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학생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이자, 대학에서만 가능한 활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주변 친구들도 많이 추천해줬고, 해외 대학에서 공부도 하고 다양한 지역으로 여행도 다닐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LA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UC Irvine은 왜인지 서울대 같은 학교입니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캠퍼스나, 파티를 잘 안 하는 분위기나(이건 case by case일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교환을 가고는 싶지만, 너무 낯선 곳은 꺼려지는 분께 추천합니다.
2.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영어를 쓰는 나라에 가서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완전히 극복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미국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고 등 그거 하나만 보려고 미국을 가기는 어려운 자잘한 여행지들을 많이 다녀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 UC를 선택한 이유는 캘리포니아의 날씨를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흐린 날이 많고 추웠지만 동부보다는 서부의 릴렉스된 분위기가 저와 잘 맞다고 느껴 후회는 없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는 잘 정리된 블로그 글이 많으니 하나를 정해서 따라가면 그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비자 인터뷰는 빨리 신청해놓는 게 좋아요!
2. UCI 안에는 1) 학교 기숙사 2) ACC라는 사설(?)기숙사가 있습니다. 3) 오프캠퍼스 숙소를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많이 늦게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해서 (그 이유는 필요한 메일이 스팸함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팸함을 잘 확인하세요) 그 시점에는 이미 학교 기숙사와 ACC 자리가 모두 차 있었습니다. 1)은 어차피 비용이 너무 비싸서 제외했었고, 모든 종류의 ACC에 메일을 돌려 빈자리를 겨우 구했습니다.
저는 시도하지 않았지만 3)에 살면서 버스로 통학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버스 시간에 일정을 맞춰야 하는 점 빼고는, H 마트도 가깝고 전체적으로 만족했다고 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과 관련해 헷갈리는 게 있으면, 교환교의 국제처나 교환학생 업무 담당자 분께 메일 드리는 게 좋습니다!
4. 제가 UCI 교환을 준비할 때는 잔액증명서가 필요했는데, 교환교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서류에 잘 나오는지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5. 혹시 학교로 미리 배송시켜놓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방 배정이 안 나서 정확한 주소를 모르는 경우, 꼭 주소지가 확정된 친구 집으로 보내세요! 택배 추적이 잘 안 돼서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6. 에브리타임에 같은 학교로 교환학생 가는 사람끼리 그룹 채팅방 만들었다고 종종 올라오니, 되도록 그런 채팅방에 들어가셔서 사람들과 같이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IV. 학업
1. WebReg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수강신청합니다. 수강편람도 같은 사이트로 찾아보는데, 강의계획서가 올라오지 않아서 궁금하면 교수님께 따로 메일 보내야 했습니다. 저는 Rate my professor라는 강의평가 비슷한 사이트를 참고해서 시간표를 짰습니다.
2. Film&Media 전공 <Intro Film Analysis>, <Broadcast Media History>, <Retro Games>, <Asian American Documentary Practice> 들었습니다.
1) <Intro Film Analysis>: 매주 영화 보고 교수님의 분석 강의를 듣습니다. 배경지식 없어도 무난히 들을 수 있고 재밌습니다. 로드는 매주나 2주에 한 번 퀴즈 풀고, 시험도 보는데,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2) <Broadcast Media History>: 방송미디어의 역사를 훑는 수업입니다. 사람에 따라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유익합니다.
3) <Retro Games>: 레트로 게임 분석 강의를 듣습니다. 게임 매커닉에 대한 분석이 주일 줄 알았는데, 노스탤지어라는 감정에 대한 분석이 더 비중이 높아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4) <Asian American Documentary Practice>: 아시안 아메리칸 다큐를 보고 분석 강의를 듣습니다. 기말 과제도 직접 다큐 한 편을 만들어보거나, 가족을 상대로 구술사 인터뷰를 해보는 것이어서 재밌었습니다.
<Hip Hop> 춤 수업도 들었는데 재밌었습니다.
3. 막상 가보니 다른 교환학생들과 친해져서 한국어를 많이 썼습니다. 영어를 많이 쓰고 싶으시면 외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영어를 접하는 경험이 도움이 됐고, 영어로 주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줄었습니다. 지금 완벽한 실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영어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벽한 악센트가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일단 한번 해본다는 생각으로 하면 그 한 번이 쌓여서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V. 생활
- 전기장판 가져가서 요긴하게 썼습니다. 캘리포니아로 가는 거였지만 따뜻하게 자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냈는데, 의외로 아주 잘 썼습니다. 변압을 하니 출력은 약해도 없는 것보단 낫더라고요. 캘리포니아였지만 오뉴월까지도 아침저녁으로는 긴 옷이 필요할 정도로 추웠습니다. 특히 밤에는 반소매 못 입을 정도로 춥습니다.
- 물가는... 라멘 하나 먹어도 2만원은 냅니다. 장 봐서 요리해 먹으면 그나마 살 만합니다.
- 식당은 뷔페식인데 맛있는 것 같아요. 계속 먹으면 물린다고는 합니다.
대중교통은 좋지 않습니다. 버스가 30~50분에 한 대 정도 있고 그마저도 노선이 다양하지 않습니다. 면허가 있으신 분은 차 렌트할 수 있도록 국제면허를 따서 가시면 유용할 것 같아요. UCI 교내 셔틀이 있는데 주말엔 안 합니다. 어디 갈 일 있으면 사람 여럿 모아서 우버를 많이 탔어요.
- 많이 하고 싶으신 분은, 도착하자마자 몇 월달에는 어디를 가자 정도는 계획을 세워두면 좋을 것 같아요. 봄방학에 가면 좋은 여행지가 있고 여름에 가면 좋은 여행지가 있으니까... 토론토에서 LA로 갈 때는 토론토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하니 시간을 넉넉잡고 공항에 도착하세요.
- 기간이 끝나고 30일간 주어지는 grace period에는 미국을 나갔다가 다시 오는 게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은 비자가 끝나기 전에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는 정말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교환을 다녀온 지금은 한국에서 한 학기를 다니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힘들 때 꺼내 볼 행복한 기억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후회는 없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교환 생각이 없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혹시 가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는 분이라면 잘 계획하셔서 다녀오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