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학교생활을 하며 3, 4학년 동안 연건캠퍼스에서만 지내야 하는 간호학과 특성상, 다른 학과의 학생들과 교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해외 근무를 꿈꾸고 있는 저에게 해외에 거주하는 것이 잘 맞는지 알기 위한 경험이 꼭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졸업을 1년 유예하고서라도 교환학생을 가는 것은 저에게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comfort zone을 벗어나본 적이 없는 저에게 두려움을 하나씩 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제가 어떻게 인간관계를 형성하는지 관찰하고, 전혀 새로운 공간에서 삶을 살아내 보고, 온전히 제 선택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를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제네바로 파견 지역을 선정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제네바는 여행을 다니기 편리한 도시입니다. 저가항공인 easyjet의 허브 공항이기에 유럽 전역으로 가는 항공편이 많은 편입니다. 둘째는 언어입니다. 저는 이전에 프랑스어를 학습했기에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국제기구가 모여 있는 제네바 특성상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의 비율이 꽤 높아 비영어권 지역임에도 영어만으로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제네바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스위스 지역 중 가장 큰 지역입니다. 유엔, 국제적십자사, WHO, WTO 등 수많은 국제기구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후는 온화한 편이라 한국보다 덥지도, 춥지도 않습니다. 한국인에게 관광지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문화시설과 편의시설이 많아 거주에 적합한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제네바 대학은 스위스에서 세 번째로 큰 대학이며 9개의 학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 단계는 다음과 같이 이루어집니다.
0) 입학허가서가 나오면 바로 대사관에 전화해 약속을 미리 잡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한스위스대사관은 비자 업무를 평일 오전에만 보고 있어, 면접 날짜를 잡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비자를 한국에서 받지 못하고 갔는데, 이 부분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1) 서류 준비: 비자 신청서 3부, 여권 및 복사본 2부, 여권사진 4장, 입학허가서, 영문 성적증명서, CV, motivation letter, written commitments, 잔고증명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CV, motivation letter, written commitments는 포털사이트에 교환학생 CV 등으로 검색하면 예시들이 나와, 이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정해진 양식은 없고 거창하게 작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재정증명서는 체류 기간(월)*200만원 정도의 금액을 제출하였습니다.
2) 대사관 방문: 약속한 날짜에 대사관에 방문하셔서 창구에 서류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시면 됩니다. 면접 질문은 왜 제네바에서 공부하려고 하는지, 영어는 어디서 배웠는지, 유럽에 가 본적이 있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3) 비자 발급 확인: 대사관에 유선으로 연락하셔서 비자가 나왔는지 직접 여쭤보셔야 합니다. 대부분 지인들은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비자가 나왔다고 하면 대사관에 여권을 맡기고, 일주일 정도 뒤에 찾으러 가시면 됩니다.
*다만 저는 스위스 입국 날짜를 9월로 작성하였는데, 8월에 출국해 한 달간 여행을 다니고 스위스로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비자 허가가 나오는 순서가 스위스 입국 날짜랑 관련이 있는 듯한데, 따라서 저는 비자를 여행 중에 받았습니다. 혹시 이런 경우에 해당하신다면 주한스위스대사관에 연락하셔서 비자를 다른 국가의 스위스 대사관에 이관해달라고 부탁드리면 됩니다. 비자가 나온 후 해당 서류를 저와 해당 대사관에 보내주십니다(입국심사 시 문제가 생기실 경우 이 서류를 보여주시며 설명하시면 됩니다). 주프랑스스위스대사관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파리에서는 받지 못했고, 헤이그에 있는 주네덜란드스위스대사관은 따로 여권 맡기는 기간 없이 1시간만에 바로 발급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비슷한 사례를 찾지 못해 여행 중에도 계속 걱정을 했는데, 이런 방법도 있으니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저는 가을학기 파견이라 비교적 편하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봄학기에는 더 많은 교환학생이 오기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한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숙사 waiting list에 등록되었는지 꼭 메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한, 학기말에 제네바 대학 페이스북 그룹에 룸메이트를 구하는 글이 종종 올라오니 이런 경로로 집을 구하셔도 됩니다. 2022-2학기 기준 기숙사(cité) 신청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22.03.22. 기숙사 신청 메일 도착 – 메일 내부에 있는 logetud.ch 에 접속해 회원가입 후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확인 메일로 앞으로 이용할 기숙사 사이트인 cug booking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게 됩니다. 로그인 후 진행 상황을 확인해보면 non-evalué로 표시됩니다. 22.04.14.에 진행 상황이 complet로 바뀌었습니다.
2) 22.06.08. Admission 시작 메일 도착 – room type과 예상 기숙사비가 메일로 옵니다. 4일 안에 confirm link를 누르셔야 하니 이 때 메일함을 자주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confirm을 진행하시면 confirmation prise chambre라는 확인 메일이 옵니다.
3) 22.06.10. 기숙사비 송금 및 파일 제출 메일 도착 – 해외송금 또는 카드로 첫 기숙사비를 송금하면 됩니다. CUG booking 메뉴에 들어 있는 파일을 다운로드하신 후 서명해서 ‘ajouter’ 버튼을 통해 다시 업로드하시면 됩니다. une assurance RC 부분은 시설 파손 관련 보험으로, 입주 후 일괄적으로 신청해주니 비워 놓으셔도 됩니다. 파일이 잘 업로드되면 파일 목록에 초록색 체크 표시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22.06.14. Contrat 메일 도착 – CUG booking에 있는 계약서 파일에 서명해서 업로드하시면 됩니다. 이후 진행 상태가 réservée 상태로 바뀝니다. 여기까지가 한국에서 하실 일입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을 제외하고 파견 대학에 따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없습니다. 기숙사비는 A/B동 기준 월 정도였습니다 파견 CHF500-600 . 대학에 지불한 것은 아니지만, 파견 후 교환학생 단체인 ESN에 가입비 CHF10을 지불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 동아시아 관련 학생 동아리인 Estasia에서 공항 픽업 관련 연락이 옵니다. 많은 걱정을 안고 제네바에 도착했을 때에 동아리 친구들이 마중을 나와 주어서 많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교환 초기에 보험, 통신, 학교생활, 언어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방법은 학부마다 다르니 학기 초 OT에 꼭 참석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제네바 대학교에서는 본인이 선택한 학부 외에 추가로 한 개 학부에서 열리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인문대학으로 들어간 저는 학교에서 메일로 보내 준 온라인 서식에 수강할 강의를 적어 제출하였습니다. 저는 시험이 없는 강의들만 수강하였지만, 인문대학이 아닌 대부분의 다른 과 강의는 한 번의 기말고사를 보게 됩니다. 학기중에 따로 입력해야 하는 시험 신청 링크에 꼭 등록하셔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전공으로 선택한 영문학과 강의 3개와 사회학부 강의 1개를 수강하였습니다.
1) 영문학 1학년 전공 커리큘럼 중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Literature, Composition, Analysis of Texts를 수강하였습니다. 입문 강의인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Literature의 경우 교수님이 일률적이고 답이 정해져 있는 해석을 강의하기보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곱씹어 보며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수업을 지향하셔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학기 전반에는 시, 후반에는 에세이를 학습합니다. 영시의 경우 시 해석 위주로, 에세이는 기존에 배운 영시와 에세이를 엮어서 해석하는 연습으로 진행됩니다. 중간 및 기말 에세이가 있는데, 수업에 잘 참여하고 본인의 해석을 만들 수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Composition 수업은 소규모 작문 강의로, 기본적인 영문학에서의 작문 방법을 배웠는데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아 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의 작문 과제가 있었고, 분량이 길지 않아 편하게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수업에서 받은 피드백들이 이후 작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Analysis of Text 수업도 마찬가지로 소규모 수업이며, 영문학 작품의 해석에 대한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한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학생들의 견해를 들을 수 있어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2) 사회학부 강의인 Emotions, comportements individuels et action collective를 수강하였습니다. 인간의 감정에 대한 강의이고, 영어로 진행되며 교환학생들이 많이 참여하며 수업 자체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로드는 그리 많지 않고, 한 가지의 사건과 감정을 연결해 발표하는 큰 팀 프로젝트가 한 번 있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시험이 없는 강의들을 신청했기 때문에 주로 에세이나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영문학 해석의 경우 수업 전 텍스트를 소리 내어 세 번 이상 읽었습니다. 이후 헷갈리는 단어들을 사전에서 찾고, 스스로 해석을 진행한 후 수업에 참여하였습니다. 텍스트를 미리 읽어갔기 때문에 수업에서 얻어갈 수 있는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전 검색 시 단어의 대표적 의미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의미나, 구어체에서의 의미 등을 함께 찾으면 더욱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저의 해석에 교수님의 강의 다른 학생들의 , , 해석, 강사님들의 피드백이 더해지면 내용이 더 정교해지는데, 이를 글로 정리하면 평가에 필요한 에세이가 됩니다. 스스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려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학습 방법이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언어교육원 Maison des Langues 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2개까지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어 수업 2개를 수강하였습니다. 수강 과목 및 3개 이상 수강할 경우의 비용은 www.mdl.unige.ch 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주 1회 수업 2개는 언어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MDL에서 진행하는 언어교환 친구를 찾는 Tandem 프로그램이나 ESN의 Buddy system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연습할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stasia 동아리에 동아시아 관련 학문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많아 이곳에서 tandem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제네바 대학의 도서관은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00개의 자료를 28일간 대여할 수 있으며 대여 기간은 자동으로 5회 연장되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를 오래 대여하기에 좋았습니다. 또한 OT 시 배부해주는 학생증에 기본적으로 복사/출력 금액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어 도서관에 위치한 복합기를 따로 충전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이불 및 베개는 기숙사에서 제공해 주기 때문에 개인 용품을 가져올 필요는 없습니다. 이불 및 배게 커버 또한 기숙사에서 중고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유럽과 다르게 콘센트 규격이 한국과 약간 달라, 어댑터를 가져오셔야 합니다. 저는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라면이나 즉석밥 등의 식품, 그리고 1인용 밥솥을 챙겨간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한식이 많이 그립기도 하고, 다른 국적의 친구들과 각자 국가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귀국 전 짐이 많이 불어나기 때문에 압축팩을 가져오신다면 짐 부피를 줄이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외에 여행에 도움이 되었던 물품은 저가항공 규격을 만족하는 기내용 캐리어, 슬리퍼, 개인 수저, 스포츠타월, 방수팩 등이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제네바의 물가 수준은 한국보다 비싼 편입니다. 외식을 하게 되면 평균적으로 CHF30 정도를 지출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외식비를 아끼기 위해 주로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마트 물가는 한국과 비슷해 외식만 하지 않으면 식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생필품의 경우는 제네바에서 기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Annemasse에서 구매하거나,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곳에 여행을 갔을 때 구매해 오기도 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학교 식당의 경우 학생 인증을 하면 CHF7에 학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할인 메뉴가 정해져 있고 부실한 편이라 저는 주로 도시락을 싸서 다녔습니다. 학교 건물 내에 전자레인지가 있어 도시락을 먹기 편합니다. 친구들과 외식을 할 때는 feuille de banane이라는 아시아 식당 및 plainpalais 근처 rue de medicine에 위치한 펍들에 자주 갔습니다.
2) 의료: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보험 리스트가 있는데, 저는 리스트에 없는 swisscare 보험에 친구의 추천으로 가입했습니다. www.swisscare.com 에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월 CHF61이며, 보험사 측에서 OCPM으로 서류를 보내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서류를 송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약 취소는 귀국 날짜 전후로 메일로 한국에 돌아간다/왔다는 증명을 보내서 진행하면 됩니다.
3) 은행: 학교 OT시 계좌를 열 수 있는 은행과 지점을 알려줍니다. 저는 거주허가증이 늦게 나와 계좌 개설 시 거주허가증이 필요 없는 UBS plainpalais 점에 랑데부를 잡고 방문하였습니다. TWINT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하게 송금이나 결제를 할 수 있고, QR코드를 통해 기숙사비도 납부할 수 있습니다. 유로존 방문 시에는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는 독일 은행인 N26을 사용하였습니다. MOIN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두 계좌로 원화를 송금하였습니다.
4) 통신: 저는 통신사 중 sunrise를 이용하였습니다. 첫 가입 시 요금제가 반값이라, CHF29에 데이터 무제한인 요금제를 사용했습니다. 온라인 신청시에는 Activation fee가 면제되므로 온라인 신청을 추천합니다. 저는 EU 지역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며 추가적인 로밍 비용이 꽤 들었는데, 첫 신청 시 EU 포함 무제한 요금제를 CHF34.5에 이용할 수 있으니 이 요금제가 더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사이트에는 최소 계약기간이 12개월로 나와 있는데, 추후에 스위스를 떠나는 것을 증명하면 더 적은 기간만 이용해도 됩니다. 대신 계약서에 해지 2달 전 고지해야 하는 것이 명시되어 있어, 스위스를 떠나기 2달 전 꼭 미리 해지를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5) 교통:
- 기차(swisspass):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두 종류의 swisspass를 구매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스위스 내 모든 기차를 50% 할인해주는 패스입니다. 정가는 CHF120이며, 저는 Sunrise 통신사 할인을 받아 CHF 60에 구매했습니다. 1년권부터 시작하지만 스위스 기차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한 학기만 교환 와도 충분히 그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패스는 최근 GA Night 패스로 명칭이 바뀐 seven25로, 만 25살 이하일 경우 저녁 7시~다음날 새벽까지 스위스 내 모든 기차가 무료인 패스입니다. 변경 후 기준 1년에 CHF99입니다.
- tpg: 제네바 내 교통권입니다. 월 CHF45이며, 제네바 내 기차, 트램, 페리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패스를 보통 휴대폰에 넣고 다니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없는 등 패스를 제시할 수 없어 벌금을 낸 경우라도, 이후 패스와 벌금 영수증을 가지고 사무실에 방문하면 다시 환불해 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동아리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말 및 reading week를 활용해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교환학생 단체인 ESN을 통해 가는 여행이 정말 저렴하고 전 세계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 추천합니다. 저는 루체른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왕복 기차표, 숙소, 아침식사를 포함해 CHF110을 지불했습니다. ESN에서는 여행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 및 문화 행사, 파티 등을 주최합니다. 기숙사 cité에서도 파티가 자주 있었는데, 바베큐 파티 및 연말 파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행사 일정은 인스타그램 @esngeneva 및 @genevaundergroun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 철도청 SBB 프로모션으로 스키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CHF45에 인터라켄 왕복 기차표, 인터라켄 내 산악열차, 스키 패스가 전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스키복을 챙겨 갔고, 스키 장비와 헬멧은 현지에서 대여하였습니다. 스위스의 스키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자연설이며 펜스가 없고, 레벨 구조도 다르니 초급부터 천천히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위스의 숲 속을 달리는 기분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체육 수업 중 저는 초급 농구와 condition physique(fitness)를 수강했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농구를 한 적이 없는 저였지만 초급 레벨이라 어려움 없이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수업은 다른 친구들을 사귀기에도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수업이 프랑스어로 진행되어 자연스럽게 언어 실력을 늘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기 초에 체험 수업을 열어주는데, 그 때 참석해 자신과 잘 맞는 운동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수업 목록은 www.sports.unige.ch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제네바는 대부분의 다른 유럽 지역보다 안전합니다. 길거리도 깨끗하고, 소매치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을 듣거나 경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네바 또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도움을 얻기 힘든 해외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현지 긴급 번호인 응급 의료(144), 경찰(117), 화재(118) 및 주스위스 대한민국 대사관 연락처를 저장해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제네바에서 지낸 6개월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질 정도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성적에 대한 걱정 없이 인문학적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대화하며 생각의 한계를 하나씩 지워갈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목표였던 comfort zone을 깨는 데에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이 앞으로의 삶에 대한 연습이라고 생각해 무언가를 시도할 때 부담이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가 두려움을 깨고 한 모든 선택들에 그 이상의 결과가 돌아왔습니다. 살면서 가장 밀도 있는 감정의 시기를 보냈고, 가장 다양한 장소를 보고 느꼈던 기간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저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학생으로서 받을 수 있는 이 특권을 놓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