서 저는 코마바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시부야에서는 도쿄 내 거의 모든 곳을 갈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사이타마/닛코/요코하마 등 주변 지역도 바로 갈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도쿄대 측에 교환 파견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던 2022년 1학기는 아직 코로나 유행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여러모로 굉장히 까다로웠습니다. 가능하시면 교환 파견 직전 학기는 수업 시간표나 동아리 일정 등을 너무 바쁘게 짜지 않으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반드시 챙겨가야 하는 물건으로는 110볼트 어댑터와 전기장판이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220볼트가 아닌 110볼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댑터를 꼭 챙겨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가을학기 파견자분들께서는 전기장판을 꼭 챙겨가시기를 바랍니다. 일본 주택에는 온돌이 없기 때문에 방 안이 아주 춥습니다. 특히 도쿄대로 가시는 분들이시라면 제가 살았던 Komaba International Lodge라는 기숙사에 사시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건물의 겨울은 정말 각오하셔야 합니다. 물론 히터가 있기는 하지만, 공기가 극단적으로 건조해져서 저는 전기장판을 자주 썼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의 경우 교환학생의 가장 큰 목적이 학업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잡았는데, 첫째는 일본어 실력을 늘리는 것, 둘째는 일본 역사와 문화에 대한 수업을 많이 들으며 지식을 쌓는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도쿄대는 첫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는 좋은 학교였지만, 둘째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듣고 싶었던 일본사 수업은 보통 혼고 캠퍼스의 문학부에서 열리는데, 문학부 수업 대부분은 교환학생들이 듣지 못하도록 제한을 걸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청강 문의라도 해볼까 싶었지만, 각 수업 강의계획서의 ‘교환학생 수강 가능 여부’에 대놓고 ‘X’가 쓰여 있어 마음을 접었습니다. 문학부 수업뿐 아니라, 혼고캠퍼스/코마바캠퍼스 가릴 것 없이 아주 많은 수의 수업이 교환학생의 수강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아주 적은 수의 목록으로 정해져 있고 그 외는 전부 들을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일본 대학들은 이 정도로 수강 제한이 심하지 않은 듯하니, 본인의 교환 파견 목적에 따라 잘 생각하셔서 대학을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교환학생 생활 중 학업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준 수업 및 경험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대상 강좌로, 일본어 고전문법의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특정 학과에서 정식으로 개설되는 수업이 아니라, 학점이 나오지 않는 언어 수업이었습니다(서울대 기준으로는 언어교육원 수업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 수업은 원래는 교환학생용 수업이 아니라 정규 유학생(외국인 석사/박사생) 대상 강좌입니다. 교환학생에게는 이 수업의 존재 자체가 안내되지 않았는데, 도쿄대 대학원 재학 중이신 서울대 출신 선배님께서 ‘이런 수업이 있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신청 링크가 담긴 메일을 전달해주셔서 무작정 신청했습니다. 첫 시간에 교환학생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는데도 교수님께서 별 말씀이 없으셨던 걸로 보아 교환학생 제한 같은 건 따로 없는 듯 합니다.
고전문법은 일본사 사료를 해석하려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교환 파견 전부터 계속 공부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어려움을 느끼던 차에 수강하게 된 이 수업은 저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아주 표기 차이부터 시작해 동사, 형용사, 조동사까지 꼭 알아야 하는 고전문법 내용을 한 학기 동안 쭉 배웠습니다. 특히 조동사 파트를 배우고, 어려운 고전 문장이 하나씩 음절별로 해체되어 이해되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따로 문법 노트도 만들어가며 열심히 복습했고, 배움의 보람을 가장 크게 느낀 과목이었습니다.
2. 日本語学
일본어 표기 체계의 역사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전후(戰後) 일본어 표기법 개정의 역사가 한자 폐지 및 제한/한자 자형/오쿠리가나/음훈(音訓) 제한/가나즈카이/외래어 표기/로마자 표기 등 각 분야에 관해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훑어보는 수업이었는데, 일본어를 오래 배우며 일본어 표기 체계에 큰 의문을 느껴온 외국인 학습자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 기말레포트 피드백을 주실 때 내용적인 부분뿐 아니라 제 일본어 작문 중 어색한 표현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조언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3. 韓国朝鮮史専門演習
한국 근대사를 다루는 대학원 제미(ゼミ) 수업이었습니다. 제미는 발제와 토론으로 진행되는 일본 대학의 세미나 수업 종류입니다. 이 수업에서는 19세기 말 조일관계사와 아시아주의를 주로 다뤘습니다. 매주 읽기 자료를 읽어오고, 수업 때는 해당 주차 발제 담당 학생의 발제를 들은 뒤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내용 자체도 물론 좋았지만, 그보다는 일본인 원어민들 앞에서 일본어로 제 의견을 말하고, 일본어로 질문해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수업입니다. 서울대에 있을 때도 일본인 친구들과의 교류 기회는 많았지만, 그 친구들과는 어느 정도 서로 친분을 쌓은 상태였기 때문에 일본어로 말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본 대학의 수업에서 발언하는 것은 이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경험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친하지 않은 일본인 원어민들 앞에서 서툰 일본어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정말 한 마디 한 마디 뱉을 때마다 압박감이 상당한 일이었습니다. 매 시간 읽어가야 하는 일본어 논문 역시 난이도도 높고, 읽는 데 시간도 많이 들여야 했습니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수업이었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부담도 점점 덜해졌고, 학술 토론에서 사용하는 일본어 표현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 능력에 자신이 있으시다면 소규모 제미 수업은 꼭 한 번 들어보시는 편을 권합니다.
4. 언어교환
교환학생 파견 초기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拒絶(きょぜつ)라는 단어의 발음을 혼동해 한 달 내내 きょせつ라고 발음하고 다녔는데, 제 주위 일본인 친구들 중 단 한 명도 저의 발음을 고쳐주지 않았습니다. 스스로가 발음을 잘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누가 말해줘서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누가 거절을 きょぜつ라고 발음하는 걸 듣고 혼자 깨달았습니다. 일본인 친구들은 일단 의미가 통하니 굳이 정정해주지 않고 다들 그냥 넘어갔던 것입니다. 이 일을 겪고 저는 저의 일본어를 고쳐줄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 언어교환 파트너 3명을 구해 1:1로 주 1시간씩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매주 3시간씩 일본어를 말하고, 교정받을 기회가 생겼던 것인데, 이 언어교환이 제 교환학생 생활 통틀어 제 일본어 회화 실력 향상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저는 일본어 어휘나 표현들에 관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단어를 쓸 수 있는지’ 여부를 많이 물어봤는데, 이제까지 한국어식 일본어를 많이 사용해왔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일단 입으로 일본어를 말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자, 다음 단어를 막힘없이 바로바로 말하는 유창성이 많이 좋아졌음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또한 도쿄대 학교 생활 중 잘 모르겠는 것에 관해서도 이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던 것이 기억납니다. 도쿄대는 특이하게도 교환학생을 위한 1:1 멘토링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도쿄대생과 교환학생의 교류를 촉진하는 스누버디같은 동아리도 없습니다. Go Tutors라는 동아리의 부원들이 국제협력본부 사무실 앞에 한 명씩 돌아가면서 앉아 교환학생들의 질문을 받기는 하는데, 교환학생은 150명이 넘고 이 친구들은 몇 명밖에 없으니, 제대로 멘토링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교환학생들은 교환학생 생활 중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거의 다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서울대에서 SNU in Tokyo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교류했던 도쿄대 친구들이 있어 이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봤고, 언어교환 파트너들에게도 이것저것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도쿄대생 중 한국인들과의 교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도쿄대에 교환학생 교류 관련 시스템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 도쿄대에 가시게 될 분들은 꼭 스스로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쿄대생 멘토를 직접 찾고 도움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5. 동아리
원래는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도쿄대 시스템 상 교환학생과 도쿄대생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이 적었고, 이대로 가다가는 혼자 묵묵히 강의 듣고 과제 하다가 그대로 귀국하겠다는 위기감이 덮쳐왔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 선배에게 어떤 연락을 하나 받았습니다. 서울대-도쿄대 교류 동아리인 FICS라는 동아리가 이번에 신입 모집을 하는데, 도쿄대 측 FICS에 지원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교환학생도 가입할 수 있는지 도쿄대 FICS 회장분과 서울대 FICS 회장분께 문의를 드린 결과 물론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고, 면접을 통과한 뒤 도쿄대 FICS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도쿄대에 교환 온 서울대생이 도쿄대 측 멤버로서 활동한 서울대-도쿄대 교류 동아리는 결과적으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각자 준비해온 학술 발표를 듣고 그에 대해 토론하며 한일관계, 문학, 경제, 문화 등에 관한 의견을 서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도쿄/서울 필드워크와 합숙도 정말 재미있었고, 특히 세션 기간에는 약 열흘 동안 거의 하루종일 일본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여러 새로운 일본어 표현도 많이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 동아리를 통해 도쿄대 학생들과도, 서울대 학생들과도 많이 친해질 수 있었고, 가입하길 정말 잘 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학업 외적인 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취미 생활과 여행에 아주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습니다.
1. 애니메이션
저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교환학생 파견 당시에는 특히 특정 작품에 아주 빠져 있었었습니다. 해당 작품의 전시회/콜라보 카페/기간한정 굿즈샵/작품과 콜라보한 지하 채석장 콜라보 전시/중고 굿즈샵 등을 열심히 순회했습니다.
2. JPOP
저는 요루시카라는 밴드를 고등학생 때부터 5년 간 좋아했는데, 마침 제가 일본에 있을 때 요루시카가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했습니다. 일본에 가자마자 요루시카 콘서트 티켓을 예매했고, 귀국 직전인 2월 초에 일본무도관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콘서트 첫 곡으로 負け犬にアンコールは要らない라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줄 때는 지금 이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게 감격스러워 조금 울었습니다. 이때 주위를 둘러봤더니 제 옆사람, 옆옆사람, 앞사람, 뒷사람까지 전부 울고 있던 게 기억이 납니다.
3. 뮤지컬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연극과 뮤지컬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보러 다녔기 때문에, 일본에 가기 전부터도 유명한 극단인 사계(劇団四季)와 다카라즈카(宝塚)의 뮤지컬을 꼭 보고 오겠다는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먼저 극단 사계의 작품으로는 디즈니 <겨울왕국>과 <알라딘>을 봤습니다. 브로드웨이에는 디즈니 영화 중 뮤지컬로 각색해 상연된 작품이 많이 올라오는데, 일본의 극단 사계는 이 작품들 중 상당수의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에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디즈니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으니, 기회가 되시면 꼭 표를 예매해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귀국 전 <미녀와 야수>를 마지막으로 보고 오고 싶었는데 남은 좌석이 없어 보지 못한 점 하나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카라즈카 작품으로는 <드미트리-서광에 지는 보라색꽃>을 봤습니다. 다카라즈카 뮤지컬은 사실 유료 회원이 아니면 거의 예매가 불가능한데다 몇 달 전에 미리 예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막 입국한 외국인으로서는 관람 기회를 잡기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 제가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 저의 도쿄대 일본인 친구(다카라즈카 유료회원)가 제가 입국하기 전인 8월에 제 표까지 같이 잡아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8월에 잡아준 이 표 덕에 귀국 직전인 2월에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극단 사계는 못 보시더라도 다카라즈카는 꼭 보고 오시는 것을 권합니다. 배우 역량, 연출, 넘버의 수준이 아주 높습니다. 또 이 친구에게 들은 다카라즈카 배우 양성 및 캐스팅 시스템이 충격적으로 흥미로웠기 때문에, 기회가 되실 때 다카라즈카 음악학교 및 ‘조’, ‘톱’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시는 것도 한 번 좋을 것 같습니다.
4. 여행
마지막으로 저는 원래도 여행을 좋아해서 일본에서도 여기저기 많이 다녔습니다. 순서대로 하코네, 나가노, 교토, 닛코-우츠노미야, 오사카, 요코하마, 사이타마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특히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나가노, 닛코 동조궁, 사이타마 철도박물관입니다. 나가노에서는 친구의 지인 분께서 나가노에 살고 계셔서 이틀간 저희를 차로 태워다주시면서 나가노의 멋진 자연 절경들을 설명해주셨고, 친구분의 어머니께서 일본의 전통 다도 문화 전수자셔서 친구 집에서 아주 제대로 된 다도 체험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닛코 동조궁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묘소가 있는 곳이고, 원숭이 조각들이 특히 유명합니다. 이 원숭이 조각들에 대해서는 그 앞에 해설이 상세히 쓰여 있는데, 이 해설이 정말 심금을 뒤흔들었습니다. 또 동조궁은 문 하나, 건물 하나하나가 극강의 화려함을 자랑하기 때문에, 꼭 한 번 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또 사이타마 철도박물관에서는 백 년 전 일본을 최초로 달린 열차의 실물부터 시작해 시대별로 사용되었던 지하철, 신칸센 등을 전부 볼 수 있습니다. 열차 하나하나 다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고, 내부로 들어가볼 수 있는 열차도 많습니다. 철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정말 가볼만 한 박물관입니다.
위와 같은 다채로운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었던 데에는 일본 문부성으로부터 받은 JASSO 장학금(매달 8만엔씩 6개월, 총 48만엔)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중간에 일본 정부로부터 물가 급등에 따른 긴급 지원금 5만엔을 받았고, 마이넘버카드(한국의 주민등록증)을 만들었을 때도 발급 이벤트로 2만엔을 받았습니다. 빅카메라에서 일본 전화번호를 개통했을 때에도 1만엔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받은 도합 56만엔은 저의 학업 외 측면에서의 생활을 굉장히 윤택하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일본 교환학생을 지원하실 분들도 가능하시면 꼭 여러 장학금 혜택과 정부 지원을 잘 알아보시고 지원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일본에서의 생활이 항상 행복하고 즐겁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보내는 6개월 간에도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에서 다르게 기쁘고, 다르게 슬펐습니다. 평소에 겪지 못했던 많은 일을 경험한 끝에 저의 시야가 확연히 넓어졌음을 느낍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서울대와 도쿄대 담당자 선생님들, 그리고 일본 문부성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