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언젠가 꼭 한번 해외에 살아보고 싶다! 라는 막연한 꿈 아래 도전하게 된 교환학생이었습니다. 휴학을 하고 여행을 장기간으로 다녀오는 게 맞을지, 아니면 교환학생을 가는 게 맞을지 항상 고민하다가, 교환학생이야말로 ‘대학생’으로서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싱가포르는 연중 열대 기후로 우리나라의 여름 기후가 계속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날씨가 좋고, 한국에서 가깝고, 같은 아시아권 문화에 영어를 공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NTU의 경우 싱가포르 서쪽에 위치한 학교로, 싱가포르 국립대학(NUS)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싱가포르 대표 대학 중에 하나입니다. 이름은 공과대학이지만 미대, 체대까지 모든 대학을 아우르고 있는 종합대학이고, 특히 공과대학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Approval이 나온 뒤, 학교에서 안내해주는 타임라인에 맞추어 기숙사와 비자를 신청하면 됩니다. 학교 운영 기간에 맞게 학생비자(STP)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숙소의 경우 NTU는 정말 많은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어 못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신청할 때는 싱글룸/더블룸 선호도 정도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싱글룸은 숫자가 제한적이라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배정받지는 못합니다. 기숙사의 경우 싱글/더블, 에어컨 유/무, 신축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모두 상이하기에 신청 과정에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가격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싱글룸의 경우 한 학기에 대략 한화 200만원, 더블룸의 경우 대략 140만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NTU에 내야하는 비용은 기숙사비와, 학생 지원비 명목으로 파견 전에 결제하는 비용이 있습니다. 이 외에는 별도로 내야 하는 돈은 없습니다.
IV. 학업
GC0001 - Sustainability: Seeing Through the Haze
100% 온라인 녹화강의로 이루어지는 수업입니다. 사실 전공과 연계된 수업이라 재밌어보여서 신청했는데 현지 친구들에게는 1, 2학년 교양과목처럼 듣는 수업 같았습니다.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의 팜유와 지속가능성 관련 내용을 다루며, P/F로만 평가합니다.
HC5901 – Chinese language level 1
일주일에 3시간 정도로 구성된 수업입니다. 교환학생들이 많이 들으며, 분반이 많아 반에 따라 교수님과 학생들 구성, 수업 분위기 모두 달라집니다. 내용 수준은 본교 초급 중국어 1 수준과 유사합니다. 중간, 기말 퀴즈, 그룹 말하기 영상 제출, 자기소개 말하기 테스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J5001 – Japanese language level 1
일주일에 3시간 정도로 구성된 수업입니다. 현지학생들이 대부분이며 개인적으로 중국어보다는 로드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매주 수업 이후 단원 마무리 페이지 풀기 과제가 있습니다. 히라가나/가타카나 퀴즈, 매주 단원 마무리 과제, 중간, 기말고사, 글쓰기 과제, 말하기 시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S5003 - Introduction to Pilates Matwork and Hatha Yoga
매트를 이용해서 하는 3시간짜리 필라테스/요가 수업입니다. NIE에서 이루어지는 체육수업으로 개인 요가 매트를 지참해야합니다. 앞 1시간 반 가량은 필라테스와 요가에 관한 이론, 역사를, 뒤 1시간 반 가량은 실제 운동을 했습니다. 체육수업은 수강신청이 어려워 대부분 현지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요가와 필라테스에 관한 그룹 발표 2번, 요가 필라테스 실기 평가 1번, 필기평가 1번으로 성적을 평가합니다.
V. 생활
1. 짐 챙기기
다른 것들은 사실 현지에 가서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가져가면 편한 것은 ‘멀티탭’입니다. 어댑터로는 한 번에 한 구밖에 꽂지 못하기 때문에 멀티탭을 가져가시면 한국에서 가져간 여러 전기용품들을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3구짜리 멀티탭을 가져가서 충전기, 드라이기, 찜질기 등의 용도로 잘 활용했습니다. 이 외에 챙겨갔던 물건은 베개, 이불, 옷걸이, 빨래집게, 돌돌이, 드라이기, 찜질기 등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현지에 가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부 식당에 나가서 외식을 하면 20달러 내외가 보통 나오고, 학교 식당이나 호커센터에 가서 먹으면 3-10달러 사이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다른 물품들의 가격은 대체로 한국과 비슷하며,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람마다 사용하는 수준에 따라 매우 달라지겠지만 제 경우 식비 등을 포함한 한 달 생활비가 50-80만원 사이었습니다.
3. 여행
동남아의 허브라고 불리우는 싱가포르인만큼, 주변 국가를 저렴한 가격에 여행 다니기에 매우 좋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기차나 버스 여행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외에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등의 국가도 10-20만원 안쪽으로 왕복 비행기를 끊을 수 있어서 정말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국내에서 가는 것보다 비행기 값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호주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업 시간표를 잘 설정하면 주말을 껴서 매주 여행을 다니는 것도 가능합니다. 혹은 중간고사 이후 1주일 동안 리세스위크가 있는데 그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어디든 여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4. 학교생활
NTU의 경우 싱가포르 중심지에서는 다소 떨어져있고, 그래서 싱가포르 로컬 친구들도 평일에는 기숙사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각종 동아리와 학교 활동이 많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여러 기숙사에서 운영하는 자체 프로그램들도 있고, 저희 학교만큼이나 다양한 동아리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을 적극적으로 가입해서 현지 친구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했던 동아리입니다.
1) NTU DRAGON & LION DANCE
중국 남방 사자춤과 용춤 공연 동아리입니다. 중국계 인구가 많은 싱가포르인만큼 관련 문화 역시 잘 발달되어 있으며 시내에서도 관련 공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연 동아리인만큼 매주 연습에 나가서 같이 훈련하며 많은 로컬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 연습을 하며, 전통문화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매우 추천드립니다 :)
2) NTU FENCING CLUB
한국에서 정말 하기 어려운 운동이라 생각하여 가입한 동아리입니다. 매주 월, 목 저녁에 연습이 있으며 연습 참여는 자율적입니다. 처음 펜싱을 하는 사람부터 어렸을 때부터 펜싱을 해왔던 사람들까지 실력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가입하셔도 됩니다. 같이 연습하고 훈련하면서 여러 친구들과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
5. 물건 구매 꿀팁
어디에서 물건을 사냐,에 따라 같은 물건이어도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최소 몇 군데 돌아보고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싱가포르의 가장 크고 유명한 마트는 GIANT와 FAIR PRICE이며, 학교 내에도 지점이 존재하지만 학교 외부로 나가면 훨씬 더 많고 다양한 물건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생활용품 가격이 저렴한 곳은 JAPAN’S HOUSE, VALUE $, ABC MART 등이 있습니다. 옷 쇼핑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기차를 타고 조호바루(말레이시아)에 당일치기로 다녀오시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예쁜 옷들을 저렴하게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6. 은행 계좌 및 카드
교환학생이 만들 수 있는 현지 계좌의 경우 DBS은행의 계좌인데, 만들어두면 학교생활 전반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한 학기 파견이라 따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다른 교환학생들 중에 단기간이었어도 만들었던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카드나 현금 없이도 현지 계좌를 이용해서 QR코드로 어느 곳에서도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너무 유용하게 잘 사용했다고 합니다. 기념품 삼아, 그리고 현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하나 만드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현지 결제의 경우 호커센터나 학교 식당에서는 현금/NETS/페이나우 QR코드 등만 받는 곳이 많아 일반 카드 결제가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현금을 환전해서 바꾸어가되, 현지에서도 UOB ATM을 이용하면 수수료 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으므로 얼마나 현금을 준비해가야 하는지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 경우 트레블 월렛 카드와 토스카드를 발급받아 갔는데, 토스카드의 경우 결제수수료가 너무 높아 거의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트레블월렛/하나 비비카드를 발급받아 오는 것 같았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제 경우 4학년 1학기에 다녀온 교환이었고,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다면 본학기에 졸업도 가능했던 상황이라 정말 교환을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그 전까지 한국에서 쌓아뒀던 것들이 없어져버릴 것 같았고, 다녀와서 다시 전공 공부나 취업 준비를 새롭게 해야하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졌었거든요. 하지만 교환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제 선택에 전혀 후회는 없습니다. 무언가 드라마틱하게 제 삶에 변화를 만든 것은 아닐지라도, 완전히 새로운 환경, 낯선 언어, 낯선 문화권 속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삶을 꾸려본 경험은 제게 있어 귀중한 자산이자 경험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정말 소중한 기억, 추억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에 다시없을 멋진 시간을 보내고 왔다고 생각하기에, 교환을 망설이고 계신 분들게 고민하지 말고 꼭 한번 다녀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4개월간 멋진 기억을 함께 만들어준 많은 친구들, 그리고 학교 국제협력본부 담당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