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이전부터 일본사 및 일본 고전문학, 그리고 일본 인문지리와 일본 지역학 등 일본에 대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접근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교내외를 막론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여 왔다. 그 과정에서, 일본 현지에서 일본사 및 일본 지역학이 어떠한 방식을 통해 연구되고, 어떠한 논점들이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지를 알고자 하여 일본으로의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되었다. 아울러 현대 일본의 다종다양한 면모들을 현지 생활을 통해 직접 파악하며 일본에 대한 통시적, 공시적 이해를 갖추고자 하였다.
University of Tokyo(이하 ‘도쿄 대학’)를 파견대학으로 지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먼저, 이 학교가 일본 내 인문사회계열 연구에 있어 가장 저명한 대학들 중 하나이기에 본인이 원하는 학문적 탐구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대학이 일본의 정치경제적 중심지인 도쿄에 소재해 있기 때문에 현대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도 심화시킬 수 있는 지역에서 생활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도쿄 대학에 대해
도쿄 대학(東京大学)은 일본에서 제일 오래된 종합대학이자, 일본 최고의 대학들로 알려진 ‘동경일공(東京一工)’의 일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대학에서 가장 주축이 되는 캠퍼스들은 ‘혼고(本郷) 캠퍼스’와 ‘코마바(駒場) 캠퍼스’의 두 곳이다.
먼저 혼고 캠퍼스의 경우, 교양학부를 제외한 학부들의 3, 4학년이 사용하는 캠퍼스이며 대학 본부가 자리 잡고 있고, 위치는 도쿄 도 분쿄(文京) 구 혼고(本郷) 이다. 예부터 사용해오던 건축물들이 많으며, 도쿄 대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스다 강당(安田講堂)’ 등 일부 건축물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학교 주변은 상권이 발달된 편은 아니나, 칸다(神田), 아키하바라(秋葉原), 우에노(上野) 등 비교적 번화한 지역들과의 접근성이 좋다. 실제로 우에노의 경우 도보 이동이 가능하며, 교내 및 교내 인근 버스 정류장에는 칸다와 아키하바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아울러 지하철 교통편으로는 도쿄 메트로 난보쿠(南北)선 다이마에(東大前)역, 도쿄 메트로 마루노우치(丸ノ内)선 및 도에이(都営) 오오에도(大江戸)선 혼고산초메(本郷三丁目)역, 그리고 도쿄 메트로 치요다(千代田)선 네즈(根津) 역을 이용할 수 있다. 교환학생 현지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지는 곳이 이곳이며, 대체적인 교환학생 관련 업무는 이 캠퍼스에서 진행된다. 또 교양학부 강의 및 일부 법학부 강의를 제외하고는 이 캠퍼스에서 진행되므로, 교환학생으로서는 이 캠퍼스를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한편, 코마바 캠퍼스는 학부 1, 2학년 및 교양학부 3, 4학년이 사용하는 캠퍼스이며, 메구로(目黒) 구 코마바(駒場)에 위치해 있다. 혼고 캠퍼스보다는 비교적 건물이 신식에 가까운 편이며, 주변이 학교 밀집지 및 주택가인 관계로 혼고 캠퍼스보다 상권이 덜 발달해 있다. 그러나 캠퍼스 바로 앞에 게이오(京王) 이노카시라(井の頭)선의 코마바토다이마에(駒場東大前) 역이 있으며, 이 역에서 해당 전철 노선으로 두 정거장 되는 거리에 도쿄의 3대 부도심 중 하나인 시부야(渋谷)로 갈 수 있다는 교통의 이점이 존재한다. 만일 교환학생 기간 중 교양학부 강의를 수강하는 경우 코마바 캠퍼스에서 강의를 듣게 될 것이다.
2) 일본 도쿄(東京)에 대해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 여겨지는 지역으로, 에도 시대부터 확장 발전이 진행되었다. 또한 도시 구획은 크게 도시의 중핵인 ‘23구부’와 그 서쪽의 타마(多摩) 지역, 그리고 도서지역으로 구분되는 편이다. 도심부는 치요다 구의 오오테마치(大手町) 부근이며, 3대 부도심은 이케부쿠로(池袋), 신주쿠(新宿), 시부야이다. 아울러 주요한 광역교통의 요충지로는 우에노, 키타센주(北千住) 등이 있다. 도쿄는 교통망, 특히 철도망이 아주 잘 정비되어 있으며, 실제로 도쿄 23구부의 웬만한 지역들은 철도만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철도로 이동하는 것이 버스로 이동하는 것보다 가성비가 좋으므로, 웬만하면 철도로 이동하는 편이 좋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파견교 합격 이후,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재류자격인정서 (CoE) 발급인데, 이는 파견교에서 제시해 주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류를 구비하고 제출하는 것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 CoE는 이후 유학 비자 발급에 사용되며, 재발급이 되지 않으므로 잘 간수하고 있어야 한다.
CoE가 발급된 이후에는 유학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 2022년 여름 기준으로, 유학 비자는 주한 일본대사관 지정 비자 발급 대행사를 통해서 신청이 가능했으며, 발급 소요 시간은 1주일이다.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 목록은 파견교에서 제공되는 가이드북 및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니, 발급 시 해당 사항들을 꼼꼼하게 체크해 두어야 한다.
아울러, 일본 교환학생 수학기간 동안 매달 8만 엔을 지원받을 수 있는 JASSO 장학금 신청도 일본 입국 이전에 이루어지며, 주어진 절차에 따라 성실히 신청을 진행할 경우 합격할 확률이 높으니 적극적으로 진행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교환학생 기간 동안의 여행자보험(유학보험)에 가입해 두는 것도 만일을 대비해서 해 두면 좋으며, 파견교에서도 미리 여행자 보험에 가입해 둘 것을 권고하는 편이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학업
도쿄 대학 유학생은 의무적으로 1주에 강의를 6교시 이상 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 강의 당 1교시를 소비하나, 간혹 2교시를 소비하는 과목도 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수업은 1교시 당 105분 간 진행되나, 교양학부 강의의 경우 90분 수업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수강 신청은 선착순이 아니며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수강 정정 기간은 개강 후 대략 1~2주이다. 로드의 경우는 강의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으로 학기말에 과제 및 시험이 몰려 있는 편이다.
2) 현지 생활 안내
a. 교통
일본은 철도 민영화가 이루어진 국가로, 상이한 운영주체의 철도 노선을 복수 이용할 경우,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일본의 철도에는 서로 다른 운영주체가 운영하는 노선들끼리 서로 이어 붙여진 형태로 운행되는 ‘직통운전’이라는 개념이 있어, 열차를 탑승하는 도중 노선이 변경될 경우 추가 요금이 붙는다. 이러한 일본 철도의 특성으로 인하여 통학 과정에서 정기권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현금 요금보다 교통카드 요금이 약간 저렴하고, 일본은 교통카드를 결제수단으로 사용 가능한 상점들이 다수 존재하기에,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기권의 경우 학교에서 통학증명서를 발급받으면 통학 정기권 가격으로 싸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 정기권은 교통카드에 삽입된 형태로도 발권이 가능하다. 아울러 도쿄에서 자주 쓰이는 교통카드는 크게 Suica와 PASMO가 있는데, 도쿄 대학의 경우 통학 과정에서 사철을 자주 이용하게 되므로 사철 중심의 PASMO를 구입하는 것이 편리하다.
b. 주거
필자는 도쿄 대학 코마바 캠퍼스에서 약 도보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는 기숙사인 코마바 롯지 본관(駒場ロッジ本館)에서 거주했다. 이곳에 거주할 경우 화장실이 딸린 1인실을 사용하게 되며, 부엌 및 세탁실은 공용의 것을 사용하면 된다. 아울러 해당 기숙사의 월세는 한 달에 약 66000엔 정도이다. 기숙사가 있는 코마바 자체가 한적한 지역인지라 두 곳의 편의점 및 슈퍼마켓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가게이나, 시부야가 비교적 가까우므로 웬만한 쇼핑 및 외식은 그 쪽에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통학 경로 상 코마바토다이마에~시부야 구간이 정기권 구간 내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기권 구입 이후라면 시부야까지의 이동에 소비되는 철도 운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또한 기숙사에는 택배 보관소와 개인별 우편함이 있으며, 늦은 시간까지 프런트를 운영한다. 프런트에서는 각종 사무처리가 진행되며, 외박계 등은 프런트에서 구할 수 있다. 또한, 기숙사 자체에서 침구 세트를 유료 제공하는데, 이 침구의 경우 퇴소 시 기숙사에 두고 가거나 자신이 가져갈 수 있다.
c. 의료
일본에는 국가의료보험이 있어, 의료보험 가입자는 자가 부담 30% 정도만 내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그래도 한국보다는 의료비가 비싼 편에 해당한다. 이에, 본인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학생 진료비가 없고, 처방료 및 약제비 정도만 청구되는 도쿄 대학 혼고 캠퍼스 및 코마바 캠퍼스 내 보건진료소를 주로 이용하였다.
d. 통신
스마트폰의 경우 일본에서의 첫 며칠 간 임시로 사용할 일본용 단기 USIM을 일본에 입국하기 전에 구매한 후, 입국 후 현지에서 格安SIM (알뜰폰) 을 계약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格安SIM은 월정액 990엔 정도의 알뜰한 요금제도 있으며, 그보다는 더 넉넉한 데이터 양을 원한다면 월정액 약 2000엔 정도의 요금제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格安SIM은 다양한 통신사가 존재하며, 통신사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니 자세히 조사한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쪽으로 계약하도록 한다. 참고로 필자는 교환학생 생활 초기에 UQ Mobile이라는 통신사에서 20GB에 월정액 약 2000엔의 요금제를 계약했으나, 데이터 이월 서비스 덕에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이월하여 사용하게 되어, 월정액 약 990엔의 요금제로 도중 변경하여 사용하였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하여 한국에서는 할 수 없던 다양한 경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문 탐구뿐 아니라 자기 계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먼저 현지 대학에서 수학하는 과정에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학문적 지식을 다양하게 익힐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는 다른 대학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과 일본의 학문 풍토의 차이를 느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학업 계획에 대한 재정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일본 간토(関東) 지방 및 주부(中部) 지방의 여러 명승지들을 방문하고, 일본 도쿄 도심 철도 탐방 등을 진행하며 본인의 흥미와 적성에 대해 재탐색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6개월 간 일본 도쿄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필자에게 있어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