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교환학생 참가 동기
-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생활에 있어서의 3대 로망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못 간다면 평생 못 갈 것 같아 지원하였고 후회 없이 다녀왔습니다.
Ⅱ.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Vancouver, Metro Vancouver
- 캐나다 서남부 해안의 밴쿠버는 캐나다에서도 비교적 온화한 지역입니다. British Columbia 주에 있는 밴쿠버를 중심으로 인근 버나비, 코퀴틀럼, 리치먼드, 써리, 랭리, 노스 밴쿠버까지 지하철과 급행 버스, Sea Bus 등으로 연결되어있는 광역 밴쿠버를 Metro Vancouver라고 부릅니다.
- 이민자들이 굉장히 많은 캐나다에서도 밴쿠버는 특히 더욱 다양한 출신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체감으로는 반 이상이 동아시아계라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밴쿠버에서는 단 한 번도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퀴틀람 지역에 가면 큰 한인 타운이 있고 다운타운의 Robson street에도, 버나비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정말 많습니다. 한식은 물론, 한인 마트와 노래방, 심지어 설빙과 인생네컷도 있습니다.
- 여름까지는 정말 쾌청한 하늘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쬡니다. 10월 이후부터는 Raincouver이라고 불릴 정도로 계속 부슬부슬한 비가 내리고 온화하면서 눈이 많이 오지 않는 겨울을 맞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이상기후로 가을겨울에 비가 거의 오지 않다가 폭설이 여러 차례 왔습니다. 특히 제가 출국한 직후 내린 폭설로 공항까지 마비되었다고 하네요. 밴쿠버는 비만 오지 않으면 꽤나 멋진 도시입니다. 다만 날이 흐리면 건물 색들과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아주 우중충한 분위기를 내기도 합니다.
2) Simon Fraser University (SFU)
- 제가 다녀온 Simon Fraser University는 버나비 지역의 Burnaby Mountain에 있습니다. 범죄학은 캐나다에서 가장 권위 있다고 하며 경영학, 공학 등 역시 유명하다고 합니다. SFU가 산의 거의 정상에 있기 때문에 저희 학교와 약간 다른데요, 학교 내부는 거의 평지인데 반해 지하철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래 올라가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학교 풍경은 시멘트 색 건물과 푸른 하늘, 그리고 잔디밭이 어우러져서 저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겨울에 눈 오면 정말 절경이며 폭설이 오면 모든 교통이 끊기기 때문에 수업이 취소되기도 합니다. 물론 산 정상에 고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나가기는 많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Ⅲ. 출국 전 준비사항
1) 비자 및 준비해야하는 서류
- 캐나다 입국을 위해서 꼭 필요한 서류는 eTA입니다. eTA 신청 자체는 쉽습니다. 인터넷에서 링크를 찾기도 쉽고 방법도 친절하게 소개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입국하시는 항공편이 미국을 경유하신다면 미국 전자 여행허가인 ESTA 역시 발급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캐나다를 가신다면 미국을 한 번쯤은 여행하시기 때문에 미리 받아서 가시는 편을 추천 드립니다.
- 캐나다에서 체류 예정 기간이 6개월 이상일 경우에만 Study Permit이 발급됩니다. 그래서 한 학기만 다녀오시는 분들은 발급받지 않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발급받아야하는 서류가 줄어서 편하지만 교내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이 Study Permit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는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6개월 이상 체류하실 계획이시라면 이 Study Permit을 발급받아 아르바이트를 경험하시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 그 외에는 SFU측에서 보내주는 Admission Letter, 예방접종증명서, 여권 스캔본, 그리고 혹시 모르기 때문에 귀국 비행기 표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귀국 비행기 표를 출국 전날 임의로 구매한 후 캐나다 입국하고 환불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서류는 아니지만 캐나다 입국을 위해서는 ArriveCAN이라는 어플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 어플에 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서를 등록하고 정확하진 않지만 방역 관련한 문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항 도착하시기 전에 미리 QR코드 나올 때까지 준비해서 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카드
- 제가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카드는 ‘트레블월렛’이었습니다. 보통 한국 카드로 해외 결제를 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트레블월렛으로 하면 수수료 없이 사용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트레블월렛에 캐나다 달러든, 미 달러든, 심지어 유로나 페루의 솔까지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그 후 여행을 다닐 때도 정말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 혹시 몰라서 현지 카드도 발급을 받아보았습니다. TD은행에서 발급 받았고, 발급을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고 가야합니다. 저는 이때 한국인 직원 분으로 요청했습니다. 지점마다 한국인 직원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지원되는 언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발급받은 현지 카드는 그렇게까지 쓸모가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정말 가끔 현지인들에게 송금을 하거나 받을 경우 요긴했습니다. 인터넷을 보시면 정말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3) 유심
- 저는 Rogers사의 유심을 구매했고 Phonebox 회사의 요금제를 썼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유심을 받고, 등록을 한 후 캐나다 입국하는 날부터 활성화시키면 됩니다. 등록을 하면 그 다음날 이메일로 현지 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심 활성화도 출국하시기 일주일 정도 전에 하면 여유롭고, 최소 2일 전에는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인터넷 속도가 막 느리지는 않지만 확실히 급격하게 느려지거나 아예 되지 않는 구간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SFU는 산꼭대기에 있어서 그런지 교내 와이파이가 훨씬 빠릅니다. 그 외에도 산이나 시골길을 갈 때는 안 되기도 합니다.
4) 수강신청
- 관련 메일을 보내주는데 그에 맞춰서 하면 됩니다. 학과별로 학점인정 받을 수 있는 과목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 캐나다에서는 공식 언어가 영어와 프랑스어이기 때문에 한 번쯤 들어보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또한 SFU가 범죄학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범죄학개론 수업을 수강해보았는데 본 수업 자체는 너무 규모가 크다보니 교수님의 말도 잘 들리지 않고 속도가 빠른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배우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흥미로웠습니다.
5) 기숙사
- 기숙사 역시 관련한 메일을 보내주고 그에 맞춰서 하면 됩니다. 과정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만 설명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숙사를 지원하시면 됩니다. 특히 방을 신청할 때는 선착순이기 때문에 밴쿠버 현지시간으로 보면서 빠르게 원하는 방을 잡으시면 됩니다. 어차피 1인실이기 때문에 룸메이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6) 꼭 챙겨야하는 짐
-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변압기(돼지코)는 다다익선입니다. 그리고 드라이기나 고데기 등은 현지에서 사시는 편이 좋습니다. 성능도 괜찮고 나중에 중고로 되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다만 옷들은 정말 충분히 챙겨야합니다. 저는 짐을 최소화할 생각으로 캐나다에서 옷을 사기로 했습니다만 캐나다의 옷은 정말 비싼데 질과 디자인은 별로입니다. 마치 2000년대 후반에 입던 것 같은 옷들이 많이 걸려있고 그 재질은 가장 싼 천인 것 같지만 가격은 한국보다 더 비싼.. 느낌이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가끔 개중에 한 벌씩 좋은 옷들을 찾기도 하지만 그러려면 정말 많이 돌아다녀야 합니다.
- 비가 오면 신발이 많이 젖기 때문에 신발은 여러 벌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신발을 세척하는 솔도요. 빨래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다음날 신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튼튼한 3단 우산도 필수입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생각보다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충분히 챙기셔야합니다.
Ⅳ. 학업 및 현지 생활안내
1) 치안
- 캐나다는 가장 치안이 안정되어있는 나라 중 하나지만 한국만큼은 확실히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주택가의 경우 가로등이 많지 않고 대마가 합법이다 보니 거리에 마약 중독자들이 정말 많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 정말 위험한 곳이 있고 너무 안전한 곳이 있으니 조금은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몇 군데만 정리해보았습니다.
- 다운타운 : 밴쿠버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있습니다. 북단에는 큰 스탠리파크가 있어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고, 캐나다 플레이스, 가스타운, 하키장 등 많은 볼거리가 있습니다. Robson Street 따라서는 한국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만큼 즐길 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다운타운이 그렇듯이 치안과 위생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가스타운과 차이나타운 쪽으로 가게 되면 East Hastings Street라고 하는 큰 도로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도로를 따라서, 그리고 그 부근에 정말 많은 노숙자들과 마약 중독자들이 있고 악취도 심하기 때문에 꼭 피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특히 SFU에서 다운타운을 가려면 R5버스를 타고 이 길을 지나와야하기 때문에 잘못 내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 킷실라노(Kitsilano) : UBC와 다운타운 사이의 지역으로 상당히 부촌이라고 합니다. 주택단지이며 다른 지역에 비해 치안이 안정되어있다는 인상을 주는 지역입니다. 근처에 해변들, 박물관, 그랜빌 아일랜드 등을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이스트 밴쿠버(East Vancouver) : 개인적 의견이지만 이곳은 최대한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거리에 오물과 대마 냄새가 섞여서 상당한 악취를 내뿜는 곳도 있고, 약에 취해 돌아다니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Commercial-Broadway 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있으며 지대가 비교적 싸다고 합니다.
- 버나비(Burnaby) : SFU가 속해있는 지역으로 평범한 교외도시 같아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한적한 인상을 주지만 Metrotown이라는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고층빌딩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치안도 안정적이고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마트, 노래방, 식당 등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코퀴틀럼(Coquitlam) : 버나비의 동쪽 지역입니다. 이쪽으로 갈수록 지하철 노선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찾아가기 조금은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지만 정말 괜찮은 동네였습니다. 특히 Lougheed 역을 주변으로 한인타운이 있는데 정말 한국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 그 외 화교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리치먼드, 갱단이 있다고 하는 써리, 비교적 한적하고 자연을 보기 좋은 노스 밴쿠버 등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조심하신다면 밴쿠버 내에서 여러 지역을 다니시는 것도 정말 재밌습니다.
2) 물가
- 코로나 때문에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제가 있었을 때는 환율이 1 캐나다달러에 1040원이 넘어가기도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더욱 물가가 부담스러웠습니다. 농산물이나 육류의 가격 자체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쌌습니다. 특히 과일은 한국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준이었으나 가공육, 공산품 등의 가격은 한국에 비해 정말 비쌌습니다. 체감 상으로는 1.5배 정도 더욱 비쌌고, 특히 한인마트에서 구매하게 되면 정말 두 세배 가격이라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제가 예산을 세울 때 한 실수 중 하나가 상품에 표기된 가격이 그 상품의 값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밴쿠버에서는 상품에 도합 15%의 세금이 붙습니다. 하지만 이 부가세는 주에 따라서 다르고 품목에 따라서도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더욱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 외국 문화 중 가장 난감한 것을 꼽으라면 저는 팁 문화를 꼽고 싶습니다. 어떤 식당에서는 주고, 어디서는 주지 않는 것인지도 애매합니다. 보통 계산하려고 할 때 카드 리더기나 포스기 뒷면에 총 지불금액(구매 가격+세금)이 뜹니다. 확인 버튼을 누르면 팁을 주는 칸이 뜨는데, 식당에 따라 최저 금액이 12%인 곳도 있고 18%인 곳도 있습니다. 물론 No Tip도 있기야 하지만 그건 정말 최악이라는 뜻이고, 밴쿠버에서는 평균적으로 15~20%를 낸다고 합니다.
- 이렇게 안 그래도 외식 가격이 한국에 비해 더 비싸다고 느껴지는 외식에 세금과 팁까지 지불하려면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한 예를 들어, 제가 20달러짜리 파스타를 하나 먹었다고 가정하면, 세금 포함해서 23달러, 팁까지 주게 되면 총 지불 금액은 26.45달러가 됩니다. 통장에 20달러 있다고 20달러짜리를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겁니다. 저는 외국 생활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이런 부분에서 많이 애를 먹었습니다.
3) 여행
- 사실 교환학생을 오는데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바로 여행일 것입니다. 정말 많은 곳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 드리고, 정말 얻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 밴쿠버 주변에서는 빅토리아 섬과 휘슬러 마을을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하절기가 끝나기 전에 꼭 밴프 및 로키산맥 투어는 한 번 다녀오셔야 합니다. 저는 한인단체관광으로 다녀왔는데 내려서 사진만 찍고 이동했는데도 기억에 남을 만큼 정말 멋진 풍경들이었습니다.
- 그 외에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곳들은 캐필라노 현수교, 스탠리파크, 잉글리시 베이 일몰, 가스타운, 로저스 아레나(하키 경기장), 반두센 공원 등이 있습니다. 특히 할로윈이 끝나면 전부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시작하는데 밤에 보면 정말 멋집니다.
4) 수업
- CRIM 101 : 앞서 말씀드린 범죄학개론입니다. 교수님께서 자주 편찮으셔서 수업이 취소되거나 영상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의 300명 가까이 듣는 강의여서 좀 많이 산만하고 수업을 따라가는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본 수업이후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되는 튜토리얼 수업에서는 조교와 함께 수업 내용을 복습하면서 다시 짚고,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습니다. 시험은 오픈북에 테이크 홈이었지만 문제 수가 정말 많습니다.
- GA 101 : ‘글로벌 아시아 입문’이라는 수업으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배, 그리고 탈식민화 과정과 그로 인한 인구 이동에 대한 내용을 개략적으로 다룹니다. 대부분의 포커스는 벵갈 지역과 중국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건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튜토리얼 때는 거의 토론과 발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제 영어 말하기 실력은 대부분 이 시간에 올랐던 것 같습니다.
- GA 400 : 위의 수업과 같은 주제인데 애초에 총원이 15명 정도인 세미나 수업이었습니다. 전공생들이 졸업 직전에 듣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더욱 깊이 들어갔고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과 이를 어떻게 전시해야하는가에 대한 박물관학도 배웠습니다. 현장체험학습도 두 번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노력을 쏟았고 가장 열심히 참여한 수업이었습니다.
- 사실 저는 서울대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발표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틀릴 거라는 생각에 자꾸 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와서는 어차피 아는 사람도 없고 제가 틀려도 누가 뭐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를 틀려서 다 같이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토론을 하다가 모르는 표현이 있으면 무슨 뜻인지 물어보면서 알아가고, 자신감이 쌓였기 때문에 농담도 던질 수 있게 되는 과정이 저한테는 하나의 성장이었습니다. 혹시 제 보고서를 읽으시는 분도 기회가 될 때마다 많이 말을 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5) 생활
- SFU는 그러지 않았는데, 보통 일처리가 굉장히 느립니다. 결제는 빨리 되는데 환불 받으려면 한 달은 우습게 넘어갑니다. 버스기사님들께서도 교대하시는데 굉장히 여유로우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합니다. 조금 늦은 일처리들도 이 여유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조금은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 이건 제 경험인데 다른 분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남깁니다. 다른 피부색의 사람들이 동아시아인에 대하여 하는 인종차별적 언어나 제스처는 많이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동아시아인이 타인종에 대하여 하는 차별적 손짓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코를 대놓고 막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몰라서 이스트 밴쿠버나 다운타운을 다닐 때 코를 종종 막곤 했었는데 이를 알고 나서는 전혀 그러지 않았습니다. 혹시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다양한 민족이 사는 만큼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도 정말 각양각색입니다. 좋게 생각하면 다양한 억양과 발음을 경험할 수 있고, 조금 비관적으로 보자면 수업이 없었다면 영어가 늘지 않았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저 역시 완전히 잘못 발음하고 있는 단어들이 있었기 때문에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답답해하지 말고 서로의 발음에 맞춰서 소통하는 것 역시 밴쿠버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입니다.
- 한국보다 미세먼지가 적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가서 기관지가 많이 상했습니다. 가래도 자주 끓었고 비염도 자주 왔습니다. 되게 건조한데 빨래는 안 마르고 가구들은 꿉꿉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기관지 안 좋으신 분들은 꼭 유념하셔야합니다.
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 사실 어찌 보면 조금은 비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저는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성격인 탓에 낭만적인 모습에 홀려서 가기보다는 가장 조심해야하는 부분을 먼저 보고 대비를 한 후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도, 밴쿠버도, 정말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남기는 글을 보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것들은 직접 가서 느끼시길 바랍니다. 그런 멋진 경험을 하고 있노라면 분명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기에 방해되는 몇 가지 안 좋은 순간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 글이 그런 순간들 중 하나라도 막아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접 가신 분들께서 더욱 온전하게 느끼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좋았던 것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줄여보았습니다. 제 경험에서 나왔기 때문에 객관적이지도 정확하지도 않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랍니다. 교환학생은 정말 멋진 경험입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다채로운 한 페이지겠지요. SFU로, 밴쿠버로, 캐나다로, 그리고 세계 어디로든지 교환학생 다녀오실 분들 모두 건강하게, 예쁜 추억 가득 담아서 돌아오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