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제가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학교는 Université de Strasbourg 중 Sciences Po입니다. 공식적으로 Université de Strasbourg에 속해있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일종의 단과대 형식입니다. Université de Strasbourg 교환학생으로 지원하신 후, Sciences Po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Université de Strasbourg에는 Sciences Po 외에 각종 단과대 및 비지니스 스쿨(EM Strasbourg)가 있으니 관심사에 따라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M Strasbourg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Université de Strasbourg와 Sciences Po Strasbourg는 캠퍼스도 30분 정도 거리에 있어 Sciences Po를 선택하신다면 Université de Strasbourg를 경험하실 일은 전혀 없습니다.
Sciences Po는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정경대학으로 기본적인 프랑스 내에서의 인식은 정치경제 분야의 엘리트 양성학교였습니다. Sciences Po Paris가 가장 명문이고, Bordeaux 등 다른 지역에서도 Sciences Po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Sciences Po는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하는데, 최근 인종 및 사회계층 융합을 위한 프랑스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전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경제 분야에 특화된 학교이다보니 학생들의 관심사가 다양하진 않습니다.
Sciences Po에 다니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동학년 학생들과 학교 차원에서 배정된 시간표를 같이 듣습니다. 한국의 대학교들처럼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신청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프랑스의 학사는 3년 과정이기 때문에, 석사 과정인 4-5학년 학생들만 전공에 따라 수업을 골라 듣습니다. Sciences Po에 다니는 학생들의 90% 이상은 Sciences Po에서 석사 과정을 밟습니다. 다만 교환학생으로 가시면 학년에 상관없이 모든 수업을 선택해서 들으실 수 있고,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업들도 몇 개 개설되어 있어 선택의 범위가 넓습니다.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업은 영어로만 이루어지니 불어 수업이 부담스러우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또한 Sciences Po의 3학년들은 의무적으로 1년간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가시면 3학년을 보실 일은 없습니다.
II. 수업 소개
기본적으로 앞서 설명했듯이 Sciences Po는 수강신청을 직접 해서 수업을 수강하는 형태는 아닙니다. 다만 교환학생으로 가시면 수강신청을 하시게 될테니 수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학교에 처음 도착하시면 Welcome Week가 있을 것입니다(저는 개인 사정으로 2주 정도 늦게 도착해 Welcome Week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Welcome Week에서 수강신청 방법을 알려주실텐데, 참가하지 못하신다면 담당자가 이메일로 설명해주십니다. 서울대학교처럼 수강신청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수강신청 경쟁은 없습니다. 원하는 수업을 주어진 포맷에 적어내면 자동으로 수강신청이 되는 제도라 걱정하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영어수업 2개, 불어수업 2개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FLE 수업도 따로 신청했으나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서 1-2번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들은 1) International Economic Law and Policy, 2)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3) Droit Pénal, 4) Politique Comparée였습니다. 간단하게 하나씩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International Economic Law and Policy는 WTO의 Dispute Settlement System을 한 학기 내내 다루었던 영어 수업이었습니다. International Economic Law의 좁은 분야만을 다룬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한 가지 주제를 깊게 배우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수업일 것 같습니다. Sciences Po Strasbourg에서는 PPT 또는 별도의 수업자료를 사용하시는 교수님이 드물기 때문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들이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필기의 경우 대부분 학생들이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전부 받아적는 속기 형태로 합니다. 대부분의 수업이 겨울방학(크리스마스 방학) 이후 1월 8일부터 13일 사이에 치러지는 반면 이 수업은 겨울방학 이전에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는 Strasbourg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인권재판소에 대해 배우는 영어 수업이었습니다. Sciences Po Strasbourg에서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수업에서 배운 내용은 인상깊지 않았습니다. 2주 정도 교수님이 유럽인권재판소의 형태 및 의의 등에 대해 설명하시고, 나머지 수업은 전부 학생들의 케이스 발표로 이루어집니다. 부담은 없지만 내용의 깊이 측면에서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수업은 별도로 시험은 없었고 개인별 케이스 발표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Droit Pénal은 프랑스어로 진행된 형법 수업입니다. 1학년 수업이다보니 프랑스 형법의 기본 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굉장히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었으나, 수업시간이 되면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인사말 없이 깔끔한 아웃라인을 읽으셨습니다. 학생들과의 교류 혹은 보충 설명, PPT 등 수업자료는 없습니다. 교수님 발음이 정확하셔서 필기가 아주 어렵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형법 강의이다보니 단어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또한 교수님이 “Advanced French”라고 부르는 고급 프랑스어 문형 등을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시기 때문에 C1 이상의 프랑스어 실력이 아닌 경우 상당한 이해의 어려움을 겪으실 수 있습니다. 기말고사는 1시간의 서술형 시험 형식이었습니다. Sciences Po Strasbourg에서는 족보대로 시험이 출제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친구들 혹은 선배들에게 족보를 구해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과목도 족보에서 문제들이 그대로 출제되었습니다.
Politique Comparée는 프랑스어로 진행된 2학년의 비교정치학 수업입니다. 해당 수업은 Droit Pénal과 달리 PPT도 있었고, 학생 참여도 활발한 편이었습니다. 다만 교수님이 교실 중 아무나 임의로 지정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시기 때문에 프랑스어 말하기가 부담스러우시다면 다른 수업을 들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와는 다른 관점에서 비교정치를 배울 수 있고, 교수님께서 사용하시는 예시들도 유럽에 집중되어 있어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내용의 깊이가 깊진 않고 민주주의, 모더니즘 등에 대해서 배우지만 일부 예시들의 경우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어서 추천드립니다. 시험은 2시간의 Dissertation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Dissertation은 프랑스의 논술형 시험으로, 개인의 의견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어 2시간 동안 한 개의 Dissertation을 작성하시게 됩니다. Dissertation의 경우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요구/기대하는 형식이 있으니 친구 및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모든 교환학생들은 불어 시험을 치를 경우 불-영 사전을 지참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틀은 Introduction, Body로 이루어지는데 논리만 잘 정립되어 있다면 정답은 없습니다. 해당 시험은 족보에서 출제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결의 브로드한 문제가 출제되어 작성하는 데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Sciences Po Strasbourg에서 대부분의 수업은 일주일에 1번 2시간 이루어지고, 우리나라 학점으로 환산했을 때 1학점 혹은 2학점입니다. 때문에 3-4개 수업을 들으셔도 크게 부담없이 수업과 여행 등 모두 즐기실 수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는 항공권도 비싸지 않고 어렵지 않게 이곳저곳 여행 다니실 수 있으니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Strasbourg에 머물게 되실 경우 생각만큼 여행이 수월하지는 않습니다. Strasbourg Airport가 있긴 하지만 국내선 전용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원하는 국제선을 단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습니다. Strasbourg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싶으실 경우, 1) Charles de Gaulle Airport, 2) Baden-Baden Airport, 3) Basel Airport를 이용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파리 샤를드골의 경우 왕복 기차표가 가장 비싸지만 같은 프랑스 내의 공항이다보니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바덴바덴과 바젤공항 또한 스트라스부르와 멀지 않은 위치에 있으니 Skyscanner 등을 통해 세 가지 모두 검색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잠시 들었던 FLE 수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프랑스어 수업에 비해 매우 느리고 학생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실 불어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에, 불어를 향상하시고 싶은 분들은 불어로 된 수업을 듣는 걸 추천드립니다. 대신 불어 수업을 들을 때는 수업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되, 친구들에게 필기를 받아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웬만하면 필기는 잘 보내줄거에요! 또 학교 차원에서 제공하는 일부 학생들의 정리된 필기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필기들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Sciences Po Strasbourg의 경우 Erasmus(교환학생) Whatsapp이 있는데, 교환학생 담당인 학생 2명이 여러 가지 친목 이벤트들도 짜고 수업 관련 내용도 전달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교내 교환학생 담당 직원 혹은 해당 학생들에게 물어보시면 전부 해결하실 수 있을 거에요.
마지막으로 Sciences Po는 Université de Strasbourg과 지리적, 행정적으로 독립되어 있긴 하지만 여전히 Université de Strasbourg 소속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Université de Strasbourg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다양한 스포츠 강좌를 제공합니다. 신청 방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신청하셔서 운동을 즐기면 좋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강사 분들이 매주 출석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에, 몇 번 빠지면 사실상 수업을 포기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기보다는 스트라스부르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스포츠 강좌를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III. Strasbourg 소개
아무래도 프랑스하면 파리부터 생각나다보니 스트라스부르로 교환학생을 간다는 게 크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시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또한 1차 교환학생 신청 시기를 놓쳐서 울며 겨자먹기로 스트라스부르대학을 신청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파리에서 생활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늘 남아있지만, 그런 아쉬움을 무마할 만큼 스트라스부르에도 정을 붙이게 되어 간단하게 도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스트라스부르는 위도 상으로는 파리랑 거의 비슷한 위치에 있는, 프랑스 북동쪽의 도시입니다. Alsace-Lorraine 지방에 있는 도시로, 독일 영토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가 융합되어 있습니다. 건축양식, 공휴일 등 독일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습니다. 파리로 교환학생을 가서 프랑스 국내여행을 많이 다니던 친구가, 대부분 비스무리한 프랑스 소도시들 중 유일하게 특색이 확실한 도시라고 칭하던 게 기억에 남네요. 그만큼 스트라스부르만의 문화가 선명하고, 알자스인이라는 사람들의 자부심도 선명한 곳입니다. 알자스 지역 전통음식인 Tarte Flambée, Choucroute, 쿠글로프 등 다양한 음식들도 일상적으로 정말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다 너무너무 맛있어요.
스트라스부르라는 도시 자체는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시내는 Place Kléber이라는 중앙광장 하나 정도입니다. 그 중앙광장에 Galeries Lafayette, Five Guys, Eram 등 다양한 상점이 모여있고 근처에 유명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이 있습니다. Place Kléber을 기준으로 도보 10분 정도는 정말 아름답고 늘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또한 스트라스부르 특유의 건축 양식을 가장 잘 보존해놓은 La Petite France라는 지역은 특히 밤에 가시면 정말 아름답습니다. 늘 친구들과 시내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쇼핑도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나네요. 스트라스부르를 떠나기 전 마지막 날에는 대성당 앞에 누워서 별도 보고, La Petite France 놀이터에서 그네도 타고, Sciences Po 캠퍼스 앞에서 대화도 했던 추억들이 선명해요. 작은 도시이다보니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고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만드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다만 스트라스부르에 있었던 4개월 내내 도시에서 길을 못 찾았던 것 같아요. 제가 길치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축물들이 다 비슷하게 생겼다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스트라스부르의 좋은 점 중 또 한 가지는 치안입니다. 한국에서의 인상과 달리 전반적으로 유럽 내의 치안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파리에서도, 스트라스부르에서도 새벽에 귀가했던 적이 많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새벽에 귀가하실 경우 여러 명과 함께 귀가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특히 스트라스부르는 학생 도시라는 인상이 강해서 꽤 안전하고 소매치기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도서관에 가거나 스타벅스에서 카공을 할 때 심지어 노트북 등도 놓고 화장실에 다녀옵니다 (카페에서는 옆 사람에게 물건을 봐달라고 부탁하셔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치안 수준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또한 파리에서는 가자마자 인종차별을 수두룩하게 당했지만 스트라스부르에서는 단 한 번도 인종차별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흔한 길거리에서의 니하오 등도 한 번도 당한 적이 없어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르노블(Grenoble)이라는 도시에서 온 친구가 스트라스부르는 캣콜링이 없어 지상천국이라고 얘기하던 기억이 나네요.
스트라스부르대학에 가시면 최소한 몇 주간은 시험공부를 하게 되실텐데, 시험공부를 할 장소는 정말 많습니다! 저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스타벅스도 많이 갔지만, Sciences Po 도서관, Le Studium, Bibliothèque Nationale de Strasbourg, Bibliothèque de Santé 등 공부할 곳이 정말 많습니다. 도서관들도 모두 쾌적하고 널찍해서 공부할 장소를 찾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으실 거에요. 그리고 불어를 공부하신다면 스트라스부르에서 불어 실력을 많이 늘리실 수 있습니다. 경험상 파리는 외국인인 것 같으면 80% 정도는 영어로 말을 걸고, 사람들이 바쁘다 보니 유창하게 불어를 하지 못하면 바로 영어로 소통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스트라스부르에서는 단 한 번도 음식 주문 등을 위해서 영어를 사용한 적이 없을 정도로 외국인 친화적이고 사람들이 모두 느긋한 것 같아요.
음식의 경우 Sciences Po 근처에 3유로 정도에 학생들에게 밥을 파는 시설이 두 곳 있는데, 대부분 친구들과 사먹는 일이 잦습니다. 기억에 남는 음식점을 몇 가지만 소개해보자면 Le Toquet des Kneckes, Lamian, Matsumotoya 등이 있습니다. 한식의 경우 남산마루와 시내에 있는 곳 한 곳을 더 가봤는데, 스트라스부르에서 한식=닭강정입니다. 아시아식이 드시고 싶으시다면 Lamian 혹은 Umai Ramen 등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프랑스는 장 보는 데에 돈이 정말 적게 들기 때문에 요리하는 걸 즐기신다면 음식을 해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베이커리는 Carré d’Or이라는 길에 있는 Naegel이라는 곳이 유명하지만 바게트나 크루아상 정도는 모든 빵집이 다 맛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라스부르는 한번쯤 겨울에 꼭 가봐야 하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니까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호텔방이 없어서 부킹이 안 될 정도로 도시가 정말 북적거립니다. 도시 곳곳에 마켓이 세워지는데 정말 아름답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기에 최고인 도시인 것 같습니다. 꼭 뱅쇼 사드세요!
IV. 숙소
Université de Strasbourg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신다면, Crous 기숙사를 배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기숙사 신청 폼을 이메일로 받으실 텐데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하셔서 선착순 경쟁에서 밀리는 불상사가 없으시길 바랄게요. 저는 선착순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AirBnB로 4개월치 숙소를 구했습니다. 한 학기 교환학생을 하시는 경우에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는 시간만 최소 1-2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다고 느끼실 거에요.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기숙사를 처음에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도, 대부분 학기 중간 쯤에는 기숙사 빈 방을 배정받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AirBnB로 4개월을 예약하기도 했고, AirBnB 호스트인 프랑스인 가족들과 생활하는 것에 만족했기 때문에 기숙사로 방을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AirBnB 가격이 한 달에 800유로로 굉장히 비쌌고 CAF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을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시면 되겠습니다. 대신 AirBnB에서 가족과 생활하게 된다면 프랑스어 실력이 정말 많이 향상되고, 가족들과 정말 좋은 추억들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진짜 프랑스’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Chantal이라는 호스트가 운영하는 Neudorf의 집으로, 만일 관심이 있으시다면 상황을 설명하시고 일정을 조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1년 교환학생을 가시는 경우에는 집을 구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집 구하는 방법은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Neudorf 혹은 centre-ville 쪽으로 구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히 Sciences Po에 다니신다면 Neudorf는 완벽한 동네입니다. 시내는 북적거리고 유동인구가 많지만 Neudorf는 실제 스트라스부르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치안도 좋을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멀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웠던 Schluthfeld라는 트램 정거장에서 트램으로는 15분, 도보로는 25분 정도였는데 걷기에 굉장히 좋은 도시라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교통편은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트램을 이용합니다. 트램이 A-F라인으로 도시를 잘 연결하기 때문에 트램으로 가지 못한 곳은 없었습니다. 트램에서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임의로 표를 검사하고 무임승차 시 60유로를 벌금으로 부과하기 때문에 트램 티켓은 늘 소지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트램이 아니어도, 스트라스부르는 걷기에 정말 좋은 도시입니다. 주변 환경도 아름답고, 날씨도 온화한 편이라 저는 아침에 학교 갈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모든 곳을 걸어다녔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를 느낄 수 있으니 걸어다니는 걸 추천드려요. 또한 스트라스부르는 유럽에서 가장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도시로, 정말 많은 사람들과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1년 머무신다면 Le bon coin 등에서 중고로 자전거를 구매하신다면 잘 쓰실 거에요!
스트라스부르는 잘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교환학생을 하면서 프랑스어도 향상하고, 친구들도 사귀고,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쌓기에 완벽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따뜻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누구나 즐거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