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 비대면 기간 동안 1,2학년의 학교생활을 보내면서, 해외에서의 경험에 대한 갈망이 더욱 깊어진 때였던 터, 2022년도 2학기에는 여러 고민이 겹쳐서 지원하지 못했던 본교 국제협력본부 파견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2023학년도 1학기가 되어서야 지원하였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꼭 학부 졸업 전에 누리고 싶었던 것도 참가 동기 중의 하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유럽을 가보지 못했던 저는 유럽을 꼭 가보고 싶었고, 유럽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학기를 수학하는기간과 앞뒤 방학기간 동안에는 유럽 교환학생 신분으로 유럽 국가를 많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럽으로 지역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어학보다는 경험에 비중을 더 많이 두었던 저는 영미권 학교들은 제하고 유럽학교들 중에서 제 주전공인 사회학과 복수전공인 정치외교학 수업을 영어로 많이 제공하는 학교들을 조사해보았고, 사회학과 정치학이 태동한 프랑스와 독일 지역으로 후보가 추려졌습니다. 독일의 사회학자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저는 독일의 두 학교를 1,2지망으로 적었고 파리의 학교를 3지망으로 지원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훔볼트 대학교는 유명 사회학자들이 학생 또는 교수로 몸담은 곳이었기도 하고, 정치사회학과 department에서 제공하는 학부생 대상 영어 세미나 수업이 많았으며, 지역도 베를린이어서 한국에서도 도시환경에서 자라온 저에게 비교적 익숙할 것 같은 ‘교통과 편의시설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었습니다. 학교는 신학, 철학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유럽 전역에서 중앙에 위치하고 9개국과 이웃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도 가기 좋으며, 특히 베를린의 시민들은 영어에 능통합니다. 독일 자체가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베를린은 독일 외의 다양한 국가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기에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한인 식당 Seoul Garden에서 거의 영어만 사용하면서 홀 서빙 미니잡으로 일했는데도 손님들 대다수가 영어에 능통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특히 훔볼트 대학에는 한국 외의 다국적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erasmus)으로 참여합니다. 단점이자 장점은 한국 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를린기독교한인교회나 훔볼트 한인유학생 톡방 같은 한인 공동체도 활성화 되어있어서 크게 어려움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아시안 마트도 정말 많습니다.
나아가 독일은 유럽 지역들 중에서 물가가 비싸지 않은 편이고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교통권을 제공해서, 외식을 줄이고 마트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면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기다가 베를린은 도시이면서도 지역 규모에 비해 인구밀집이 높지 않아 공원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베를린의 교통은 매우 잘 되어있고, 공항에서 기숙사까지 대중교통도 잘 되어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은 한국에서 받아가는 방법, 독일에서 받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두 개 모두 재정 증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받는 것보다 독일에서 받는 경우 (베를린에서 만큼음) 재정 증명에 있어서 조금 더 유연하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기에 저는 독일에서 발급 받았습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받으시는 것을 무조건 추천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슈페어콘토를 개설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부모님의 소득증명을 통해서 독일에서 발급받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베를린에서 신청을 하려면 베를린 이민청 사이트에서 테어민(예약)을 해야하는데, 주로 수요일 오후 12시부터 4시 사이에 취소표가 풀리니 그때 빠르게 취소표를 잡아서 요구한 서류들을 갖고 이민청에 방문하면 됩니다. 훔볼트 대학교에는 비자 대행 서비스 센터가 있으니 슁겐 만료가 다가오는 경우에는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Admission letter(입학허가서)를 받고 난 다음에 학교의 안내를 따르면 되는데, 저를 포함한 동일 학기에 훔볼트로 파견되었던 서울대 포함 국내 대학교 학생들 무려 3명이 모두 처음에는 기숙사에서 거절을 당했습니다. 3명 모두 다행히 학교에서 추가 승인을 받았지만, 베를린의 주거문제는 심한 상황이니 미리미리 페이스북 독일유학생네트워크, 독일에서 방구하기 그룹 등을 활용해 살 곳을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기숙사측에 연락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꾸준히 기숙사 자리가 났는지 문의해보길 바랍니다. 기숙사에 있으면 학생들과 어울리기도 쉽고 기숙사 월세가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Agnes라는 학교의 시스템을 사용할 텐데, 수강신청을 넣으면 대부분 승인되지 않았다고 나옵니다. 이는 아그네스 시스템이 랜덤 배정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철저히 운에 따라서 수강인원이 만들어지는 것 때문인데, 대다수의 경우 이 아그네스가 절대적이기보다는 교수자와 학생 사이의 문의와 허락을 통해서 수강인원이 확정이 되니, 듣고 싶은 수업이 있다면 첫 주와 두 번째 주 안에 무조건 그 수업에 찾아가서 교수자에게 본인의 이름과 학번을 이야기하면 대체로 수업에 받아줍니다.
2. 학교 생활
학교에는 mensa라는 학생식당이 있는데, 대체로 저렴하므로 점심이나 공강시간에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대체로 비건 식품이라는 것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학교 멘자 뒤에는 테라스와 잔디 공간이 있는데 여름에 날이 풀리면 공강에 햇빛을 누리기 좋은 공간입니다. 또한 훔볼트 대학교의 중앙 도서관은 정말 크고 웅장하며 공부하기에 좋은 공간입니다. 중앙도서관의 컴퓨터실 공간은 대체로 자리가 넉넉하니 넓은 모니터를 활용해서 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가을/겨울 학기 파견의 경우 가능하다면 따뜻한 옷들과 경량 패딩을 챙겨가길 바라며, 여름학기의 경우에도 베를린은 4월까지도 추우니 따뜻한 옷을 챙겨 가시기 바랍니다. 베를린은 모든 게 잘 구비되어있어 샴푸, 린스, 화장품, 선크림에서부터 한식까지 여기서 충분히 살 수 있으니 너무 많은 걸 가져와야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2.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훔볼트에는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있으며, 학교 스포츠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되어있습니다. 저는 발레 수업을 수강했는데 학생들에게는 저렴하게 비용을 받지만 꽤나 체계적인 수업이어서 즐겁게 수강했습니다. 여행은 가능하다면 독일 티켓을 활용해 저렴하게 다니시는 것도 추천드리고, 어딜가든 꼭 국제학생증과 훔볼트 학생증, 여권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무조건 일단 학생할인이 되는지 물어보고 관람권을 얻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안전 관련 유의사항
밤이 되면 주요 지역인 바샤우어 스트라쎄 역이나 우반 역들 근처에는 홈리스들, 만취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베를린은 소매치기가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다소 위험해 보이는 낙후된 공간들이 있으니 우반 역 근처나 외진 곳들은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저는 종종 다치고 아파서 병원에 자주 드나들었었는데, 베를린에서는 병원 가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대학병원이나 응급실을 제외하면 상담사와 예약을 잡듯 병원에 예약을 잡아야지만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한번 크게 넘어져서 응급실에 피를 흘리며 갔는데, 정말로 위급해보인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즉각 치료를 해주지 않는 편이라는 독일답게 간단히 드레싱을 한 후 약 4시간을 대기하게 만든 후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베를린에는 한인 의사들이 꽤 있으니, 한인 가정의학과를 먼저 방문한 후에 연계된 전공의를 만나기 바랍니다. 한인 가정의 오피스에는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잡을 수 있는데, 간단한 독일어도 잘 이해해주시고 영어도 어느정도 이해하는 간호사들이 있으니 예약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저는 티어파크 근처의 K.R. Choi 가정의 선생님께 종종 방문했는데, 한국어를 잘 하셔서 친절하게 진료 봐주십니다. 그리고 무조건 독일에서 체류하는 기간 동안은 보험을 살려두시길 바랍니다. 독일에서는 보험이 없으면 불편한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출국하는 순간까지도 교환학생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추상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얻고 겪고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공부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외국어로 생활하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일이었습니다. 힘들고 아픈 순간들도 많았고, 외로운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경험들마저도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힘들었던만큼, 국제협력본부를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 도움을 받았고, 독일에서의 유럽에서의 새로운 경험들이 저를 새롭게 꿈꾸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을 와서 새로 만나게 된 인연들, 그리고 그 인연들을 통해 알게 된 다양한 나라의 이야기, 그들과 함께 나누었던 전공에 대한 고민들마저 정말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환학생 기간의 기억을 붙잡고 학부의 남은 기간을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심했던 것을 정말 뿌듯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