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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수상작-수기] [영국] 이O휘_Univeristy of Sheffield_2023학년도 1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23 November 2023

I. 교환 파견 동기

제가 교환 파견을 생각하게 된 것은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폭넓은 경험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대학 교에 입학하여 수업을 들으면서 크게 실감한 것 중 하나는 사진이나 도면, 심지어는 영상으로 경험하는 공간 도 실제로 가서 경험하는 공간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방학이면 국내의 공간들을 가보며 그 사실을 재차 확인했고, 이는 해외 공간에의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이어졌습니다. 4학년부터는 배움의 규모도 건물을 넘어 도시로 확장됩니다. 작은 공간과 마찬가지로 도시 역시 직접 살아본다면 그 구조와 계획에 대한 시각이 넓어질 것으로 생각하였고, 직접 가보지 않고는 알기 힘든 도시 고유의 특성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 였습니다. 이에 한 학기가 아닌 두 학기에 해당하는 교환 파견을 준비하였고, 파견 지역에 대해서는 비교적 근거리의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유럽 지역을 희망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유럽 국가 중 영국을 선택한 것은 도시 계획 수업을 들을 당시 녹지와 조경을 중시하는 영국의 전통에 흥 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줄곧 도시에 살아왔던 저는 영국 내의 지역 중에서도 자연과 근접한 Sheffield 지역의 대학교 University of Sheffield로의 파견을 준비하였습니다. 셰필드는 런던에서 기차로 2시간 30 분 정도 떨어진 영국 중앙부에 위치하여 있어 영국 내 여행에도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는 아시안 학생을 포함하여 외국인 학생에게 친화적인 학교임을 학교 홈페이지의 문화교류 활동이나 동아리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파견대학을 선택 할 때에 꼭 해당 학교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UI 편리성과 학교가 지향하는 가치를 확인해보시기를 권합니 다. University of Sheffield는 해당 지점에서 저와 잘 맞아 선택하였습니다.

영국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로는 역시 영어권 국가라는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건축과 관련해서 프랑스, 네 덜란드, 스페인과 같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많았지만, 해외에서 혼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언어로 인한 부담까지 가중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에 영어권 국가에 파견되어 원활히 적응하고 방학이면 주변 국가로 여행을 가는 방향을 희망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셰필드는 University of Sheffield가 캠퍼스 개념으로 시내 안에 있다기보다는 마트, 식당, 병원과 같은 시 설과 대학 건물들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도시 자체가 상당히 학생 친화적이고 대학생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을 포함해 학생 인구가 많아 치안이 비교적 좋으며, 물가 역시 런던과 비교했을 때 저렴한 편입니다. 셰필드는 맨체스터, 리버풀, 리즈, 런던 등 사방의 도시와 기차 및 고속버스로 연결이 잘 되어있습니다. 셰필드 내에서는 주로 버스나 트램을 이용하는데, 버스나 트램 이동권 내에 Peak District National Park라는 국립공원이 있어 자연에 접근할 수 있고, 하이킹을 하거나 국립공원 내 저택, 정원, 수 공간, 목장 등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날씨는 사계절 모두 비가 오는 날이 많은데, 한국의 장마처럼 내리기 보다는 부슬부슬 내리는 편입니다. 의외로 크게 습하지 않기 때문에 해충에 의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는 외국인 학생의 비율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영국뿐만 아니라 출신이 다양한 학생 간에 교류할 기회가 많은 것이 특징적인 학교입니다. 학교에서 자부할 정도로 Society라고 하는 동아리가 정말 다양하게 있고, Give It A Go라는 학내 프로그램은 해리포터 스튜디오 투어, 크리스마스 마켓 투어 등 다양한 테마로 당일치기 여행 루트를 마련하고 희망자를 받아 대형버스로 이동하는 식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활동을 해 볼 기회가 정말 많아서 알찬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학교 수업 면에서는 서울대학교의 etl과 같이 blackboard라는 사이트에서 본인이 듣는 수업이 관리되고 필요한 경우 비대면 수업도 진행됩니다. 강의 시간이 짧은 감이 있으나, 교 수님이 많은 양으로 제공해주시는 텍스트의 리딩이나 자료 시청과 같은 자기 공부 시간이 학업량에 포함되 는 듯했습니다. 과제나 시험의 난이도는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토론이나 튜토리얼(실습)은 성실 히 준비할 필요가 있었고, 레포트 역시 구체적으로 피드백이 주어졌습니다. 학업 중에도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관점을 새로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고, 강의 내용도 유럽과 아시아의 예시를 모두 든다든지, 새로운 문화권에 열려있는 등 다양성을 고려한다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 비자의 정보는 주한영국대사관 사이트에서 연결되는 창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한 학기 를 수학하는 경우에는 비자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저는 1년을 수학해야 했기 때문에 Student Visa를 따로 받아야 했습니다. 비자 심사가 오래 걸릴 수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영국 학생 비자 신청을 준비할 때에는 1) 결핵(TB) 검사지 발급받기 – 2) 교환 대학으로부터 CAS number 받기 – 3) 비자 온라인 신청하기 – 4) 필수 제출 서류 스캔해 올리기 – 5) 비자 심사 면접 예약 하기 – 6) 영국 비자 신청 센터에 방문해 면접하기 – 7) 심사 완료 이메일 기다리기 – 8) 연락이 오면 재 방문해 비자 수령하기의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필수 제출 서류 중 하나인 결핵(TB) 검사지는 발급해주는 병원이 지정되어있고, 예약이 많으므로 미리 검사받고 발급받아야 합니다. 저의 경우, 9월 18일 출국을 확 정 짓고 7월 8일에 TB 검사를 예약하여 7월 18일 검사를 받고 7월 22일에 검사지를 받았습니다. 교환 대 학에서 발급해주는 CAS number의 경우, 교환 대학에서 관련 메일을 7월 중에 주었고, 최종적으로 7월 14일에 받았습니다. 비자 온라인 신청 시에는 이민자 의료 보험비(Immigration Health Surcharge)를 포 함한 비자 비용(약 60만 원)을 지불하게 됩니다. TB 검사지를 포함한 각종 제출 서류는 이후 온라인으로 스캔해 올릴 수 있고, 면접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 영국 비자 신청 센터를 방문하면 됩니다. 면접 시에는 온라인으로 스캔해 올렸더라도 제출 서류들을 실물로 지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7월 17일 온라인 신청 이후 7월 22일 TB 검사지를 받아 모든 서류를 스캔해 올렸고, 7월 26일 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비자 면접 심사는 시간에 늦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각종 서류를 들고 가면 실제 제출 서류를 심사원 이 안내해주십니다. 이후 영국 비자 신청 센터의 연락을 기다렸다가, 안내해주는 날짜에 재방문하여 비자 를 수령하면 됩니다. 저는 7월 26일 면접 심사 이후 8월 17일에 최종적으로 비자를 수령하였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University of Sheffield에서는 기숙사를 제공합니다. MUSE라고 하는 학생 계정의 가입을 완료하면 등록 절차와 기숙사 관련 안내가 이메일로 옵니다. 저의 경우, 6월 22일 MUSE 계정 활성화 안내가 왔고, 6월 29일까지 기한이었던 기숙사 희망 조사서에 곧바로 응답하였습니다. 기숙사 희망 조사서에는 원하는 기숙 사 위치와 방 유형을 3지망까지 기재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위치는 크게 City Centre와 Ranmoor/Endcliffe로 나뉩니다. City Centre의 기숙사 동들은 대학 교 건물들과 도보로 5-10분 이내로 가장 가깝게 위치하여 있고, 시내에 있어 식당, 마트, 기타 쇼핑센터와 도 가깝습니다. 대다수 교환학생이 배정받아 거주하는 곳인데, 건물 자체도 신식이며, 그래서인지 Ranmoor/Endcliffe의 기숙사 동들에 비해 비용이 조금 더 비쌉니다. Ranmoor/Endcliffe의 기숙사 동들은 대학교 건물들과 도보로는 35-40분, 버스로는 15분 거리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식당과 마트 역시 도보 로 15분 거리 정도에 있지만, 훨씬 조용하고 주변에 나무와 돌담이 있는 등 자연 친화적인 느낌입니다. 방 유형은 개인 화장실이나 공용 화장실, 개인 주방이나 공용 주방 등 여러 옵션이 있어서 비용을 따져 선 택하면 좋을 듯합니다. 또한, 혼성 기숙사 동, 단일 성별 기숙사 동, 성소수자 전용 기숙사 동, 조용한 기 숙사 동 등 성향에 따른 옵션도 제공하며, 기타 희망 사항을 조사서에 추가로 기재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1지망으로 City Centre를, 2, 3지망으로는 Ranmoor/Endcliffe의 방을 지망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가장 저렴한 Ranmoor의 ‘Ravenstones’라는 기숙사 동을 배정받아 거주하게 되었는데, 저 의 추측일뿐이지만, 조사서에 ‘조용한 곳을 선호한다’고 기재했던 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 로 살면서는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서 40분을 산책하듯 도보 통학하는 것도 큰 즐거움 중 하 나였고, 하굣길에 장을 보는 것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루틴이 될 정도였습니다. 밤이면 조용했고, 주변 의 식물들이 계절에 따라 변하는 걸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늘 대화를 하는 아주 활달한 성 격이 아니므로 이러한 생활이 좋았는데, 본인 성향을 잘 고려해 신청하시길 권합니다.

6월 22일 기숙사 희망 조사서에 응답한 후 7월 3일 기숙사 확정 오퍼 레터가 이메일로 왔습니다. 기숙사 거주 기간은 방학을 포함해 2022년 9월 18일부터 2023년 7월 9일까지였습니다. 비용납부 안내는 7월 8일 에 왔고, 보증금을 포함한 비용을 지불하여 기숙사 계약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파견 대학에 제가 직접적으로 지불한 비용은 기숙사 비용뿐이었습니다. 등록금은 서울대학교 등록금 납부 기간에 평소처럼 납부하였습니다. 1년 파견이었으므로 가을학기에 한 번, 봄학기에 한 번 각각 따로 해당 기간에 납부하였습니다. 기숙사 비용으로는 총 6150.48 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970만 원)를 납부하였고, 보증금 156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25만 원)를 추가로 납부했다가 귀국 후에 환급받았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이외에 출국 전에 준비를 완료하고자 했던 주요 사항으로는 카드 및 은행 관련, 환전 및 해외 송금 관련, 보험 관련, 유심 관련, 그리고 중요 생활 물품 마련 관련 사항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 카드 결제 시 카드 리더기에 카드를 꽂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통카드와 같이 가까이 대어서 결제를 하는 ‘컨택트리스’ 방식을 사용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만들 수 있는 컨택트리스 카드를 알아보고, ‘하나비바X 체크카드‘와 ’트래블월렛‘을 만들어갔습니다. 전자는 별도의 환전이나 해외 송금 과정 없이 국 내 계좌에서 바로 결제가 되며,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라는 장점이 있어 비상시에 사용하기 좋았습니 다. 후자는 국내 계좌를 연결해놓으면 영국 포함 15개국의 통화로 그때그때 소량 충전해 결제할 수 있고, 남으면 환급받을 수 있어 여행에 유용하였습니다. 영국 카드로는 bank letter 없이 비대면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Monzo’ 카드(온라인계좌)를 생각해두고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개통을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생활비와 관련해 환전을 많이 해 가지는 않았습니다. 총 500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80만원)를 해갔는데, 1 년 내내 부족함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남아서 여행 시 유로로 환전해 쓰기도 했습니다. 해외 계좌 송금은 ‘모인MOIN’이라는 앱을 사용해 한국계좌에서 영국계좌로 그때그때 생활비를 송금하였습니다. 모인 앱은 학 생 인증을 하면 해외 송금 수수료가 면제되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보험과 관련해서는 비자 신청할 때 IHS 비용을 납부하였으나, 이것이 영국 내에서만 유효하다는 점과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파견 기간을 포함하는 국내 유학생 보험을 들고 갈 필요가 있었습니 다. 저는 여러 보험 상품을 비교해본 뒤 ‘삼성화재 글로벌케어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가입 시 여러 국가를 포함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생각해두었던 국가들을 일단 모두 포함해 가입하였습니다.

영국 유심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영국에 가기 전에 한국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프가프 Giffgaff’ 유심을 선택하였습니다. 유심이 배송되기까지 2주 정도가 소요되니 미리 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오배송과 불량을 대비해 2개를 따로 주문하였는데, 모두 다 잘 받았고 잘 작동되었습니다. 유심을 받으면 기프가프 홈페이지에서 활성화하여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달마다 변경할 수 있으므로 첫 달은 넉넉 하게 하고 영국 가서 써보면서 조절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출국 하루 전 활성화하고, 휴대폰에 꽂지 않은 채로 출국한 뒤, 영국 공항에 내리자마자 꽂아 사용하였습니다. 한 달에 데이터 20기가를 제공 하는 10파운드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EU 국가 로밍 데이터 5기가가 포함되어 있어 여행 시 유용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미리 준비한 물품은 브리타 정수기와 필터, 멀티어댑터, 포켓배드, 국제학생증입니다. 영국은 물이 석회수이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마시려면 사 먹거나 정수해야 합니다. 물 값이 만만치 않고 탄산수가 아닌 물이 많지도 않기 때문에 브리타 정수기와 필터를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 합니다. 저는 Marella 2.4L 모델과 필터 2개만 들고 간 뒤 나머지 필터는 영국에서 아마존으로 배송시켜 사용했습니다. 영국은 콘센트 모양이 한국과 다르므로 멀티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저는 ‘만코어댑터’라는 상 품을 구매했는데,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사용 가능했고 내구성이 괜찮았어서 추천합니다. 포켓배드는 영국에서 겨울을 보내야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기숙사에 난방이 나오긴 하지만 라디에이 터 난방 방식인 와중에 침대로부터 거리가 있어서 효과가 좋진 않습니다. 포켓배드를 가져가면 11월부터 3 월까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학생증은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가면 유럽 여행 시에 박물관, 미 술관, 교통수단에서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비상시에 마스터카드로도 사용 가능하므로 추천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University of Sheffield에서는 각 강좌를 모듈(Module)이라고 부르고, 학점은 크레딧(Credit)제를 사용합 니다. 한 학기에 필수적으로 총 60 크레딧을 들어야 하며, 1년을 수학하면 총 120 크레딧을 듣게 됩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의 수강신청은 1) 지원서 작성 시, 2) 오퍼 레터 회신 시, 3) 영국 도착 후 수강신 청변경 기간, 이렇게 총 3번의 시점에 하게 되며, 1년 치 수강신청을 한꺼번에 합니다.

먼저, 서울대학교에서 파견 대상자로 선정이 된 이후 University of Sheffield에 지원서를 제출하는 시점 에 수강 희망 과목을 같이 제출합니다. 저의 경우, 4월 9일쯤 파견대학에서 지원서 제출 관련 이메일을 주 었고, 지원 서류들을 4월 18일까지 제출하였습니다. 이때, 제출하는 사이트에서 모듈들을 검색하고 한 학 기 60크레딧, 총 120 크레딧을 맞추어 신청하게 되고, 이후 파견대학에서 Optional Offer라고 하여서 수 강신청 결과를 본문에 포함한 조건부 오퍼 레터를 보내줍니다. 저의 경우, 건축학과의 설계 모듈들을 신청 하였으나, 희망 모듈 절반이 ’Not Approved’ 상태로 왔었습니다. 검색해도 비슷한 사례가 안 나왔던 것을 보면 이례적인 경우였던 것 같고, 실제로 영국에 가서 다른 교환학생들과 이야기했을 때에도 같은 건축학 과에 지원한 한 명 외에는 모두 수월하게 Approved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나 거절된 수업이 있거나 모듈 관련 문제를 겪게 된다면 오퍼 레터에 회신을 보내는 시점에서 꼭 자세 히 문의해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Not Approved의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더 낮은 학년의 비슷 한 모듈을 들을 수 있는지 등을 문의하거나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영국에 도착하여 수강신청변경 기간에 홈페이지의 Add&Drop 창에서 원한다면 모듈을 변 경할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드랍만 하는 것이 아니라 꼭 드랍한 모듈과 동일한 크레딧의 모듈을 추가해 한 학기 60크레딧, 두 학기 총 120 크레딧을 맞추어야 합니다. 모든 상태가 Not Approved 나 Pending이 아닌 Approved가 되었다면 최종적으로 수강신청이 완료된 것입니다.

제가 겪은 수강신청 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는 제가 관련 정보를 마땅하게 찾을 수 가 없었는데, 혹시나 이후 비슷한 문제를 겪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저는 오 퍼 레터 회신 시점에서 Not Approved 된 모듈에 대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낮은 학년의 설계 모듈은 들 을 수 있는지, 혹은 건축학과의 강의수업이라도 들을 수 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에 대해서 도 확답을 주지 않았고, 저는 당시 ‘일단 ‘건축학과’로서는 수락이 되었으니 영국에 가서 수강신청변경 기 간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에 나머지 파견 준비를 하였습니다. 영국에 도착해 Add&Drop 창에서 건축학과의 타 모듈로 변경하였는데도 개강 직전까지 Pending 혹은 Not Approved의 결과만이 표 시되는 것이 당황스러웠던 저는 학생회관의 사무실을 찾아가고,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보고, 학과사무실을 찾아간 결과 조금은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학교에 건축학과 학생으로 등록된 것은 맞으나, 학과사무실에는 타 학과 학생으로 등록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말이 되는 건지, 오퍼 레터와 학생증에는 건축학과라고 쓰여있는데 왜 ’학생은 건축학과 학생이 아니므로 건 축학과 모듈은 들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나름대로 강구책을 요구 하고, 따져보기도 하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도 했으나, 결론적으로는 건축학과의 수업은 모두 설계 모 듈과 연계되어있고, 정원이 차서 들을 수 없다는 답을 들었고, 결국 차선책으로 조경학과와 도시설계 학과 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른 건축학과 교환학생 한 분이 저와 정말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한국에 서부터 계속 이메일로 문의하여 문제를 그나마 빠르게 발견하고 해결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파견이 끝난 시점에서는 도시설계수업과 조경수업도 상당히 흥미로웠고, 오히려 원래 전공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야를 공부해볼 수 있었으며, 건축학과에서 배웠던 것을 접목해 과제를 할 수 있었던 것에도 상당히 만족하지만, 당시에는 화가 나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뭔가 이상한 점이 있으면 부디 미리미리 의문을 제기하고 구체적으로 문의해보시길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가을학기에 Plan Making and Development, Death, LGBTQ Studies, English for Academic Purposes (Speaking and Listening), Spanish Intermediate 1을 수강하였습니다.

Plan Making and Development는 20 크레딧의 도시설계 학과 모듈이었습니다. 과제로는 셰필드의 City Centre에서 반경 10km 범위에 해당하는 지역의 교통, 인프라, 주거, 인구, 환경 문제를 분석하고 새로운 도시설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4000단어 분량의 레포트를 작성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의 모르는 도시를 다방면으로 분석하기 위해 정책 자료를 찾고, 직접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 한국과 비교해보기도 하던 과정 들이 크게 공부가 되었고, 솔루션을 과감하게 제안하는 타 학생들에게 자극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Death는 10 크레딧의 철학과 모듈이었습니다. 죽음과 사후세계, 삶 등을 고찰한 철학적 논의들을 매주 강 의를 통해 살펴보고 Tutorial이라는 토론 수업을 격주로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토론이 직접적으로 성 적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기말 레포트 작성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 철학적 토론을 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지만, 내용이 굉장히 흥미로우므로 관심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LGBTQ Studies는 10 크레딧의 철학과 모듈이었습니다. 퀴어 이론과 젠더이론을 살펴보는 수업이었는데, 시청각 자료와 예시, 가벼운 토론 시간 등을 통해 자유롭게 주제를 탐구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과제가 어렵 지 않고 자신의 경험이나 평소 관심 있던 퀴어 소재의 미디어 등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추천합니다.

English for Academic Purposes (Speaking and Listening)과 Spanish Intermediate 1은 대학교의 어 학 프로그램 모듈로, 각각 10 크레딧이었습니다. 전자는 영어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연습을 하는 수업이었 는데, 교환학생들이 많이 수강하고, 한 반에 10명 내외였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때 친해진 다른 나라 교환학생들과 관심사도 나누고 모르는 것도 물어보면서 적응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후자의 스페인어 수업은 서울대학교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던 것에 이어서 듣고 싶다는 생각에 수강하 였는데, 수업 중에 스페인어를 직접 말해보거나 작문해 볼 기회가 많아 실력이 생각보다 많이 늘었습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의 어학 강좌들은 강의식보다는 직접 말해보기, 토론해보기, 작문해보기 등 실습 위주이기 때문에 언어에 관심이 있다면 하나 정도는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봄학기에는 Housing and Urban Inequalities, Histories of Landscape Architecture, English Language and Culture (Film), Spanish Intermediate 2를 수강하였습니다.

Housing and Urban Inequalities는 20 크레딧의 도시설계 학과 모듈이었습니다. 세계의 주거 문제와 주 거 불평등을 다루는 수업이었는데, 논문, 저널, 기타 텍스트의 reading 양이 정말 많았고, 매주 다른 주거 문제를 주제로 토론을 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reading 양이 너무 많았던 점에서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 고, 자유 주제의 2000단어 에세이라는 과제 역시 다소 피상적인 이야기만 하게 되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Histories of Landscape Architecture는 20 크레딧의 조경학과 모듈이었습니다. 학기 내내 영국 조경의 역사를 다루는 강의와 더불어서 셰필드 내의 공원 중 하나를 선정해 주제를 잡고 분석하는 팀 프로젝트와 이를 발전시켜 다이어그램을 첨부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개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 장 재미있었던 수업이었는데, 학기 중에 4-5번 근교의 공원이나 정원, 조경을 볼 수 있는 저택에 단체 견 학을 갔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다 같이 이곳저곳을 걸어보는 것이 여행하는 듯해 정말 재미있었고, 다양한 주제와 시각화 방식을 접할 수 있었던 발표회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경이나 영 국의 자연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nglish Language and Culture (Film)과 Spanish Intermediate 2는 각각 10 크레딧의 어학 프로그램 모듈이었습니다. 전자는 영국 영화를 통해 영국의 전통과 영국 영어 표현들, 그와 관련된 문화나 사회 이 슈들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더불어서, 영화의 촬영기법과 연출에 대해 배우고 분석하는 수업이기 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영국의 정체성과 특징 등 영국 자체에 대해 자유롭게 이 야기해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던 수업입니다. 가볍게 들으면서 영어도 공부할 수 있으므로 추천합니 다. 스페인어 수업은 가을학기에 이어서 들었던 수업이고, 가을학기에서와 달리 평가에 발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발표 연습을 하고 질의응답에 답하면서 스페인어 말하기 실력이 크게 늘었고, 후에 스페인 여 행을 할 때 배웠던 표현들을 사용해보기도 했습니다.

3. 학습 방법

저는 1) 도서관 활용, 2) 레포트 조금씩 자주 작성하기, 3) 메모하기를 주요 학습 방법으로 삼았습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에는 Western Bank Library, Information Commons, Diamond라는 세 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저는 Western Bank와 Information Commons에 자주 갔고, 주로 논문이나 책을 찾 아 읽었습니다. 강의 시간이 짧고 자기 공부 시간이 충분히 있으므로 도서관을 적극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레포트 작성 시에는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영어로 작성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어학 수업에서 배 웠던 표현들을 활용하였고, 교수님의 강의나 학생들의 발표에서 자주 들었던 표현이나 단어를 적용해 자연 스럽게 작성하려고 하였습니다. 꽤나 소모적인 일이었기에, 하루에 한 문단, 혹은 하루에 200단어, 이런 식 으로 쪼개서 조금씩 써나갔습니다.

무언가를 제안하거나 주제 방향을 잡아야 하거나 다이어그램을 제작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이디어가 생각 날 때 그때그때 메모하였습니다. 전혀 몰랐다가 알게 되는 것들이나 신선한 사례들이 많아서 과제를 본격 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를 다 적어놓았다가 그중에 추리고 엮어서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에는 학교의 영어 강좌를 활용하는 것에 더불어서 여행을 많이 가보는 것이 개인적 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교의 영어 강좌에서는 영국에서 자연스럽게 쓰는 표현들, 학술적으로 알아야 하는 표현들, 크게는 비슷한 의미의 문장이더라도 단어에 따라 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배 우고 세세하게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한편, 여행을 가보는 것은 계속해서 새로운 상황을 맞닥 뜨리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의 영어 표현들이 느는 데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 어, 처음에는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거나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것도 떨면서 하는데, 여행을 몇 번 다 니다 보면 메뉴가 잘못 나왔다고 말하거나 팁이 과하게 책정된 것 같다고 따지는 등 정말 여러 상황을 맞 닥뜨리게 됩니다. 경험상 학교와 기숙사에서만 생활하면 처음 몇 달이 지나면 생각보다 새로운 말을 할 기 회가 없고 과제 발표에서나 말을 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워낙 여러 문제를 해 결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다 보니 체감상 영어가 가장 크게 늘었던 것 같습니다. 꼭 다른 나라가 아니 라 셰필드에서 런던 여행을 가는 것과 같이 가깝게도 갈 수 있는 것이 여행이고, 혼자 가는 것이 무섭다면 친구들과 당일치기로도 갈 수 있는 것이 여행입니다. 안전에 유의만 한다면 여행을 통해 추억과 실력을 모 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친구를 사귈 때, 가능하다면 교환학생이 아닌 그 나라 그 학교의 친구를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 친구들과는 타지 생활의 고충을 나누거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만큼, 파견 나라의 친구와는 그 친구하고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이라면 영국의 문화에 관해 물어보거나, 꼭 여행 가봐야 하는 지역들을 추천받거나, 맛집에 같이 가거나, 좋아하는 영국 간식들을 물어봐서 같이 먹어보거나 하는 것들입니다. 저는 아주 운이 좋게도 Korea Society에서 만난 영국 친구와 같은 수업을 들으며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도 가까웠는데, 수업 끝나고 기숙사까지 이야기하면서 걸어가거나, 메일을 쓸 때 어떤 표현들이 예의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물어보거나, 제가 가져갔던 한국 간식 들을 같이 먹었던 것들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학교에 따라서는 파견대학의 학생과 교환학생을 일대일로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꼭 참여해보시기를 같은 이유에서 권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Ⅲ-4.에서 언급했던 브리타 정수기와 필터, 멀티어댑터, 포켓배드, 국제학생증 외에 가져가면 좋은 물품을 학업 관련, 생활 관련, 여가 생활 관련으로 나누어 더 자세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학업 관련하여 노트북, USB 또는 외장하드, 줄이어폰 여분, 기본 문구류, 그리고 수첩을 가져가면 좋습니다. 노트북은 학교 다니는 내내 과제 및 발표에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아이패드를 가져가는 것도 텍 스트 reading에 유용합니다. USB 또는 외장하드는 학교 발표 시에도 필요하지만, 수많은 서류와 여행 시 인쇄해야 하는 입장권들, 항공권, 용량이 큰 영상과 사진을 정리하며 파견 생활 전반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줄이어폰은 도서관이나 기숙사에서 시청각 자료를 볼 때 필요하고, 여행 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할 때도 필요합니다. 기본 문구류로는 풀, 가위, 칼, 테이프, 포스트잇, 샤프심, 지우개, 필기구를 포함 한 필통과 L자 파일 여러 개를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서 사려면 생각보다 자잘하게 돈이 아깝고 특히 가위나 테이프는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이것저것 물건을 사고 뜯는 단계에서부터 필요합니다. 수첩은 생 활하면서 새 주소, 전화번호, 계좌번호, 과제 내용과 기한, 여행 일정이나 비상 연락처 등 무언가를 적어야 할 일이 많은데, 휴대폰 메모장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휴대폰 도난 등)를 대비해서라도 필요합니다.

생활 관련해서는 수저 및 플라스틱 그릇, 즉석식품(컵라면, 햇반 등), 장바구니나 에코백, 상비약, 멀티탭, 휴대폰 충전기 여분, 손톱깎이, 우산, 중요 서류들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는 상당히 피곤해서 곧바로 생활 물품들을 사러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당장 먹는 걸 해결해야 할 때를 대비해 수저 및 플라스틱 그릇, 즉석식품은 필수입니다. 이 외에 식기, 칼, 냄비, 프라이팬 등은 적응해 나가면서 현지 에서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장바구니나 에코백은 이것저것 살 때 정말 유용하니 꼭 2개 이상 가져가시 길 바랍니다. 파견 생활 초기에 스트레스나 체력저하로 아픈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상비약을 증상별로 가 져가면 파견 생활 내내 편하고 여행 갈 때도 챙겨갈 수 있습니다. 멀티탭, 휴대폰 충전기 여분, 손톱깎이, 우산은 현지에서 구매할 수 있긴 하지만 자잘하게 돈이 아깝고 부피도 크지 않으니 가져가면 좋습니다. 그 동안 제출하거나 받았었던 모든 중요 서류들은 만약을 대비해 실물로 인쇄해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가 생활 관련으로는 휴대용 가방 여분, 보조배터리, 선글라스, 지갑이나 파우치 여분, 신발 주머니, 휴대 폰 방수 목걸이, 자물쇠 여분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휴대용 가방은 크로스백이나 웨이스트백을 2개 이상 가져가면 여행 갈 때나 친구랑 놀 때 편하게 챙겨 다닐 수 있습니다. 보조배터리, 선글라스는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나머지 물품들은 타 유럽 국가를 여행할 때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들이라 특히 추 천합니다. 지갑이나 파우치 여분은 도난에 대비해 현금과 카드를 소분하거나 현급 지폐와 동전을 나누어 관리하는 데에 유용합니다. 유럽의 저렴한 숙소들은 실내화를 제공하지 않으니 평소 기숙사에 신던 실내화 를 신발 주머니에 챙겨 여행하시면 유용합니다. 휴대폰 방수 목걸이는 일차적으로 도난 방지에 유용하고 여행 시 손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분실 방지에도 도움이 되며 비가 올 때도 길 찾기나 연락하기가 좋아 매우 추천합니다. 자물쇠는 여행 시에 숙소에서도 락커를 잠가 도난을 방지하는 데에 사용해야 하므로 여 유 있게 가져가시길 권합니다.

짐을 쌀 때 옷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되 짐 여러 개에 나누어 싸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영국에 도 착했을 때 짐이 분실(지연)되어 메고 있던 백팩만 가진 채로 기숙사에 가야 했습니다. 분실된 두 개의 짐 가방은 각각 1주와 2주 후에 기숙사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백팩에 있던 최소한의 세면도구, 옷가지, 수저, 노트북과 휴대폰 충전기 등만 가지고 다소 초라한 생활을 하였는데, 저와 같은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니 며칠 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물품들은 꼭 기내에 들고 타시길 바랍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영국의 물가는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높습니다. 외식을 하면 간단한 한 그릇 요리를 먹어도 인당 기본 2-3 만 원이 들고 편의점에서 작은 과자나 음료수 하나를 사도 4-5파운드(약 6-8천 원)는 합니다. 교통비는 마 을버스비가 성인 편도 2파운드(약 3200원)에 환승제도도 없으며, 기차표는 미리미리 사지 않으면 2시간 반 정도 운행하는 표가 금방 6-9만 원 선으로 오릅니다.

셰필드도 위의 점에는 다름이 없으나, 버스비의 경우 학생증을 보여주면 할인을 받아 1.2파운드(약 2천 원) 에 이용할 수 있고, 마트에서 파는 식자재는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고기, 과일, 채소 가격은 한국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포도 500g이 2파운드(약 3200원), 버섯 500g 이 0.9p(약 1500원), 양파 500g이 0.8p(약 1300원) 정도 합니다. 셰필드 City Centre의 Moor Market이 라는 시장을 가면 좀 안 예쁘거나 작아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식자재를 일반 마트의 50-60% 가격으로 팔 기 때문에 생활비를 더 아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용량으로 사서 친구들과 나누거나 옷 같은 것은 학 생 할인이 있는지 항상 물어보는 식으로 생활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교통비 역시 Railcard에 가입해 매번 기차표를 살 때 30% 할인을 받거나 고속버스회사나 항공사 홈페이지의 학생 할인 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 습니다. 개인적으로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 여행 갈 때 보태는 것이 쏠쏠하게 재미있던 경험이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식사는 주로 기숙사나 학교에서 하게 됩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의 모듈들은 강의가 길지 않고 공강 시간이 긴 경우가 많아서 저의 경우, 오전 수업을 듣고도 기숙사에 와 밥을 해 먹고 오후 수업을 가는 날 이 많았습니다. 학교 내에 특별히 구내식당이랄 것이 없고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파는 작은 가게들과 트 럭이 있는 정도입니다. 현지 학생들도 대부분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사 먹는 경우 가 많았습니다. 외식 물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저 역시 습관적으로 과일과 빵을 들고 다니곤 했습니다.

의료 시설은 직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비자 신청 시에 지불하는 이민자 의료 보험비(IHS)로 의료 서비스가 보장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아무 병원이나 갈 수 없고 GP라고 해서 담당 의사 가 있는 방식이므로 아프면 National Health Service(NHS)에 연락해서 예약을 잡고 방문을 해야 합니다.

저는 영양제, 비타민, 상비약을 잘 챙겨 먹으면서 최대한 크게 아프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변에 장염 에 걸렸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결국에는 드럭스토어에 가서 약을 사 먹은 것을 보면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는 예약과 진료가 꽤나 오래 걸리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은행에서 실물 계좌와 카드를 개통하려면 학교에서 bank letter를 발급해 대면으로 방문해야 합니다. 저는 그냥 bank letter 없이 비대면으로 개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계좌 개념의 Monzo 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교통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셰필드 안에서는 주로 도보와 마을버스, 트램을 이용합니다. 버스를 탈 때는 버스 기사에게 ‘Student single please’라고 말을 한 후에 카드를 찍어야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트램을 이용할 때에는 일단 타고 있으면 직원이 카드 리더기를 들고 옵니다. 마찬가지로 ‘Single please’라 고 말하면 2파운드짜리 편도 표를 살 수 있습니다. ‘Round please’라고 말씀하시면 4파운드짜리 왕복표를 한 번에 살 수 있고, 가지고 있다가 돌아올 때 직원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셰필드에서 다른 도시를 갈 때는 고속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속버스는 National Express 앱이나 Flixbus 앱을 이용 해 표를 살 수 있는데, 대체로 전자가 후자보다 저렴하고 시간대도 많습니다. 기차는 EMR 앱을 이용해 표 를 살 수 있는데, 일단 Trainline이라는 앱으로 시간대와 경로를 알아보고 EMR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 니다. Railcard에 가입하고 EMR 앱에 적용해 30% 할인을 받으시면 좋습니다.

Ⅲ-4.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영국 유심 중 기프가프를 사용했고, EU 로밍 데이터 5기가가 포함되어 있는 월정액 상품을 이용하여 여행 시에도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기프가프를 사용하더라도 한국 계정 관련 해서 본인 인증을 할 때 한국 번호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한국 유심을 꼭 같이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영국 에서는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지하철이나 외곽에서는 잘 터지지 않습니다. 셰필드 안에서는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 경우는 없었고, 학교 건물이나 기숙사 안에서는 와이파이가 잘 제공되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University of Sheffield에는 society라는 이름으로 동아리가 정말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나라별 society에는 같은 나라 학생들끼리 모이기도 하지만, 관심 있는 어떤 학생이라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스포 츠나 봉사 등 활동 위주의 society들은 학기 내내 일회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Student Unions 앱에서 찾아보고, 신청해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활동적인 편은 아니어서 활동 위주의 society는 가입 하지 않았고, 처음에 적응에 도움이 될까 싶어 Korea society에 가입하였는데, 한국이나 케이팝에 관심이 많은 외국 친구들도 많이 와서 쉽게 친구를 만들 수 있었고, 바에서 정기 모임을 갖기 때문에 영국의 바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때 만난 외국 친구들과는 그 친구 나라의 society에 놀러가거나 같이 다른 society 체험 프로그램을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동아리를 즐기기 굉장히 쉬운 학교입니다.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숙사 거주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매주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Residence Life라는 이름으로 기숙사 활동을 관리하는 팀이 있으며, 학교 홈페이지에서 매주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확인하고 무료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들은 주로 기숙사의 공용 공간 빌딩에서 진행되고, 요리 시 연, 요가, 헬스, 가까운 박물관 견학, 마을 투어 등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특히 파견 기간 초 반에 마을 투어나 캠퍼스 투어로부터 적응에 도움을 받았고, 학기 중에는 무료로 식재료를 받을 수 있는 요리 시연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들을 즐겨 참여했습니다.

저는 각 학기 중후반에 일주일가량 다수의 수업이 휴강하는 reading week와 방학을 틈타 여행을 다니곤 했습니다. 방학에는 12월 중 4주가량의 크리스마스 방학, 1월 중 2주가량의 겨울 방학, 4월 중 3주가량의 부활절 방학이 있었고, 추가로 5월 30일 종강 이후 귀국 전까지의 6주가량의 기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여 행 시 교통비와 숙박비를 최대한 아끼고 박물관이나 미술관, 그 외 투어에 돈을 쓰자는 생각이었기에, 비 행기 표는 저가 항공을 이용해 왕복 20만 원 내외에서 구매하였고,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쪽은 영국에 서 해저터널을 통해 버스를 타고 가는 루트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숙소는 호텔이 아니라 여러 명이 같이 자는 도미토리형 숙소나 한인 민박을 이용하였는데, 저렴한 숙소를 선택할 때에는 치안을 고려해 웬만하면 한인 민박이나 단일 성별 전용숙소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고, 리뷰에서 베드버그 여부, 인종차별 여부 등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거의 모든 여행을 혼자 다녔는데,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 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행 전 항상 후기와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시간 단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서 움직였습니다. 여행 자체도 셰필드 근교 도시와 런던부터 시작해 한국인들이 많이 간다는 부다페스트, 비엔나, 프라하, 투어로 진행되는 아이슬란드, 그다음에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스 코틀랜드, 폴란드, 발트3국, 핀란드, 스페인을 가는 식으로 비교적 난도가 낮고 정보가 많은 국가부터 차례 로 여행하였습니다. 네이버 카페 중 ‘유랑’이라는 여행 카페에서 최신 정보를 정말 많이 얻었으니 관심 있 으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여행할 때에 즐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언제나 안전에 유의하시 고 과감하고 도전적인 선택보다는 그래도 안전하고 온건한 선택을 우선시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셰필드에 거주하면서는 안전과 관련해 특별히 유의해야 하는 점은 많지 않습니다. 워낙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이고 밤 10시, 11시에도 거리에 학생들이 많이 다니며, 클럽이나 바도 위험한 유흥 시설의 느낌은 덜했습니다. 학교나 기숙사 내에서 도난 사고나 기타 치안 관련 사고를 경험한 적은 없습니다. 다 만, 기숙사에서 화재 사고를 방지하고자 방 안에서 커피포트나 라면 포트와 같은 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것 을 금지하고 있고, 주기적으로 화재경보기를 울려 화재 대피 훈련을 합니다. 런던, 에든버러와 같은 대도시 에는 밤이 되면 취객이 꽤 있었고 관광지 근처에는 소매치기도 꽤 있는 듯했습니다. 항상 소지품 잘 챙기 고 웬만하면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게 피해 다니며 크고 밝은 길 위주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영국 외의 유럽 나라들은 소매치기가 더 많고 치안도 상대적으로 안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악명이 높 은 프랑스나 스페인에서는 늘 경계하면서 다녔고, 숙소에서도 짐을 펼쳐놓지 않고 자물쇠를 꼭 걸곤 했습 니다. 특히, 겨울에 여행을 가게 되면 4-5시에 해가 완전히 지기 때문에 일찍 다녀야 합니다. 저는 어느 곳을 여행하든 휴대폰은 목걸이에, 지갑과 여권은 웨이스트팩의 가장 안쪽 주머니에 소지하였고, 현금은 3곳 이상에 소분하여 최소한으로 가지고 다녔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한 결과, 여럿이 여행을 가면 오 히려 타겟이 될 수도 있는 듯했고,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으면 낚아채 가거나, 숙소에서 자는 동안 가방을 뒤져가는 사례가 생각보다 흔한 것 같았습니다. 끝까지 조심해서 안전하게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타지에서 혼자 생활을 하다 보면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들에 우울감이나 부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University of Sheffield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상담을 지원하고 있고, 시험 기간에도 학업 부담감 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지원처를 이메일로 안내합니다. 생활하면서 문제를 느끼는 점이 있다면 기숙사 팀 이나 학생회관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상담 관련 기록을 제출하면 과제 기한을 최대 한 달까 지 늦춰주기도 하니, 즐겁게 간 파견 생활에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였으면 좋겠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아무래도 한 학기 파견을 가는 경우가 많다 보니, 1년 파견을 선택한 것에 대해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 니다. 가서도 학교를 다니는 것은 맞지만, 하던 학업을 멈추고 타지에 가는 것이 맞는 것인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데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 등 교환 파견을 고려하는 많은 학생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들이 있다고 생 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선택을 한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습니다. 파견 초반에는 짐도 분실되고, 수강 신청도 생각대로 안 되고, 혼자 해결해야 하는 일들에 한숨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 학기가 지나면 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그만큼 많아졌고, 그중에는 한국에만 있었다면 절대로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도 많았 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는 한 학기만에 돌아가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습 니다. 두 학기나 있으면 파견 생활도 지겨워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귀국 하는 것이 아쉬웠고 ‘다시 영국에 오려면 몇 년은 걸리겠지‘하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학교에 다니면서 배울 수 있는 것 중에서도 가장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체화하게 되는 기회라 고 생각합니다. 타지 생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알맞은 부서에 알맞은 서류들을 갖춰 빼먹지 않고 제출하는 것, 이해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관련 책임자에게 문의하는 것, 부당한 일을 겪으면 제대로 보상받 는 것, 필요한 것들을 사고 청소하고 장보고 요리하고 버리고 수리하고 나누고 충분히 쉬면서 진짜 내 생활 을 꾸려나가는 것 등 파견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처음 해보고 배우는 것들투성이였습니 다. 저에게 파견 생활이 단지 ‘즐거웠던 경험’에서 끝나지 않고 ‘꼭 필요했던 경험’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적자면,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파견 경험을 통해 제 자신이 완전히 바뀌었다거나, 극적으로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파견 생활 중 ‘나는 어디를 가도 나구 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하는 사실들을 마주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결코 부정적인 의미에서 말하 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가 조급하게 바꾸고자 했던 저의 모습이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저의 모 습을 그대로 가지고도 어디를 가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전달하고자 합니 다. 학우분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찾는 즐거운 파견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귀국 보고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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