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며 영어 회화 실력을 기르고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사귀며 해외의 대학생활을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그 지역에 잠깐 다녀가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완전히 녹아들어 생활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두 학기 파견을 신청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niversity of Toronto는 캐나다에서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손꼽히는 대학교로, St. George (다운타운), Mississauga, Scarborough 3개의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파견된 St.George campus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인 토론토의 다운타운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캠퍼스 주변에는 미국의 대도시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고층 빌딩들이 들어선 번화가와 3층짜리 예쁜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조용한 주택가가 공존합니다. 토론토에는 시티뷰를 감상할 수 있는 CN Tower,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Distillery District, 피크닉과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Toronto Islands 등 학기 중이라도 틈틈이 가볼 만한 명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학교 캠퍼스 자체도 Trinity College, University College 등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고풍스러운 성 느낌의 건물들이 많아서 구경하기 좋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Study Permit>
저는 두 학기 교환학생(6개월 이상 체류)이어서 학생비자인 Study Permit을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그 절차와 관련해서는 제가 구체적으로 기록해둔 것이 없어서 자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잘 정리해준 블로그 글이 많이 나옵니다. 스터디 퍼밋 발급 소요 예상기간이 12주인데 UofT에서 letter of acceptance를 늦게 줘서 초조했던 기억이 있는데, 저는 실제로는 신청하고 4주만에 승인이 났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신청하는 경우 그렇게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모르니 letter of acceptance 제외한 서류들을 미리 준비하여 최대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주거>
UofT는 교환학생에게 기숙사를 지원해주지 않기 때문에, 주거를 미리미리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일반 주택에 room rent를 했다가 룸메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사설 기숙사인 Tartu College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 rent: 저는 페이스북 그룹에서 집을 알아보고 집주인과 연락하여 계약하였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는 경우 대부분 1년 단위 계약이라서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8개월 거주 후 여름방학 기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sublet을 내주고 올 생각으로 계약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위약금을 내고 아예 일찍 나오게 되었습니다. 단기 계약은 캐스모에서 알아보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 College: 운 좋게도 학기 도중에 퇴사한 사람이 있어서 들어갈 수 있었고, 저는 정말 만족했습니다. 캠퍼스와 말 그대로 딱 붙어 있는 위치와 상대적으로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다만 인기가 많아서 선착순 경쟁이 심합니다. 이전 보고서 등을 보시면 현지 기준 오픈일(4월) 아침에 오피스에 전화를 해야 한다고 나와 있을 텐데, 방식이 바뀌어서 사이트 상에서 폼을 채우면 됩니다. 제가 지원할 때는 코로나 관련 서류 등을 내야 했었는데 그런 게 있다면 미리 다운받아 작성해 두시면 좋습니다. 현지 시간 기준 오픈일 자정에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한 학기 학생을 잘 안 받는다는 말도 있는데, 제 룸메들 중 절반은 한 학기 교환학생이었던 걸로 보아 아예 안 받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IV. 학업 및 현지 생활 안내
<학업>
사실 저는 학업보다는 다른 언어나 문화 등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간 것인데, 뜻밖에 학업에 상당히 열중하는 시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제가 들은 수업들은 퀄리티가 아주 좋았고, 학생들도 대부분 학구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합니다.
교환학생들은 Arts & Science 학부로 가면 학기당 3~5개, Engineering 학부로 가면 학기당 4~5개의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저는 두 학기 모두 수업을 컴퓨터과학 전공 3개 + 수학 1개 총 4개씩 들었고, 서울대에서 전공 위주로 15학점 듣는 정도의 로드라고 느꼈습니다.
수업 고르는 팁을 몇 가지 공유하겠습니다.
- : 강의평을 검색하는 사이트입니다. 오래 가르치신 교수님이라면 후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 Reddit의 uoft subreddit은 에브리타임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학교 커뮤니티로, 게시판에 과목 코드나 교수님 성함을 검색하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s://www.reddit.com/r/UofT/)
- stream : 연구가 아니라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주요 업무인 teaching stream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의 강의는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아주 좋았습니다. 교수님 성함 + uoft 검색해서 teaching stream이라는 말이 있으면 믿고 들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들었던 과목 중 몇 가지를 추천드립니다. 로드는 많은 편인데 개인적으로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관심사에 맞다면 들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CSC311 Introduction to Machine Learning (prof. Chandra Gummaluru)
- CSC384 Introduction to Artificial Intelligence (prof. Alice Gao)
- CSC343 Introduction to Databases (prof. Diane Horton)
대부분의 컴퓨터과학과 수업, 인기 교양과목 등은 1차 수강신청 때 신청하지 않으면 못 들을 수 있으니 미리 신청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 생활>
외식비가 한국의 1.5~2배 이상이어서 저는 요리를 많이 해먹었습니다. 식재료는 한국에 비해, 특히 육류가 대체로 저렴한 편입니다. 학교 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은 푸드트럭 핫도그나 Robarts 식당의 피자를 사먹는 것입니다(5달러). 그 외의 선택지는 대체로 7~15달러 정도가 듭니다. 푸드트럭 중에서는 분홍색 트럭이 가장 줄이 길지만 맛있습니다.
토론토는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 유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거주하는 다문화 도시로, 한국인 역시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한인 마트(Galleria, H-Mart, P.A.T 등)와 한국 음식점에 대한 접근성은 아주 좋습니다. 특히 토론토 대학 캠퍼스 북쪽 경계인 Bloor St.에는 코리아타운이 있습니다.
토론토에서도 Karrot이라는 이름으로 당근마켓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당근으로도 충분하긴 하지만, 현지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은 Kijiji라는 중고거래 사이트입니다. 둘 다 초기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귀국 전에 팔 때 유용합니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Varsity Arena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대학 경기를 보러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남자 하키만 몇 번 보다가 마지막에 여자 하키 결승전을 봤는데, 여자 하키팀이 굉장히 실력이 좋아서 진작 볼 걸 후회했습니다.
II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기대를 많이 했고, 그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음에도 기대 이상으로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학업의 측면에서도 경험의 측면에서도 많이 배웠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얻었습니다. 두 학기는 너무 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저는 가능하면 1년 더 있고 싶을 정도로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은 정말 잘 한 선택이었고, 토론토에서의 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