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생활하면서 많이 지치고 삶이 무기력해져서 휴학을 할지 아니면 환경을 바꾸어 공부해 볼지 고민하던 찰나에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교환은 대학생 때 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고 틀에 박힌 일상을 리프래시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는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한 학교로 지원할 때 치안이 안전한 지역인지, 영어를 사용하는 지역인지, 그리고 공대분야로 연합전공을 해서 공대 과목 수업이 유명한지를 우선순위로 두어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교환생활 하는 동안 매우 안전하다고 느꼈고(밤 늦은 시간에 혼자 다운타운에 나가지 않고 위험한 특정 street에 가지 않는 이상) 영어권에 있다보니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나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벤쿠버는 특히나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분위기라 학교 내에서도 워낙 다양한 인종이 있다보니 북미지역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보다는 국제학교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 학교 관련된 준비사항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숙사와 수강신청 그리고 기타 보험, 교통비가 포함된 비용을 학교에 지불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과정은 국제협력본부와 합격 이후 UBC에서 전달해오는 안내 메일을 잘 확인하고 메일에 설명된 절차에 따라 기한 내에 신청하기만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잘 준비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의 경우 미리 1지망부터 13(?)지망까지 미리 받는데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Fairview 아니면 Walter Gage에 배정받게 됩니다. 제가 지원했을 때는 절반 정도만 기숙사에 합격하고 나머지 분들은 합격하지 못해 따로 방을 구하느라 처음에 고생하셨던거 같은데 추가합격도 있으니 혹시 떨어졌더라도 집은 계속 알아보면서 추가합격도 기다려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강신청도 수강편람이 뜨면 1지망부터 10지망까지 미리 신청해서 작성하면 담당 부서에서 알아서 신청해주는 방식인데 저같은 경우에는 선이수과목을 증명해야하는 과목들이 있어서 ubc에서 메일에 첨부해준 양식에 따라 선이수과목 증빙서류도 함께 제출했었습니다. 처음 1-10지망 내에 원하는 과목으로 신청이 되지 않아도 학교 다니면서 드랍/추가신청/웨이팅리스트 걸어두기가 가능해서 왠만하면 원하는 수업들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국하기 전에 학교에서 지원하는 의료보험(iMED), 교통비(UPass) 등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한 돈을 내야하는데 이 역시 ubc에서 안내 메일로 친절하게 설명이 오니 기한 내에만 잘 처리하면 큰 상관이 없습니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교통비와 의료보험이 생각보다 금전적으로 큰 도움이 되니 꼭 잊지말고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이 외에 따로 준비해야할 사항으로는 비자와 생활용품들인데 저는 1학기만 생활하여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ETA visa를 발급받았지만 더 오랜기간 생활하거나 캐나다에서 알바를 구할 경우에는 student visa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저 때는 출국 시 영문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서류가 필요해서 미리 준비했었고 교환 생활 전후에 미국여행을 계획했어서 미국 비자 ETSA도 발급받았습니다. 생활용품은 한국에서 많이 챙겨가지 못해서 현지에서 많이 샀었는데 물가가 한국에 거의 1.5배~2배여서 여건이 된다면 한국에서 많이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벤쿠버는 비가 많이 오고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눈이 많이 왔어서 신발 중에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는 것을 하나 챙겨가시길 추천합니다. 또 walter 기숙사 배정받으신 분들이라면 겨울에 히터가 약하고 중앙제어라 이불이나 담요, 옷을 두껍게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저는 4과목을 수강했는데 하나는 온라인 수업이였고 나머지 3과목이 대면강의였습니다. 제가 수강한 수업의 로드는 서울대랑 비슷하거나 아니면 더 널널한 편이였고 시험공부도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 강의 하나는 흔히 ubc 학생들 사이에서 꿀강이라고 알려진 FRST 303 수업으로 족보가 있어 족보대로 시험 준비하기 편했고, RMST 305 수업은 로망스 영화 수업으로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교양 겸 부담없이 들었는데 교수님도 매우 친절하시고 중간/기말 없이 짧은 essay 2편, 긴 essay 1편으로 학점을 주셨습니다(출석만 매번 하면 되도록 다 잘 주신 것 같습니다). INFO 200은 정보학 관련 수업으로 서울대학교에는 없는 종류의 수업이였고 실제 ubc에서도 학과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분야여서 강의 내용이 신선했습니다. 중간/기말고사를 보고 한 학기 동안 팀원들과 team project를 진행하게 되는데 informatics라는 생소한 분야에 대해서 접하고 교수님 강의력도 좋으셔서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CPSC 322 인공지능 개론 수업은 제 전공과 가장 관련이 깊은 수업이였는데 교수님 강의력이 좋으시고 강의노트도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고 학습을 도와주는 시뮬레이션 applet도 있어 개론 기초를 닦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중간/기말 시험과 4번의 과제 제출로 성적이 산출되는데 서울대 공대 수업보다 널널한 로드라고 느껴지긴 했습니다.
현지 생활로는 개강 전, 개강 후, reading break 등 긴 연휴를 활용해서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서울대에서 같은 ubc로 교환오신 분들이랑 자주 만나면서 캐나다 내 밴프, 빅토리아 아일랜드, 몬트리올, 퀘백, 켈로나, 휘슬러 등 2박 3일, 3박 4일로 여러 지역을 다녔고 또 다른 국가에서 ubc로 교환 온 해외 교환학생들과도 당일치기로 벤쿠버 내 행사나 여러 지역을 자주 놀러 다녔습니다. 저는 시간표 짤 때 월수금 공강 만드는 것을 성공해서(그 대신 화목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4과목을 모두 듣긴 했지만...) 금토일월 이렇게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동아리는 제가 춤을 좋아해서 imagine day 때(동아리 소개제와 비슷) 마음에 드는 춤동아리 몇 개 인스타를 팔로우하고 시간이 맞으면 dropin class 신청하여 들었습니다. 운동도 하려고 필라테스 동아리도 들었는데 정작 놀러다니느라 몇 번 못갔던...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동아리가 많아서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동아리에 들어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유의할 점은 병원 가기가 힘들고 약도 그냥 종합감기약 종류밖에 없어서 감기 걸렸을 때 자연치유를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캐나다에서 한번은 심한 감기, 한번은 코로나에 걸렸었는데 감기는 한국에서 가져온 종합감기약으로 자연 치유했고, 코로나는 일주일동안 현지 약을 먹어도(타이레놀 종류인데 약값이 매우매우 비쌉니다...) 증상이 안나아서 결국 다운타운에 urgent care hospital에 찾아갔었습니다. 항생제 약처방도 못 받고 단지 의사 진찰만 받고 나왔는데 $420 병원비가 나와서 충격이였지만 다행히 학교 의료보험인 iMED로 전 금액이 보상되었습니다. 물론 안 아픈게 최고지만 건강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무조건 꼭 의료보험은 잘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 가기 전에는 생활적으로도 혼자서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었고 정신적으로도 부모님께 많이 의존했었는데 5개월동안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독립심도 커지고 생활력도 많이 길러졌습니다. 무엇보다 삶이 무기력했고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동기를 잃었던 상태였는데 교환 생활 이후에는 여행도 많이 다니고 충분히 휴식을 가지게 되면서 다시 삶의 원동력을 되찾았고 진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의지를 되찾은 것이 제 교환 생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결실인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을 마주하게 되고 다양한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만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내 모습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처럼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쉬고 싶어서 어떤 명확한 목적 없이 교환을 신청하셨다고 하더라도 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교환을 통해 좋은 추억도 많이 쌓고 즐기고 오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