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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양O원_Wageningen University_2023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October 2023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농업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과정과 기후 변화가 식량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네덜란드는 농업, 특히 제가 전공하고 있는 원예가 발전한 국가입니다. 특히 바헤닝언 대학 (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WUR)은 농업과 환경 분야 연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학입니다. 따라서 WUR에서 1년 간 교환학생으로서 공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바헤닝언 (Wageningen)은 네덜란드의 헬데를란트 (Gelderland) 주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소도시이지만 큰 규모의 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바헤닝언의 거주민은 대부분 학생 또는 학교 관계자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유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인종 차별이 거의 없고 치안이 좋습니다. 또한 라인 (Rijn) 강이 흐르고 있어 멋진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교통이 불편하여 위트레흐트 (Utrecht), 암스테르담 (Amsterdam) 등의 주요 대도시로 가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가장 가까운 대도시는 아른헴 (Arnhem)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발급

한국인은 비자 없이 네덜란드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대신 거주 허가 (residence permit)를 받아야 합니다. 네덜란드 입국 전 거주 허가를 받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WUR에서 이메일을 통해 필요한 서류와 방법을 안내해줍니다. 네덜란드에 머무는 기간 동안 필요한 최소 금액을 학교에서 책정해주는데 이 돈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야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책정된 금액을 학교 계좌에 이체한 후 학교에서 네덜란드 이민국과 대신 접촉해 거주 허가를 받아주는 방법이 가장 간단합니다. 이때 (머무는 기간 * 한 달 생활에 필요한 최소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 번에 이체해야 합니다. 저는 1년 간 교환학생을 다녀왔기에 1,000만 원 이상을 한 번에 이체해야 했습니다. 이체한 금액은 네덜란드 도착 후 네덜란드 계좌를 개설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 후 학교의 Student Service Centre에 가서 얘기하면 됩니다). 거주 허가는 보통 네덜란드 입국 전에 나오는데, 입국 후 지문 등록 등 추가적인 절차를 완료해야 거주허가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거주 허가 관련 관청과 예약을 잡아 직접 찾아갈 수도 있으나 개강 전이나 학기 초쯤 관청 공무원이 학교에 방문했을 때 추가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이 훨씬 간편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WUR에서 안내 이메일을 보내줍니다.

2. BSN 신청

거주허가증이 일종의 주민등록증 또는 외국인등록증이라면 BSN은 지자체가 발급해주는 등록번호입니다. 바헤닝언 시청에 예약을 잡은 후 (시청 홈페이지에서 가능) 예약한 시간에 시청을 발급해 BSN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후 시간이 좀 지나면 BSN을 우편으로 보내줍니다. BSN 발급 날짜를 기준으로 주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BSN 예약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한 서류와 절차는 WUR과 바헤닝언 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숙소

네덜란드의 기숙사 시스템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room.nl이라는 사이트에 기숙사 방들이 올라오면 해당 사이트에서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기숙사는 바헤닝언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대체로 학교에서 멀수록 월세가 쌉니다. room.nl에 가입 후 원하는 방을 신청하면 room에 가입한 기간 등에 따라 해당 방을 신청하는 사람들 간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앞 번호의 사람들이 방을 거절하고 본인 차례가 왔을 때 그 방과 계약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됩니다. 최대 5개의 방가지 동시에 신청할 수 있으니 본인의 순위와 경쟁률을 고려하여 신청하시면 됩니다. 바헤닝언을 포함한 네덜란드는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서 경쟁률이 아주 높습니다. room에 가입한 기간이 길수록 순위가 높아지니 교환학생 파견이 결정되면 바로 room에 가입하시는 게 좋습니다. 가구가 갖춰진 방, 화장실과 욕실, 부엌을 공유하는 방, 가구가 없는 방, 직접 페인트칠을 해야 하는 방 등 방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니 꼼꼼히 확인하시고 신청하세요. 또한 주거보조금 수령 가능 여부를 ro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방의 종류, 나이, 월세에 따라 주거보조금을 받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월세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주거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음. 아마 23세 이상이면 주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월세의 상한선이 높아졌던 것 같음).

 

IV. 학업

  • 방법

한 해가 2개의 학기로 구성된 한국과 달리 WUR1년은 6개의 period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1학기에 파견을 갈 경우 4-6 period, 2학기에 갈 경우 1-3 period에 수업을 듣게 됩니다. 1, 2, 5, 6 period8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 2개의 수업을, 34 period4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 1개의 수업을 듣습니다. period가 시작되기 전 수강신청 기간에 osiris를 통해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은 학사 일정이나 학교에서 수강신청 전 보내주는 이메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1, 2, 5, 6 period2개의 수업을 든는 경우 1개는 morning 수업 중에서, 다른 1개는 afternoon 수업 중에서 선택하게 됩니다. 오전/오후 수업 여부와 강의계획서는 osiris에 강의명을 검색해서 알 수 있습니다.

저는 Environmental Sciences 전공을 공부했기 때문에 해당 전공과 관련된 수업을 많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한 과목 중 추천하고 싶은 과목들입니다.

<International and EU Environmental law (LAW22306)>

환경과 관련된 국제 협약과 EU의 법에 대해 배우는 과목입니다. 법과 협약의 종류와 그 차이, 국제 또는 EU 법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수업이 이해하기 쉽고 재밌었으며, 환경 문제가 국제적으로 어떻게 의논되어 왔는지 그 과거와 현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시험은 기말고사만 보았으며, 객관식과 서술형 혼합이었습니다.

<Introduction to Environmental Systems Analysis (ESA20506)>

환경 문제 및 그 해결 방안의 분석과 기후 변화 시나리오 생성 방법에 대해 배웁니다. 이론을 배운 후 튜토리얼을 통해 실제적으로 분석 방법과 프로그램 사용 방법을 익힙니다. 이후 튜토리얼 때 실습한 내용을 토대로 환경 문제를 하나 골라 해당 문제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동영상과 기말고사를 통해 성적을 산출합니다.

<The origins of global economic inequality (RHI30806)>

Environmental Sciences와 관련된 과목은 아니지만 평소 관심이 있던 주제라 수강하였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생겨난 역사와 원인을 탐구하며 유럽의 경제발전, 아프리카의 빈곤, 북미와 남미의 경제적 불평등, 중국이 과거 산업화를 이루지 못했던 이유 등을 배웁니다. 세상의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어 아주 유익했던 수업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론 수업이 진행된 후 이틀 간 논문 2개를 읽고 파트너와 함께 주어진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답한 질문은 매주 튜토리얼 시간에 다시 다룹니다. 시험은 매주 읽었던 논문을 바탕으로 나옵니다. 경제적 불평등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튜토리얼 파트너와 보고서를 쓰는 과제가 있는데, 이때 생성형 AI를 이용해 글을 쓰는 과정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성적 산출은 매주 제출한 튜토리얼 질문에 대한 답, 보고서, 보고서에 대한 발표, 기말고사를 토대로 이루어집니다.

3. 학습 방법

과목마다 수업 방식, 시험 횟수 등이 다르지만 서울대학교보다 에세이와 보고서를 더 자주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로 글을 써 본 경험이 별로 없어 grammarly를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과목마다 에세이 평가 기준을 업로드해주는데 이를 참고하면 점수를 얻는 데에 유용합니다.

4. 네덜란드어

대부분의 네덜란드 사람들이 영어를 잘해 네덜란드어의 필요성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몇몇 단어를 알면 슈퍼마켓과 시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저녁시간에 일주일에 두 번씩 진행되는 Social Dutch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몇 번 이상 결석하거나 중도 포기할 경우 수업료를 내야 합니다. 한 번 수업을 할 때 2시간 정도 진행되며, 진도가 꽤 빠릅니다. 네덜란드어가 영어와 비슷한 점이 많아 유럽/영미권 친구들은 상당히 빨리 배우는 것 같습니다. 독학을 하고 싶으실 경우 Duolingo 앱을 추천드립니다.

5. AID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기 2주 전쯤 오리엔테이션인 AID가 진행됩니다. 멘토 2명과 학부, 석사 신입생 멘티들로 팀을 꾸려 캠퍼스 투어, 동아리 소개, 바헤닝언 소개 등의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자전거가 없으면 활동 중에 불편함이 있으니 미리 자전거를 마련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바헤닝언의 지리를 익히고 다양한 국적의 신입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교환학생 허가가 난 후 이메일을 통해 AID 참여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참가비는 있습니다.

6. 스포츠센터

스포츠 센터에 등록하면 (유료, 학교 홈페이지 또는 스포츠 센터에 가서 등록 가능)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수업은 스포츠 센터 홈페이지 또는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등록 시 피트니스 센터와 수영장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고 싶으시다면 기구 사용과 관련된 수업을 먼저 들으셔야 합니다. 이 수업을 듣지 않을 경우 피트니스 센터 출입이 불가합니다.

 

V. 생활

  • 좋은 물품

2022-23년은 11월에 꽤 춥기 시작해서 4월 말까지 쌀쌀했습니다. 라디에이터를 사용해 난방하기에 난방을 해도 따뜻해지기보다는 건조해집니다. 침대에 깔고 잘 수 있는 전기장판이 굉장히 유용합니다. 저는 10월부터 4월까지 전기장판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외에도 항상 비가 오는 환경에서 자전거를 타야하므로 방수가 되는 가방이나 겉옷, 장갑을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우비도 많이 입는데 현지 우비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America Today라는 브랜드의 우비를 많이 있습니다.

2. 현지 마트, 물가

바헤닝언에는 Jumbo (윰보), Albert Heijn (알버트 하인), lidl (리들) 등의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비자나 마스터 카드가 되는 곳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으니 네덜란드의 debit card를 빨리 발급 받는 것이 좋습니다. 식료품, 특히 과일과 채소는 한국에 비해 저렴하나 공산품은 한국보다 비싼 듯 합니다.

시내에 있는 Hema에서 이불과 기타 잡화를 살 수 있습니다 (비싼 다이소 느낌). Blokker, action에서도 청소용품과 주방용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올리브영과 비슷한 etos 역시 시내에 있습니다.

3. 계좌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은행은 INGABN AMRO입니다. 그러나 바헤닝언은 두 은행을 포함하여 은행 지점이 아예 없습니다. 따라서 네덜란드 계좌를 만들려면 미리 은행 지점과 약속을 잡고 다른 도시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계좌 개설 수요가 많아 계좌를 만드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저는 네덜란드의 카카오뱅크라 할 수 있는 bunq를 사용하였습니다. 은행 지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카드도 빨리 배달됩니다. 다만 매달 계좌 유지비를 내야 합니다. 저는 한 달에 2~3유로 정도 냈던 것 같습니다.

4. 교통

ov chip 카드라는 교통카드로 기차, 버스, 트램, 메트로를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익명 ov chip 카드와 실명 ov chip 카드가 있는데 익명 ov chip 카드는 미리 금액을 충전해두고 사용해야 합니다. 충전 및 남은 금액 확인은 슈퍼마켓이나 기차역에 있는 기계에서 기계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 기차는 카드에 16유로인가 20유로 이상 남아 있어야 탈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에 금액이 얼마 남아있는지 계속 체크해야 해서 조금 불편합니다.

네덜란드의 기차는 NS라고 부르며, 기차값이 상당히 비쌉니다. 이때 NS flex를 구독하면 기차값을 아낄 수 있습니다. NS flex에는 다양한 종류의 구독제가 있는데 저는 off-peak hour를 구독해서 rush hour를 제외한 시간과 주말에 기차값을 40% 할인 받았습니다. NS flex의 또다른 장점은 실명 ov chip 카드를 이용했을 때 교통비를 후불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NS flex 신청 시 실명 ov chip 카드 발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flex 구독 후 네덜란드 계좌와 ov chip 카드를 연결해두면 교통비를 매달 후불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스키폴 공항에서 바헤닝언까지 오시려면 기차를 타고 Ede-Wageningen 역에 내리신 후 기차역에서 버스 (보통 303 버스)를 타시면 됩니다. 기차 경로와 시간표는 NS 앱을 통해, 전체적인 교통편 검색은 구글맵 또는 9292 앱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주거 보조금 (housing allowance 또는 rent benefit)

room.nl에서 자신이 보고 있는 집이 주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집인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거보조금은 BSN 발급 날짜를 기준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7월에 BSN을 받았는데 10월에 주거 보조금을 신청했을 경우 8웡과 9월에 해당하는 주거보조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주거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DigiD라는 본인인증앱과 BSN이 필요합니다. 저는 한 달에 110-120유로 정도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고 적응하면서 코로나 19로 하지 못했던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과 교류한 경험은 제가 이전에 경험했던 세상이 편협했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고치려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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