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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손O하_Université de Paris _2022학년도 제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5 April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불어불문학과 학생으로서 프랑스어를 막연히 학업적 관점에서 학습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느꼈고, 프랑스어 실력의 향상과 더불어 프랑스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사실 Université de Paris 라는 교명은 파리 2대학과의 소송 이후 지난해Université Paris Cité로 변경되었습니다. 파리 시테 대학교는 2020년, 크게는 5대학(Descartes)와 7대학(Diderot)의 합병으로 탄생하였으며 프랑스의 여러 대학이 그렇듯 파리 곳곳에 캠퍼스가 흩어져 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지원하는 인문 계열의 학생들은 대개 7대학에서 생활하게 되기에 이 글에서는 주로 Diderot 대학을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사실 디드로 대학은 파리 중심부에서 다소 벗어난13구 안에서도 Ivry-sur-Seine 등 외곽 지역과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캠퍼스 자체에서 파리의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끼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메트로 14호선과 RER C, 그리고 트람 T3a까지 다니고 있어 교통이 편리한 편이고 치안도 (본교에서 지원 가능한 13대학 등에 비해서는) 우수한 편이라 입지 면에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뉘는데, 먼저 ‘캠퍼스 프랑스’ 사이트에서 학생비자 개인 페이지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된 서식을 채워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한 서류에 문제가 없다면 이메일로 면접 날짜와 시간을 부여받고 (본인이 참여할 수 없는 시간인 경우 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면접에 응하면 됩니다. 사이트에는 1대1 면접이라 명시되어 있으나, 제가 면접을 봤을 때는 네다섯 명 정도가 한 명의 면접관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비자과 홈페이지를 통해 방문 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대사관 면접 예약을 캠퍼스프랑스 면접 당일로부터 평일 기준 3일 이후부터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서류가 캠퍼스프랑스에서 대사관으로 넘어가지 않아서 다시 예약을 잡아야 한다고 합니다… 비자 면접 관련해서는 블로그에 후기가 많아서 익히들 알고 계시겠지만, 악명 높은 한국인 여성 직원이 걸린다면 긴장하셔야 합니다. 서류에 하자가 있거나 본인의 심기를 거스르는 경우 인신공격성 발언을 무자비하게 퍼부으시는 것으로 유명하며 실제로 저도 목격한 바가 있습니다….

프랑스 새 학년도가 시작하는 9월 전, 여름방학 기간에는 면접을 예약하려는 학생들이 특히 많이 몰립니다. 비자과 방문 이후 비자 수령까지 3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한 빠르게 절차를 진행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 역시도 넋 놓고 있다가 비자 예약을 너무 늦은 날짜로 잡아서 출국을 미루는 방법도 고려하다가 운이 좋게도 취소 표를 잡아서 겨우 예정된 날짜에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보통 디드로 대학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크루스(CROUS) 기숙사를 배정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교환학생 지원 시 크루스 입주를 희망하는지 여부를 조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운이 나빠서인지 기숙사를 받지 못했고, 처음에는 Studelites에서 운영하는 파리 외곽의 사설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환경이 너무나 열악해서 이후에는 현지 부동산에 나온 매물을 1년 계약한 후 중도 해지하는 형태로 거주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숙사에 비해 비싼 월세를 지불하고 살아야 했지만 에어비앤비에 비해서는 가격이 싸고 거주증명 등 현지에서 종종 필요한 서류 발급에 있어서도 에어비앤비보다는 유리하다고 느꼈습니다. 프랑스는 법적으로 세입자가 한 달 전에만 예고하면 임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크루스를 받지 못하였는데 사설 기숙사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 1년 계약을 체결하고 퇴주하기 한 달 전에 préavis (예고장)를 보내는 방법도 있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계약을 해지하고 나오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기에, 추천한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1. 수강신청 방법

파리 시테 대학교의 모든 수강신청은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한국과 (심지어 프랑스의…) 대부분의 학교들과는 달리, 직접 각 과목을 개설하는 학과사무실에 일일이 신청해야 합니다. 보통 개강 직전 주간에 이 절차가 이루어지며,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학과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여 신청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Version 3 (한불 번역) 한국학과에서 개설하는 번역 수업으로, 강의 내용 자체보다도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수강했습니다. 보통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인데, 프랑스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며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선생님의 첨삭을 받은 시간은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매우 유익하고 색달랐습니다. 전반적인 지문의 수준은 높지 않아서 B2~C1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시험을 보는 데도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Grammaire et rédaction (문법과 작문) 2022년 1er semestre 기준 (Béatrice 교수님 수업) 추천하지 않습니다.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의 스페인어 악센트 때문에 알아듣기가 다소 힘들었고 내용 자체도 그다지 잘 정리해서 전달해주시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불문과 학생들은 프랑스어문법과 작문 과목을 대체하고자 들으실 수도 있는데, 이 과목은 전필이라 어차피 학점인정을 받지 못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Langage et société (사회언어학) 언어학과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LSH (Lettre et sciences humaines) 학과의 수업으로, 사회언어학의 기초와 대표적인 연구들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학기의 절반가량은 교수님의 강의식 수업으로, 나머지 절반은 학생들의 exposé (구두 발표) 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자체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지만, 학생들끼리 조를 짜서 조별 발표를 40분 내외의 분량으로 준비해야 하기에 프랑스 학생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있거나 프랑스어로 말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5. 현지 생활

현지 생활에 관해서는 이미 여러 귀국보고서에 자세하고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기에 간략하게만 덧붙이려 합니다. 요리를 잘 할 줄 몰라서 대부분의 끼니를 식당이나 배달음식 등으로 해결했습니다. 외식 물가는 이미 정평이 난 대로 확실히 비싼 편이지만, 저는 케밥이나 중식, 쌀국수 등 특정 메뉴를 잘 선택한다면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외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파리가 전과는 달리 우버이츠, 델리베루(Deliveroo) 등 배달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물론 가격은 가게에서 먹을 때보다 비쌉니다) 금전적 여유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이 방법도 괜찮습니다. 저처럼 15구 근처에 거주하게 되신다면 K마트를 비롯한 여러 한인 마트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이나 덮밥 등 메뉴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 용품 면에서는, 생각보다 파리에서 구할 수 없어서 한국에서 구입해가야 한다고 들었던 물건들(슬리퍼, 고무장갑 등)을 웬만하면 거의 다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무인양품 (MUJI)가 곳곳에 들어와있어서 이곳에서 실내용 슬리퍼를 구할 수 있었고, 몇몇 대형마트에서는 설거지용 빨간 고무장갑도 보였습니다. 전기장판, 샤워필터 정도만 준비해 온다면 나머지는 현지에서 어렵지 않게 구해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흔히 교환학생 시기를 인생에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황금기라고들 말합니다. 지난 5개월을 파리에서 보내며 힘든 일도, 외로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한국에 있었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다양하고 값진 경험을 쌓고 온 것 같아 지난 시간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가니 시간이 있을 때 주저 말고 파리 곳곳, 유럽 곳곳을 누비며 즐거운 추억 쌓고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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