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고등학교 시절 처음 프랑스어를 접하고는 프랑스어의 매력에 빠져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과 프랑 스어를 공부하게 된 저로서는 프랑스에서 반년 동안 체류하며 현지 대학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교환학생 생활을 언제나 바라왔습니다. 교과서나 학교 수업을 통해서만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문화 를 공부해왔던지라 프랑스에 직접 가서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옆에서 보고 싶은 마음을 언제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교환 학생 지원을 고민하던 끝에, 이번 학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교환학생 공고가 뜨자마자 바로 지원했습니다. 4학년 1학기라 조금 늦은 감이 없 지 않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Université Paris Cité(舊 파리5대학(Descartes)와 파리7대학 (Diderot)의 합병; 이하 UPC로 통칭)에서 한 학기를 수학하고자 해당 학교로의 파견을 신청했 습니다. 우선,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공부하는 입장으로서 예술의 중심지인 파리에서 일상 생활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에 파리에 위치한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학기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어학과가 개설되어 있고, 무엇보다 기숙사 이용이 용이한 UPC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해당 학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제가 지난 한 학기를 보냈던 UPC는 기존 파리5대학(Descartes)와 파리7대학(Diderot)의 합 병으로 탄생한 학교로서, 기존에는 Université de Paris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가 이후 법 적 공방 때문에 교명을 Université Paris Cité로 바꾼 바 있습니다. UPC는 크게 두 캠퍼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나는 Campus Saint-Germain-des-Près로, 파리 6구에 위치해 있습니 다. 이곳에서는 주로 의과대학 내지는 생명공학 등 이과 수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 다. 대부분의 교환학생은 나머지 캠퍼스인 Campus des Grands Moulins에서 수업을 듣게 됩니다. Grands Moulins 캠퍼스는 UPC 캠퍼스 중 가장 규모가 큰 캠퍼스로, 대부분의 수업 이 이곳에서 이루어집니다. 특히, 학기가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 UPC 국제협력처 주관으로 개 최된 Welcome Week의 대부분의 프로그램도 Grands Moulins 캠퍼스에서 열리곤 했습니다. Grands Moulins 캠퍼스는 가장 큰 두 건물인 Grands Moulins과 Halle aux Farines을 중심 으로 하여 여러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캠퍼스 자체는 파리 13구 맨 끝에 위치해 있으며 파리 지하철 14호선과 파리 근교 (Versailles 궁전 등)를 잇는 RER C선이 지나가는 지역이라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도 용이합니 다. 그래서 보통 수업이 끝나고 파리 시내로 놀러 나가는 데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파리 시내 Châtelet까지 10여 분이면 갈 수 있고, 심지어는 캠퍼스 바로 앞에 있는 공유자전거 스탠드에서 자전거를 빌려도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이 모여있는 중심 지역까지 넉넉잡아 30분이면 이동 가능합니다. 또한, 학교 근처에 62번, 89번 버스의 종점 이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특히 89번 버스의 경우에는 Luxembourg 공원 혹은 Panthéon 쪽으로 가기에 가장 적합한 이동수단입니다. 추가로 학교 캠퍼스 근처에 트램 정류장도 있어서 교통 하나는 정말 편리한 캠퍼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비자 신청 절차는 크게 Campus France에서 진행해야 하는 절차와 프랑스 대사관에서 진행 해야 하는 절차로 나뉩니다. 먼저 Campus France 관련 비자 신청 절차는 크게 온라인으로 회원가입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사이트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회원가입 자체는 네이버 블로그 등에 먼저 교환학생을 다녀온 사람들이 올려둔 글 여러 개를 참조해가면서 하면 되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사이트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 은 않습니다. 필요한 서류로는 파견 대학으로부터 받은 입학 허가서(Lettre d’acceptation), 학업 동기서(Lettre de motivation), 이력서(CV; 사이트 측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이 있으니 작성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영문 재학증명서, 어학시험 합격증(ex. DELF 합격증) 등이 있습니다. 그중 입학 허가서(Lettre d’acceptation)의 경우에는, 파견 학교 측의 국제협력처에 문의하는 순서대로 메일로 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저와 함께 UPC로 교환학생을 온 여러 친구 들에게 물어봤던 결과, 메일을 보낸 순서와 어떤 단과대에 소속되어있는지에 따라서 메일을 받은 시점이 다르더군요.
Campus France 사이트에서 모든 서류 제출을 마쳤다면 그 후에 진행해야 하는 것은 바로 면접 일정 잡기입니다. 사실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나면 자동으로 면접 일정이 잡힙니다. 온라 인 서류 심사는 약 일주일에서 10일 정도가 걸리는데, 그 기간 안에 Campus France 사이트 에 들어가보면 ‘교환학생 면접 일정 공지’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서류 제출이 완료되면 KR로 시작되는 일련번호를 받게 되는데, 해당 게시물에서 본인의 일련번호를 확인해 서 면접 일정을 확인하면 됩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2022-2학기에는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Skype 면접으로 한 명의 면접관님과 1:4 면접을 봤습니다. 다만 확실하지 는 않지만 이제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Campus France 면접 또한 대면 면접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으니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면접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불어를 사용해야 할 줄 알았지만 저는 오히려 한국어로만 문답을 진행했습니다. 지원 동기와 학업 배경, 그리고 교환학생 동안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짧은 문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되는 것이, 같이 교환학생을 갔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 니 본인들은 불어로 자기소개를 하기도 했고 거의 모든 질문을 불어로 묻고 답했다고 말한 친 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어가 부족하다면 영어로 면접을 진행할 수도 있고 면접관분들 또 한 한국인이기에 불어 실력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Campus France 면접까지 마치고 나면 최대한 빨리 대사관 비자 예약을 잡아야 합니다. 저 는 Campus France 면접을 마친 직후에 곧바로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비자 접수 예약을 잡았습니다. 프랑스 행정 처리는 악명이 높은 만큼, 비자 신청 서류를 대사관에 접수하고 적어 도 2주 반이 지나야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넉넉잡아 출국일까지 한 달 이상 남았을 때 대사관에 방문하여 비자 신청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11월 16일 Campus France 면접을 마치고 11월 24일에 프랑스 대사관 비자과 예약을 잡았습니다. 위 일정을 참 고하셔서 지원자분들께서는 Campus France 및 대사관 비자과 예약을 잡으시길 바랍니다.
대사관 비자과 예약 시 필요한 서류로는 비자 신청서, Campus France 도장이 찍힌 입학허 가서, Campus France 면접 인정 서류(Accord préalable d’inscription), 항공권, 프랑스 입 국 후 지낼 숙소 증빙서류, 잔액증명서, 그리고 증명사진 등이 있습니다. 비자과 면접이라고 해봤자 별 것 없는 것이, 어차피 비자 신청에 필요한 서류 중 미비한 서류는 없는지 직원분들 이 검토해주는 행정 처리 과정이라 그리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무사히 비자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나면 약 2주 반 정도 후에 비자 처리가 완료됩니다. 저는 11월 24일에 비자 신청 서류를 제출하고 12월 13일에 비자 발급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여권은 대사관 측에서 우편으로 보내줍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숙소는 기본적으로 UPC 측에서 CROUS라고 불리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생 기숙사 리스 트를 보내줍니다. 저는 파리 안팎에 있는 10개의 CROUS를 소개받았는데요, 그중 원하는 숙 소를 골라 온라인으로 신청을 했습니다. Grands Moulins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CROUS 기숙사는 바로 CROUS Lepaute입니다. 저 말고도 많은 UPC 교환학생들이 Lepaute 기숙사 에서 생활했습니다. 또는 CROUS Grands Moulins 또한 학교 건물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저는 11월 16일에 UPC 측에서 보내준 숙소 리스트와 지원 가능한 링크를 받았고, 11월 23 일에 Lepaute에 배정받았다고 연락이 왔으며, 11월 30일에 필요한 서류를 기숙사 측에 전달 하라고 연락받았습니다. 그리고 12월 9일에 공식적인 숙소 증빙 서류(Attestation de logement)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혹시나 CROUS에서 생활하지 못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다른 옵션도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Cité Universitaire(일명 시테촌) 내에 위치한 한국관이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CROUS에 비해서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630EUR/달), 그래도 안전한 단지 안에서 생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건물 1층에 한식당과 한국 마트 또한 있다고 들었습니 다. 시설 자체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조금 더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관이 아니라면 기타 사설 기숙사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설 기숙사는 보통 가격 이 조금 더 비싼데 CAF라고 불리는 주택 보조금을 받게 되면 보통 500~600유로 선에서 생 활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사설 기숙사와 계약을 맺기 전에 이런저런 것들을 잘 확인 해서 안전하게 계약을 맺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동안 UPC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기 때문에 수업을 듣거나 하는 데에 있어서 본교에 내는 등록금 이외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없습니다. 앞서 말했던 Lepaute 기 숙사의 경우에는 한 달 월세가 377유로로 상당히 저렴합니다. 근처 Grands Moulins 기숙사 또한 비슷한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Lepaute 기숙사의 경우에는 기숙사 입주 전 한 달 치 월세와 보증금 350유로를 선결제해야 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에 교환학생과 관련된 정보를 인터넷에서 미리미리 찾아보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준비해두는 것이 나중에 시간을 절약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같은 대학 으로 파견되는 다른 학우분들과 미리 메일 혹은 카카오톡 등으로 소통하시면서 정보를 교환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2023-1학기에 서울대에서 UPC로 교환학생을 가는 학우분들이 저 말고 세 분이 더 계셨는데, 본격적으로 출국하기 전에 비자 신청 과정에서부터 서로 연락 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교환학생을 같이 슬기롭게 준비했습니다. 같은 대학으로 파견을 가는 학우분들의 연락처는 국제협력본부 측에서 교환학생 파견 전 오리엔테이션 관련 안내사항을 보내주시면서 메일 수신처를 공개해주시니, 이를 참고해서 미리 카톡방 등을 만드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우선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Contrat d’études라고 불리는 수학계획서를 먼저 작성해야 합니다. 사실 이 수학계획서는 본격적인 수강신청이 이루어지는 1월보다 한참 전인 10~11월 에 작성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본교에서 교환 학생으로 선발된 이후 이루어지는 UPC application 과정에 이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수학계획서 작성을 위해 간단한 인적사 항과 듣고 싶은 수업의 이름과 수업 코드, 그리고 학점 등을 표에 적고 총 세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는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 담당자님의 서명란, 하나는 학생 본인의 서 명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référence académique이라고 불리는 UPC 교수님의 서명란입 니다. 국협 담당자님 서명은 메일 혹은 국협 직접 방문을 통해 받을 수 있어 처리하기가 매우 쉬운 반면, UPC 교수님의 서명은 매우 받기가 힘듭니다. 저는 LAC(Lettres, Arts et Cinéma) 학부 소속이었기 때문에 M. Ebguy 교수님이 제 référence académique였는데요, 학교 측에서 알려준 교수님의 메일과 교수님이 실제로 사용하시는 메일 주소가 달라 제가 보 낸 수학계획서 초안이 교수님께 전달이 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UPC 측 국협관계 자분(référence administrative)이 일을 잘 처리해주셔서 무사히 수학계획서에 교수님의 서 명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이번 학기 LAC référence académique이신 M. Ebguy 교수님과 référence administrative이신 Mme. Branger 의 메일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jdebguy@gmail.com / alice.branger@u-paris.fr (다만 학기 말에 국협 측에 메일을 보냈을 때는 Mme. Branger가 아닌 다른 분께서 제 행 정 일을 담당해주셨기 때문에 이 부분은 재차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아무쪼록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기 2주 정도 전에 UPC 측 국협으로부터 수강신청을 하라 는 메일이 옵니다. 그러면 작성해놨던 수학계획서를 본인이 듣고자 하는 수업이 개설되는 학 과 사무실 대표 메일로 보내야 합니다. 수학계획서를 보낼 때는 메일 참조에 référence académique를 추가하여 보내야만 합니다. 그러면 수업이 개설되는 학과의 수강신청 담당자 가 여러분의 수학계획서를 참고하여 대신 수강신청을 해줍니다. 그리고 모든 수업의 수강신청이 완료되었을 경우, 혹은 수강신청이 완료되었는지 문의 메일을 남기면 Apogée – Edition individuelle du contrat d’études라고 불리는 파일 하나를 메일로 보내줍니다. 해 당 파일에 본인이 수강하고자 하는 수업이 모두 담겨있다면 수강신청 성공입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이번 교환 학기 동안 총 네 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UPC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들(교환학생뿐만 아니라 UPC 학사/석사/박사 프로그램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들) 을 위해 열리는 프랑스어 어학 수업(FLE)이었고, 나머지 세 개의 수업은 모두 불어로 진행되는 수업이었습니다.
1) FLE Atelier Ecrit :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FLE 수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문법 수업과 Atelier 수업으로 나뉩니다. Atelier 수업은 작문을 주로 공부 하는 Ecrit 수업과 구술을 주로 공부하는 Oral 수업, 그리고 각종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는 수업 등으로 나뉘는데, 저는 그중에서 Atelier Ecrit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프랑스 어로 말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작문부터 배우자는 생각으로 작문 수업을 선택했지만, 사실 작문 수업이나 구술 수업이나, 프랑스어로 많이 말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 니 FLE 수업을 듣고자 하시는 분들은 Ecrit, Oral 구분 없이 더 적당한 시간에 열리는 수업 을 들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수업 내용으로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번 학기 FLE Atelier Ecrit 수업을 담당하신 Isabelle Bullier 선생님께서는 수업 시작 전 수강생 들에게 이번 학기 어떤 주제로 수업을 하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하셔서 그 결과를 반영하여 수업을 구성하셨습니다.
2) Histoire des langues romanes : 라틴어로부터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태리어 등 로망 스어계 언어로의 분화 과정을 살피는 수업입니다. 중간고사를 기준으로 전반부에는 역사언어 학과 관련된 개념과 라틴어에서 속어 라틴어로의 과정에서 눈여겨 봐야할 텍스트를 간략하게 살폈습니다. 후반부에는 프랑스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등 개별 언어에 주목하며 라틴어에서 개별 언어로의 변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를 공부했습니다. 이번 학기 수업을 맡으신 M. Robecchi 선생님께서 워낙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고, 수업 후 개별적으로 드린 질문에도 매우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시는 분이셔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학기에 들었던 수업 중에 가장 즐겁게 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계속된 파업 일정으로 인해 수업의 1/3 이 취소되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3) Histoire littéraire 2 : 18세기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시기를 다루는 프랑스 문학 개론 수업입니다. 팀티칭 형태의 수업으로 이번 학기에는 총 네 분의 교수님께서 수업을 맡으셨습 니다: 1) 18세기 계몽주의 문학 2) 19세기 낭만주의 3) 19세기 연극 4) 20세기 문학. 보통 대형 강의인 CM(Cours magistraux)와 실습 위주 수업인 TD(Travaux dirigés)로 나뉘는 다른 수업과 달리, 일주일에 CM 한 번만 들으면 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대형 강의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탓에 학생들의 잡담에 의해서 수업이 많이 방해되는 편이기도 하고, 교수 님 별로 수업 스타일이 매우 상이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세기부터 20 세기 후반에 이르는 방대한 시대의 흐름을 빠르고 깊게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4) Latin, une langue et une culture : 라틴어와 로마 제국의 문명에 대해 배우는 수업입 니다. 수업 구성은 한 시간의 대형 강의(CM)와 두 시간의 실습 강의(TD)로 이루어져 있습니 다. 대형 강의에서는 라틴 문명에 관해 공부하고, 실습 강의에서는 라틴어를 공부합니다. 라틴어 실력에 따라 수강반을 나누어 진행되기 때문에 저처럼 라틴어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수업입니다. 문명 수업은 학기 초반과 후반에는 대면 수업으로 진 행되었지만, 학기 중간에는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었고, 언어 수업은 모두 대면 수업으로 진 행되었습니다. 시험은 라틴어 쪽지 시험 세 번과 언어+문명 기말고사 한 번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수업을 듣고 로마와 폼페이의 로마 유적을 보러 간 것이 이번 교환 학기의 신 의 한 수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3. 학습 방법
기본적으로 UPC에서의 수업은 불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으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 내 용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느냐인 듯합니다. 사실 단시간 내에 불어 듣기 실력을 확 올릴 수는 없기에 오히려 수업 전에 오늘 수업에서 다룰 내용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훑고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 끝 자음도 발음하지 않고 연독도 많은 프랑스어이니만큼 단어 자체가 들리지 않을 경우가 많은데, 오늘 수업에서 대충 이러이러한 내용을 다룬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해당 단어가 들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수업을 같이 듣는 프랑스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시험을 위해 공부할 때 정말 큰 도움 이 됩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수업을 같이 듣지는 않았지만, 예전 학기에 같은 수업을 들었던 프랑스 친구로부터 문학 개론 노트 필기와 요약본을 받아서 한결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 다. 특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아듣지 못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 습니다. 사실 이런 식의 도움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같이 수업을 듣는 프랑스 친구와 친해지 게 되면 수업 시간에 같이 앉아서 수업도 듣고, 수업이 끝나고 같이 떠들면서 또 다른 친구들과 친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현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시험 기간에 학교 도서관을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프랑스 친 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공부를 합니다. 그런 그들 사이에 끼어 앉아서 공부하는 척이라도 하면 뭔가 ‘나도 공부를 하고 있 다’는 착각과 함께 왠지 모를 자극 또한 받게 되어서 실제로 공부를 하게 되더군요. 특히 UPC 도서관은 센 강변에 있어서 탁 트인 센 강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최대한 프랑스어가 많이 들리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 로 프랑스어를 어느 정도까지만 할 줄 안다면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문장들, 그 리고 반복적으로 듣는 문장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들리게 됩니다. 특히 저 는 기숙사 바로 밑에 위치한 마트와 카페를 자주 갔는데요, 별거 아니더라도 종업원분들 혹 은 캐셔분들과 인사를 건네다보니 약간의 스몰 토크를 할 기회도 생기고 좋았습니다. 교환학 생으로 보내는 학기는 생각보다 널널하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이런저런 곳을 놀러 다니는 것 도 너무 좋지만, 하루이틀 정도는 아무 생각 없이 근처 카페나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 들의 잡담에 슬쩍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프랑스어 귀를 뜨이게 하는 데에 좋은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랑스어 말하기인데요. 사실 파리 사람들은 불친절하다고 악명이 나 있는 것에 비해서는 많이 친절한 편입니다. 게다가 더듬거리는 프랑스어여도 외국 학생이 프 랑스어로 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되게 좋게 봐주는 듯합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만 최대한 프랑스어를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 다. 저는 사실 일상생활에서도 불어를 많이 사용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수업이 끝난 후에 교수님들과 간단한 대화를 즐겨 나눴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이미 제가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외국 학생이라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배려를 많이 해주시며 말을 건네주십니다. 교수님들과 스몰 토크를 하다보면 공부 관련한 것이 아닌 다른 일상적인 회화도 부담 없이 많이 쓸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UPC에서 열리는 수업의 평가와 성적 관련해서 유용한 정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일단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평가 방법은 수업마다 다른 것이 사실인데요, 보통은 4 월 중순에 수업이 끝나면 약 3주 동안 짧은 방학 기간이 주어집니다. 그리고는 방학이 끝난 후에 약 2주 정도 집중적으로 시험이 진행되는 주간이 있습니다. 일례로 저는 4월 셋째 주에 모든 수업이 끝났고, 5월 셋째 주에 기말고사를 봤습니다. 물론 4월에 수업이 종료되면서 마 지막 수업 시간에 기말고사를 보는 수업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기말고사는 짧은 방학 기 간 후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고 계시면 한 학기를 계획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또한 7월이 되면 성적과 관련된 모든 행정 처리가 끝나게 됩니다. 이때 본인 학과의 행정 담당이나 UPC 측 국제협력본부 담당자에게 성적 관련 메일을 넣으면 좀 더 빨리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전산 처리가 완료되었음에도 학생 정보에 성적이 업데이트되지 않는 경 우가 꽤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바로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면 성적표를 메일로 보내줍니다. 학점 인정을 받기 위해 성적표가 필요하다면 문의 메일을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사실 파리가 작은 도시도 아니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하기 어렵지도 않은 도시이기 때 문에 많은 것을 챙겨갈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식료품 같은 경우에도 웬만한 것들은 한인 마트, 심지어는 중국/아시안 마트에서 다 찾아볼 수 있으므로 한국에서 부터 바리바리 짐을 싸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파리에서 지 내면서 ‘이거는 가져오길 잘했다’하는 물건들도 몇 있습니다.
우선, 전기밥솥과 전기담요는 꼭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두 물건 모두 프랑스에 서 구할 수는 있지만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서 챙겨가는 것이 백배 낫습니다. 저는 1인용 미니 전기밥솥을 한국에서 챙겨갔는데요, 매 끼니 그때그때 밥을 해서 먹었습니다. 참고로 햇반을 마트에서 팔기는 하나 그 가격이 매우 사악합니다. 전기담요는 생각보다 유용하게 사용했던 물건입니다. 생각보다 파리의 겨울은 춥습니다. 특히 파리의 많은 집은 방 안에 보일러가 따로 없고 라디에이터가 유일한 난방기인 경우 가 많기에 본인이 추위를 잘 탄다 싶으시면 전기담요를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식료품으로는 코인 육수와 참기름을 챙겨오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코인 육수 또한 마 트에서 팔기는 팔지만, 어차피 무게도 별로 나가지 않고 한인 마트에서는 비싸게 팔기 때문 에 한국에서 가져오는 편이 낫습니다.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파리 가격이 한국 가격보다 거 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물론 중국 마트에서 중국 참기름을 팔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참기름이 훨씬 낫더라고요. 그리고 매운 걸 좋아하시면 불닭 소스도 챙겨오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외 다른 식료품 같은 것들은 충분히 현지에서 구하실 수 있으니 코인 육 수와 참기름, 이 두 개가 필요할 것 같다 싶으시면 챙기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외 샴푸나 바디 워시 등의 생활용품, 그리고 기타 여러 물품은 현지에서 사서 사용하는 것이 짐을 늘리지 않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파리의 물가는 전반적으로 비쌉니다. 특히 외식 물가는 단정지어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쌉니다. 보통 점심에는 레스토랑 등에서 오늘의 메뉴(Plat du jour)를 기본 가격보다 조금 싼 가격에 팔기는 팝니다만, 이마저도 그리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저녁에는 말할 것도 없이 비쌉 니다.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라고 해도 보통 우리가 프랑스식 저녁이라고 생각하는 쓰리 코스 식사에 와인 한 잔을 곁들인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30~40유로 정도를 지불해야 합니다. 커피 는 가게별로 가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에스프레소가 2~2.5유로 정도 하고, 주류 같은 경 우에는 한 잔에 5~10유로 정도 합니다. 이렇듯 비싼 외식 물가 탓에 저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식료품을 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요리해 먹었습니다. 외식 물가에 비해서 식료품 물가는 대체 로 저렴합니다. 보통 저는 Monoprix, Franprix, Intermarché 등 일반 마트에서 주로 장을 보고, 쌀이나 기타 한식 재료 등을 사야할 때에는 Tang Frères, Chen Market 등의 중국 마트나 Ace Mart 등의 한국 마트를 이용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제품이어도 한국 마트보 다 중국 마트가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저는 특히 주로 Tang Frères를 애용했습니다.
식료품 물가 외 생활용품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비싼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워낙 에 제품별, 브랜드별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외식 물 가보다는 비싸지 않다 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물가를 예측하시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외식 물가는 비쌉니다. 그래서 저는 학기 중에는 학교와 제휴가 되어 있는 CROUS 식당을 애용했습니다. 학생증을 보여주면 3.3유로에 무려 메인 요리 하나 와 디저트 혹은 과일이 포함된 식사를 먹을 수 있습니다. UPC의 경우에는 근처 CROUS 식 당이 총 세 개 있었는데요. 하나는 Halle aux Farines 건물에, 하나는 Grands Moulins 건물에,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센 강변에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 마지막 식당인 강변 식당을 애 용했습니다. 이 식당은 사실 센 강변에 정박해 있는 배 안에 있습니다. 학교 메인 캠퍼스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Pont de Tolbiac 바로 밑에 빨간 배 한 척이 있는데요, 그 배가 통으로 CROUS 식당입니다. 특히 날씨 좋은 날에는 배의 가장 위층에 올라가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즉, 3.3유로라는 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선상 식사 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다만 이곳은 학기 중에만, 그것도 점심에만 운영하기 때문에 학기가 끝나고 나서는 3.3유로의 행복을 만끽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학기 중에 밥을 하기 귀찮다, 수업도 끝났는데 점심으로 뭘 또 해먹냐 싶을 때마다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 제가 자주 갔던 식당은 Tolbiac 지역에 있는 여러 쌀국수 집, 그리고 Pyramide 역 근처에 있는 Sainte Anne 가의 여러 아시안 식당을 주로 갔습니다. 보통 프랑스 음식에는 국물이 있는 요리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국물이 당길 때면 쌀국수나 라멘 등과 같은 아시안 음 식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식당의 경우에는 보통 Sainte Anne 가 쪽, 그리고 15구 쪽 에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중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구글맵 리뷰 등을 잘 살펴보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의료
Améli라고 불리는 프랑스 의료 보험 제도가 있긴 하나, 신청 과정이 복잡할뿐더러 신청을 했다 할지라도 기관 측으로부터 의료보험 카드 발급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 것까지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학생 보험을 들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병원 진 료의 경우에는 보통 Doctolib이라고 불리는 사이트를 통해서 미리 예약을 잡고 진료를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그냥 워크인으로 들어가서는 진료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매우 불편합니 다. 그에 반해 약국은 이용하기 매우 편리합니다. 대부분의 약국들이 우리나라 약국보다 규모 도 크고 직원들도 많기 때문에 약사에게 본인의 증상을 이야기하면 그분들이 알아서 약을 추 천해주십니다. UPC의 경우는 Grands Moulins 캠퍼스에 SSE라고 불리는 학생의료센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역시 Doctolib를 통해 미리 약속을 잡고 진료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고 소속된 의사 선생님도 많이 없기 때문에 예약을 잡는 것 이 힘듭니다. 개인 클리닉은 가고 싶지 않고 학생의료센터를 이용하기를 원하신다면 Saint-Germain-des-Près 캠퍼스에 있는 UPC의 다른 SSE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곳으로 예약을 잡는 것이 비교적 더 쉽습니다.
3) 은행
예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BNP Paribas, Société Général 등 프랑스 현지 은행 계좌를 열 필요가 있었지만, 현재는 프랑스 은행 계좌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봅 니다. 요새 유럽에서도 인터넷 은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독일에 본사 가 있는 N26 은행을 이용했습니다. 프랑스 교환학생들은 크게 N26과 Revolut라는 두 은행 을 이용하게 될텐데, 두 은행 모두 계좌 개설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폰을 쓰시는 분들은 은행에서 발급하는 카드를 애플 페이에 등록하게 되면 실물 카드 없이도 일상 생활하 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겁니다. N26은 실물 카드 발급을 위해 10유로의 추가금을 내야 하고, Revolut는 기본으로 실물 카드를 발급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교통
파리에서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파리 및 Ile-de-France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Navigo 카드를 발급해야 합니다. Navigo 카드의 종류는 많지만 보통 교환학생들은 Imagine R라고 불리는 1년짜리 카드를 발급해서 생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Navigo 한 달 권은 약 80유로인데에 반해, 1년짜리인 Imagine R는 가입비가 350유로이기 때문에 본인이 파리에서 4~5개월 이상을 생활한다고 하면 Imagine R를 발급받는 것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해당 카드로 버스, 지하철, 트램, 심지어는 몽마르트 언덕 푸니쿨라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간 만큼 프랑스 내부를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다들 있을텐 데요, TGV Max Jeune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한 달에 79유로만 내면 몇몇 TGV 티켓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2월부터 7월까지 총 6개월을 등록했는데요, 이 구독권으로 얼마나 많은 이득을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든 TGV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무료표가 풀리는 열차편만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기차표 가격 이 비싸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달에 도시 하나만 왕복해도 이득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국가 간 이동은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Vueling, Transavia, EasyJet 등 유럽에는 저가 항공사가 참 많은데요, Ryanair만 빼면 충분히 다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항공사들입니다. 애초에 가격 자체가 참 저렴하기 때문에 프랑스 주변국을 돌아다니고 싶으시다면 해당 항공사의 항공권 가격을 유심히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Vueling 을 가장 많이 이용했는데요, 파리에서 밀라노까지의 편도 가격이 무려 19유로였습니다.
5) 통신
프랑스에는 대표적으로 Orange, Bouygues, Free 등의 통신사가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Free의 요금제를 이용했습니다. 사실 통신사 별로 인터넷 속도의 차이가 있다고는 합니다. Orange가 가장 속도가 빠르고 통신망도 안정적이고 Free는 그렇지 못하다고들 하는데, 사실 저는 Free를 사용하며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Free의 경우에는 한 달에 250기가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매달 19.99유로, 120기가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매달 12.99유 로로 통신비는 매우 싼 편입니다. 심지어 여기에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20기가 정도 따로 제공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특히 유심 개통 시 한 달마다 요금제를 연장하면서 갱신하는 옵션을 선택하게 되면 매달 요금제를 연장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귀국할 때 따로 해지 요청을 우편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학기가 시작하기 일주일 전, 학교 측에서 Welcome Week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오리엔 테이션뿐만 아니라 테마 별 투어, 학교 투어 등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 에, UPC로 교환을 온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이 기회를 통해 사귈 수 있습니다. 마지막 날 에는, 비록 무알콜 칵테일이긴 했지만, 칵테일 파티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외에도 UPC에의 Application을 진행할 때 Buddy Program에 참여할 것인지를 묻는 설 문이 있는데요, 참여하겠다고 하면 UPC 학생들과 일대일로 버디를 매칭시켜줍니다. 버디가 있다면 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와 팁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 기 전에 버디와 만날 기회를 학교 측에서 제공합니다. 그 이후로는 학교 측에서 따로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버디와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만나면 됩니다.
프랑스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박물관과 미술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를 그토록 원 하는 미술관을 학생증을 제시하면 공짜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원칙상으로는 만 18~25세의 EU 거주 학생에게 해당하는 혜택이지만 프랑스 교환학생이라면 프랑스 학생비자를 받기 때 문에 교환학생도 이 카테고리에 해당합니다. 몇몇 곳에서는 프랑스 학생비자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곳이 있지만(ex. 팡테옹), 대부분의 경우에는 UPC 학생증만 보여줘도 통과됩니다.
또한, 클래식 공연을 좋아한다면 Philharmonie de Paris 혹은 Philharmonie de Radio France 등에서 제공하는 구독권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Philharmonie de Paris의 학생 구독권을 이용했는데요, 공연 하나를 8유로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공연 당일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에 가면 예매가 되지 않은 좌석을 5유로에 관람할 수 있게 해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관련 정보를 잘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사실 파리의 치안이 그리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밤늦게 돌아다니면 위험한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나 치안이 좋지 않은 9, 10, 18, 19구는 밤늦게가 아니라 낮시간에도 조금 위험하니 본인의 안전에 신경 써서 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파리 지역은 그래 도 치안이 나쁘지는 않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니기만 한다면 소매치기 등의 문제 없이 안전하 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주변 교환학생 친구 중에 ‘프잘사’, ‘유랑’ 등에서 동행을 구해 여행을 다니는 친구들이 있었 습니다. 혼자서는 다니기 쉽지 않은 곳도 이런 식으로 동행을 구해 같이 다니게 되면 무엇보 다 안전하고 심심하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더군요. 다양한 배경의 사람 들과 만나 한국어로 떠들 수 있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라고들 합니다. 굳이 프랑스가 아닌 다른 나라로 여행 가서만 동행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파리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뭔가 특 별하게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 그런데 혼자 하기는 뭔가 그렇다 싶으시면 카페 등에 들어가 셔서 동행을 구해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떠나던 1월만 해도 프랑스에서 반년을 보낼 생각에 설레기도, 아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더군요. 물론 프랑스에서 보 냈던 7개월의 시간 동안 내내 행복했던 것은 아닙니다.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기를 겪 기도 했고, 우중충하고 제멋대로 바뀌는 날씨 탓인지 파리 자체의 몽글거림 탓인지 기분이 울적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와서 프랑스에서 보냈던 7개월의 시간을 떠올리면 그저 미소가 지어집니다. 단순히 여행으로 왔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들, 경험하지 못 했을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경험했던 것들 중에 가장 좋았던 것, 가장 그리운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빈둥거리며 파리의 일상 을 살아낸 것이라 답할 것입니다. 느지막히 일어나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근처 공원으로 친구들과 피크닉을 가고, 아무런 계획 없이 파리의 거리를 생각 없이 걸었던 일상적인 순간들이 가장 뜻깊었습니다. 파리의 일상을 여유롭게 즐겼던 모 든 순간들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면 서 여태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파 리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낸 시간을 앞으로도 소중하게 기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