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코로나로 대학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던 중 교환학생을 통해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였습니다.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고, 졸업 후 장기로 거주할 만한
해외 국가를 미리 다녀온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캐나다를 선택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버나비 시에 위치한 Simon Fraser University로 1학기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SFU는 총 3곳(버나비 산, 밴쿠버 시내, 써리)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데, 학사과정의 경우 본 캠퍼스인 버나비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게 될 확률
이 높습니다. 버나비는 밴쿠버와 인접해 사실상 광역 밴쿠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데, 원래는 10월부터 우기이기 때문에 Raincouver이라고 불리지만 제가 파견된 시기
에는 기상 이변으로 10월까지 화창하다가 11월부터 떠날 때까지 폭설이 내렸습니다.
8월부터 9월까지는 해가 무척 길고 날씨가 좋아 가을학기로 떠나는 경우 조금 일찍
출국하여 캐나다의 여름을 최대한 즐기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가을학기는 북미권에
서 새 학년도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두 다 같이 캠퍼스 생활을 시작하게 된
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한 행사, 학교 및 각종 프로그램 및 이
벤트를 안내하는 행사가 많이 열리고, 학생들도 보다 새 친구를 사귀기 위해 마음을
열어놓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다만 SFU는 3학기제이기 때문에 1학기가 13주 정도입니다. 학점인정신청을 할 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및 보험
6개월 이상 캐나다에 머무르지 않더라도 Study permit을 따로 받아놓는 것을 추천드
립니다. 저는 따로 받지 않았는데, 사후에 캐나다를 떠나는 날짜는 얼마든지 변경 가
능하니 스터디 퍼밋을 받아 BC주 신분증도 만들고, 교내 아르바이트 경험을 해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다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되
고, 과정이 귀찮으시다면 그냥 eTA를 받아 가시면 됩니다. 이때 대행업체가 아닌 공
식 사이트가 맞는지 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보험은 SFU에서 계속 안내 메일이 오는데, 기본적으로 커버되는 범위를 잘 확인하시
길 바랍니다. 그리고 캐나다의 경우 아플 때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볼 수 있는게
아니라, 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예약 시스템(일주일이 지나 병이 호전되어 취소를 희
망하더라도 수수료를 물어야 합니다)이니 이 점 참고하시고 상비약 정도는 챙겨 가시
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기숙사 및 수강신청
무엇이든지 선착순인 경우가 많고, SFU에서 메일을 수시로 보내니 계속해서 메일을
제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숙사의 경우 1인실인지, 혼성 층인지, 엘리베이터
가 있는지, 반드시 기숙사식당을 이용하여야 하는지 등의 여부를 따져 본인에게 맞는
곳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수강신청 또한 희망 과목을 8과목 정도 채워 넣으면 시간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데,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신청하시면 됩니다. 이때 교환학생이라는
신분을 잘 활용하여 듣고 싶었던 수업의 정원이 차더라도 어필해볼 수 있는데, 간혹
고학년 수업은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미리미리 강의 안내 사이트를 참조하고
문의를 넣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한국의 행정 처리 속도를 기대하시면 안되고, 누락될 일도 있으니 답변이 없을 경우
문의를 반복해서 넣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 파견 시기에는 SFU의 국제학생처 담
당이 한국인이셔서 대면 행사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도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3. 각종 준비물
캐나다의 물가가 비싸기는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에 비교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기도
하고, 중고 가게나 각종 세일 기간이 많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구할 수 없거나 너무
비싼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짐을 꾸리는 것이 좋습니다. 웬만한 식자재나 생활용
품은 중국 마트(T&T)나 월마트에서 구할 수 있고, thrift store도 많아서 잘 활용하
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챙겨가길 추천 드리는 것은 평소 복용하는 한국 약, 멀티
탭, 옷걸이, 슬리퍼, 스테인리스 수저입니다. 따로 캐나다에서 구하기 번거로운 물품
들이기 때문입니다. 침구류가 따로 기숙사에 없고 (입주일 이전에는 학교나 기숙사에
서 따로 택배를 받아주지 않음) 차량 없이 입주일에 사러 나가는 것도 무리이기 때문
에 압축하여 챙겨가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1. 수업
저는 총 3과목을 듣게 되었고, SFU에서는 10학점 정도였지만 1학기가 13주이기 때
문에 10학점을 전부 인정받기는 어려우니 이 점 참고하셔서 수학 신청하시길 바랍니
다. 캐나다에는 따로 학부 과정에 교원 양성 과정이 없기 때문에 역사교육과 대신
Global Asia 소속으로 지냈지만, 소속되지 않은 곳의 수업만 들어도 괜찮습니다.
GA 101 Introduction to Global Asia
글로벌 아시아란 무엇인가에 대해 개략적으로 배우는 수업이었는데, 아시아라는 개념
- 3 -
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동시에 제국주의, 지역학 등의 요소를 위주로 배
웠습니다. 1학년 수업이기 때문에 매 수업 이후 튜토리얼이 있었습니다. 따로 교재는
필요하지 않았고, 리딩이 있긴 하지만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을 위해 늘 수업 시간
에 따로 설명해주셔서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큰 로드는 에세이 2회(리딩 리뷰, 영상
리뷰), 조별과제 1회, 기말 1회(take-home)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아시아언어문명학
부 소속이라면 이미 배운 내용이겠지만, 저는 다소 생소한 지역사를 캐나다사와 연계
하여 배울 수 있어 세계사를 보는 시야를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조
교에 따라 점수가 다소 달라지는 편입니다.
GSWS 100 Sex Talk: Introduction to Contemporary Issues in Sexuality
Studies
대형강의로 진행되었고, 젠더보다는 섹슈얼리티 위주의 기초적인 개념 강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따로 교재는 없었고, 리딩과 강의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두어 주 정
도 푸코, 젠더 및 섹슈얼리티 용어 등을 배우고 난 이후에는 강의 제목에서 드러나다
시피 인공지능, 소셜 미디어 등 현대적인 쟁점을 많이 다루었습니다. 마찬가지로 1학
년 수업이기 때문에 매주 튜토리얼에 참가해야 하는데, 매주 아주 간단한 온라인 과
제(업로드만 하면 점수를 줍니다)가 있고 크게는 조사 프로젝트(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이 아니라, 연구 주제까지만 선정하고 논문 너댓 개를 리뷰하면 됩니다) 1회 외에 중
간고사와 기말고사는 각각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개념을 정리할 수 있어 가벼
운 마음으로 즐겁게 참여하기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GSWS 312 Immigrants, Women and Transnational Migration
세미나 형식의 수업이고, 300번대 수업이지만 주로 4학년이 많이 듣는 수업이었습니
다. 교과서도, 튜토리얼도 없었습니다. 사실 캐나다 역사나 사회에 대해 잘 몰랐기 때
문에 이주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권력구조 아래 제국주의, 특히 정착민
식민주의를 위주로 배웠습니다. 리딩도 많고 어려웠고, 토의 시간마다 어려운 내용을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말하려니 압박감이 컸지만 그렇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나, 수업
내용 측면에서도 가장 많은 도움을 얻은 강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2주마다 배운 내용
을 복습하는 과제가 있고, 그룹 발표 1회에 기말고사(take-home)가 있었습니다.
2. 영어
처음 캐나다에 도착해서 제가 영어 울렁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까
지 영어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더라면 영어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굳거나
목구멍에서 말이 맴돌게 될 수 있지만,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짧게
는 일주일, 길게는 1달 정도면 ‘아, 나는 어차피 외국인이기 때문에/우리는 다같이 외
국인이기 때문에 알아서 나의 영어를 알아들어라’하는 마인드가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영어 실력이 훌쩍 늘게 됩니다.
- 4 -
수업 전 리딩을 하다보면 글을 읽는 속도가, 수업을 듣다보면 듣기 실력이 자연히 향
상됩니다. 그렇지만 의외의 복병이 쓰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
서는 그래도 영작에서 크게 지적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영미권 국가의 경우 기본적
인 사고 구조가 다른 것이 다른 문장 구조나 표현으로 드러나고, 나아가 문단이나 글
구성에도 그러한 점이 반영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쓰던 방식을 영어에 그대로 적용하
기 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의 문장을 쓰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
집니다. 저는 이것을 학기 막바지에야 조금 고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짧았던 터라
많은 진전을 보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울대와 비슷하게 글쓰기
센터 같은 것이 있으니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3. 교통 및 여행
대중교통은 compass card를 사서 학교 계정과 연계하면 매달 갱신만 잊지 않는다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전이나 이후에는 대중교통을 사용하기 위해
skytrain(지상철) 역이나 london drug store에서 새 카드를 사면 되는데, 학기 중간
에 잃어버리면 역보다는 london drug store에서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역
에서 살 경우 최소 금액을 넣다보면 10 CAD 정도 들지만, 후자의 경우 6 CAD만 들
기 때문입니다. 개강 전후로 충전해서 써야 한다면, zone에 따라 돈이 다르게 들지만
평일 저녁 이후나 주말에는 1 zone 가격으로 (버스는 늘 1 zone 가격이고, 90분 내
에 환승이 가능합니다)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만약 밴쿠버에서 당일치기로 자연을 즐기려면 구글 맵스로 평소에도 둘러보고, SNS
에 올라와있는 숨은 명소 계정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유럽에서 온 교환학생들
은 자연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아 친해지면 영어 실력 향상에도 좋고 놀러 다니기도
좋습니다. 근교로 여행을 다닐 경우에는 버스를 타고 미국 시애틀이나 포틀랜드에 다
녀올 수도 있고, 페리를 타고 빅토리아 섬으로 가셔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시애틀과
빅토리아 섬이 무척 좋았습니다. 당일치기로 다녀온 곳 중에는 deep cove, port
moody, 밴쿠버 시내 근처의 해변이 특히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개강 전에 토론토로 들어가 온타리오 주를 구경하고, 밴쿠버에서 로키 산맥을
다녀왔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 쪽에서 보는 것이 더 예쁜데, 날씨가 좋지
않으면 큰 감흥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로키 산맥은 교통과 일정을 고려했을 때
그냥 한인 여행사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학기 중간에 단풍철에 퀘벡을
다녀오거나 종강 즈음에 오로라를 보러 옐로 나이프를 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저는
캐나다에 다시 올 생각이 있어 따로 가지 않았습니다.
종강 후에는 미주 투어를 하거나 중남미 여행을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유럽
으로 이동해 1달 정도 다녔는데, 만약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쿠바나 코스타리카,
페루와 같은 국가로 가고 싶습니다. 또, 교환을 같이 간 친구들 중에 마음 맞는 친구
들끼리 여행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 5 -
4. 기타 생활
1. 기숙사 생활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면 기숙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저는 평소 요
리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따로 meal plan을 신청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강의동과 제일 인접해있는 Shellhouse의 여성층을 신청하여 살았습니다. 다만 여성
층이 혼성층보다 더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니 이른 신청 추천 드립니다. 또,
학교에 각종 운동 프로그램이나 설비가 잘 마련되어 있으니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
니다. 음식이 다른지라 쉽게 체중이 늘 수 있는데, 저는 직접 식단도 조절하고 자유
수영도 다니면서 체중을 조절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인보다는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었기 때문에 이때까지의 귀국
보고서에서 가장 후기가 적은 곳을 고른 것이기도 한데, 엘리베이터가 없었음에도 나
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단성 층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시안이 많고, 한국인이 매
우 많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를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다양
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그 친구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문화를 공유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또, 샤워실이 적고 좁아 불편
하기는 하지만 물이 다르고 매일 씻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
용할 수 있었습니다. 빨래는 빨래 카드에 돈을 충전해서 쓰는데, 한 번에 건조까지
3.4 CAD가 들기 때문에 많이 모아서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캐나다는 다른 나라에 비해 건물 fire alarm이 자주 울립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대피
하시면 되고, 요리를 하다가 울리는 경우도 빈번하니 꼭 환풍기를 틀고 조리하셔야
합니다. 학교 안은 식자재비가 비싸지만 메트로타운에 월마트, Canadian
Superstore, T&T(중국 마트)가 모여 있으니 주기적으로 사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1~2인분의 육류는 오히려 캠퍼스 반대편의 마트를 사용하시는 것이 더 경제적
입니다. 외식비는 한번에 팁까지 15~20 CAD 정도는 생각하셔야 하는데, 중동계 식당
이나 중국계 식당은 10 CAD 정도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도 왕왕 있으니 입맛
에 맞으신 분이라면 다양한 음식을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카페의 경우 팀
홀튼이나 스타벅스 어플을 깔아놓으면 각종 할인, 적립 등이 가능하기도 하고 주문하
기도 편해서 꼭 설치해서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도 추수감사절이 있고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지만 미국과는 다른 시기이고, 그
렇게 큰 행사는 아닙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추어 가면 사람이 많으니 차라리 그
주간에 다른 날짜에 미리 가셔서 쇼핑하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연말까지 계신다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boxing day가 더 큰 세일이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택배사의 경우 여러 한인 택배사가 있지만 한미택배가 가장 저렴했습니다. 귀국 전에
저는 다른 곳에서 단체로 짐을 부쳤지만 이후 다른 짐을 더 부치면서 비교해보았을
때 한미택배가 가장 저렴했습니다. 버나비 캠퍼스에서 우버나 리프트(lyft) 어플로 가
면 싼 값에 이동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6 -
2. 대인관계 및 놀 거리
전술했다시피 가을학기의 장점은 학년을 시작하는 학기라는 점입니다. 동아리도 활성
화되어있고,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Student Union Building에 많이 있으니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동아리나 모임 활동은 디스코드 서버를 개설해놓고
있습니다. 또 Global Community Program에 참가하시면 학교 생활 멘토를 지정할
수도 있고, 여러 행사에 참여하여 친구를 사귀기에도 좋습니다. 요즘 한국의 문화적
위상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호감을 가지고 말을 걸어주는
일이 많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돌이나 드라마를 잘 모르는데, ‘아 추워’라고 하면 ‘나
도 추워’라고 답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나 한국어가 널리 퍼져있
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문화권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또한 주로 아시아권 친구
들과 더 빨리 친해졌는데, 더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왓츠앱을 많이
활용하고 강의나 튜토리얼 때를 활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스몰톡도 잘 하지만 더 깊은 인간관계로 발전하기에는 살짝 벽이 느껴진다고 현지 친
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고 저도 일정 부분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자주
부딪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으니 조금 피곤하거나 영어가 두렵더라도 계
속해서 사람들과 만나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또, 본교 교환학생들과 다른 한국 교
환학생들이 모두 모여 그룹을 만들고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이것이
제게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밴쿠버는 크게 유흥 문화가 발달한 곳은 아니지만, 그만큼 안전하기도 합니다. 하반기
에는 밴쿠버 국제 영화제와 아시안 영화제 같은 소소한 행사가 차이나타운에서 있기
도 하고, 구글에 관심 있는 종류의 모임이나 파티를 검색하면 eventbrite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4학년 2학기에 무턱대고 신청한 교환학생이기에 캐나다에 도착해 개강 전 첫 한 달
동안은 매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에 시달렸고, 또 개강 후 한 달 동안은 생
각만큼 영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했지만 전반적인 교환 생활은 너무나
도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저는 타지 생활에 익숙한 편이라 향수병을 겪지는 않았지
만 처음 타지 생활을 교환으로 한다면 분명 처음에는 외롭고 힘들고 한국이 그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거창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기보다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캐나다의 분위기에 맞추어 하루하루 생활하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인간적으로 단단해지는 스스로를 발견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10월부터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너무 아까워서 비나 눈이 오지 않으면 무조건 외출하
고, 내성적임에도 약속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귀국 후
한 달이 지난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만약 틈틈이 다양한 지역을 탐방하고 싶다면
사실 캐나다가 유럽만큼 좋은 선택지는 아닐 수 있겠지만, 안전하고 포용적인 곳에서
영어 실력을 쌓고 싶다면 정말 좋은 선택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1학기가 다소
짧은지라 조금 더 길게 다녀올 수 있다면 그 기회를 잡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