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학교, 학원 등을 통해 일본어라는 언어를 학습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배우고도 해당 언어를 쓸 기회가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언어는 쓰지 않으면 금방 머릿속에서 휘발되기에, 현지에 가 언어를 ‘살아있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무엇보다 현지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일본어 회화 실력을 향상하고자 교환학생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수업, 아르바이트, 동아리 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의 폭을 확장하고 새로운 언어가 둘러싼 환경 속에서 살아보는 것이 제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오사카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오사카는 간사이 지역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일본에서 도쿄 다음으로 규모가 큰 도시입니다. 규모가 큰 만큼, 상당한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며 유명한 관광 지구로는 우메다, 난바 등이 있고 주변에는 교토, 나라, 고베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사카 대학은 일본 제 6번째 제국대학으로 1931년에 창설된 학교입니다. 캠퍼스는 토요나카 캠퍼스, 미노오 캠퍼스, 스이타 캠퍼스 총 3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교양 및 수업, 동아리가 이루어지는 곳은 토요나카 캠퍼스입니다. 미노오 캠퍼스의 경우 외국어학부 단독을 위해 만들어진 캠퍼스로 단독동으로 이루어져 캠퍼스 규모는 작지만 가장 최근에 공사를 하여 가장 깨끗하고 쾌적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이타 캠퍼스는 츠쿠모다이 글로벌 빌리지와 가장 가까운 캠퍼스로, 공학부, 의학부 및 인문과학부 전공인 경우 해당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게 됩니다. 또한 국제 교류센터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어, 학생증 등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이곳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어학 성적
저는 현지에서 일본어 수업을 들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JLPT 어학성적이 필요했습니다. JLPT는 1년에 2번밖에 시행되지 않기 때문에, 어학 성적이 필요하신 분은 미리미리 준비하여 교환학생 지원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제가 파견된 Osaka University는 JLPT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전공의 폭이 달라졌습니다. 본인이 참가하고 싶은 전공에서 요구하는 어학 성적도 사전에 잘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2) 서류 절차 및 기숙사
오사카 대학에 합격이 되고 난 이후에는 T-cens라고 하는 사이트에서 모든 등록 수순을 밟게 됩니다. 그곳에서 장학금, 기숙사 등의 모든 사항을 정하므로 안내 사항을 잘 참고하시어 제 때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Osaka University로 교환학생을 오는 학생들은 선택의 여지 사항이 별로 없이 모두 Tsukumodai Global Village로 배정이 됩니다. 기숙사는 캠퍼스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도 도보 30분에 위치하며, 멀게는 도보 1시간 30분까지 소요될 정도로 멀리 위치하고 있습니다.
3) 입국 수속
코로나 때문에 저는 MySOS라는 어플에 미리 코로나 검사 결과를 등록해야 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규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하는 사정이므로, 사전에 필요한 부분을 잘 체크하시길 바라겠습니다.
4) 기타
- 챙기면 좋은 물품
[1] 도장 : 일본은 아직도 도장을 사용하고 있어 미리 도장을 하나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영문 도장과 성+이름(한자) 도장을 챙겨 갔었는데, 외국인이다보니 영문 도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2] 아르바이트 서류 :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경우, 서류 상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입국하실 때 입국심사관이 물어보는데, 만약 이때 신청하지 않으면 나중에 간사이 공항까지 다시 가야 해서, 입국하실 때 바로 재류카드 발급받으면서 함께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본인 명의의 마스터 카드 및 유심 : 현지에서 결제를 하게 되는 경우나 필요한 경우가 생길 것을 대비하여 현지 마스터 카드를 꼭 하나는 챙겨 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휴대폰을 개통하기 전까지 사용할 유심도 준비해 가셔야 하는데, 저는 1주일짜리 유심을 샀는데 제가 갔을 때가 휴일이 겹쳐 예상보다 촉박했습니다. 만약을 대비하여 좀 더 넉넉하게 유심을 준비해 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일본은 서류상의 행정 절차가 많기 때문에, 사실 출국 전의 준비 사항보다는 출국 이후에 처리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1] 전입 신고 및 보험
스이타시에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에, 스이타 시청(시약소)로 전입신고를 하러 가야 합니다. 스이타 역에서 내리면 곧바로 시청이 있는데,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전입 신고 및 국민건강보험 등의 행정 절차를 밟는다고 시청에서 2-3시간 정도 머물렀습니다.
[2] 학생증 수령 및 장학금
저는 현지에서 JASSO 장학금을 수령했습니다. 장학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처음 오리엔테이션 날에 본인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이 필요했고(보통 유초은행 개설), 통장을 개설하려면 본인 확인이 필요해서 학생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학생증을 수령해야 했는데 학생증은 오사카대학 스이타 캠퍼스 국제 교류센터에서 직접 방문하여 수령할 수 있습니다. 장학금을 수령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돈을 보관하거나 기타 여러 상황에서 통장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도 하고 학생증도 학교 생활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므로 따로 언급이 없더라도 찾아가서 빠르게 수령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통장 개설
일본에도 다양한 은행이 있지만 학교에서도 그렇고 일반적으로는 유초 은행이 기본적이기 때문에 유초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초 은행에 가서 제공된 서류를 작성하면(이때 저는 도장이 필요했습니다.) 통장을 이후 우편으로 전송받을 수 있습니다. 통장 개설에 저는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4] 휴대폰 개통
도코모, 소프트뱅크 같은 대형 회사는 확실히 전선망이 보장되어 있고 빅카메라 같은 곳에 가면 바로 개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렴한 회사로 유명한 것이 라인모바일 혹은 이온모바일입니다. 이외에도 라쿠텐모바일 등 캠페인을 하는 시기 등에 따라서 혜택과 유리한 사항이 달라지므로 파견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셔서 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라인모바일의 경우 1년 파견의 경우에는 괜찮지만 6개월 파견의 경우 해약 비용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 파견으로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 역시 6개월(실제로는 5개월) 교환학생 파견이었기 때문에 해약 위약금이 없는 이온모바일로 개통을 했었고, 현지 번호가 필요했기 때문에 음성+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해 생활했습니다.
[5] 기타
1) 자전거 및 정기권 : 일본은 현지 교통비가 비쌉니다. 기숙사가 있는 야마다 역에서 오사카대학 토요나카 캠퍼스가 있는 곳까지 모노레일 편도로는 290엔이며 이외의 스이타 캠퍼스, 미노오 캠퍼스도 편도로 해당 비용 정도가 듭니다. 캠퍼스 사이를 연결하는 셔틀 버스가 있긴 하지만, 학교끼리만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 통학에는 대략 600엔이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현지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보통 정기권을 많이 끊어 사용합니다. 정기권이라는 건 특정 금액을 미리 지불하면 일정 기간동안 제한 없이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 같은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통학을 하는 등의 정기적으로 교통을 사용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정기권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 주는 캠페인 같은 것이 있는데, 정규 유학생과 달리 교환학생은 학생증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할인된 정기권을 구매할 수 없으므로, 학교를 매일 나가거나 특별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정기권은 따로 구매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교통비 및 여행 일정 등을 고려하여 학교를 월, 화, 수 주 3일 통학하는 것으로 시간표를 짰었는데 각자 요구 및 목표에 따라 통학 일정을 짜시는 데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 자전거를 구매하여 통학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자전거를 구매하시려면 최대한 빨리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coop : 일본 캠퍼스 내에서도 느티나무 생활협동조합과 같은 coop 생협이 있습니다. 3000엔(약 3만원)을 지불하면, 생협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3000엔은 보증금 같은 것이라 이후에 돌려받을 수 있고 가입을 하고 나면 학식이나 매점, 서점 등에서 구매를 할 때 일정 금액이 할인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학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어 가입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학식을 그렇게 많이 먹지 않고 매점 역시 편의점 정도의 가격이어서 할인을 받아도 생협 매점에서 사는 메리트가 거의 없었고 생협 탈퇴는 이후 졸업 혹은 퇴학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통지를 이후에 받아서 파견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돈을 돌려받을 수 없어(중도탈퇴가 어렵다는 의미) 상당히 불편했기에 크게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수업
- Osaka University는 크게 3가지의 과정을 두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iExpo 유형(일본어+전공 수강 특별 청강생/6개월, 1년 파견 가능), OUSSEP 유형(영어 프로그램/6개월, 1년 파견 가능), MAPLE 유형(일본어 특화 프로그램+1년 필수)으로 나뉘는데 저는 이 중 iExpo 유형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 iexpo 유형으로 참가하게 될 경우, 특별 청강생이라는 신분으로 오사카 대학에 신청한 전공 혹은 유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7과목 이상을 수강해야 합니다. 타 학과 전공과목이나 교양을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선택한 전공과목을 7과목 이상 선택한 후 더 듣고 싶은 경우에 신청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생각보다 다양한 유형의 수업 수강은 불가했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으로 파견을 가게 되는 경우, 외국의 대학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기대감도 있겠지만 동시에 현지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놀러다니는 것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생각보다 7과목이 과중하며 특히 모두 전공이라는 부담감, 그리고 관심 과목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전공이라면 듣기 어렵다는 제약, 전공 수업 개설 과목 자체의 다양성 부족 혹은 수업 간의 시간 충돌 등의 여러 문제가 있었기에 미리 본인이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이전 과목 실라버스 등을 참고하여 깊게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해당 학교에서 ‘문학부’ 전공으로, 5개의 문학부 전공(일본어, 현대일본어학강의, 현대철학강의, 사회언어학강의, 일본미술사강의)과 2개의 교환학생용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수업은 절반 정도는 온라인, 절반은 대면 수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2) 동아리
- 저는 후기(2학기) 파견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동아리 모집이 많이 끝난 이후였습니다. 2학기에는 대학 축제가 예정되어 있어서 연습을 하느라 새로운 단원을 모집하지 않고, 신청을 해도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합창단에 들어갔었는데, 해당 동아리는 가입에 제한은 없었습니다. 동아리에 가입함으로써, 일본 학생들이 어떻게 동아리 활동을 하는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여느 동아리나 그렇겠지만,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외국인이라고 해서 챙김 받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3) 기숙사
- 기숙사는 5인실, 7인실, 9인실 3가지의 유형이 있습니다. 다만, 5인실은 각 층의 가장 윗층이 유일하며 7인실도 2층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경우 우선순위를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9인실로 배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액은 transfer fee(550엔)를 포함하여 6만엔 가량(개인실+공용공간+인터넷 사용비 등)이며, 최대한 이르게 통장을 개설하여 기숙사 관리실에다가 계좌 이체를 신청하면 transfer fee(550엔)가 추가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이를 추천드립니다. 방은 화장실, 샤워실, 주방 등의 공용 공간과 개인 침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기숙사 이름이 ‘글로벌 빌리지’인 만큼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공용어로는 보통 영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일본어보다도 본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고 어울리냐에 따라서 영어 회화 실력을 쌓거나,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는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기타
- Tsukumodai Global village는 야마다역이라는 곳과 도보 4분 정도에 위치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우메다까지는 전철로 40분 가량(최저 편도 270엔), 난바까지는 1시간 가량(최저 편도 460엔)이 소요됩니다. 기숙사 위치가 조금 애매하여, 어떤 경우에는 도보로도 30분 교통편을 타고서도 30분이 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기에 하루에 평균적으로 1만보를 걸을 만큼 많이 걸어다녔던 것 같습니다. 마트같은 것은 주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지만, 상당히 한적하고 식당 같은 가게도 많지 않아 만약 우메다와 난바 같은 오사카의 분위기를 기대하고 위 대학에 파견을 가게 된다면, 상당히 실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공학부 같은 곳이나 외국어학부 일본어학과 등과 같은 경우에는 ‘멘토’ 제도가 있어서 레포트 작성 혹은 학교생활 등을 도와주거나 함께 놀러 가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제가 속해 있던 문학부의 경우에는 애초에 학생들의 지원이 적기도 했고 코로나 등으로 인해 그런 프로그램이 사라져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과 등의 분위기 상을 생각했을 때도 토요나카 캠퍼스보다는 미노오 캠퍼스가 외국어학부이다보니, 외국인 학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고 반겨주는 느낌이 더 있어서 혹시 문학부와 외국어학부를 두고 고민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현지 학생들과 더 어울리는 것을 희망하신다면 외국어 학부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학교 내에서 iris, bsp라는 유학생 맞이 동아리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해당 동아리에서는 점심시간에 영어 카페, 일본어 카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한국어 카페, 중국어 카페 등의 언어 교류나 half trip, 요리 프로그램 같은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가까운 여행지로는 교토와 고베, 나라가 있습니다. 교토는 한큐 전철을 타면 우메다 출발을 기준으로 급행이면 40분 정도면 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근히 우메다와 난바에 가는 값과 시간이나 근교로 나가는 것의 차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다양하게 나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저는 야간버스를 타고 도쿄, 나고야도 짧게 다녀왔었는데 혼자 떠났던 여행이었으나 가장 좋았던 기억 중 하나로 남은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 일본 교환학생을 무사히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하게 ‘교환학생을 가면 무엇이든 배우고 오겠지!’라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을 준비했고, 그렇게 미래의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걸어두고 간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이번 교환학생을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부분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휴식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단기간에 일본어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언어적으로도 조금은 많이 늘었다고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기도 했습니다.
현지는 언어적인 한계도 있고, 다른 문화적 상황에 속해 생활하는 것이다 보니 답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작은 실패가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일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외로움이 컸습니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충분히 좋은 사람들을 여럿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저 역시 좋은 친구도 몇 사귈 수 있었지만, 모두와 마음이 맞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와 계속 친해지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역시 제게는 부담이었기에, 누군가와 만나고 있는 것은 지치고 혼자 있는 것은 외로우면서도, 현지에 있을 이유가 없어 그 간극 속에서 참 많이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출국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의욕과 기대에 부풀어 과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저는 언어적인 부분, 학업적인 부분, 생활적인 부분 모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출국을 했었고, 실제로 현지에 가서 이것들을 놓치지 않고자 했었는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이 모든 것들을 조절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라 쉽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많은 것을 행하기에는 시간이 짧기에 이도 저도 안 될 가능성이 크기도 했으며, 마음먹은 대로 상황이 모두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니, 실패에 부닥쳤을 경우 더 큰 좌절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이곳에서 무엇을 또 해내야겠다’라는 마음가짐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혼자 적응해 나갈 자신이 있는가?’, ‘이곳에서 아무것도 해내지 않아도 괜찮은가?’, ‘나는 이곳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숙고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이에 따라, 부디 어디를 가시더라도 본인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가는지 소소하고도 분명하게 정하여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을 나간 기간 동안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어쩌면 20대의 초반에 새로운 도전을 했고, 달려오던 제 삶에 휴식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많이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많이 다쳤기에 그만한 것을 동시에 배웠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눈에 띄게 무엇을 얻었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통해 새로운 경험에 도전했고, 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게 된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