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사실 교환학생을 가게 된 뚜렷한 동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본교에서 생활할 당시부터 한 번쯤은 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릴 적 일본에서 1년 반 정도 살았던 적이 있기에 파견국가는 일본으로 정했습니다. 어릴 적 경험 덕분인지 일본 문화에도 나름 익숙하고, 일본어도 가능하기에 다른 나라들보다는 일본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히토쓰바시 대학교로 갔습니다. 도쿄의 고다이라 시에 위치한 히토쓰바시 대학교는 국립이며 문과 대학입니다. 사회학과, 경제학과, 경영학과, 법학과만이 있기 때문에 학생이 그리 많지 않고 캠퍼스 자체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캠퍼스는 동 캠퍼스와 서 캠퍼스로 나누어지는데, 수강신청할 때 이 점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저는 대학교의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기숙사와 대학교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전철로 40분 정도 걸립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도쿄는 일본의 수도이고 고다이라 시는 도쿄의 서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사실 도쿄라고는 하지만, 시부야 혹은 신주쿠와는 매우 다르고 거의 시골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기숙사에서 신주쿠까지 나가기 위해서는 전철로 대략 40분 정도 걸립니다. 그래도 딱히 없는 것 없고, 있을 것 다 있는 작지만 한적한 동네입니다. 평소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제가 출국한 당시에 신경 썼던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비자이고 두 번째는 짐 싸기입니다. 제가 출국할 당시에는 일본 관광 비자는 나오지 않았고, 학생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직접 비자를 신청해야 했습니다. 다만, 일본 대사관으로 비자를 직접 신청하지는 않았고, 몇몇 여행사가 해당 업무를 대행해줬습니다. 당시 일본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대행 업무를 해주는 여행사 목록이 있었고 그곳에 전화하면 필요한 서류와 수수료를 알려줬습니다. 비자 발급은 나름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미리미리 해두었습니다.
어려운 것은 짐 싸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8월 말에 일본으로 갔는데, 여름옷과 겨울 옷을 모두 챙겼습니다. 그래서 짐이 꽤 많았고, 일본 공항에서 기숙사까지 갈 때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겨울옷을 미리 가져갈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은 여름이 길기 때문에 여름 옷만 직접 가져가고, 겨울 옷은 택배로 보내는 편이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실제로 일본에서 돌아올 때는 짐의 절반 정도를 미리 택배로 보냈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학업
저는 2학점짜리 수업 6개를 수강했습니다.
공공경제학(Public Economics): 영어 수업, 현강
자연자원경제학 B(Natural resouces based Economics B): 일본어 수업, 녹강
IT와 산업(IT and Industries): 일본어 수업, 녹강
사회철학 A(Social Philosophy A): 일본어 수업, 현강
기업금융 이론과 실무(Corporate Finance – Theory and Practice): 일본어 수업, 녹강
법철학문헌연구(Researching Legal Philosophy Materials): 영어 수업, 현강
서울대학교에 있을 때보다 수업을 여유롭게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어로 시험을 볼 자신이 없어서 수강신청할 때 과제 위주로 성적을 평가하는 과목을 골랐더니, 과제가 꽤 많아서 여유롭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영어 수업을 많이 듣고자 했으나, 영어 수업은 대부분 정규 과정 수업이 아니라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금 쉬운(?) 느낌의 수업이라서 일본어 수업 위주로 신청했습니다. 사실 마지막 수업인 법 철학 문헌 연구도 원래는 일본어로 하는 수업이었는데, 수강생이 저 혼자라서 교수님이 영어로 수업을 해주신 것입니다.
현지 생활
일단 가장 중요한 물가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일본의 외식 물가는 상당히 비쌉니다. 물론 저렴한 규동이나 라멘을 먹는다면 한끼에 1000엔 이하로 해결할 수 있지만, 솔직히 매번 그렇게 먹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먹으면 1000엔보다는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숙사에서 직접 요리를 한 적이 많습니다. 고기를 사서 구어 먹거나, 카레를 만들거나, 파스타를 만들거나 했습니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돈도 아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 한가지 비싼 것은 교통비입니다.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왕복 700엔이나 들어서 크게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자전거가 필수입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공용 자전거 ‘COGOO’가 있기는 하지만, 쓰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중고로 자전거를 사는 편이 좋습니다. 싸게 사면 만엔 이하로 구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수영을 조금 했어서 수영부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기 부원들이 상상 이상으로 열심히 해서 저는 3개월쯤 하다가 안 나갔습니다. 사실 일본 대학교의 동아리는 크게 ‘부’와 ‘써클’로 나눌 수 있는데, 후자는 조금 편한 분위기이고 전자는 진심인 분위기입니다. 수영 써클이 없어서 수영부로 갔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히토쓰바시 대학교는 동아리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꽤 많은 동아리가 있습니다. 동아리와 학회를 설명해주는 홈페이지가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솔직히 말하자면, 교환학생을 갔던 하루하루가 설레고 재미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말이 안통해서 곤란했던 적도 있고 조금은 외로웠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도 있었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확실히 짧게 여행하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준 우리 학교에 감사하고, 여러 가지 일로 도와주신 국제협력본부 배현주 님, 손성은 님 그리고 농경제사회학부 사무실 안효정 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