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오직 지금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제 자신과 이 세상을 더 잘 알아가고자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대학생활의 가장 큰 로망 중 하나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있었는데, 막상 지원 시기가 다가오니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현실적인 제약들이 떠올랐고 한 학기를 교환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이렇게 반 년동안 외국에서 자유로운 학생 신분으로 살아볼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없을 것 같았고, 지원하지 않는다면 후회와 아쉬움이 남을 걸 알았기에 지원했습니다. 여태까지의 삶을 되돌아봤을 때 정말 하고 싶어서 한 도전에서는 매번 좋은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얻어갔기에 교환학생으로 살아보는 이 시간도 분명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교환을 가고 싶었던 이유를 말해보자면, 기존 환경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혼자 살아보며 완전한 자립을 이뤄보고 싶었습니다. 낯선 타지에서 6개월간 혼자 사는 것이 어떨지 잘 상상도 가지 않고 겁도 많이 났지만, 그랬기에 그런 어려운 도전을 해내고 싶었습니다. 항상 제가 의지했던 가족들, 친구들, 주변 환경 등으로부터 육체적 독립뿐만 아니라 정신적 독립을 이루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로 측면에서도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제 관심분야를 탐색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학교에서 다양한 수업들도 들어보고, 나와는 많이 다른 친구도 사귀어보고, 혼자 여행도 다녀보고, 영어로만 생활해보기도 하고 그러고 싶어 교환을 지원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1) 파견 지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파견 나라와 지역, 대학을 선정할 때는 제가 교환을 가고자 하는 이유를 기준 삼아 골랐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자유로운 여행 때문에 우선 유럽 대륙을 골랐습니다. 그 다음에는 살기 안전하고 편리한지, 영어로 소통이 잘 되는지, 전공이나 관심분야가 유명한지, 여행다니기 좋은 지리적 위치인지 등을 기준으로 나라를 추렸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네덜란드가 살기 좋기로 평가받고, 농업/환경 분야가 유명하며, 유럽에서 영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이고, 위치도 여행 다니기 용이하여 네덜란드를 선택했습니다.
(2) 파견 대학: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대학을 고를 때는 학교의 수업과 프로그램, 기숙사 및 학교의 위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런 정보를 얻고자 OIA 교환수기를 적극 참고했고 학교별 웹사이트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경우 흥미로워 보이는 영어 수업이 다수 열렸고, 교환학생 대상 안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기숙사를 얻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치도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에 위치하여 편리하면서도 너무 시내 한가운데는 아니라 평화롭고 안전해보여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학교와 기숙사가 위치한 Amstelveen이라는 동네는 학생과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동네입니다. 또한 암스테르담 남 기차역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스히폴 국제공항도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파견 지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그리고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조화’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제가 경험한 네덜란드는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고 균형을 잘 지켜나가는 곳이었습니다. 자연과 도시의 조화가 우선 가장 인상적입니다. 골목 곳곳에 나무들이 심어져있고 좁은 도시 안에 큰 공원이 굉장히 여러 곳 있습니다. 건물을 타고 담쟁이 넝쿨이 나있거나 좁은 현관 앞에 작은 정원을 가꿔놓은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봄, 여름의 네덜란드는 아주 푸릇푸릇한 이미지로 기억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럴 수 있는 것은 자연을 중시하고 특히 공원에서 여유시간을 보내거나 운동하는 것을 중시하는 네덜란드인들의 가치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워라벨(work life balance)를 잘 지키기로 유명하고 제가 봤을 때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이나 효율성 뿐만 아니라 여유와 개인의 시간을 중시하는 느낌이었고 이런 삶의 방식이 도시 곳곳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또다른 예시로는 네덜란드인들은 자전거 타는 것이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 있어 도로에는 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고 도로도 차, 자전거, 사람용 이렇게 3가지가 있습니다. 환경에도 건강에도 좋은 습관이 이렇게나 굳건히 자리잡혀 있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네덜란드라는 공간 자체, 그리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보며 한국과는 큰 차이를 느꼈고 닮고 싶은 부분도 여럿 발견했습니다.
(2) 파견 대학: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암스테르담 대학교와 함께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교 두 곳 중 하나입니다. 차이점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모든 건물들이 하나의 캠퍼스에 모여있고, 암스테르담 내에서 좀 더 외곽쪽에 위치해있으며, 국제학생의 비율이 높아 영어 수업이 많이 개설된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오래된 대학들 중에는 도시 전체에 걸쳐 여러 건물이 퍼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이보다는 단일 캠퍼스가 학교생활을 하기에 더 좋다고 느껴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의 특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영어 수업이 많이 개설되어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수업에서나 기타 활동에서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실제로 생각해보니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별로 친구가 최소 한 명은 생겼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국제적인 환경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다행히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비자 신청에 대한 안내를 미리미리 상세히 해주고 학교 측에서 담당해주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큰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덜란드에서 살기 위해서는 비자 신청이 아닌 거주허가증(residence card) 신청을 해야 합니다. 교환학생 선발 얼마 후 학교 측에서 관련 안내 메일을 보내는데, 그 메일에 명시된 대로 여러 서류를 웹사이트에 업로드하고 비용을 결제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먼저 끝내는 순서대로 추후 기숙사 신청을 할 수 있게 되니, 그 점을 명심하셔서 최대한 빨리 완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이후 과정은 모두 학교에서 알아서 해주는데, 네덜란드 외국인청(IND)에 학생 정보를 넘기고 거주허가증 신청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확인 메일이 오고, 또 이 메일에서 하라는 대로 네덜란드 입국 후 외국인청 방문 날짜를 예약하면 됩니다. 총 두 번 방문하는데, 처음에는 지문과 사진 등의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몇 주 후 두 번째로 방문해 거주허가증 카드를 수령하게 됩니다. 이런 방문은 모두 예약제이기 때문에 최대한 미리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캠퍼스 내에 자체 기숙사가 없고, 여러 업체와 제휴를 맺어 학생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아주 다양한 종류와 위치, 가격의 기숙사가 존재하고 만약 그런 기숙사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개별적으로 방을 구해서 자취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은 집값이 사악하기로 유명하고 외국인 학생 입장에서 스스로 좋은 조건의 방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니, 학교의 추천대로 기숙사를 이용하시는 걸 권유드립니다.
앞서 이야기한 거주허가증 신청을 비롯한 몇 가지 지원 절차를 마치면 대학교에서 기숙사 신청 안내 메일을 보냅니다. DUWO라는 업체와 제휴를 맺어 기숙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숙사 관련 정보 확인이나 실제 신청 모두 DUWO에서 하시면 됩니다. DUWO 웹사이트를 들어가면 다양한 기숙사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금액대를 입력해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옵션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대학교로 파견가는 대부분의 한국인 교환학생들은 Uilenstede라는 큰 학생 주거단지(student campus) 내에 위치한 green tower나 red tower에 머물게 됩니다. 국제 교환학생들이 머무는 가장 일반적인 건물로, 시설과 위치 가격 모두 합리적이어서 추천드립니다.
구체적인 설명을 하자면, 두 건물 모두 각 층마다 12명 남짓한 사람들이 각방을 쓰며 삽니다. 복도를 따라 방들이 쭉 있고, 공용부엌과 거실이 있습니다. 두 건물의 차이를 얘기하자면 green tower는 방에 개인 화장실이 있지만 red tower는 공용화장실을 사용합니다. 또 방의 크기가 red tower가 조금 더 작습니다. 그러나 공용 부엌과 거실 공간은 red tower가 더 넓어서 같은 층 사람들(플랫메이트들)끼리 어울리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파견갔을 당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green tower에 살았지만 저는 red tower에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시설이 안 좋을까 걱정했으나 객관적으로 크기도 상태도 아주 양호했고, 머무는 동안 불편함 없이 잘 지냈습니다. 특히 공용공간이 넓다는 점 때문에 플랫메이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고 그래서 교환기간 중에 가장 가까이 지내고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생활을 되돌아보았을 때 함께 부엌에서 노래를 틀고 요리하고 음식을 나눠먹던 시간들이나 거실 영화를 보거나 보드게임을 즐겼던 날들이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았고, 쓸쓸할 수도 있을 타지생활이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점을 꼽아보자면 사람들이 설거지나 청소를 안 해서 공용공간이 쉽게 더러워지는 때가 있었고 공용화장실의 경우 변기 2칸, 샤워실 2칸이 충분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청결에 얼마나 본인이 민감한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교류하고 싶은지 생각해서 고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행 비행기 티켓을 최대한 일찍 예매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비행기표는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미리 예매할수록 좋습니다. 출국 시기가 고민되신다면 기숙사 입주날이나 그 전날쯤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예 제대로 여행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애매하게 며칠 미리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학기 파견의 경우, 교환이 끝나고 여름방학 때 날씨 좋은 시기에 여행을 하다 귀국하면 좋습니다.
또한 보험을 꼭 가입하셔야 합니다. 자유대의 경우 메일로 AON insurance 가입방법을 안내해주는데,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한 포괄적인 보험이고 가격도 적당하니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 역시 앞의 거주허가증과 기숙사 신청 관련 메일과 함께 안내 메일이 옵니다. 개강 2~3달쯤 전 꽤 이르게 하는 편입니다. 메일로 교환학생 대상 개설 수업 링크를 받으면 강의계획서, 학점, 수업 난이도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수강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유대학교는 교환 신청 전공과 상관없이 아무 수업이나 자유롭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 단과대에서 수업이 열리는데 선이수 조건이 없다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공과 무관한 새로운 수업을 들을 시 서울대에서 학점인정을 받기는 어려워질 수도 있으므로 그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자유대로 파견가는 교환학생은 한 학기 당 학점을 최소 24ects 이상 들어야 하므로 최소 4과목(4*6ects)들어야 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 학교는 한 학기가 두 개의 period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1학기의 경우 2~3월이 첫 period, 4~5월이 다음 period로 총 네 달이 한 학기가 됩니다. 따라서 수강신청을 할 때도 period별로 나눠서 신청을 하며, 각 period에 2개씩 수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수업은 보통 6ects로, 일주일에 6시간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이론수업과 발표/토론/실습 수업으로 구성됩니다. 처음에는 요일과 시간을 모르고 수업만 신청하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이 겹치는 것을 확인하면 수정해야 합니다.
한국과 달리 수강신청 경쟁이 세지 않아서 곧바로 신청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원이 정해져있고 선착순 마감이라 인기 많은 일부 수업은 마감될 수도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Big Data in Sustainability Science
지속가능성, 특히 환경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해 모델을 구축하고 사회현상을 이해, 분석해보는 수업입니다. 환경문제와 데이터사이언스 모두에 관심이 있어 수강신청을 했고, 결과적으로 가장 듣길 잘한 수업이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이나 알고리즘에 대해 잘 몰라도 꽤나 빠른 시간 내에 체계적으로 기본 이론 및 파이썬 프로그래밍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를 환경 분야에 적용해 다양한 재밌는 실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Open Street Map을 활용해 자연재해 피해를 예측하는 프로그램 제작,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자연경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조사, 가뭄 측정 모델링 등을 해볼 수 있습니다. 환경대학원 출신 교수님들이 수업하시기에 역량도 좋으시고 실습 수업도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지는 균형 잡힌 수업이었습니다.
(2) Improving Planetary Health: A learning lab for social-entrepreneurship
한마디로 소셜벤처 창업 수업입니다. 소셜벤처, 또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불리는 종류의 기업에 대해 이론 및 사례 공부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별로 소셜벤처 아이템을 구상해서 발표하는 수업입니다. 소셜벤처 생태계가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는 네덜란드에서 관련 전문가들의 특강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팀플 활동 또한 다양한 배경의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사회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 및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 피칭까지 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생수업이다 보니 체계가 아직 잘 잡혀있지 않고 이론 수업과 조별 활동 간의 연계가 조금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팀플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론 시간이 따로 지정되어 있고 지도 조교님도 있었지만 관리가 잘 이루어진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3) Global Sustainability Analysis
UN에서 정의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대해 배우고 탐구하며 팀플 발표를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빈곤 퇴치, 교육 평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등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할 주요 17가지 사회문제를 정의한 SDG에 대해 자세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각 분야 관련 전문가분들(주로 유명 교수님들이나 연구원 분들)이 오셔서 초청강연을 해주셔서 유익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팀별로는 하나의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정하고 그 현황 및 개선방안을 탐구하여 UCC 형태로 발표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 수업은 넓게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수업으로, 수업내용에서 깊이보다는 다양성이 특징적이었습니다.
(4) Imagining the Dutch
네덜란드의 역사 및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양강의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네덜란드의 모습이 실제로는 어떠한지 다양한 주제를 통해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네덜란드가 수자원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관리 및 활용해왔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생각이 실제 맞는지 역사 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방식입니다. 이 수업 역시 각 분야별 교수님들이 오셔서 수업을 해주시므로 매주 바뀌는 주제가 흥미롭기도 했지만 동시에 연결되지 않고 단편적인 느낌도 들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에 대해 가볍게 전반적인 배경지식을 얻고자 하는 분들게 추천드립니다. 페이퍼 두 번 제출에 기말고사 지필평가로 시험을 봅니다.
(5) Feeding the Billions: Challenges and innovations in food and water security
이 수업은 정규학기 종강 후 여름방학 때 따로 summer camp를 신청하여 들은 수업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계절학기 수업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량안보’가 주제인 수업으로, 개발도상국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식량 관련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이 진행한 수업이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난, 지속가능한 농업방식,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 등을 키워드로 꼽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전공분야이면서 진로탐색을 하고자 하는 관심분야였기 때문에 신청을 했고,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론 연구뿐만 아니라 현장 개발협력 프로젝트도 실제 많이 진행하는 열정적인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한 이 수업을 듣고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배경 및 국적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 나라의 식량안보 상황은 어떤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민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고 생각의 지평선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이론 수업, 팀별 토론 및 발표, 아프리카 전문가분들과의 패널토의, 네덜란드 유기농 농장 현장답사 등을 한 매우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3. 학습 방법
교수님들이 주로 친절하시고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잘 지도해주시기 때문에 수업을 성실히 듣는다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추가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면 교수님들이 매주 참고자료로 올려주시는 방대한 양의 리딩 자료를 읽어보고, 수업시간에 열심히 참여하여 발표와 질문을 많이 하면 좋을 것입니다. 더 배우고자 하는 학생은 얼마든지 더 배워갈 수 있는 환경이므로 선택과 집중을 잘 해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잘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과제는 실습수업의 경우 매주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나오고, 나머지 수업의 경우 주로 팀플 발표 준비를 하는 과제가 나옵니다. 이 역시 개인마다 시간 투자가 크게 다를 것이므로 본인이 잘 조절하시면 됩니다. 시험의 경우 한 period가 끝날 때마다 한 번씩 칩니다. 따라서 한 학기 안에 중간, 기말고사가 있는 한국과 달리 자유대는 기말고사가 두 번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때 기말고사는 필기형태의 시험일 수도, 발표나 보고서 제출의 형태일 수도 있고 수업마다 다릅니다. 제 경우 (1), (3) 수업은 지필고사, 나머지는 발표나 보고서 제출이었습니다. 지필고사의 경우 당연히 공부를 충실히 해야 하지만 서울대만큼의 노력이나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발표나 보고서도 학기 중에 점진적으로 준비해나가므로 기말고사 기간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네덜란드는 유럽 내에서 독일이나 북유럽과 함께 영어를 가장 많이 잘 쓰는 나라로 알려져있습니다. 실제로 살아보니 영어를 못하는 네덜란드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고 식당에서도 영어로 주문을 받습니다. 학교 수업이나 행정처리도 물론 영어로 이루어지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몇 가지 메일은 네덜란드어로 올 수 있는데, 이때는 구글 번역기를 적극 사용하시면 됩니다. 학교에 외국인 대상 네덜란드어 특강 수업도 개설되기는 하나, 짧은 기간 머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업을 듣는 사람을 본 적은 없고 네덜란드어가 상당히 배우기 까다로운 언어라고 들어서 잘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기도 했지만, 그만큼 매일 영어로 생활하면서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을 느껴 뿌듯했습니다. 수업과 공부 모두 영어로 해서 읽기 쓰기 실력도 많이 향상되고, 특히 일상생활을 영어로 하다 보니 회화가 정말 자연스럽게 많이 늘었습니다. 영어를 걱정하시는 분들께는 언어는 시간이 해결해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 설령 영어를 잘 못 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신기하리만치 다 잘 알아듣고 의사소통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네덜란드의 교육은 학생이 원하는 만큼 얻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수업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고 개방적인데, 따라서 발표와 질문을 열심히 하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재미있는 수업이 될 수 있지만 가만히 앉아있는다면 아무것도 얻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수평적인 태도로 편하게 다가와주시고 어떤 질문이나 의견도 잘 수용해주시니 겁먹지 말고 말을 많이 해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이 세상에 나쁜 질문이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왔기 때문에 이 점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팀으로 프로젝트나 발표를 준비하는 방식의 수업이 많기 때문에 이 기회도 잘 활용하면 비슷한 관심사의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으로 제대로 사귄 친구가 수업 같은 실습 조에서 만난 친구로, 그 친구와 함께 공부하고 학식을 먹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걸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은 특히 오픈 마인드가 많고 낯선 사람에게도 잘 다가가므로 마음을 열고 계시면 친구 사귀는 데는 문제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준비물 리스트는 인터넷 검색으로 많이 찾으실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챙겨가길 잘했다 싶은 것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기 밥솥: 가져가길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한식을 좋아해서 밥을 먹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그럴때마다 냄비밥을 하거나 햇반을 먹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출국하기 전까지 요리를 거의 해보지 않았던 저조차도 가서는 아주 유용하게 잘 썼으니 웬만하면 챙겨가시길 추천합니다.
-코인육수: 역시 한국인이라면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국이나 찌개를 끓여먹을 때 코인 육수를 넣기만 해도 맛이 훨씬 좋아지니 30알정도 들어있는 통 하나 꼭 챙겨가시길 추천합니다.
-멀티 플러그: 기숙사 방에 플러그가 많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멀티 플러그를 가져가서 잘 활용했습니다. 핸드폰, 태블릿, 노트북 충전뿐만 아니라 헤어 드라이기, 밥솥, 램프, 전기장판 등 다양한 가전제품과도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유용한 물품입니다.
-보조배터리: 여행을 다닐 때 정말 필수품입니다. 계속 구글 지도를 보고 사진을 찍다보면 배터리가 빨리 닳는데, 이때 보조배터리가 꼭 필요합니다. 외국에도 팔기는 하지만 품질과 가격이 좋은 것으로 한국에 구해가시길 추천합니다.
-헤어 드라이기: 해외에서도 구할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작고 가벼운 것으로 가져가면 좋습니다. 6개월 이상 지내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이기 없이 살기는 어렵습니다.
-전기장판: 모든 한국인 교환학생이 추천하는 물건이겠지만, 정말 필수품입니다. 기숙사 방 난방이 세지 않아 특히 밤에는 꽤 춥기 때문에 전기장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크게 차이 납니다.
-스킨케어 여유분: 외국에 나가면 낯선 환경으로 인한 피로감 + 몸과 잘 맞지 않는 물이나 음식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넉넉히 챙겨가면 좋습니다. 특히 외국은 스킨케어나 화장품 종류가 한국만큼 다양하지 않고 가격도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챙겨가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텀블러: 외국에서 대학생으로 생활할 때, 그리고 여행을 다닐 때 모두 필수품입니다. 유럽에서는 특히 학교 곳곳에 비치된 정수기나 화장실 수돗물을 텀블러에 받아 마시기 때문에 평상시에 항상 텀블러를 들고 다닙니다. 카페에서도 텀블러가 있다고 하면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 다닐 때도 텀블러에 음료를 넣어 다니면 편리합니다. 작고 가벼운 걸로 꼭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슬리퍼: 제 방 안에서 신는 용 그리고 부엌이나 화장실을 갈 때 신는 용 이렇게 2가지를 챙겨갔습니다. 기숙사 방바닥이 한국과는 달라 슬리퍼를 신는 것이 좋았고 샤워하러 화장실을 갈 때는 방수가 되는 슬리퍼를 신는 것이 필수였습니다.
-미니 선풍기/손풍기: 네덜란드가 더운 나라는 아니지만 여름에는 30도까지 오르는 날도 있습니다. 근데 기숙사에는 그 어떤 냉방장치도 없어 많이 더울 수 있습니다. 작은 선풍기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블루투스 스피커: 필수품까지는 아니지만 음악 듣는 걸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기숙사 방에서 혼자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공부하거나 책 읽는 일상이 너무 소중했고, 친구들이 놀러올 때도 활용하기 좋았습니다. 있으면 유용한 물품입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은 유럽 국가 중 물가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외식물가가 특히 비싸 일반적인 한 끼가 주로 만 오천원 정도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 저렴하고 마트에 질 좋은 상품이 다양하게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학생, 교환학생 모두 주로 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습니다. 저 또한 일주일에 2~3번 씩 장을 봐서 거의 매일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저렴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많고 치즈, 유제품, 빵 등도 다양하고 품질이 괜찮습니다. 기숙사 근처에 대형 마트 Jumbo와 Albert Heijin이 있고 특히 Jumbo가 가성비가 좋고 위치도 학교에서 기숙사로 가는 길에 있어 애용했습니다. 유럽 음식 재료뿐만 아니라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한국 등 다양한 지역 음식을 파니 다양하게 시도해시길 추천합니다. 특별히 한식 재료를 구하고 싶다면 기숙사 동네 몰 안에 Shilla라는 한인마트가 있고 좀 더 멀리 시내로 나가면 Amazing Oriental이라는 대형 아시안마트가 있습니다. 어메이징 오리엔탈이 좀 더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합니다.
학교 cafeteria에서 제공하는 학식도 가격과 품질 모두 괜찮습니다. 큰 푸드코트에 여러 종류 음식이 있고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받고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수업이 있는 날에는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자주 해결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의료: 네덜란드에서는 아플 때 아무 병원이나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배정된 담당 의사와 진료를 봐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도착 후 학교에서 안내해주는 대로 GP(General Practioner, 개인 담당 의사) 등록을 해야 합니다. 간단한 신청절차를 거쳐 담당의가 배정되며, 아플 때는 그 의사에게 연락해 진료 예약을 잡고 방문하게 됩니다. 혹시 모르니 꼭 신청해두시길 바랍니다.
2) 은행: 한국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환전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하나 비바X 체크카드(master card)를 발급해 갔기 때문에 반드시 네덜란드 계좌나 카드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 계좌가 있다면 친구들끼리 온라인 송금을 하거나 인터넷 결제 시 추가 수수료 없이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개설하였습니다. 여러 종류의 은행이 있는데, 가장 간편한 것은 온라인 뱅킹 업체 Bunq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 가입을 할 수 있고, 앱을 통해 편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달 계좌 유지비가 들기는 합니다.
유럽에서는 애플페이와 애플월렛 기능이 사용 가능하니 아이폰이신 분들은 적극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애플페이 기능도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여 굉장히 편리하고 여행 다닐 때 여러 입장권이나 티켓 등을 애플월렛으로 관리 할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3) 교통
암스테르담 내에서는 tram(전철)을 가장 많이 이용했습니다. 도시가 생각보다 작아 지하철 노선이 많지는 않고 버스도 많이 다니지는 않는 반면, 트램으로 핵심적인 곳들을 갈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교통비는 일반 체크카드로도 결제가 되지만 ov-chipkaart라는 교통카드를 주로 발급받아 충전하여 사용합니다. 이때 NS라는 네덜란드 철도 회사에서 NS flex라는 패키지 상품에 가입하면 기차표 할인과 함께 ov-chipkaart도 무료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그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시내를 벗어나 네덜란드 내 다른 도시나 이웃국가(독일, 벨기에, 프랑스)로 여행을 갈 때는 거의 기차를 탔습니다. 유럽은 기차가 잘 되어있어 웬만한 곳은 기차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에는 버스나 비행기를 타는 방법도 있습니다. 버스는 주로 Flixbus를 이용했고 특히 파리를 갈 경우에는 밤에 7시간정도 타고 이동하는 night bus를 많이 탑니다. 비행기는 시기별, 항공사별로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미리 잘 알아보시면 좋은데 ryan air나 easy jet과 같은 유럽 내 저가항공을 잘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4) 통신
기숙사에 도착하면 학교 측에서 기본 물품과 함께 무료로 Lebara 유심칩을 제공해줍니다. 미리 해야 할 것은 없고 핸드폰 유심칩을 바꾼 후 Lebara 앱을 설치하고 그 앱 내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면 됩니다. 데이터 용량과 전화, 문자 횟수 등을 보고 고르면 매달 구독되는 방식입니다. 영국을 포함하여 EU 국가 내에서는 데이터가 모두 터지므로 여행 다닐 때도 해외로밍 방식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학교 프로그램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는 교환학생 대상 프로그램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학기 초반에는 환영 이벤트 및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몇 가지 있지만 그 이후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꼭 교환학생 대상이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을 스스로 찾아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원데이 클래스가 열리기도 하며 파티나 전공 설명회, 학교 축제 등도 있습니다. 특히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3D라는 학교 내 부서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들은 잘 살펴보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무료 행사를 주최하는 곳인데, 전문가 특강에서부터 도자기 공방 수업, 미술관 탐방, 운하 보트투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니 신청해서 참여하면 좋습니다. 그 건물에는 그랜드 피아노도 한 대 있으니 피아노 연주가 취미이신 분들은 미리 시간을 예약해서 치러 갈 수 있습니다.
사실 자유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학교 안에 영화관이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 지어진 건물 내부에 제대로 된 큰 영화 상영관이 10개 남짓 있습니다. 낮에는 강의실로 쓰이고 저녁에는 실제 영화를 상영합니다. 학생은 시중 가격에서 50% 할인된 가격인 6유로에 영화티켓을 살 수 있고, 영화 종류도 다양하고 계속 바뀌므로 자주 이용하길 추천합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립영화나 유럽영화도 많으니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2) 기숙사 이벤트
기숙사 학생자치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가 가끔씩 있습니다. 기숙사 건물 학생들끼리 student campus 잔디밭에서 바비큐를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특정 층에서 파티가 열립니다. 또 language cafe라는 신기한 행사도 있었는데, 교환학생들끼리 서로의 언어를 소개하고 조금씩 가르쳐주는 자리였습니다. 이런 소소한 이벤트들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숙사 생활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3) 스포츠 센터
기숙사 건물들이 모여있는 Uilenstede student campus 안에는 VU Sportcentrum이라는 큰 스포츠 센터가 있습니다. 학생은 할인된 가격에 회원권을 구매할 수 있고, 헬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 이외에도 그곳에서 매일 다양하게 여는 체육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문 강사 분들이 오셔서 필라테스, 요가, 체력단련, 줌바댄스, 복싱 등 여러 종류의 수업을 하십니다. 1시간짜리 수업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기회니 이용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또한 스포츠 센터에 안 가더라도 기숙사 근처에 운하를 따라 좋은 산책로도 있고 조금 더 가면 큰 Amsterdam Bos 국립공원도 있기 때문에 그런 자연 속에서 러닝과 같은 운동을 해도 좋습니다.
4) 여행
여행은 교환학생, 특히 유럽 교환학생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U 내에서의 이동이 굉장히 자유롭고 비행기를 안 타더라도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으로 가는 분들은 이런 장점을 적극 이용하길 바랍니다.
여행은 매순간이 도전인 만큼 세상과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항상 똑같은 일상을 보내던 생활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속에 놓이면 자신이 어떨 때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가려 하는지 알아갈 수 있습니다. 사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들도 발생하는데 이 또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갈 수 있는 값진 시간들이므로 기회가 있을 때 최대한 여행을 많이 다니시길 바랍니다. 설령 그 당시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하더라도 분명 그런 경험들이 내면에 쌓여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또한 굳이 깨달음을 얻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너무나 행복하고 충만한 시간들이고 나중에 전부 좋은 추억이 됩니다. 저 또한 6개월 간 유럽 곳곳을 누비며 다시는 없을 특별한 순간들을 경험했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이 세상은 훨씬 더 넓고 아름다운 곳이며, 저라는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들도 무궁무진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앞으로 살아가며 흔들릴 때마다 이 시기를 되돌아보며 밝고 당당하고 자유로웠던 제 자신을 기억하고 큰 힘을 얻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난 후 지금의 제 자신은 꽤 달라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변했다기 보다는 제 자신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살아가고 혼자 배낭여행도 다니며 제가 생각보다도 자립적이고 자율성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새로 사귄 외국인 친구들 또는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과 함께 편하게 웃고 즐기는 제 자신을 보며 또 제가 생각보다도 장난스럽고 남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어떤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하는지, 어떤 공부를 할 때 열정이 차오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를 더욱 좋아하고 믿어주게 되어 이제는 제 자신의 좋은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자기이해와 확신을 얻고, 하루하루를 여행하듯이 있는 그대로 즐기고 경험하는 태도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교환학생을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랬듯이 교환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용기내어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인생에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