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에 들어오기 전부터도 교환학생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실제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건 학부 3학년 과정을 마칠 때 즈음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였기 때문에 졸업 시기를 염려하는 회의적인 의견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게다가 제 경우 학부 1-2학년 때에는 인문교양에 빠져 아직 들어야하는 전공 외의 수업들도 꽤 있었고 진행하고 있는 연합전공과정도 있어 사실 졸업시기만 놓고 생각하면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졸업시기가 한 두 학기 늦어지는 것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교환학생이 제게 가져다 줄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 고민 없이 참가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그때 당시 제가 생각했던 교환학생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여러 지역의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토론할 수 있다는 점
둘째, 외국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
셋째, 타지에서 홀로 적응해보는 기회가 된다는 점
넷째, 한 나라 또는 지역을 오랜 기간에 걸쳐 탐방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점
첫 번째 장점의 경우 앞으로의 진로를 어떤 방향으로 결정했냐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하는 능력을 기르고 그 결과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한 필수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사회적 양극화가 큰 이슈가 되는 때에 더더욱 길러야하는 능력이라고 생각되어 가장 중요한 장점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제가 결정한 진로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었습니다. 학문의 길을 계속 걸어가기로 결정했던 저는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공부를 마친 후 외국에서 나머지 공부를 이어나가는 계획을 생각해두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 대학에서 어려움 없이 강의를 듣고, 글을 쓰고,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향후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세 번째 장점은 앞으로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여러모로 실용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장점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여행하며 느낄 수 없었던 그 지역만의 특색, 분위기,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처음 생각한 교환학생의 목적을 충분히 이룬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2.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가.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부아일랜드로 구성되어있고 제가 선정한 파견대학인 University of Edinburgh(이하 UoE)는 스코틀랜드 지역의 수도인 Edinburgh라는 도시에 위치한 대학입니다.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파견대학은 다양한 나라들과 지역에 분포해있었지만 저는 여러 조건에 따라 UoE를 선정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영어가 주 사용언어인 지역을 선택하였습니다. 유럽에서 영국 외에 다른 나라들도 각자의 매력이 풍부하고 영어를 쓰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는 나라들이 꽤 있지만 영어가 주 사용언어인 지역이 아닌 이상 해당 지역의 문화에 완전히 녹아들어 편하게 구경을 다니고 수업을 듣는 등의 활동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영어권 나라를 선택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 후보 파견 지역에는 영국과 미국이 있었습니다. 저는 향후 공부를 미국에서 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교환학생은 영국에서 진행하는 것이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영국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공대 커리큘럼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가능한 학교를 찾아보았습니다. 영국에 여러 파견교들이 있었으나 공학계열 전공 학생이 지원할 수 없는 학교들이 있어 그들을 제외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니 UoE를 포함한 세 개의 학교로 추려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의 역사와 평판을 기준으로 최종 후보 파견대학을 선정하였습니다. UoE의 경우 16세기말에 개교한 역사가 깊은 학교이며 그에 걸맞게 찰스 다윈, 데이비드 흄, 제임스 맥스웰 등이 동문인 학교입니다. 이에 더해 여러 국제 지표를 비교한 결과 평균 등수가 세 대학 중 가장 높아 UoE를 선정하였습니다.
나. 파견대학/지역 특징
1) 파견대학
가) 장단점
UoE는 여러 가지 매력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깊은 역사, 둘째는 아름다운 캠퍼스, 셋째는 높은 학업 역량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듯이 UoE는 1583년에 개교해 어느덧 4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국 북부의 지적 중심부를 담당하고 있는 대학교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이 UoE를 스쳐갔으며 그 중에는 잘 알려진 찰스 다윈, 데이비드 흄, 제임스 맥스웰 등의 저명한 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깊은 역사와 함께 캠퍼스 건물들도 새로 지은 건물들과 2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Old College라고 불리는 캠퍼스는 18세기~19세기에 완공된 캠퍼스 건물들로 이루어져있는데 해당 캠퍼스에서 교환학생 OT를 진행했을 때에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교환학생 생활 동안 여러 번 Old College로 산책을 가곤 했습니다. UoE는 긴 역사를 바탕으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뛰어난 평판을 유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법학, 교육학, 정책학과 더불어 컴퓨터공학(그 중에서도 자연어처리), 지질학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교환학생들과 이야기해보았을 때 법학을 전공한 학생들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 외에 교환학생들에게 단점으로 작용할만한 점도 있었습니다. 바로 파업입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의 물가 상승에 비해 대학교수자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충분히 인상되지 않은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고 파업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는 여러 대학 교수, 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포함됩니다. 그 결과 총합 11주에 달하는 강의주차 중에서 5~7주차 정도의 시기에 여러 수업들이 파업으로 인한 휴강을 하게 됩니다.
물론 파업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수업도 있으나 대부분의 수업들이 영향을 받습니다. 이에 더해 파업의 연장선인 MAB(Marking and Assessment Boycott – 채점 거부)로 인해 마지막 시험이 끝난 지 2달이 넘은 지금까지도 제가 들은 수업들의 최종 성적이 공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교환학생이 아닌 현지의 여러 UoE 대학생들과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러한 파업이 약 3년 전부터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현지 대학생들의 의견과 언론 기사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현재 영국의 경제 상황과 노동자들의 형편의 차이로부터 시작된 파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활발한 것을 알 수 있었으나 교환학생을 가는 입장으로만 생각해본다면 강의 수강이나 성적 문제에 있어 다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제 경우에는 강의들이 휴강하는 동안 에든버러의 이곳저곳을 수업에 대한 부담 없이 걸어 다니며 아름다운 건물들과 자연경관을 즐기러 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UoE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여러 학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캠퍼스 또한 고풍스러운 매력을 뽐냅니다. 그러나 현재(2023년) 영국의 상황으로 인해 강의 수강이나 성적 공지시기와 관련해 학생의 관점에서 불편한 점이 몇몇 존재합니다. 교환학생의 입장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휴강이 학교 친구들과 짧게 여행을 가거나 도시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나) 학사 일정 캠퍼스의 아름다움이나 학교의 역사를 아는 것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수업을 듣고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학사 일정을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UoE의 학기 자체는 약 5개월 정도이나 강의를 하는 주차만 합해보면 11주입니다. 학기 구성은 첫 번째 강의 기간, 과제 기간, 두 번째 강의 기간, 그리고 시험 기간으로 나뉩니다.
제가 수학한 2학기의 경우 다음과 같이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1/10 ~ 2/19: 강의 기간. 개강 후 6주간 강의를 진행
2/20 ~ 3/5: Flex Week. 2주간의 과제 기간
3/6 ~ 4/9: 강의 기간. 5주간 강의 진행
4/10 ~ 4/30: Vacation Week(2주) + Rev Week(1주). 3주간의 시험대비 기간
5/1 ~ 5/28: Test Week(4주). 4주간 기말 시험 진행
확실히 제가 익숙한 한국의 커리큘럼과 비교해 상당히 여유로운 스케줄이었습니다. UoE는 수업 수강에 대해 교환학생들에게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60 credit(보통 수업 3개 정도)을 요구해 교환 생활 동안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강도로 수업을 수강했으나 남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고 공부할 시간도 많았습니다. 서울대와 비슷하게 하나의 주차에 진행하는 강의 시간은 수업마다 다를 수 있으나 보통 3시간 정도였고, 제 경우 3개의 수업을 들었는데 두 수업은 각각 1시간씩 3일, 2시간씩 2일을, 한 수업은 하루에 3시간을 몰아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제가 이 커리큘럼에 대해 좋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시험기간 주차가 따로 정해져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시험 주차가 정해져있어 서울대에서처럼 과제 마감기한, 시험일, 수업일이 모두 1~2주에 몰아넣어지는 불상사가 없어 여유롭게 시험기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에서 요구하는 과제와 시험들이 모두 writing을 많이 중요시해 공학 분야를 전공한 제 입장에서는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었습니다.
다) 과제, 시험
기숙사에서 친해진 영국 친구와 이야기했을 때 알 수 있었던 점은 영국 대학에서 에세이를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한국과 달리 공학 분야에서도 학부생들에게 양질의 에세이 작성을 요구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제 경우 첫 에세이 과제가 나왔을 때에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해오던 단순한 리포트 개념이라고 생각해서 별 어려움 없이 작성하여 제출하였었는데 낮은 점수를 받고 당황했었습니다. 이후 수업시간에 제공해준 높은 점수를 받은 에세이들을 검토해보니 간단한 리포트 수준이 아니라 적어도 20개 이상의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작성한 소논문 수준의 에세이였습니다. 이를 참고해 첫 에세이 이후의 과제부터는 약 2주가량 참고할만한 문헌들을 읽어보고 선정한 후 일주일 동안 에세이를
작성하고 첨삭해 제출하였고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학술적 글쓰기 능력을 꽤나 향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제가 과제로 받았던 총 4개의 에세이 과제 중에서 가장 짧은 에세이 과제는 1500 단어, 가장 긴 에세이 과제는 3000 단어 분량이었습니다.
시험의 경우 수업마다 시험 양식이 달랐지만 학교가 기출문제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자신이 듣는 수업의 기출문제를 모두 접근할 수 있게 해놓아 시험 준비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 파견 지역
파견 지역인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로,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짧은 교환생활이었지만 그동안 제가 느꼈던 이곳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정리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 날씨, 도시경관, 자연경관
영국 날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비교적 추운 기온을 유지하며 (제가 경험한 바로는 1월에 최저 0도에서 5월에 최대 15도까지로, 춥지 않은 겨울과 시원한 여름을 갖고 있습니다) 비가 자주, 조금씩 내립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경우 영국 남부에 위치한 잉글랜드, 웨일스보다 훨씬 더 비가 자주 내리고 날씨가 급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실 이러한 날씨에 대한 부분이 교환을 오기 전부터 조금 걱정이었습니다. 많은 강수량과 함께 항상 흐린 날씨로 인해 우울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막상 영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렸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비가 많이 오긴 했으나 제 경험상 처음에 우려했던 ‘항상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하는지’와 ‘항상 흐린 날씨일 것인지’는 불필요한 걱정이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는 에든버러와 한국의 비 사이의 차이점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에든버러의 비는 한국의 비와 크게 세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 비의 지속시간, 그리고 비의 질입니다. 첫째, 에든버러에서는 우산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양의 비가 한 번에 내리지 않고 이슬비의 형태로 내립니다. 아주 가끔씩 한국에서 내리는 비처럼 우산이 필요할 때도 있었으나 5개월간의 교환 생활동안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에든버러의 비는 대부분 이슬비입니다. 그래서 제 경우에는 우산을 갖고 다니기보다는 간단한 털모자를 챙기거나 후드가 달린 옷을 입고 다녔습니다. 둘째, 이러한 이슬비도 급변하는 날씨의 영향으로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비가 당장은 내린다고 해도 30분 후에는 비가 그치고 다시 날씨가 맑아지기도 하는 등 날씨의 변동성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더해, 높은 변동성에 의해 비가 오는 날이 많기도 하지만 반대로 맑은 날도 기대 이상으로 많다고 느꼈습니다. 셋째, 스코틀랜드에서 지내며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바로 깨끗한 공기 질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평소에도 대기 오염 지수가 30-100 사이를 오가고 특히 황사가 불어오는 때에는 200을 넘어가는 수치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에서는 교환 생활 내내 10, 심지어 5 이상으로 대기오염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비에 대한 인식과 달리 스코틀랜드에서는 사람들이 비를 직접 맞는 것에 대해 젖어서 불편한 것 외에는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느껴졌고 실제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그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체적인 강수량은 많지만 순간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이 적고 그 지속시간이 짧기 때문에 우산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고 흐린 날씨와 더불어 맑은 날씨도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추가로 깨끗한 공기로 인해 비를 맞는 것에도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었습니다.
건축양식이나 도시계획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지만 그런 제가 보기에도 에든버러의 거리는 매우 아름다웠고 눈에 담아둘만한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나오는 Diagon Alley를 영화에서는 에든버러로 선정해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독주택들이 모여 있는 주거지역을 벗어나 에든버러의 Old Town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건물들이 빽빽이 늘어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글을 작성하며 찾아본 결과 에든버러의 Old Town과 New Town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1995년에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Old Town의 경우 중세 거리들이 많이 보존되어있어 안개가 끼거나 흐린 날에 그 무겁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잘 느껴졌었습니다. 실제 모습이 궁금하시면 Edinburgh Old Town이라고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에든버러의 Holyrood Park에는 Arthur’s Seat이라고 불리는 지각이 거칠게 융기한 구조의 지형이 있는데 에든버러에는 이를 포함한 여러 hill들이 존재합니다. 곳곳에 산이 많아 자연경관으로 꽤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수도다웠습니다. Arthur’s Seat은 제가 지내던 기숙사의 바로 뒤편에 위치해 가벼운 산책을 자주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 등산과는 거리가 멀게 지내왔었으나 짧게 자란 풀이 거칠게 솟아있는 땅을 촘촘히 덮고 있는 곳에서산책을 하며 에든버러의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곤 했습니다. 이와 같이 에든버러는 자연경관도, 건축물도 모두 천천히 즐기기 좋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나) 치안과 전체적인 분위기
에든버러의 치안과 분위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에 파견교로 UoE를 선정했을 때에도 하나의 메리트로 작용했던 점은 치안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도시들처럼 에든버러 역시 늦은 밤에는 길거리도 어둡고 조금은 위험한 분위기가 있지만 영국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치안이 상대적으로 많이 좋아 생활하기에 편했습니다. 신변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느낀 것은 딱 두 번으로, 밤 10시 경 기숙사로 돌아가던 도중 지름길로 보이는 길로 가려다가 가로등이 없는 길에 사람 한 명이 걸터앉아있던 곳을 지나쳤을 때와 새벽에 주점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던 무리를 지나쳤을 때였습니다. 조금 위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아무 일 없었고 늦은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었습니다. 확실히 22시 전에는 위험하다고 느낀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에든버러의 사람들은 많이
친절한 편이었고, 동양인이 굉장히 많아 인종차별의 문제로 인해 불편했던 경험도 없었습니다. 물론 자국을 벗어난 곳에서 발생하는 어느 정도의 차별이나 불편함은 아무리 치안이 좋고 사람들도 좋은 곳이라도 언제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아무 일 없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기보다는 항상 조금 주의하며 다녀야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느껴질 때에는 감정을 절제하고 단호하게 문제제기를 하거나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시면 대부분의 경우에 불편함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교환학생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하는 마음에서 부가적인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결론적으로 에든버러는 사람들도 친절하고, 늦은 밤이 아니면 치안은 다른 유럽의 도시들에 비해 굉장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3. 출국 전 준비 사항
가. 비자 신청 절차
영국에서는 6개월 이내 체류하는 경우 visiting visa가 자동 발급되어 비자를 따로 신청할 필요 없었으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입학허가서를 출력해 가지고 갔었습니다. 입국심사 시 방문 목적을 물어보았을 때 에든버러 대학에서 5개월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러 왔다고 말하며 입학허가서도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특징적인 질문이나 어려웠던 점은 없었습니다.
나. 숙소 지원 방법
제 경우 에딘버러 대학 홈페이지(myed)에서 기숙사 신청을 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계정을 만들어야하는데 이는 입학 안내 메일에서 자세히 안내해주었습니다. 입학허가서는 약 11월 즈음에 나왔었습니다. 입학허가서가 나옴과 동시에 학생 id와 계정이 생기고 이를 입학허가 메일에서 안내해주었고, 이 정보를 이용해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기숙사 신청을 비롯한 다양한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참고로 홈페이지에서는 각종 성적확인, 메일확인, 캠퍼스 안내 등의 정보가 있습니다.
에든버러 대학에는 여러 개의 기숙사들이 존재하는데 각 기숙사마다 어느 정도 조건의 차이가 있습니다. 기숙사 신청 페이지에서는 여러 조건들을 본인이 직접 선택하면 그에 걸맞는 기숙사 후보들을 가격과 함께 안내해줍니다. 그 후 최종 후보로 선정한 다섯 개의 기숙사를 선정순위에 맞춰 제출하면 기숙사가 향후 확정되는 시스템입니다. 기숙사마다 다른 조건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En-suite(방마다 화장실이 구비)와 Catered(기숙사에서 끼니를 제공해주는
경우. 반대의 경우 Self Catered)가 그것입니다. 이외에도 방을 몇 명에서 쓰는지, 조용한 공간을 선호하는지 등의 조건들이 있었으나 처음에 말씀드린 두 조건과 몇 인실인지를 제외한 다른 부가조건들은 크게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제 경우 화장실이 방마다 구비되어있는 조건을 선택하였고 처음에는 self catered를 선택할까하다가 매 끼니를 만들어먹는 것보다는 돈을 더 내고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훨씬 생활이 편할 것 같아 catered 조건을 선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룸메이트가 있으면 피곤할 것 같아 1인실 조건을 선택해 여러 조건들에 의해 선정된 기숙사 후보들을 인터넷에 검색해보고 위치와 평을 확인하여 Pollock Halls 기숙사 구역에 위치한 Chancellor’s Court을 최우선 선택지로 결정하였습니다.
기숙사를 고른지 며칠 후 기숙사 확정 메일이 왔었으며 메일의 안내에 따라 기숙사 비용 결제창으로 넘어가 온라인 결제를 통해 대학에 돈을 보냈습니다.
다. 파견 대학 지불 비용
대학에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기숙사 비용 외에는 없었습니다. 홈페이지를 탐색하다보면 등록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해당되지 않으며 등록금은 기존에 했던 것처럼 서울대에 재학 학기 등록금을 지불하면 학교를 통해 에든버러 대학 등록금이 지불이 됩니다.
기숙사 비용은 앞서 말씀드린 듯이 기숙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결제를 통해 지불하게 됩니다.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마다 다르고 같은 기숙사 건물이더라도 몇 인실인지에 의해 달라집니다. 화장실이 방마다 구비된 경우, 기숙사에서 음식을 조달하는 경우, 그리고 한 방 당 수용 인원이 적어질수록 비용이 높아집니다. 제 경우 en-suite, catered 조건을 모두 선택하고 1인실을 선택해 총 비용이 약 천만 원 가량 나왔습니다. 2인실 이상을 선택할 시 가격이 약 절반 정도가 되며 en-suite나 catered 조건이 없는 곳을 선택할 경우 가격은 더 내려갑니다. 모
두 1인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ensuite 조건이 없는 Baird House의 경우 약 800만원, ensuite 조건이 없고 self catered인 Blackwood Crescent의 경우 약 400만원 정도의 가격입니다. 2인실인 경우 이 가격의 절반 정도로 내려갑니다. 추가로 self catering 기숙사에는 모두 공용부엌이 구비되어있습니다.
이외에 대학에 지불해야할 비용은 없습니다.
라. 챙겨가야할 물품
기숙사 방에는 책상과 의자, 옷장, 책장이 기본적으로 모두 구비되어있으며 침대 또한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따로 준비해가거나 현지에서 구매해야 할 물품들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필요한 물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숙사 차원에서 이전에 기숙사에서 거주하던 인원들이 기부하고 간 물품 등을 나누어준다고도 알고 있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해보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침구류(시트, 베개, 이불 등 –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만 구비되어 있습니다), 욕실 용품(세면용품, 두루마리 휴지, 손비누, 수건 등), 주방 용품(설거지 도구, 주방 세제 등 – 공용 공간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위생을 위해 현지에서 따로 구비했습니다), 기타 생활 용품(세제, 섬유유연제 등)
제 경우 현지에서 사도 큰 문제없는 물품들인 주방용품과 생활용품과 일부 욕실용품(두루마리 휴지, 손비누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에서 가져갔습니다.
마.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에 추가로 준비할 것들은 없지만 출국 전에 UoE 홈페이지의 교환학생 및 신입생 안내 페이지를 탐색하며 교통편이나 전체적인 도시 구성, 수업 강의계획서 등을 알아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 학업
가.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은 UoE 홈페이지의 교환학생 및 신입생 안내 페이지에 설명되어있었으며 입학허가메일에 첨부된 ‘Visiting Student Application Guide’를 참고해 진행하였습니다. 교환학생 등록과정을 거치며 수강신청도 같이 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시스템입니다. 이때 수강신청은 교환학생만을 위한 수강신청 페이지로, 재학생들과 수업 자리를 놓고 경쟁할 일은 없습니다. 다른 등록절차를 완료하고 수강 신청 페이지로 넘어오면 분야별로 분류된 여러 개의 수업 목록이 나옵니다. 이 목록에서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해 5개를 신청하고 그 중 약 3개가 선정되는 방식으
로 수강신청이 진행됩니다. 교환학생은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60 credit을 수강해야하는데 보통 수업의 경우 20 credit, 수업 시간이 짧은 수업의 경우 10 credit 정도가 됩니다. 추가로 수업들마다 SCQF Level이라는 수치가 있는데 이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권장수강학년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9, 10이 3, 4학년 정도, 8 이하가 1, 2학년 정도의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Credit 조건을 맞추고 수업 시간이 겹치지 않게끔 신청해 목록에 올리면 향후 학교에서 수강 과목을 여러 조건에 맞게 확정해줍니다.
나. 수강과목 설명
제 경우 총 3개의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Natural Resources Management(NRM),
Informatics 1 – Cognitive Science(INF), Energy Policy and Sustainability(EP)가 그것입니다.
NRM은 20 credit, SCQF Level 9였습니다. 생태자원을 비롯한 다양한 자원의 관리를 주제로 여러 자원 관리 성공/실폐 사례와 함께 각종 사회경제정책들을 공부할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은 모두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나 토론 시간이 보장되어있었고 10주차에는 3개의 조로 나누어 모의 UN과 비슷한 자원 협상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업 평가는 총 2번의 에세이와 한 번의 기말지필평가로 이루어졌습니다. 생태자원관리 분야는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인데 이 수업을 통해 생태자원관리에서 사용되는 여러 시스템과 사회경제 정책들을 다른 분야의 자원관리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더해 각종 토론 시간과 모의 UN 활동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돼서 많이 유익했습니다.
INF는 20 credit, SCQF Level 8인 수업이었습니다. UoE가 두각을 나타내는 자연어 처리 분야를 주제로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에서의 인지과학 이론을 배움과 동시에 간단한 자연어 처리 기능의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파이썬으로 작성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은 강의 3시간, 실습 1시간으로 구성되어있었으며 평가는 총 3번의 프로그래밍 과제와 각 주차별 퀴즈로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프로그래밍 과제가 자연어 처리 머신러닝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기본이 되는 스켈레톤 코드를 모두 제공해주어서 큰 어려움 없이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EP는 20 credit, SCQF Level 10인 수업으로,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들을 검토하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개념들에 대해 탐구하고 토론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3시간가량의 세미나가 있는데 세미나 전에 그 날 다룰 주제에 대한 논문 3개를 읽고 오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수업은 전반부 90분 동안 강의를 듣고 나머지 90분 동안에는 주변 학생들과 모여 그 주의 세미나 질문들에 답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평가는 총 2번의 에세이(짧은 에세이 하나, 긴 에세이 하나)로 이루
어졌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여러 에너지 정책들과 문제들에 대해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토론 능력과 학술적 글쓰기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 유익했습니다. 그러나 수업이 인문대 소속의 수업이라서 다른 공대 전공 재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이 때문에 토론 내용이 기술적/공학적 논의가 아닌 정책적 논의에만 그친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다.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를 가장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부딪혀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고 실제로 그렇다고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학생들, 교수님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려 노력하였으며 그 결과 빠르게 영어가 편해졌었습니다. 처음 수강신청을 할 때만 하더라도 신청한 수업들에 토론, 조별 활동과 에세이 작성이 많아 조금 걱정했었으나 막상 부딪혀서 수업을 수강하니 어려움 없이 수업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 만난 영국 친구들도 도움이 많이 됐는데, 기숙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하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영어에도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라. 기타 유용한 정보
UoE에서는 사실 출석을 따로 확인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모든 강의가 자동으로 학교 서버에 녹화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하면 강의실에 한 번도 가지 않아도 수업을 모두 수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현장에서 수업을 들어야 토론도 할 수 있고 소통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항상 현장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 경우 한 주차에 있는 INF 수업 3개 중 2개는 온라인으로 수강했는데, 이는 다른 수업과 수강시간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강의 시간을 최대한 맞춰 수강 신청을 했었으나 듣고 싶은 수업들의 시간이 안 맞았었습니다. 신청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었으나 다행히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녹화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와 같이 겹치는 수업시간이 있어도 수강할 수 있게끔 해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INF 수업은 일부 녹화 강의로 수강하였고 이 덕분에 모든 수업을 차질 없이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UoE로 교환을 가게 되어 수강신청을 할 때 선택한 강의들의 수강 시간이 서로 겹치는 일이 있어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 정보를 공유합니다.
5. 생활
가. 가져가면 좋을 옷
에든버러의 날씨는 앞서 말씀 드렸듯이 비가 자주, 조금씩 내리고 기온이 계절에 따라 0도에서 15도 사이에 머무릅니다. 그리고 날씨가 자주 바뀌면서 갑자기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체감온도가 높아질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서 저는 외출복으로 청바지 3벌, 니트 4벌, 가죽 자켓 2벌, 코트 한 벌, 숏패딩 한 벌 정도를 입고 다녔습니다. 입기 편한 긴바지, 반팔, 후드 등도 챙겨가서 잠옷이나 생활복으로 많이 입었습니다. 추가로 앞서 말씀드린 듯이 털모자 3개 정도를 준비해놓았었으며(이곳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에 털모자를 쓰고 다닙니다) 목도리 한 개와 가죽 장갑 한 쌍도 갖고 갔었습니다. 신발은 현지에서 워커부츠를 사
서 유용하게 신고 다녔습니다. 짧은 교환 생활이었지만 제가 생각하는 최적의 옷 조합은 털모자 + 얇은 니트 + 가죽자켓 + 청바지 + 부츠였습니다. 비바람은 모자와 자켓으로, 곳곳에 있는 웅덩이는 부츠로 확실히 막아주고 오염에 강한 청바지와 함께 실내에서 자켓을 벗고 입고 있기 좋은 얇은 니트를 입고 다니면 에든버러의 변덕 심한 날씨에도 쾌적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나. 현지 물가 수준
마침 교환 생활을 하는 동안 파운드화가 약세였어서 물가가 한국에 비해 그렇게까지 비싸다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조금은 비싸긴 했지만 기숙사 식당에서 끼니를 많이 해결해서 물가를 체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식비용의 경우 값싼 곳에서 먹을 때 인당 만 원, 좋은 곳에서 먹을 때에는 인당 2만 원에서 3만 원 사이였습니다.
다. 식사 및 편의 시설
영국의 음식은 맛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저도 이러한 점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됐었으나 교환 생활을 하며 깨달은 점은 다행히 영국 음식만 맛이 없고 영국에 있는 다른 나라 음식은 대부분 맛있었다는 점입니다. 에든버러에서 영국 음식은 맛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음식은 수준급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다 주변 도시인만큼 해산물(특히 홍합, 연어)의 품질이 매우 좋아 훈제연어, 홍합찜 등의 요리가 매우 맛있었습니다. 추가로, 제 경우 한중일 음식은 전혀 먹지 않았지만 영국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중국 이민자가 에든버러에 굉장히 많아 중국 음식도 수준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고급 식당들은 에딘버러의 New Town 지역에
많이 있으며 값싼 식당들은 Old Town 옆의 학교 캠퍼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편의 시설의 경우 Marks and Spencers라는 마트와 Boots라는 상점을 많이 이용했는데 M&S는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사러, Boots는 상비약이나 세면 용품을 사러 갔었습니다. 이외에도 poundshop 등과 같은 값싼 편의점도 존재합니다. 문구류를 살 수 있는 곳은 Old Town 캠퍼스 주변에 두 개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추가로 Boots의 경우 보통 위층에 약사가 있어 혹시라도 몸이 아프면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거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주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편의시설들은 저녁 7시 이전에 문을 닫기 때문에 구매할 것이 있다면 일찍 구매해야합니다.
라. 교통
에든버러에는 트램과 버스가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RFID 태그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바로 버스를 탑승할 수 있으며 하차 시에는 하차벨을 누르고 카드를 태그하지 않고 내리면 됩니다. 만 22세 이하인 경우에는 학생 카드를 신청해 무료로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버스 간 환승 제도도 한국과는 다르지만 어느 정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버스를 타며 카드를 태그할 때 요금이 바로 결제되지 않고 자정 즈음에 하루 동안 탄 버스 정보를 종합해 총 3번 이상 버스를 탄 경우 버스 3번 탑승 비용까지만 결제가 됩니다.
추가로, 버스 도착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에는 구글맵을 이용하는 방법과 Edinburgh Bus and Tram이라는 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중 후자가 조금 더 정확합니다. 만약 계좌를 아직 만들지 못한 상태로 버스를 타야할 경우 ‘Transport for Edinburgh’라는 앱을 이용해 버스 티켓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마. 은행 계좌 생성 및 결제 카드 생성
영국에 있는 현지 은행 계좌를 생성하고 카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으나 6개월 미만으로 체류하는 입장이어서 현지 은행 계좌를 생성하는 것이 불가했습니다. 따라서 전 Wise라는 온라인 송금 기업에서 계좌를 만들고 실물 카드를 신청하였고 제 통장에서 Wise 통장으로 돈 을 충전한 신청한 카드로 결제를 하며 생활하였습니다. Wise 카드는 애플페이로도 사용가능했기 때문에 영국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편하게 핸드폰만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 통신
에든버러에 와서 먼저 해야할 것 중 하나는 새 번호를 만드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현지 통신사 three에서 단기간동안 사용 가능한 번호를 만들고 잠시 사용했으나 핸드폰 유심을 바꿔 껴야해 한국 번호를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달동안만 그 번호를 사용한 뒤에 esim 사이트에 들어가 6개월 기간의 esim을 구매해(유럽 전역 데이터 100GB/month 로밍 및 전화 가능) 핸드폰에 한국 번호와 영국 번호를 모두 갖고 있으며 생활하였습니다. 이 덕분에 한국에서 오는 중요한 전화도 놓치지 않으며 영국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
습니다.
사. 여가 생활
에든버러가 위치한 스코틀랜드 지역은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코틀랜드 전역은 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므로 갈만한 장소들을 직접 찾아보고 버스를 이용해 잠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경우 네스 괴물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네스 호수를 보러 버스로 여행을 다녀왔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교환하며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다른 유럽 국가로의 항공편이 매우 싸다는 점이었습니다. 시기만 잘 맞추면 1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 가격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에 가볼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독일의 베를린과 이탈리아의 로마로 여행을 갔었습니다. 추가로, 생각보다 미국으로 여행을 가는 비용도 저렴해 뉴욕이나 보스턴 등과 같은 동부 도시로 여행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참고로 여가 생활은 아니지만 스코틀랜드는 그 이름이 말하듯이 스코치 위스키의 본고장으로 에든버러 곳곳의 주점에서 양질의 위스키를 즐길 수 있습니다.
The Scottsman’s Picturehouse라는 소형 영화관도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아. 안전 관련 유의 사항
에든버러는 치안이 좋아 안전과 관련해서는 크게 주의할 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듯이 늦은 밤에 거리를 다니다보면 조금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밤 10시가 넘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 기타 유용한 정보
스코틀랜드의 위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겨울에는 낮이 매우 짧고 여름에는 밤이 매우 짧습니다. 제가 처음 에든버러에 도착했을 때에는 오후 3시면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으로 오기 전 즈음에는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햇빛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경험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미쳐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가능하다면 전기주전자를 사거나 가져가는 것도 좋습니다. 제 경우 아침에 2L 정도 물을 끓여놓고 방에 있는 시간동안 물을 계속 마셨었습니다(게다가 스코틀랜드는 수돗물이 매우 깨끗해 사람들이 수돗물을 많이 마십니다).
6.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약 5개월 동안 영국 에든버러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교환 생활의 목표들을 어느 정도까지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국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기르고 사람들과 학술적인 내용에 대해 토론할 수 있게 된 점이 매우 뿌듯합니다. 이에 더해 국제 에너지 문제에 대한 영국의 입장에서 수업을 들어볼 수 있어 정말 뜻깊었습니다. 이러한 학술적인 것들 외에도 이번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사람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에든버러라는 아름다운 도시를 또 하나의 고향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어서 많이 행복합니다. 에든버러에 있는 여러 hill들, 특히 Arthur’s Seat은 항상 제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곳 중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5개월간의 가치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신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 관계자 분들과 장학금 지원으로 윤택한 교환학생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신 공대 국제협력실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