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기
제 목표는 어학 능력 향상이었습니다. 또한 평소에 관심있었지만 학업 부담으로 인해 듣지 못했던 프로그래밍이나 경제학 같은 과목들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북미나 유럽 같은 특정 지역에 대한 선호는 없었고, 금전적인 요소와 문화적 친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싱가포르를 선택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싱가포르에서 방문한 적이 있어서 대략적으로 어떤 나라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치킨 라이스가 매우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것이 나라 선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 교환학생 지원
서울대학교에서 NTU 교환학생으로 선발(Nomination)이 되었다면 그 이후의 행정절차는 NTU의 GEM부서(Office of Global Education & Mobility)가 관할하게 됩니다. 봄 학기(1월~5월)를 기준으로, 9월 초에 GEM 부서에서 Online Application관련 메일이 옵니다. 해당 메일에 NTU 교환학생 신청 사이트 주소와 해당 사이트에서 지원자가 사용할 ID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에서도 NTU 교환학생 관련 설명 자료를 보내줍니다. NTU 교환학생 신청 사이트와 GEM에서 온 메일을 수시로 체크하며 서류나 행정 절차를 준비하면 됩니다. (간혹 GEM에서 온 메일이 스팸 메일함에 있는 경우가 있으니 주기적으로 확인 해보시면 되겠습니다.) 문의사항이 있다면 양식에 따라 GEM에 메일로 문의할 수 있는데, 보통 그 날이 지나기 전에 빠르게 답장이 왔습니다. 또한 제출한 서류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담당자분이 메일로 연락을 주시니 이를 반영해 수정하면 됩니다. 이메일을 통해 준비되어야 하는 서류 및 절차와 시한까지 상세하게 정보가 전달되니 유심히 읽어보아야 합니다.
- 수강신청
수강신청을 위해서 신청하고자 하는 과목들을 미리 수강 허가(Approval) 받아야 합니다. 특히나 선이수 과목이 요구되는 수업들의 경우 요건을 충족했다는 것을 소명해야 합니다. 수강 허가를 받지 못하면 이후에 그 과목의 수강신청이 불가능하기에, 최대한 많은 과목의 허가를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학과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여 강의의 내용, 개설 학기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NTU에서 과거 개설 강좌 목록 웹사이트도 제공합니다. 수강 허가 이후에는 자신이 수강신청 하고자 하는 과목들에 순위를 메기게 되는데, 이를 반영하여 NTU 측에서 1차적으로 시간표를 짜줍니다. 이 시간표를 바탕으로 ADD/DROP 기간동안 원하는 수업을 추가하거나 드랍하여 수강신청을 마무리하면 됩니다. ADD/DROP은 선착순이 아니고 원하는 과목을 우선순위에 따라 리스트에 추가해 두면 일단위로 변동사항이 반영되는 시스템입니다.
- 기숙사
모든 교환학생에게 기숙사가 보장되는 것이 NTU의 큰 장점입니다. 적어도 제가 직접 만난 20여명의 교환학생들 중 기숙사에 떨어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수강신청과 마찬가지로 기숙사 신청 역시 교환학생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됩니다. 1인실과 2인실의 선택이 가능한데, 건강상의 사유 등이 있다면 1인실이 될 확률이 높다고 들었지만 저는 별도의 사유 없이 1인실을 신청했고 에어컨이 있는 1인실을 배정받았습니다. 방에 따라 에어컨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천장에 거대한 선풍기가 달려있어 최소한의 냉방은 되지만 에어컨 없이 버티기 쉽지 않습니다. NTU 중고물품 거래 채팅방에서 개인용 에어컨, 냉장고를 사고 파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기숙사에는 방마다 책상, 의자, 옷장, 침대(침구류는 개인이 구비해야 합니다)가 있으며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 인덕션과 정수기 등이 있는 공용 주방이 있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1싱가폴 달러 코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학기 초에 기숙사 학생회가 주관하는 코인 교환 행사에 참석하시면 20싱가폴 달러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해줍니다. 기숙사 곳곳에서 귀여운 게코 도마뱀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에어컨이 있는 1인실 신축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기숙사비는 월에 450싱가폴 달러(50만원) 정도였습니다.
- 생활
싱가포르의 전반적인 생활 물가는 서울과 비슷하고, NTU 내에서의 생활은 서울대학교 캠퍼스 생활보다 싸다고 느꼈습니다. 학생식당(캔틴)에서는 끼니당 5~8 싱가포르 달러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치킨라이스와 같은 싱가포르 음식은 물론 중식, 일식, 태국음식, 베트남 음식, 한식 등 다양한 음식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학생식당에 입점해 있는 구조입니다. 특히 용과나 파파야를 비롯한 조각 과일들을 손쉽게 살 수 있는 점, 아침에만 판매하는 카야 잼 토스트 세트(카야 잼 토스트, 수란, 밀크티)를 2 싱가포르 달러 내외로 먹을 수 있는 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다만 학생식당을 비롯한 학내의 많은 곳에서 신용카드(Master, Visa 모두)를 받지 않습니다. NETs라는 특이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한국의 충전식 교통카드와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NTU 학생증에 NETs 기능이 있음으로 학생증을 발급받고 나면 근처의 지하철 역(Boonlay)이나 학내의 Hall2 기숙사에 있는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충전해 둘 수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은 터치 결제가 되는 Visa나 Mastercard신용카드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에어컨 선불 카드 충전인데, 신용카드나 NETs가 아닌 또 다른 결제 방식을 통해 기숙사에 있는 충전 키오스크에서 에어컨 선불카드를 충전해야 기숙사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 선불카드 충전은 현지 계좌가 있어야만 가능하니 1. 현지 계좌를 개설하거나 2. 현지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 부탁해야 합니다. 저는 한번은 먼저 충전하고 있던 사람에게 현금을 주고 부탁해서 충전을 했고, 한번은 현지계좌를 개설한 교환학생 친구에게 부탁해 충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NTU의 전반적인 생활시설은 매우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독서실, 학내 헬스장(예약 필요)이나 야자수와 선베드가 있는 야외 수영장과 같은 체육시설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친구들이나 버디들과 만날 때가 아니면 대부분의 여가시간은 헬스장에서, 학기 후반에는 수영장에서 보냈습니다.
학기 중반에는 Recess Week라 하여 1주일간 어떤 수업이나 과제도 없는 기간이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은 대부분 수업 진도를 따라잡거나 본가에 돌아가고 교환학생들은 주변 나라를 여행하는 기간입니다. 미리 여행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 기간에 몸이 좋지 않아 기숙사에서 푹 쉬었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수업
NTU에서의 대형 강의 수업은 거의 다 녹화되어 NTU learn(ETL과 동일)에 올라옵니다. 따라서 이론 강의 수업은 놓친 부분이 있더라도 온라인 녹화 강의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이 부분이 학업에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Lecture 이외에 Tutorial, Lab 등 실습 중심의 수업 형식이 있는데 과목에 따라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예시로 제가 들었던 전산학 개론의 경우에는 Lecture와 Tutorial로 구분된 수업이 완전하게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첫 2주정도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 녹화 영상이 올라오는지, 출석은 체크하는지 등을 개별 과목별로 파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NTU 학생들은 학구열이 상당하고 실력도 우수합니다. 하지만 서울대에서 평소 하던 정도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특징적으로 조별과제나 문제풀이 시간에 상당히 많은 학생들 간의, 혹은 교수님이나 조교님과의 의사소통을 요구합니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 마무리
학기 중에는 영어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인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귀국 후 텝스, 토익 같은 시험을 보니 확실히 점수가 올랐습니다. 또 얼마전에 버디 친구가 한국을 방문해서 서울에서 만났는데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다면 이런 새로운 인연도 만들기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업, 시설, 치안, 금전적인 면을 모두 고려해 볼 때 NTU는 교환학생 가기에 꽤 괜찮은 학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