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생활 중 해볼 수 있는 많은 경험들 중 가장 기대했던 것이 교환학생이었습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고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견문을 넓히는 것이 가장 유익한 학습이라고 생각했기에 교환 프로그램에 신청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Erasmus University College는 네덜란드 내 항구도시인 로테르담에 위치한 학교입니다. 로테르담은 다른 네덜란드 도시들과 달리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많고 비교적 큰 강이 흐르는 경관을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다른 문화권의 음식과 문화를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대마초와 튤립, 홍등가는 암스테르담의 모습이며, 로테르담에서는 보기 드문 문화입니다.
Erasmus University College는 Erasmus University Rotterdam이라는 대학의 분캠과 같은 학교입니다. 본캠과 자전거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며 로테르담의 중심가인 Blaak역에서 도보 5분 거리로 위치상은 더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캠이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건물로 캠퍼스가 이루어져 있어 캠퍼스 내 학습 공간 외 다른 시설은 거의 없습니다.
Erasmus University College의 주된 특징은 PBL이라고 하는 토의 중심 수업을 전면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수업 시간에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라, 토의를 하며 학생들이 직접 학습 내용을 선정하고 정리하는 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사전에 리딩자료를 읽고 논점 및 핵심을 정리해서 수업에 참석해야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에 따라 조금씩 수업 방식 및 수업 준비 내용이 다르지만, 수업 전에 학생 스스로 공부/조사하는 것이 수업 참여에 필수적인 점은 동일한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본교와 파견교에서 보내는 이메일을 꾸준히 확인하며 등록신청, 비자신청, 수강신청 등 여러 행정적인 부분을 시기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어렵거나 까다로운 절차는 없고, 안내 메일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팔로업하면 문제없이 출국 전 행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집을 구하는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기숙사 신청을 할 시에는 특히 더 주의깊게 시간에 맞춰서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외 준비물의 경우, 네덜란드에서 구하지 못하는 물건이나 음식은 ‘허브솔트’와 저렴한 올리브영 화장품 외에는 없었습니다.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각종 라면을 한국보다 다양하게 (하지만 더 비싸게) 판매하고, 학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치전과 삼계탕도 요리해먹었습니다.? 1-5월까지는 날씨가 춥고 봄에도 바람이 불면 쌀쌀해서 숏패딩을 3월까지는 입었던 것 같고, 5월말에도 긴팔 자켓을 입었을 때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한 여름에도 1-2주 외에는 선선하다 보니, 긴팔 옷을 많이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현지에 예쁘고 양질의 문구류를 구하기가 어려우니 펜을 넉넉히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진짜 펜 살 곳이 없어요)
IV. 학업
앞서 학교에 대해 언급했듯이 모든 수업이 PBL 수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전에 리딩, 과제 등을 하고 자료를 정리해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안했을 때 수업 시간 3시간이 꽤나 민망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15명 정도의 소수의 학생들이 동그랗게 앉아서 한 마디씩 할 때 할 말이 없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교수님에 따라서 특이한 억양을 구사하시는 교수님은 영어로 이야기하셔도 외국인이 듣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교수님의 출신 나라를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Cognitive Psychology: 사전에 리딩(50pg정도)과 내용 정리를 해오는 것이 매우매우매우 필요한 강의
Health Psychology: 일상생활에서 건강한 생활방식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제와 흥미로운 팀플 과제로 구성됨. 교수님이 학점은 잘 안 주시지만 수업 때는 매우 나이스하시고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배려하고 존중하고 신경쓰시는 게 느껴짐.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법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다면 비추천. 교수님도 인자하시고 성적도 잘 주시지만 수업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음.. 전공자들에게는 추천.
V. 생활
영어로 모든 소통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만 잘해도 살아가는 데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네덜란드의 주언어가 영어는 아니라는 점!! 그래서 모든 안내판, 대중교통 시설, 광고, 이름표, 메뉴판 등에는 다 네덜란드어로 적혀 있고 한국에 비해 영어가 적혀 있는 비율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글 번역기 어플을 깔고 카메라로 스캔하여 번역하는 기능을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아직 내 집 주변 가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네덜란드어를 몰라서 모르는 것들도 많습니다?
현지 물가는 외식을 하면 20-30유로는 쓴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우게 됩니다. 주2회 정도 광장에 서는 장터에서 식재료를 굉장히 싸게 살 수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 등을 매우매우 싸게 판매합니다. (망고 6개가 3유로를 안 했던 걸로 기억..) 맛도 좋고 저렴하니 다들 요리해드세요!
학교 주변에는 일본식 중국식이라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의 카페들이 있습니다. 한국 식당도 많고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시립 도서관, 마트 등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주된 놀이문화가 피크닉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처럼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기에는 정보를 구하기도 어렵고 문화가 다른 것 같습니다. 본인의 힐링 방법을 생각해보시고 해외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쯤은 마련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처럼 인스타나 블로그에 정보가 많이 뜨지 않아요!)
로테르담은 소매치기 위험이 크지는 않아서 주의하고 경계하며 다니지 않아도 잘 다닐 수 있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4학년 때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분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4학년인 만큼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에서 7개월이라는 기간을 살면서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이 한 학기 전공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여행을 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관광지가 아닌 실제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삶을 보고 경험하며 내 삶의 가능성과 크기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환경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은 나 자신을 발견하는 데에 있어서도 너무나 값진 경험이기에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도전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