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코로나 학번으로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을 하지 못한 채 2년을 보냈습니다. 거듭되는 온라인 수업과 활동에 지쳐있었고 새로운 휴식과 자극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색다른 방식으로 공부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학업적으로, 또 생활적으로 나름의 리프레시도 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제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파견국가로는 싱가포르를 선택했습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에 위치하고 있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변 동남아 국가와는 다르게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거리가 가까운 데다(편도 6시간)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보자는 저의 목적과 부합했습니다. 또한, 다양성 존중과 국가 안전 수준이 우수해 혼자 타지에서 오랜 시간 생활해야 하는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저는 국제협력본부 주관으로 싱가포르에 있는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NUS)에서 한 학기 동안 수학했습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에 있는 서울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나라입니다. 동남아의 지리적 특성상 1년 내내 계절이 여름이며 6 ~ 7월이 건기, 12 ~ 1월은 우기입니다. 주변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저렴하고 편하게 여행을 갈 수 있는 곳이 많으니 교환 기간에 여행을 많이 다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어가 제1언어이지만 전체 국민의 약 70%가 중국계로 보통의 사람들은 중국어도 유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간단한 중국어 단어를 배워왔으니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입니다.
NUS는 싱가포르의 서쪽에 있는 종합 대학으로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세계적인 권위가 매우 높은 대학입니다. 거의 매년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아시아 대학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 수업이나 동아리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중심지와는 다소 떨어져 있어 외부로 나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기숙사 학생 교류 프로그램, 동아리 활동, 스포츠 대회, 학식 등 학생 복지가 매우 우수하므로 캠퍼스 안에만 있어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특히, 교환학생 대상으로 현지 학생들과 버디를 맺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참여한다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NUS 학생들은 대개 학업에 열정이 넘치고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에서 저 또한 현지 학생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 삶을 대하는 자세, 태도에 관한 부분도 많이 배웠습니다. 주변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활동을 하는 편이 교환학생 시기에 필요한 적절한 동기부여와 자극제가 될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교환학생에 합격하면 학생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고, 싱가포르에서는 이를 student pass라고 합니다. 파견 전 싱가포르 이민국인 ICA에서 student pass 비자 신청 메일을 보냅니다. 2022학년도 2학기 파견 기준, 5월 말에서 6월 초에 비자 관련 첫 메일이 왔습니다. 이후, ICA 사이트에 들어가서 나와 있는 절차를 따라서 신청하고, 절차는 메일과 사이트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개인정보 등록, 서류 제출 등 전체적으로 비자를 발급받는데에 시간이 2달 정도가 소요되고 각 절차마다 기한이 있으므로 기한 내에 완료하셔야지 개강하자마자 카드 형태의 student pass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student pass를 발급받는 것이 좋은 이유는 학교 내에서 0주차(싱가포르는 개강주가 0주차이며 이 주에는 수업이 없습니다.)에 국제학생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student pass를 나누어줍니다. 사람이 많아 학교에서 메일을 통해 보내주는 사이트를 이용해 사전예약을 한 후 정해진 시간에 가야하지만 student pass를 발급받은 사람에게는 1주차가 시작되기 전에 모두 student pass를 받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이후 다른 생활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student pass를 늦게 신청하게 되면 개강 이후 3~4주차에 직접 ICA에 가서 카드를 수령해야 합니다. 학교와 거리가 멀기도 하고 ICA에서 추가적인 검증에 필요한 서류를 또 마련해가야 하므로 매우 번거롭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수령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ICA에서 수령한 다른 교환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인 증명 절차가 아주 복잡하다고 합니다. 스누메일을 수시로 확인하시어 비자 신청 절차와 기한을 꼼꼼히 보시고 학기 초에 학교에서 비자를 수령하시는게 단연 베스트입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는 Housing Services라는 곳에서 스누메일을 통해 학기 시작 2달 전쯤 기숙사 신청메일을 보냅니다. NUS 기숙사 사이트(https://uhms.nus.edu.sg/StudentPortal)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기숙사 이름/방 종류’ 형식으로 3지망까지 지원합니다. RC, PGPR, UTR 등 기숙사 종류는 다양하며 방은 1인실/6인실, one gender/mixed gender, non-AC/AC 로 구분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기숙사를 신청할 때 기숙사 종류도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기숙사를 열심히 알아보았으나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방은 선택할 수 있었지만 기숙사는 RC4로 정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니 같은 상황이었고 정확한 기준은 모르겠으나 사람마다 배정되는 기숙사는 랜덤인 것 같습니다. 저는 1인실(여자층)+AC, 1인실(혼성층)+AC, 6인실(여자층)+AC 순으로 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도 1지망이었던 1인실(여자층)+AC 방에 배정이 되
었습니다. 방을 신청하실 때, 다른 사람과 방을 함께 사용하는게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싱가포르는 일 년 내내 더운 나라이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으면 정말 살기가 힘듭니다. 에어컨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1차 결과에서 원하는 기숙사 또는 원하는 방에 배정되지 않은 경우 2차, 3차 재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차, 3차 시기에는 비어있는 방에 한해서만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고 배정을 받아도 좋지 않은 기숙사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숙사를 모두 떨어지면 학교 밖에서 따로 집을 구해야 하는데 싱가포르는 물가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기숙사비의 2~3배는 더 내고 살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숙사 신청 메일이 오면 최대한 기한 내에 빠르게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1차 배정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너무 아쉽지만 최대한 학교 내에서 거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숙사 배정 결과가 나오면 기숙사 사이트에 다시 들어가 최종 승인을 해야하는 절차가 추가로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학기 등록금은 서울대로 지불하니 이를 제외하면 파견 대학에 지불한 비용은 student fee(약 132SGD), 기숙사 생활비(2,772SGD), 기숙사 식비(850SGD), 비자 발급비(약 80SGD)가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RC4 기숙사는 특이하게 필수로 식비(주 6일 아침, 저녁 제공)를 내야지만 거주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숙사 식비의 경우 배정되는 기숙사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해당 비용은 모두 파견 전에 지불을 완료해야지만 최종 등록이 가능하며 student fee, dormitory fee, 비자 발급비 지불 확인 서류는 추후 NUS 학생증을 발급받을 때에도 필요할 수 있으니 프린트하시는 게 좋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파견 전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스누메일 확인입니다. NUS 학생 등록이 최종 승인되면 NUS 전용 outlook 계정을 생성하지만 그 전까지는 나 ICA NUS 본부에서 스누메일로 중요한 공지사항을 안내하기 때문에 메일을 꼭 주기적으로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그 외에 교환학생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에 ‘싱가포르 교환학생 브이로그’를 검색하시면 다른 분들은 교환학생을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다양하게 나와있어서 참고하시기 좋을 거 같아요. 저의 경우 유튜브와 네이버 블로그를 가장 많이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국제협력본부 담당 선생님께서 파견교별로 번호 교환 및 단톡방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데 질문이 있으시면 단톡방 이용하셔서 같이 파견가시는 분들하고 친목도 다질겸 함께 고민하며 준비하는 것도 재밌는 과정이 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NUS는 1개의 수업당 4MC(4학점)이며 교환학생은 최소 3개의 수업을 수강해야 합니다. 스누메일을 통해 원하는 수업을 최대 8지망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안내가 오고 이 기간동안 수업을 신청하면 학교측에서 확인하고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정해줍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다 보니 원하는 수업만 듣기는 힘듭니다. 저도 8지망까지 다 채워서 사전 신청을 했지만 승인된 과목은 3개뿐이었습니다. 사전 신청 이후 승인된 시간표가 원하는 과목이 아닐 경우, 개강 이후 수강취소 및 수강변경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1~2주 정도 주어지니 그때 조정을 하시면 됩니다. NUSMods(https://nusmods.com/) 사이트에서 수업일시, 강의개요, 평가방식 등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확인이 가능하므로 시간표를 짤 때 참고하면 좋습니다. NUS에서는 수강신청, 수강변경, 수강취소, 과목 관리 등 학업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LumiNUS 사이트를 사용합니다.(https://luminus.nus.edu.sg/) 핸드폰 어플로도 다운 가능하니 수시로 과제, 시험 관리를 하시면 됩니다.
NUS와 서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튜토리얼 여부입니다. NUS는 과목마다 튜토리얼 수업을 필수로 함께 들어야합니다. 과목당 튜토리얼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은 많으므로 다른 과목의 강의시간 및 튜토리얼 시간을 잘 비교하여 가능한 시간대에 맞는 튜토리얼 수업을 신청하면 됩니다. 튜토리얼은 개강 0주차에 신청할 수 있으며 대개 3~4주차부터 수업을 시작합니다. 매주 튜토리얼을 하는 수업도 있고 격주로 하는 수업도 있으니 이러한 부분은 NUSMods 사이트에서 강의 정보를 확인하시면 같이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출석 점수를 튜토리얼 참석 여부로 매기기도 하고 튜토리얼은 완전 참여형 수업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꼭 출석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Spanish 1
영어로 다른 언어를 배우는 데에 호기심이 생겨 신청한 과목이었습니다. 일주일에 2시간씩 2번 수업을 하고 따로 튜토리얼은 없습니다. 다만, Speaking 활동이 많아 교수님, 학생들과 교류가 많은 참여형 수업입니다. 시험은 중간, 기말, speaking test로 이루어집니다. 이외에 video clip 제작, short essay 작성 과제가 있습니다. 교수님이 첫 수업시간에 언급하시는 교재를 꼭 구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 수업마다 교재를 풀어오는 homework가 있지만 따로 검사도 안하시고 평가에도 반영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NUS에서 진행하는 외국어 강의는 level이 나뉘어 있고 level 2부터는 개강 전 배치고사를 신청하여 시험을 보고 들어가야 하지만 level 1 수업은 따로 배치고사를 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만큼 난이도도 낮고 부담없이 재미있게 언어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도 가장 많이 친해졌고 교수님도 스페인분이셔서 상대적으로 굉장히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여서 좋았습니다.
(2) Cities and Regions: Planning for Change
전공 수업을 수강해보고 싶어 도시계획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도시계획 이론을 다루는 수업은 아니었으나 실제 도시 관련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매주 분석하고 도시계획이론을 적용시켜 해결책을 토론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서울대에서는 도시계획이 건설환경공학부 세부분야로 분류되어 있지만 NUS에서는 사회대로 분류되어 인문, 사회적인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일주일에 강의(2시간)가 1번 있고 튜토리얼 수업은 격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험은 없지만 중간 기말 에세이를 작성하고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그룹 프로젝트를 마지막에 하게 됩니다. 교수님이 매우 열정적이셨고 도시계획의 다양한 concepts를 실제 사례를 통해 이해하고 적용시켜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공대가 아니라 사회대에서 바라보는 도시계획을 공부함으로써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전반적으로 넓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튜토리얼 시간에는 그룹별 토론을 합니다. 사전에 교수님이 토론 주제와 참고 논문 리스트를 업로드해주십니다. 논문을 분석하고 그룹 역할에 맞춰(발제팀, 반론팀, 질문팀, 서기팀) 대략적으로 토론 준비를 해간 후에 수업시간에는 소크라테스식 원형 토론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제가 수강했던 세 가지 과목 중 가장 준비할 것도 많고 어려웠던 과목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학술적으로 많이 배우고 전공 관련 영어 실력도 향상할 수 있었습니다.
(3) We the Citizens: Understanding Singapore Politics
교환학생으로 싱가포르에 갔으니 싱가포르 관련 수업을 들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싱가포르 정치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많은 교환학생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실제로 교환학생 비중이 가장 높았던 수업이었습니다. 매주 2시간짜리 강의가 1번 있고 튜토리얼은 격주로 진행됩니다. 시험은 기말 1번으로 2시간 동안 짧은 essay 2편을 쓰는 것입니다. 과제도 없어 부담없고 재미있게 새로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교수님이 싱가포르 정치 체제에 대해 비판적이셔서 색다른 관점에서 싱가포르의 정치와 사회 분위기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파견을 하러간 나라의 장점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사회, 정치적으로 어두운 이면을 공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튜토리얼 시간에는 사전에 공지된 주제로 자유 토론을 합니다. 말을 안 하는 학생에게는 조교님이 질문을 하기도 하시므로 어느 정도의 적극성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교님이 교환학생임을 감안해 보충 설명을 해주시기도 하고 대답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시기 때문에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사실 교환학생의 주된 목적을 학습에 두지 않은 경우라 학습 방법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NUS에서 공부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영어 토론과 에세이 작성입니다. 우선, 토론은 듣기와 말하기가 동시에 되어야하고 전문용어를 사용해 즉흥적으로 말을 해야 하기에 튜토리얼 수업 초반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실 말하기는 혼자서 연습이 어렵기 때문에 실전에서 도전하며 경험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학기 초반에는 질문을 거의 안했지만 수업 분위기가 조금 익숙해진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말하는 연습을 했고 팀 토론에서도 상대팀의 질문이 들어오면 문법적 오류가 있더라도 나서서 답변을 했습니다. 사실, 말하기는 외국인도 문법 오류가 많기 때문에 핵심 단어만 잘 말하면 문장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의미를 다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이후로 자신감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speaking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실전에서 연습을 해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에세이는 문법적 요소가 중요하기도 하고 저희는 영어로 에세이를 쓸 일이 많지 않았다보니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최대한 학술용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영어 기사와 논문을 많이 읽었습니다. 번역기 사용은 최소화했고(번역기가 한국인이 봤을 때는 괜찮아 보이지만 문법적 오류는 없더라도 에세이의 한 문장으로 작성을 했을 때에는 문맥상 어색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어사전만 참고해 직접 작성하고 현지 친구들에게 직접 컨펌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이 고쳐주는 문장과 흐름을 참고해 매끄럽게 문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배웠고 자주 틀리는 문법 유형이 파악되어 유의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도 비슷하게 언급을 하겠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학습 측면에서도, 외국어 습득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현지 학생들은 매우 착해서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것입니다. 파견 이후 친구들과 다양하게 친목 도모를 하시고 학습하다가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조언을 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우선, 6개월간 해외에서 생활을 하면 한국어보다 영어를 쓰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생활영어능력이 향상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에 동남아식 영어 발음을 듣고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있듯이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니 어느 순간부터 귀가 트여 소통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 저는 영어로 소통하는 어색함을 줄이고자 초반에는 수업 없는 날 구경도 할겸 일부러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녀보기도 했습니다. 교내 동아리나 기숙사 학생활동에 참여해서 현지 학생들 및 타국 교환학생과의 교류를 늘리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다만, 추가적인 공부가 필요한 부분은 당연히도 학업 생활에서 발생합니다. 전문용어다 보니 대부분 생소한 단어, 그리고 아예 모르는 단어도 많습니다. 영어 논문을 읽고, 영어 토론을 하고, 에세이를 쓰는 등 한국어로 해도 어려운 일들을 영어로 하니 학기 초반에는 수업에 가기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제가 해야하는 일이었기에 앞서 학습 방법에서 말씀드렸듯이 현지 친구들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저는 기독교 신자라 싱가포르에서 지인의 소개로 추천받은 교회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현지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서 자주 대화를 나누고 메신저로도 소통하면서 친해진 후에 학업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서스럼없이 질문을 했습니다. 저처럼 외부활동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같은 수업, 혹은 동아리나 기숙사에서 교류 활동을 활발히 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학업과 영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마련해두는 건 좋은 거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보통 수업을 많이 들을지, 적게 들을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해외 문화도 경험할 겸, 휴식을 취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려고 교환학생을 신청했기 때문에 최소 학점(12MC)만을 채웠지만 학업에 목적이 있는 분들은 수업을 많이 듣고 추후 학점인정도 많이 받습니다. 수업의 개수를 선택하는 것은 철저히 본인이 교환학생을 가려고 하는 이유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둘 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니 파견 전에 교환학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정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우선, 어댑터를 여러개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숙사용, 휴대용 각 1개씩과 잃어버릴 사태를 대비해 여분을 2개정도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큰 어댑터를 가지고 가면 콘센트가 좁아 아예 꽂지도 못할 수도 있으니 작은 어댑터가 훨씬 좋습니다. 기숙사에서 어댑터를 동시에 써야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 멀티콘센트를 함께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멀티콘센트가 가장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는 바깥 날씨가 더워서 실내 에어컨을 굉장히 세게 틀어놓습니다. 실내에 오래 있다 보면 꽤 추울 때도 있으므로 얇은 겉옷을 챙겨가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강의실이 추우니 수업 들으러 가실 때는 겉옷을 꼭 들고 가세요. 특히, 우기에는 거의 매일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바깥 기온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실내가 더 춥게 느껴질 때가 있으므로 얇은 긴바지, 긴팔 티셔츠도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싱가포르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싼 나라이지만 특히 화장품 종류가 한국에 비해 1.5배 이상 비쌉니다. 선크림을 비롯한 화장품, 로션 종류는 한국에서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햇빛이 강한 날에는 피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이기 때문에 선크림을 매일 얼굴과 몸에 다 바르고 다녔는데요. 한국에서 가져온 선크림이 다 떨어져 현지에서 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외에도 화장품류는 같은 가격에 한국 제품 품질이 훨씬 좋으니 여러 개 챙기시길 바랍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싱가포르는 동남아 국가이기 때문에 물가가 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 물가가 비슷하고 외식비나 유명 브랜드 상품은 더 비쌉니다. 파견 직전에 1SGD가 한화 850원이었는데 교환학생 절반 정도가 지나니 한화 1000원이 되어있었습니다. 환율이 계속 올라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동남아 국가의 평균 물가를 생각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다만, 택시 대신 버스를 타거나 외식 대신 학식을 먹는 등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아껴서 사용하신다면 생활비가 크게 지출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싱가포르는 외식비가 매우 비쌉니다. 서빙을 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세금이 따로 붙으며, 비싼 곳의 경우 10%의 service charge와 7%의 tax가 추가로 붙습니다. 특히 한식이 떡볶이 한 접시에 한화 약 15,000원이 나갈 정도로 비쌉니다. 다만, 저는 기숙사 특성상 주 6회 아침, 저녁이 제공되어서 매번 외식을 할 필요가 없는 입장이라 어차피 몇 번 없는 기회이니 이왕 먹는 거 맛있는 거 먹자라는 마음에 외식을 할 때는 제대로 했습니다. 기숙사에 사는 분들은 저처럼 외식비로 큰 걱정이 들지는 않지만 자취를 하시는 분들은 외식비가 많이 들 수는 있습니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학식을 이용하시거나 싱가포르 모든 지역에 있는 호커센터(Hawker center)에 가시면 약 4000원 정도에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의료
싱가포르에서는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인 신분이기 때문에 보험 처리가 하나도 안 되고 감기 한 번만 걸려도 진료비가 몇 십만원이 들만큼 의료비가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도 병원 진료비가 비싸 병원에 가지 않고 대신 따로 가정 방문 의사를 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파견 기간 중에 크게 아픈 적이 없어 병원 고민을 할 일은 없었지만 만약 아프시다면 교내 medical center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혹은, 약값이 싼 편은 아니지만 일반 약국에 가셔서 약을 구입해서 복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카드 및 현금
저는 한국에서 해외 사용 및 현금 인출이 가능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지만(신한 체크카드), 더 편하게 생활하시기 위해서는 현지 은행(DBS, OCBC 등) 카드를 발급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싱가포르는 카드 결제 시 tap 기능을 사용하는데 한국 카드에는 해당 기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제할 때마다 insert 가능 여부를 매번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한국과 달리 은행 업무 처리 속도가 매우 느려 현지 카드를 발급하는 데까지 1~2주 정도 걸리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 생활을 하기에 결제나 송금을 편하게 하시려면 꼭 현지 카드를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현지 카드를 사용하면 한국의 카카오페이 같이 간편하게 모바일 송금을 할 수 있는 어플이 있어 친구들과 밥을 먹고 돈을 나눠 내기에도 좋습니다. 또한, 일부 식당은 현금만 받는 곳도 있으므로 비상 현금을 챙겨 다니는 것도 꿀팁입니다.
통신
편의점에서 Singtel 선불 유심을 구매해 사용하였습니다. Singtel 앱을 깔아서 데이터가 떨어질 때마다 top-up하는 방식입니다. Singtel이 가장 큰 통신사여서 해당 유심을 사용했지만, 가끔씩 데이터가 안 터져서 재부팅해야하는 경우가 있었고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갔을 때 로밍 데이터가 아예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서 단점이 꽤 있었습니다. Singtel 이외에도 Starhub, M1 등 다른 통신사가 있으므로 통신사별로 비교를 하셔서 해당 유심을 이용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교통
싱가포르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매우 잘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정류장도 쾌적해서 이용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Singbus, Google map을 이용해 시간 확인 및 길찾기가 가능해 주로 위 2가지 어플을 이용했습니다. 택시는 Grab 어플을 사용했는데요. Grab은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동남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택시 어플입니다. 한 번 깔아두시면 여행 가실 때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싱가포르는 택시비가 한국과 비슷하고 심야에는 한국보다도 잘 안 잡히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지카드를 발급받으시면 해당 카드로 대중교통을 바로 이용하시면 되고 현지카드가 없는 경우는 NEtspay, EZ-Link 등의 교통카드를 편의점에서 따로 구매해 top-up 형식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저는 NEtspay를 사용했는데 이유는 이지링크 카드보다 실용성이 좋아서입니다. 이지링크는 오직 교통카드로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NEtspay는 편의점, 일부 학식 식당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해당 카드를 썼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NUS는 동아리가 다방면으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술도 비싸고 교내에서 음주가 금지이기 때문에 굉장히 건전하고 건강하게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동아리는 현지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한국문화동아리, 베이킹 동아리를 참여했습니다. 한국문화동아리는 한국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해당 동아리에서 메일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메일을 받아서 참여하게 되었고 제가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쳐주는 입장이었고 동아리 내에서 3~4명 정도 버디를 맺어줘서 다양한 한국 문화(k-pop, k-drama, k-movie, 전통놀이 등)을 경험하며 교류하는 기회도 많았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려주면서 그 친구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제가 배우기도 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재미있었습니다.
베이킹 동아리는 기숙사 내에 있는 동아리였는데 담당 교수님이 계셔서 일주일에 1번씩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가입할 때도 지원서를 써서 제출한 사람 중에 교수님이 뽑는 형식이라서 소규모 동아리였는데 예산이 많아서 매주 다른 베이커리류를 만들고 맛보고 기숙사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혹시 동아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기숙사 내에서 진행하는 동아리에 참여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고 특히 예산이 많아 경험하기 힘든 활동들을 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의 가장 큰 메리트가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여행을 갔습니다. 제가 파견을 갔던 2학기에는 National Day, Mid-Autumn Day, Deepavali, Christmas가 공휴일로 있고 중간, 기말고사 전주는 Recess Week로 한 주 동안 수업이 아예 없습니다. 이 기간을 주로 골라서 여행을 갔고 싱가포르는 주변에 저렴하고 편하게 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가 많아서 좋습니다. 사실 현지 친구들은 학업 생활로 바쁘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다니기가 힘들어서 저는 같이 파견을 간 서울대학교 사람들과 여행을 갔는데 너무 좋은 기억이었습니다. 마음이 맞는 분을 찾아서 함께 여행 다니며 좋은 추억 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싱가포르는 워낙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국가이기 때문에 밤거리를 돌아다녀도 무섭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캠퍼스 안에는 새벽 조깅을 하는 학생들도 매우 많습니다. 준법정신과 양보의식이 있어 교통체계도 비교적 안전하며 사람들의 매너도 좋습니다. 한국처럼 자리를 맡으려고 물건을 두고 가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습니다. 혼자 살기에 너무 좋은 나라이므로 안전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싱가포르는 전체 면적이 서울만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마리나베이, 가든스바이더베이, 머라이언파크, 에스플러네이드가 있는 지역이 금융가이자 중심지입니다. 관광객도 가장 많고 우리가 흔히 아는 화려한 싱가포르의 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저녁에는 ‘사테거리’라고 불리는 노상 꼬치 거리가 유명합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마치 여의도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금융사 건물 사이에 꼬치를 판매하는 거리와 야외 테이블이 잔뜩 있는 것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NUS와 가까운 지역 중에는 Tiong Bahru 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카페, 베이커리, 편집샵이 많은 동네인데요. 건물들이 거의 하얗고 마을이 굉장히 조용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는 산이 없는 대신 자연 보호구역이 넓어서 큰 공원이나 아주 간단한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Botanic garden, Bukit timah hill, East coast park 등 산책이나 운동을 하며 푸른 자연경관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을 가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싱가포르에서 조금 벗어나고 싶다 하시면 Sentosa섬이 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트램을 타고 갈 수 있으며 여러 해변가가 있어 바다 구경과 수영도 하고 섬 내에도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으므로 1박 2일 정도 놀러갔다가 오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은 대학 입학 후 제가 한 선택 중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과 놀고, 때로는 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도 하면서 한 학기를 온전한 쉼의 시간으로 보냈습니다 세상에는 제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들이 훨씬 많음을 알았고 앞으로도 더욱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했던 고민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또 다른 목표와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대학교에서 남은 시간과 그 이후의 시간을 열심히 살아갈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다시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잘하셔서 모두 건강하게 좋은 시간 보내고 오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