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안전이 보장된 상태로 해외에 거주해볼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꼭 가고 싶었습니다. 또, 환경을 바꾸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인턴을 하면서 함께 일했던 선배님들께서 대학생 때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코로나로 인해 학업에 흥미도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을 잃어가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휴식도 하고, 자기 개발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영어권 국가이면서 유럽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영국을 선택했습니다. 해리포터나 셜록, 브리티쉬 팝과 뮤지컬 등 영국 문화에 관심이 많기도 했습니다. 브라이튼은 너무 큰 도시는 아니지만 런던과 가깝다는 점이 좋아서 선택했습니다. 어딜 가도 사람이 많은 서울 생활에 지쳐있던 터라 작은 도시에 가고 싶었지만, 여행이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런던과 가까운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이튼은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곳이었습니다. 또, University of Sussex가 국제 학생이 많은 학교여서 다양한 문화권의 학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브라이튼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해안가 도시라는 점입니다. 캠퍼스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거리에 바다가 있습니다. 겨울에는 사람이 없고 한적해서 고요한 바다를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런던과 개트윅 공항이 가까운 편입니다. 온 캠퍼스 기숙사를 기준으로 런던은 2-3시간, 개트윅 공항은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당일치기로 런던에 다녀오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서, 런던에서 할 수 있는 쇼핑이나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교통비가 저렴하지는 않아서 자주 다녀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라이튼은 국제적으로 유명한 퀴어 도시입니다. 도시 곳곳에서 퀴어 클럽이나 바를 볼 수 있고, 8월에 대규모 퀴어 축제가 열립니다.
Univeristy of Sussex는 세계대학평가에서 200위권에 해당하는 학교입니다. 캠퍼스는 브라이튼 시내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캠퍼스가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Northfield 기숙사 바로 옆에 stanmer park라는 큰 공원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교원과 학생의 3분의 1이 외국인으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로 국제 학생이 많은 곳입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숙소 지원 방법
11월 초에 파견이 승인되었다는 메일이 옵니다. 이때 오퍼 레터 작성과 웰컴 위크 기간, 기숙사 신청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주십니다. 저는 11월 1일에 승인 메일을 받았고, 11월 3일에 기숙사신청에 대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안내 메일에 신청하는 사이트를 보내주시니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절차대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기숙사는 온 캠퍼스 기숙사와 오프 캠퍼스 기숙사로 나뉘고, 온 캠퍼스는 또 다시 en-suite, standard, standard budget 3개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4개의 옵션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여 신청하면 됩니다. 기숙사 시설과 금액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룸투어 영상도 있어 참고하기 좋습니다. 온 캠퍼스 플랫은 총 7곳이 있는데, 신청 시에 구체적으로 플랫을 지정할 순 없고 네 옵션 중에서 우선순위를 고르면 플랫은 랜덤으로 지정됩니다. 신청 기간은 약 2주 정도이니 메일을 자주 확인하셔서 신청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온 캠퍼스 en-suite 기숙사인 northfield에 머물렀습니다. 방과 화장실은 혼자 쓰고, 하나의 주방 겸 공용 거실을 6명이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방은 체감상 6-7평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방과 복도, 공용 거실은 다 카페트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부엌에 토스트기, 오븐, 전자레인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공해주십니다. 에어프라이어나 커피 머신 같은 경우는 운이 좋으면 플랫메이트가 가져다두고 사용을 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면 학교에서 제공해주시진 않습니다. 캠퍼스 중심에서는 가장 먼 기숙사이긴 하지만 캠퍼스 자체가 그렇게 크진 않아서 도서관까지는 10분, 정문까지는 20분 정도 걸립니다. northfiled는 바로 옆에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리셉션 옆에 northfield bar라는 식당 겸 펍이 있고, 아마존 무인 택배함이 있습니다. 세탁기는 플랫 내부에 따로 없어서 리셉션 옆에 있는 코인 세탁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세탁과 건조까지 하면 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침구류는 학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리셉션에 말씀드리면 베개, 이불, 침대 커버가 들어있는 키트를 주십니다. 대부분의 기숙사 이불이 그렇듯이 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저는 크게 예민하진 않은 편이어서 그냥 사용했습니다. 그 외에 제가 아는 정보도 간략히 적겠습니다. East slope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곳이고, 캠퍼스 중심에 위치해있습니다. 건물 0층에 라운지 같은 게 있어서 가끔 사용했어요. stanmer court는 캠퍼스 바로 앞에 있는 기차역 옆에 위치해있습니다.
기숙사 승인 메일은 11월 28일에 받았습니다. 메일을 받고 이틀 안에 room offer를 승인하면 최종 확정이 됩니다.
2.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등록금은 서울대에 지불하면 자동으로 처리됩니다. 기숙사 비용은 기숙사별로 다른데 저는 한 달에 120만원 정도 지불했습니다. 송금 방법은 메일로 안내해주시는 대로 진행하면 되어서 어려울 건 없었습니다. 한 번에 지불할지, 3번으로 나눠서 지불할지 선택할 수 있으니 환율을 고려하여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기숙사 비용은 실제로 머무는 기간과 상관없이 학교에서 정해주는 기간에 해당하는 비용을 다 지불해야 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저는 8월 31일에 application 관련 안내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때 보내주시는 application 서류에 듣고 싶은 강의를 6순위까지 적어서 보내면 됩니다. 교환학생은 60크레딧을 듣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로 절차를 거쳐서 45크레딧이나 75크레딧을 들을 수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통 한 강의 당 15크레딧이고, 실습 등으로 수업 시간이 더 긴 경우에는 30크레딧인 과목도 있습니다. 강의 목록은 홈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저는 미디어학부 수업 5개와 인류학 수업 1개를 선정해서 지원했습니다. 수강 신청 전에 미디어과는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아서 걱정했는데, 과목별 경쟁률 같은 것을 따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저는 9월 중순에 지원서를 보냈고, 수강 신청 확정 메일은 1월 13일에 받았습니다. 1,3,6순위로 적은 과목이 배정되었습니다.
개강 후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수강 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변경하고 싶은 과목을 적어서 담당자 분께 메일을 보내면 처리해주십니다. 기존에 신청했던 과목에 빈자리가 생기는 경우 안내 메일이 오기도 합니다. 어떤 과목이 빈자리가 있는지, 수업 시간이 언제인지도 메일로 여쭤봐야 하고, 따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같은 수업 안에도 분반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원하시는 시간대나 요일이 있다면 해당 분반으로 배정해주실 수 있는지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저는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5-6개 정도 미리 선정해서 문의했습니다. 각 과목 별로 남은 자리가 있는지, 수강 조건이 있는지 등을 안내해주셔서 확인하고 신청했습니다.
소통하는 과정이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MAH학부 담당자님께서 답장을 빠르게 해주시는 편이어서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메일로 대화하는 게 불편하시다면 직접 찾아가도 되지만, 캠퍼스에 계시는 날이 이틀 정도여서 요일을 잘 정하셔야 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Introduction to Fiction Filmmaking : 15크레딧. 영화 제작 수업입니다. 1시간 강의, 2시간 실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시간의 강의 시간 동안 카메라 조작, 구도, 조명 설치, 음향 등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이를 바탕으로 그 뒤에 이어지는 실습 시간에 직접 카메라나 조명 기구를 다뤄봅니다. 한 수업에 15명 정도여서 보통 4-5명이 조를 이뤄서 실습을 진행합니다. 간단한 영상을 촬영해서 스크리닝하기도 하고, 촬영 없이 조작법만 익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제는 조별로 5분 가량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 그 과정과 영화에 대한 비평문을 한 페이지 정도 적어서 제출하면 됩니다. 이 외에도 매주 수업한 내용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도 제출해야 합니다. 과제가 다소 많은 편이긴 하지만, 제출을 했음에도 F를 주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과제에 너무 부담을 갖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론에만 집중하지 않고 실제로 영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수업이라 재밌었습니다.
Culture and the Everyday – 15크레딧. 인문학부 신입생이 듣는 수업입니다. 강의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일상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옷, 음식, 주거, 미디어 등과 같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요소들에 반영된 지역성이나 보편성을 공부합니다. 강의는 팀티칭이고, 세미나는 담당 교수님이 한 분이 지정됩니다. 신입생이 듣는 수업이라 내용이 깊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문화권에서 머물면서 느꼈던 지점들을 학문적으로 되짚어보고, 여러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또, 제가 배정된 세미나의 담당 교수님이 굉장히 열정적이고 학생들이 편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과제는 한 학기 동안 다뤘던 여러 주제들 가운데 흥미로웠던 것을 바탕으로 Learning diary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형식이나 주제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학술적인 내용일 필요도 없다고 하셔서 부담 없이 작성했습니다.
Gender, Space and Culture – 15크레딧. 물리적 공간과 관련된 젠더 이슈를 다루는 수업입니다. 공원, 화장실 같은 공공 공간에서 드러나는 젠더 이슈에 대한 문화적 차이나 인터섹셔널리티에 대해서 주로 다뤘습니다. 제가 수강했을 당시에 유럽권, 아시아권, 북미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학생들이 참여했어서 세미나 시간에 대화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과제는 중간 과제와 기말 과제가 있습니다. 중간 과제는 안내해주시는 몇 가지 주제 중에서 더 관심있는 주제를 3개 선정해 짧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기말 과제는 수업에서 다뤘던 내용 중 한 가지를 선정해 에세이를 적는 것이었습니다.
Advertising – 15크레딧. 광고를 둘러싼 윤리적 이슈에 대해서 다루는 수업입니다. 중간 과제는 광고와 젠더, 광고와 환경 등 제시해주시는 주제 중에서 하나를 골라 광고를 선정하고 비평하는 팀프로젝트였습니다. 원래는 발표가 있었는데, 파업으로 수업이 취소되면서 슬라이드와 비평문만 제출했습니다. 기말 과제는 다른 강의들과 마찬가지로 에세이였습니다.
3. 학습 방법
수업은 보통 강의 1시간, 세미나 1시간으로 구성됩니다. Sussex의 수업은 서울대에서와는 달리 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중심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딩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강의는 리딩의 내용을 훑으면서 교수님께서 자신의 생각을 간단히 말씀해주시는 정도로 진행됩니다. 강의 내용이 다소 얕고, 파업으로 휴강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서는 미리 내주시는 리딩 자료를 충분히 읽으셔야 합니다. 좋은 점은 대부분의 교수님이 강의를 녹화해서 캔버스에 업로드 해주신다는 것입니다. 수업을 빠졌거나, 놓친 부분이 있으면 녹화된 강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어 공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세미나는 리딩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이 역시 리딩 자료를 읽어야 의견을 수월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세미나는 따로 녹화해서 올려주시지는 않습니다. 출석이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세미나에서 대화한 내용이 과제 작성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되도록 참석하시는 게 좋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회화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영어를 많이 쓰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웰컴 위크 기간에 교환학생을 위한 행사가 꽤 열리는데, 이때 참석하시면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만나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스누버디처럼 1대1로 Sussex 학생과 교환학생을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이런 제도를 활용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법이나 단어가 좀 어색하더라도 망설이지 말고 일단 뱉어보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을 위해 학기 중에 정기적으로 듣는 영어 수업이 열립니다. 또, ELAS라는 곳에서도 다양한 영어 워크샵을 열고 있습니다. 아카테믹 잉글리시를 서포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어서 회화보다는 아카데믹 라이팅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Language cafe라는 언어 교환 행사가 열립니다. 교내 학생이 멘토로 참여하여 간단한 단어나 회화를 알려주는 형식입니다. 영어 뿐만 아니라 10여 개 정도의 다양한 언어 테이블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홈페이지에 영어 공부나 글쓰기 등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잘 안내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기초/화장품 :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머무는 기간을 고려해서 충분히 가져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여드름 패치도 넉넉히 챙겨가서 사용했습니다.
-수저, 주방가위 : 젓가락과 주방가위는 은근 구하기 어려워서 챙겨 가면 좋습니다. 저는 주방가위를 챙겨가지 않아서 한인마트에서 구매했는데, 만 오천 원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젓가락은 기내에 들고 가시면 검색대에서 걸릴 수 있으니 되도록 위탁수하물에 넣으시길 추천합니다.
-블럭국 : 요리하기 귀찮고 한식은 먹고 싶을 때 간단히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부피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서 여러 개 가져갔습니다. 한인마트에서 웬만한 식재료나 간편 식품은 구할 수 있긴 하지만, 블럭국을 파는 곳은 못 본 것 같습니다.
-상비약 : 현지에서도 구매는 가능하지만, 입국 직후에 아플 수도 있으니 미리 챙겨 가면 바로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선글라스 : 여름엔 햇빛이 강해서 선글라스가 필수입니다. 저는 자외선 차단 안경으로 충분할 줄 알고 선글라스는 두고 갔는데, 안경으로는 부족해서 현지에서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어댑터, 멀티탭 : 영국은 아웃렛이 한국과 다릅니다. 어댑터에 멀티탭을 연결해서 한국에서 가져간 제품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비 올 때 입을만한 옷 : 패딩이나 바람막이처럼 모자가 달려있고, 방수가 되는 옷을 챙기면 좋습니다. 제가 브라이튼에 머물렀던 1월~6월까지는 생각보다 비가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런던에서는 비가 많이 오는 경우가 있었어요.
-전기장판 : 방에 라디에이터가 있어서 춥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입주 첫 날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오들오들 떨면서 잤습니다.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챙겨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질이 별로 좋진 않습니다.
-공기계, 도난 방지 스트랩, 자물쇠, 힙색 : 브라이튼에서는 소매치기의 위험이 없지만, 런던이나 유럽 여행 중 소매치기를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해서 가시길 추천 드려요. 도난 방지 스트랩은 목이나 손목에 걸 수 있는 걸 사용해야 심리적으로 더 안정돼서 좋았습니다.
-저가항공용 캐리어/가방 : 저가항공 규격을 미리 알아보시고 규격에 맞는 가방을 준비해가시면 좋습니다. 저는 라이언에어에 20인치 캐리어를 들고 타려다가 걸려서 10만원을 지불했었어요.
-생리대 : 영국에서 판매하는 생리대는 얇고 질이 좋지 않습니다. 민감하신 분들은 생리대를 충분히 챙겨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탐폰은 유럽 제품도 질이 괜찮아서 무리 없이 사용했습니다.
-그 외 : 대부분의 생활용품은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서 구매하면 그만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돈을 아끼고 싶다면 생활용품은 캐리어가 허용하는 한 최대한 많이 가져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 생활하다 보면 기념품이나 옷 등 새로 구매하는 물품도 많아지기 때문에 돌아올 때 버려야 하는 것도 많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영국은 전반적으로 물가가 비쌉니다. 기숙사비도 다른 국가에 비해 비싼 편이고, 외식 물가도 그렇습니다. 식당은 한 끼에 2-3만원, 맥도날드나 와사비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1-2만원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마트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요리를 해먹는 게 좋습니다. 생활용품이나 옷은 프라이막이나 티케이맥스에서 구매하시면 절약하실 수 있습니다. 질이 좋지는 않지만, 쓰고 버리기엔 나쁘지 않아요.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당 : 교내 식당은 처음에 두세 번 이용해봤는데, 비싸고 맛도 없어 그 후로는 가지 않았습니다. 시내에 있는 식당 중에서는 버거브라더스라는 수제버거 가게가 있는데, 정말 맛있으니 꼭 한 번은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피시앤칩스 가게는 바닷가 앞에도 있고, 시내에도 곳곳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피시앤칩스는 어디서 먹든 맛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아무 곳에서나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브라이튼을 비롯해서 영국은 곳곳에 현지 쉐프가 운영하는 아시안 식당이 많아서 만들어먹기 어려운 음식들은 종종 사먹기도 했습니다. 한식당도 몇 곳이 있는데 저는 kogi라는 곳만 가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맛있지 않고 가격도 비싸서 재료를 사다가 직접 해먹는 편이 나은 것 같습니다. 또, 간단하고 비교적 저렴하게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와사비라는 가게가 있는데 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트 : 교내에는 co-op이라는 작은 슈퍼가 있습니다. 살짝 비싼 편이라 웬만하면 학교 밖에 있는 알디를 이용했습니다. 알디는 버스로 20분 정도 걸립니다. 영국은 슈퍼마다 가격과 퀄리티가 조금씩 다릅니다. 체감상 알디<모리슨, 세인즈버리. 테스코 익스프레스<막스앤스팬서, 웨잇로즈 순으로 퀄리티는 좋고 가격은 비싸집니다. 저는 알디가 가깝고 저렴해서 가장 자주 이용했습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 많아서 채소 같은 신선 식품은 쟁여두고 먹기는 어렵습니다. 시내에 아시안 마트, 한인마트가 있습니다. 웬만한 식재료는 다 구할 수 있고, 컵라면 같은 간편 식품도 있습니다. 가격은 비싼 편이라 자주 사먹지는 않았습니다.
-의료 : 출국 전에 유학생 보험을 들었습니다. 저는 인슈플러스라는 곳을 이용했습니다. 학교에서 제시하는 보험 조건은 따로 없어서 원하는 보험을 드시면 됩니다. 교환 기간 중에 크게 아팠던 적이 없어서 병원을 간 적은 없습니다. 약은 Boots나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lemsip이라는 약이 감기에 효과가 좋아서 추천 드립니다.
-은행 : 한국에서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을 발급받아서 가져갔고 주로 트래블로그를 사용했습니다. 현지 계좌는 monzo를 발급받아 사용했습니다. 어플로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고, 카드는 우편으로 배송이 옵니다. 애플페이로 등록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발급할 때 은행에서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기준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몬조 계좌에 송금할 때는 모인이라는 어플을 사용했습니다. 학생 인증을 하면 수수료 없이 송금할 수 있습니다.
-교통 : 브라이튼 시내에 갈 때는 기차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차는 비싼 편이라 주로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버스는 brighton&hove라는 어플을 깔아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버스 티켓은 거리에 따라 시티 세이버와 네트워크 세이버로 나뉘는데, 네트워크 세이버가 좀 더 넓은 구역을 포함하고 더 비쌉니다. 시내에 가실 때는 시티 세이버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학생 인증을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시티 세이버 기준 24시간권은 3.8파운드, 컨택트리스로 찍고 타는 경우엔 2파운드입니다. 런던에 갈 때는 기차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도착역과 시간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데 제일 싼 티켓은 15파운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차를 이용하실 때는 trainline이나 trainpal 등을 통해서 레일카드를 발급하시면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레일카드 발급도 비용이 들긴 하지만, 여행을 자주 다니실 예정이라면 발급하시는 게 이득입니다. 런던을 자주 가실 예정이라면 오이스터 카드 발급을 고민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굳이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런던은 컨택트리스로 지하철과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서 굳이 돈을 내고 오이스터 카드를 발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영국은 유럽 내륙 국가들과는 거리가 있다 보니 유럽을 여행할 때는 주로 비행기를 이용했습니다. 항공권을 검색하실 때는 공항을 지정하지 않고 런던으로 지정하시면 다양한 항공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브라이튼에서 너무 거리가 먼 공항은 공항까지 가는 기차 비용이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때그때 비행기와 기차 비용을 비교해서 가장 저렴한 것을 선택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통신 : 캠퍼스 내에서는 에듀롬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심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국에서는 giffgaff를 사용했습니다. 기프가프에서 무료 제공하는 로밍 데이터를 다 썼을 경우엔 e심을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 : 동아리는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동아리가 있는데, 활성화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습니다. 동아리 인스타그램 등을 확인하시고 활동이 많은 곳에 들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활동이 자유로운 편이라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 행사 당일에 참여만 하면 되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워킹 소사이어티와 도그 워킹 소사이어티 활동에 몇 번 참여했었습니다.
- : Sussex는 운동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교내에 있는 체육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을 가입하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헬스장도 이용할 수 있고, 단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한 달에 4만 원 정도로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브라이튼은 4월 초에 마라톤이 열립니다. 해안가를 따라서 달리는 코스여서 한번쯤 참여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런던을 비롯해 다른 도시에서도 마라톤이 자주 열리는 편이라 관심 있으시다면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브라이튼 내에서는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했던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런던이 가깝기 때문에, 런던에서 뮤지컬이나 전시를 종종 관람했습니다. 뮤지컬은 투데이틱스라는 앱을 이용해서 러쉬티켓을 구매하시면 25-30파운드 정도에 꽤 좋은 자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런던에 바비칸 센터라는 복합 문화 시설이 있는데, 제가 머물렀던 당시에 조성진 리사이틀 공연이 있어 보러가기도 했습니다. 바비칸 센터에서 그 외에도 다양한 공연이 많이 열리니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브라이튼은 세븐 시스터즈와 가깝습니다. 브라이튼에서 교환학생을 하신다면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Sussex는 3월 말쯤에 대면 강의가 거의 끝납니다. 그 후로는 과제하는 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6개월 간 머물면서 2-30개 도시를 여행했습니다. 시간은 넉넉하니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여행은 얼마든지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은 내륙 국가와 거리가 있는 편이다보니, 한 번 나가실 때 동선을 잘 계획하셔서 효율적으로 여행을 하면 교통비를 절약하실 수 있습니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은 도시 별로 축제가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축제 기간을 알아보시고 맞춰서 가시면 더 특별한 경험을 하실 수 있어 좋을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캠퍼스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고, 주위에 아무것 없기 때문에 캠퍼스 내부에서는 특별히 위험하다거나 무섭다는 느낌을 받았던 적은 없습니다. 브라이튼 시내에서도 소매치기 위험도 없었고, 인종차별을 당한 적도 없습니다. 홈리스를 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늦은 시간에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버스를 탄 적도 있지만 위험한 일은 없었습니다. 런던에서는 소매치기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런던에 가실 때는 좀 더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