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어린 시절 외국에 계신 친척분의 도움으로 캐나다에서 여름학교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겨우 자기 소개를 할 수 있는 영어 수준이었고, 처음으로 해외를 갔기 때문에 낯설어 첫 주는 거의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가오는 친구들에게 대답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건 미소 짓기 밖에 없었습니다. 영어를 못해서 같은 조 친구들은 무시하고 은근히 따돌렸고 집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에 당시 담당 교사분이 작성해준 레포트에는 제가 수업에는 열심히 집중하지만, 매우 조용하다고 적혀 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한 달이 지난 후에 점차 영어가 익숙해져, 미소가 아니라 짧은 단어로 대화 에 응하기 시작했고, 학교를 마치고 가던 수영장에선 같이 노는 친구도 생겼습니다. 타지에서 외국어를 쓰며 생활했던 첫 번째 경험인 캐나다 생활 덕분에 어떤 환경에서도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 는 믿음이 생겼고, 대학에 진학한 이후엔 교환학생을 도와주는 서울대학교 스누버디(SNUBUDDY) 에선 일년 동안 조장, 부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스누버디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 회화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해소되었습니 다. 짧게 외국 생활을 했다고 한들 한국에서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많이 없었기에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외국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수록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스누버디를 통해 교환학생에 대한 확신과 꿈이 커졌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전 공인 경제학부는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지 않은데 회화 실력과 더불어 아카데믹한 영어 실력을 높이기에 교환학생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세상을 보는 시각을 한국이 라는 한 국가에서 나아가 다양한 민족과 나라가 혼재된 유럽 대륙으로 넓혀 포용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슬람에 대해 무지했던 제가 이슬람교인 영국인 친구 덕분에 할랄 음식을 처 음 접해보고, 서로 각국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푸드 페스티벌에선 독일인 친구와 대화하며 독일의 무상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만으로도 변화가 느껴질 정도면 직접 해외에서 차이를 보고 듣고 느낀다면 훨씬 큰 긍정적 외부효 과가 만들어질 것 같아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처음에는 다름슈타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귀국보고서가 4개뿐이라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교환교 중 하나였고 도시 자체에 대한 정보로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곳으로 교환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전공 관련 수업이 영어로 열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경제학부가 주전공이고 환경,에너지를 복수 전공 하고 있어 사회과학적 수업이 열리는지 확인했고 공대임에도 불구하고 난민법, 환경 비용편익분석도 수업이 열린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독일은 영어권이 아니므로, 학부의 경우 대부분 독일어로 수업이 열리지만 제가 관심있는 수업은 영어로 수업이 열리는 것을 확인하여 학업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추가적으로 고려했던 요소는 위치, 인프라였습니다. 위치는 교환의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여행을 우선시하는 사람의 경우 비행기, 기차, 버스 모든 교통수단 접근성을 고려할 수 있고, 교환교가 있는 지역에서 주로 생활하실 분들은 교환교가 위치한 대학교가 기숙사나 주요 생활기반시설과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지 확인하길 추천합니다. ‘위치’적 측면에서 제가 독일 중에서도 다름슈타트를 선택한 이유는 독일 교통의 허브인 프랑크프루트에서 기차로 18분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다름슈타트의 메인 캠퍼스는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도서관에서 새벽에 귀가할 때에도 치안을 걱정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인프라’적 측면으로는 아시아계 학생에게 친화적인 도시인지 고려했습니다. 외모적으로도, 문화 적으로도 상대적으로 낯선 아시아인으로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차별에 아시아 마트가 있는지, 외국 유학생은 어느 정도 분포하고 있는지 미리 확인했습니다. 다름슈타트의 경우 아시아 마트가 학교의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고. 한식당은 없으나 중식, 일식, 태국식, 베트남식 음식을 팔고 있어 음식 때문에 고생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본 결과 아시아계 유학생 비율이 높아 선정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TU darmstadt는 독일 정부에서 인정하는 9개의 공대 중 하나입니다. 다름슈타트가 한국에서 유명한 학자를 배출하진 않았으나 주기율표의 다름슈타튬(Ds) 원소가 1994년 다름슈타트 공대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었을 정도로 유망한 공대 중 하나입니다. 대학 도시로 다름슈타트 내에만 3개 의 대학교가 위치하여 주민 중 학생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컴퓨터와 관련된 전공이 가장 유명한 편이라 교환학생 중 컴퓨터 전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또한, 건축 전공이 있는 학교가 많지 않은데, 다름슈타트의 경우 건축과가 따로 개설되어 있고 수업이 매우 잘 짜여있어 건축학과 도 유명합니다. 특히, 스타트업 관련 동아리가 유명하고 교내에서도 관련 공모전이 자주 열리며 직접 교수님과 컨택하여 상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학기 중에 수업을 들으면서 인턴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 옆에 위치한 회의장에서 잡페어 가 매년 열리고 수많은 기업에서 학부생, 석사생 학기 중 인턴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어 를 할 수 없는 학생도 CV만 통과하면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업 인턴이 아니더라도 교내장학금과 같은 형식으로 학부생 근로 장학생을 교환학생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H-da, ISS라는 교환학생 지원 단체는 공식적으로 메일을 통해서 주 20시간 시급 20유로 정도로 학부생 인턴을 모집하고 있으니 혹시나 독일에서의 생활비가 걱정된다고 해도 학교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따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⓵ 한국에서 비자 발급
독일은 셍겐조약에 가입된 국가로 한국인의 경우 무비자로 90일 체류가 가능합니다. 이에 비자 신청은 입국 전 한국에서도 입국 후 독일에서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받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 비자 를 발급받은 후에 출국하기를 추천합니다. 우선, 한국에서 비자를 받기 위해선 우선 주한독일대사 관에서 비자 신청을 위한 테어민(약속)을 잡아야 합니다. 교환학생뿐만 아니라 석박사 유학생, 취업 비자를 받기 위한 사람들도 함께 테어민을 잡기 때문에 교환교에서 합격증을 보내기 전에 비자 테 어민을 미리 잡아둘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비자를 받기 2~3개월 이전에 테어민 신청을 하지만 연 말에 대사관 휴일이 많아 빨리 테어민을 잡기를 추천합니다. 실제로 작년 12월 기준 2월까지 테어민이 모두 불가능하여 가장 빠른 테어민 가능 날짜가 3월 중순이었습니다. 간혹 오전에 테어민 취소표를 잡은 지인도 있었으나 불확실성이 큽니다.
저는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비자를 발급받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비자 발 - 3 - 급을 위해선 여권을 대략 한달간 대사관에 제출해야 합니다. 비자 발급이 처음이라 여권을 제출해 야 하는 사실을 몰랐다면 테어민을 잡은 이후 해외 출국 일정이 없을지 먼저 확인해보기를 추천합니다. 두 번째는 비자 발급을 위한 재정보증서(슈페어콘토)에 적어도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입금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슈페어콘토란 독일에 머무르는 동안 최소생활비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월 934유로(*체류 달수)를 지불할 금액이 출금이 불가능한 blocked account를 뜻합니다. 단기간에 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이체하기 부담스럽다면 독일에서 직접 발급받는 방법을 택할 경우 3개월 이후에 비자 테어민이 잡히므로 이체해야 하는 금액이 절 반 정도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⓶ 독일에서 비자 발급 독일에서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 출국 전에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독일에 입국한 이 후에 여행을 가고 싶지만 비자 발급 때문에 못 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교환학 생은 독일 입국 후에 독일에 거주지 신청(안멜둥)을 해야합니다. 이는 학교에서 단체로 일정을 잡아 주기 때문에 기숙사 입주 때 받은 서류와 비자만 있으면 쉽게 외국인청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거 주지 신청이 끝나면 독일 계좌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독일 계좌는 독일 내 은행인 도이체 방크와 슈파카세가 있는데 계좌 개설비와 유지비를 따로 지불해야 하므로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 인터넷 계좌인 N26 혹은 비비드를 추천합니다. 특히 인터넷 계좌의 경우 여권과 독일 핸드폰 번호만 있으면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때 비자 발급을 위해서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이유는 재정증명서을 위한 슈페어콘토를 실물 계좌로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멜둥 이후 다름슈타트 외국인청에서 비자 발급을 위한 테어민 우편이 옵니다. 테어민 시간에 맞춰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visa 신청 서류, 보험증명서, 슈페어콘토 증명서, 실물 여권, 우편을 통 해 온 임시비자를 외국인 청에 프린트해가면 비자 신청이 완료되고 비자 발급 비용 100유로와 임 시비자 비용 13유로를 지급하면 됩니다. 비자 신청 3주~4주 후에 직접 외국인청에 방문해서 비자를 받으면 끝납니다. 끝으로 비자 발급은 한국에서 최대한 받고 오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통 3개월 이내에 테어민이 잡히는 것이 상식적이나 이번 학기의 경우 처리가 늦어져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90일 이후에 테어민이 잡혔습니다. 90일 이후에는 비자 발급 전까지 해외 출국이 불가능한 임시 비자를 발급해주는데 비자가 나올 때까지 독일 내에서 기다려야 하므로 여행에 차질이 생긴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교환교 합격서가 이메일로 온 후 다름슈타트 교환학생 담당자분께서 기숙사 관련 서류를 보내주십니다. 봄학기의 경우 12월에 합격서가 메일로 도착했고 2주 정도 후에 기숙사 신청을 위한 서류를 보내주셨습니다. 원하는 기숙사 금액대를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소음에 예민한 사람은 관련해서 미리 메모를 남길 수 있으니 메일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인 중에서 기숙사 신청 메일을 확인하지 못하여 직접 숙소를 구한 사례가 있는데 중개인과 소통하는 것과 직접 집을 찾으러 다니 는 부분에 큰 어려움을 겪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 다름슈타트는 독일에서 3번째로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해서 꼭 기한을 놓치지 않길 추천합니다. 기한을 놓치지만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기숙사에서 살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다름슈타트에 큰 제약회사가 있고 프랑크푸르트와의 접근성도 좋아 집값 이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3개로 나뉘는데 금액대에 따라 기숙사가 다르고 이는 금액대에 맞춰 무작위로 배정됩니다. 보통 같은 대학교에서 파견된 학생들은 같은 기숙사로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Karlshof, Nieder (Fair, Lux, 일반), Elementum으로 모두 위치가 다르지만, 다름슈타트는 작은 도시라 학교로의 접근성은 20분 정도로 모두 좋습니다.
⓵ Karlshof (대략 월 379유로~500유로) - 보통 8명의 플랫이 함께 사용하는 플랫 하우스로 단지가 매우 큽니다. 넓은 거실과 부엌이 있고 보통 2~3명이 화장실을 공유합니다. 메인 캠퍼스까지 걸어서 25분 정도,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걸립니다. 좋은 점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서 시설이 깨끗하다는 점과 높은 층수에 맞춰 엘리베이 터가 있다는 점입니다. 더불어 기숙사에 전기료와 수도세를 따로 납부하지 않고 월세에 포함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메이트에 따라 공용구역이 쉽게 더러워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편의 시설로 학생들이 대여할 수 있는 공용 파티 공간과 바비큐장이 있습니다. 매 주 금요일마다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파티를 열고 거의 무료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⓶ Nieder (대략 월 390~450유로) - 금액대에 따라 가장 많이 시설이 달라지는 기숙사로 2명이 나눠쓰는 비싼 방(Fair, Lux)과 4명이 나누어 쓰는 일반방으로 나뉩니다. 비싸다고 하지만 월별로 대략 5만원 정도 차이 나기 때문에 희 망 기숙사 금액을 정할 때 최저보다는 좀 더 넉넉하게 평균 이상으로 적기를 추천합니다. Nieder 에 위치한 일반 기숙사가 가장 오래되었고 가구들도 낡은 티가 납니다. 비싼 방들은 가구부터 매우 청결하고 쉽게 더러워지지 않아 청소하기 좋습니다. Nieder가 좋은 점은 버스가 아니라 트램으로 이동할 수 있어 정시성이 좋습니다. 또한, 2번 트램으로는 다른 캠퍼스인 Lichtwiesel로도 연결되 어 있어 환승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9번 트램은 메인 캠퍼스로 바로 연결되며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단점은 일방방의 경우 깨끗하게 닦아도 사용감이 있어 깔끔한 방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독일은 보통 조명이 노랗고 어두운 경우가 많은데 일반방의 경우 조명이 너무 어두워 따로 어렵게 LED 전구로 바꿔썼습니다. 이에 다이소에서 LED 전구를 사 오길 추천합 니다. 월별 전기세, 수도세로 40유로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4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계단밖에 없 어 혹시 이 기숙사에 배정되었고 층이 높다면 짐을 최대한 줄이길 추천합니다.
⓷ Elementum (대략 400유로 추정) - 한국인이 한 명밖에 살지 않아 관련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단지도 크지 않습니다. 대신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하지만, 중앙역에 가장 가깝고 도보 이동이 가능합니다. 가장 최근에 지어 졌으며 2~3명이 플랫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매우 깨끗했습니다.
3. 파견대학 지급 비용
⓵ 학교기여금
학교에 공식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semester fee뿐 입니다. 봄학기의 경우 학기 공여금 (semester fee)로 24458유로를 지급해야 했는데 이는 한 학기 동안 무료로 다름슈타트가 위치한 헤센주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헤센주 내에 프랑크푸르트가 위치해 무료로 쉽게 프랑크푸르트를 오고 갈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단기 어학 집중코스(intense course)도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금액이 너무 적지 않나 하는 생각 도 듭니다.
⓶ 기숙사비
기숙사의 경우 독일은 보증금으로 두 달 치 월세를 한꺼번에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보증금은 퇴거 이후 12주 이내에 계좌로 입금되며 혹시나 청소에 문제가 있다면 받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대게 월세는 340유로에서 많게는 400유로 선으로 서울대학교 입구 월세와 비슷합니다. 다름슈타트 는 1인실이 아니라 플랫 형식의 기숙사를 임대합니다. 플랫은 개인의 방이 있고 공용 주방과 공용 화장실이 있는 공유주택 개념으로 2명, 4명 혹은 8명과 한 집을 공유합니다. 서울대학교 본교 기숙사보다는 비싸지만, 방 안에서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고 친구들과 같이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복지 중에서 학생들이 몰라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증만 있으면 건축학과, 재료공학과의 캠퍼스인 학교 수영장에서 무료로 수영할 수 있고, 시 립오페라 하우스의 60유로나 되는 발레공연, 오페라 공연, 뮤지컬 공연, 오케스트라 공연을 무료로 횟수 제한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올해는 베르디의 고전 오페라와, 이별하는 연인에 대한 the five years라는 뮤지컬, 무용 lulu가 볼만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서 다름슈타트 오페라 하우스 바우처를 신청할 수 있으며 공연 3일 전부터 예약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의 경우 공연 당일 1시간 전에 표 판매소에 학생증을 제시하면 20유로에 공연을 볼 수 있으나 다 름슈타트는 무료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편의 시설 혜택도 누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Nieder의 경우 기숙사 단지 내에 헬스장이 있어 이용이 쉽습니다. 헬스장에서는 학기 전에 수강 신청이 필요한 운동 수업이 열립니다. 요가, 클라이밍, 헬스트레이닝 등 다양합니다. 재즈댄스, 발레, 스트릿댄스, 태권도, 킥복싱, 배드민턴 등의 수업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어 꼭 시도하길 추천합니다. 또한, 기숙사에 서 핀란드 친구의 생일 바비큐 파티를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Karlshof와 Nieder의 경우 기숙사 단지가 커서 편의 시설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 바비큐장이 곳곳에 있습니다. 바비큐장 장 소 대여는 무료이고 관련 재료들은 개인이 구매해야 합니다. 가평이나 근교로 멀리 MT를 갈 때만 먹을 수 있는 바비큐를 기숙사에서 언제든지 경험할 수 있는 부분도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IV. 학업
1. 수강 신청 방법 학교 홈페이지 TUCAN에서 수강 신청이 가능합니다. 3월(겨울 학기의 경우 9월) 둘째 주에 최종 적인 수강편람이 확정됩니다. 수강 신청으로 고생할 일은 위에 설명한 운동프로그램의 신청밖에 없 습니다. 독일은 수강 신청이 기간이 2~3주로 길고 정원 때문에 수강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더 불어 수강 취소도 자유로워 시험 치기 한 달 전까지 시험 취소가 가능합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 업은 수강편람에서 따로 정리되어 있으며 대부분 학사 수업보다는 석사 수업에 많습니다. 그러나 석사 수업임에도 난이도가 학사와 아주 다르지 않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영어 발표, 글쓰기 수업과 마케팅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발표 수업은 학기 중 2회 정도 자유 주제로 발표하는 수업이었고 글쓰기 수업은 수업마다 1~2페이지 정도의 학술 에세이를 작성하고 첨삭 받는 수업이었습니다. 글쓰기 수업 덕분에 영어로 학술적인 글쓰기를 할 때 사용해야 하는 문단 및 문장 구조를 배울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마케팅 수업의 경우 마케팅 전략과 혁신 수업으 로 나뉘었고 유명한 기업가를 초청해서 토론회를 개최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수업 수준은 경 영학원론 수준이라 특별히 어렵지는 않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human rights of immigration 수업입니다. 이민자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유럽에서 직접 이민에 대한 도덕적 규범과 현실을 비교할 수 있던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제출해야 할 에세이가 많고 로드가 심한 편 이라 수강생들의 불만이 많기도 했습니다.
3. 학습 방법 독일의 수업은 일방적인 판서형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질문거리를 주고 학생들이 답하는 토론형 수업이었습니다. 교수자가 학생 사이를 지나다니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의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이에 틀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영어로 끊임없이 대화하는 토론 과정이 학습에 가장 유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교수님께 모르는 걸 질문했을 때 단 한 번도, 질문 을 비하하거나 깎아내리지 않으셨고 늘 질문에 감사해하시며 명료한 답변을 주시지 못하셨을 때는 학생들의 도움을 받으시는 모습도 보여주셨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영어권이 아닌 경우 해당 국가의 언어를 배워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무조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유한 모국어가 있는 국가에 간다는 건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국가의 언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이 유창하지 않지만, 단어라도 한국어로 말하려고 하는 게 처음부터 영어로 대화하는 것보다 훨씬 그 국가를 존중하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독일의 경우 학기 전인 3월( 겨울의 경우 9월) 무료로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 30분까지 어학 수업이 열립니다. 학기 중에도 들을 수 있지만, 독일어만 집중적으로 수업받은 어학 코스가 훨씬 효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수업에 가면 독일어를 처음 배우는 A1 난이도임에도 영어가 아닌 독일어로 수업이 온전히 진행되어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처음 수업하러 간 이후에 전혀 이해하지 못해 고통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발음 배우기도, 익숙해지기도 유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의 경우 외국인 친구가 가장 좋은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외모가 다르고 서로 가진 문화적 배경이 다르더라도 그들 역시 사람이란 걸 배웠습니다. 가끔 대화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비유가 오 갈 때가 있지만 그 나라의 언어까지 배울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고 대화하면서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특히 가끔 친구 사이에 의견 충돌이 일어나서 작은 다툼이 발생하면 영어로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므로 영어 실력이 확 늘었습니다.
수강 신청에서 주의해야 할 점으로 모듈(module), 강의(course)를 따로 등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 과목에 대한 모듈은 큰 주제고 강의는 그 모듈을 이해하기 위해 주어진 세부 내용이라 이해 하시면 됩니다. 이에 한 모듈을 수강하는 게 목표가 되어야 하며 때에 따라 강의만 수강하는 경우 모듈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에 수강 신청 전에 모듈에 속하는 강의를 모두 이수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모듈 신청 이후 강의도 함께 신청해야 함을 유의해야 합니다. 일례로 한 친구는 모듈만 신청하고 강의를 신청하지 않아 명단에 친구가 없었고 교수님의 도움으로 수업을 계속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던 부분은 수업을 마칠 때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주먹을 쥐고 책상을 두드리던 장면입니다. 수업마다 교수님께 책상을 두드리며 감사하다고 존경을 표하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학기의 마지막 수업이 아니고서야 교수님께 수업이 끝난 후 손뼉을 쳤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보기 좋은 관례였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반대로 가져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던 물품부터 소개하자면, 청소 용품과 한식입니다. 블로그에 탁상 거울을 팔지 않고 고무장갑이 없다고 해서 청소 용품을 많이 사 갔는데, 다름슈타트 시내에 있는 EURO SHOP에서 다이소와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모든 물품이 있습니다. 아시안 마켓에 거의 모든 한식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한국보다 비싸긴 해도 크게 차이 난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물품을 제외하고 도움을 주었던 제품들은 멀티탭, 공유기, LED 조명, 옷, 쇠 수저입니다. 기숙사 입사 당일 공유기가 없으면 시내에 나가서 구매해야 하는데 무료 대중교통 이용티켓을 오리엔테이션 이후 보통 받아서 대중교통 이용비를 따로 지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더불어 독일은 전자기기 비용이 매우 비싸서 공유기가 한국의 2배 정도 가격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충전기와 보조배터리도 꼭 한국에서 넉넉하게 가져오시길 추천합니다. 아이폰 충전기도 한국보다 비싸고 에어팟도 더 비싸니 독일에서 사시지 않길 추천합니다.
LED 조명이 가장 절실했던 이유는 기숙사 조명이 공부하기에 너무 어두웠기 때문입니다. 보통 프 랑크푸르트에 택시를 타고 가서 이케아 조명을 사는데 저렴하게 다이소 LED가 있으면 훨씬 간편합니다. 옷의 경우는 학생마다 답변이 갈릴 수 있으나 독일에서 모든 옷을 산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평소 잘 입는 옷은 꼭 가져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의의 경우 체형이 달라 어울리는 상품을 구하기 어렵고 생각보다 유럽 옷들이 색감이 화려하고 무늬가 많아서 호불호가 강한 편입니다. 다만 저렴한 옷들은 Primark나 Newyorker에서 구매할 수 있으므로 민소매 탑, 기본 티와 같은 옷보단 운동할 때 입는 옷, 파티에 갈 때 입는 옷처럼 상황별로 입을 옷을 갖춰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아시아 마켓에도 쇠젓가락을 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보통 나무젓가락을 팔기 때문에 쇠젓가락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한국에서 미리 구매하길 추천합니다. 쇠젓가락을 선물용으로도 좋은데 같은 아시아권 친구들도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대형마트는 크게 ALDI, EDEKA, REWE, PENNY 로 나뉘고 시내에는 ALDI와 REWE가 있습니 다. 같은 대형마트임에도 REWE가 가장 비싼 편이고 AIDI가 같은 상품도 조금 더 저렴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AIDI가 리모델링 되어서 셀프계산대가 생겼습니다. 계산할 때 줄이 길어서 늘 고생했던 터라 AIDI에서 빠르게 계산하는 걸 추천합니다. 마트에서 사는 일상품의 경우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장품, 샴푸, 린스는 한국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특히 블루베리 는 300g에 2유로 정도, 수박은 500g에 3유로 정도로 여한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 쌀과 비슷한 milk rice는 500g에 1.3유로 정도로 저렴합니다.
3. 식사 및 편의 시설
⓵ 식사 - 외식 물가는 샤로수길의 1.3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파스타는 13~16유로 정도고 비싼 레스토랑 의 경우 22유로 정도 합니다. 아시아 음식의 경우 14유로부터 시작하며 해산물의 가격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 여행을 가지 않는다면 기숙사에서는 보통 만들어 먹거나 학교 식당인 Mensa에서 주 로 먹습니다. Mensa는 1층, 2층으로 나뉘어 있으며 1층은 매번 달라지는 두 주메뉴와 g에 따라 가격을 내는 샐러드, 음료 및 디저트를 판매합니다. 2층은 피자. 아시안 웍, 파스타를 판매합니다. 2층의 경우 호평이 존재하지만 1층은 주로 어쩔 수 없어 먹는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양은 많지만 짠 편입니다.
⓶ 의료 - 비자 발급을 위해서 TK라는 공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원래 월 117유로였는데 최근 인상되어 120유로 정도입니다. 매달 120유로라는 금액이 한 달 적정 소비 금액인 934유로에서 언제 쓰일지 모르는 건강보험비로 지출되는 게 아까울 수 있으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너무 많습니다. 여성의 경우 한국에서 30만 원 가량하는 가다실 (HP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드기 예방 백신, 건강검진, 스케일링이 무료이고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 또한 무료입니다. 지인 중 한 명 은 불의의 사고로 독일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비 또한 무료였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인터넷 계좌를 개설해서 직접 은행에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다름슈타트의 중심부에 은행이 있어 학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독일에서 가끔 현금만 받는 식당과 업소들이 있습니다. 특히 술집과 독일 전통 레스토랑의 경우 현금 만 취급하기 때문에 루이젠 플라츠와 교내 학생지원센터 (Karo 5)에 있는 수수료 없는 현금인출기를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⓷ 통신비 - 보통 식료품점인 AIDI에서 사서 선급 형식으로 10유로~14유로 정도를 내고 데이터를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저는 여행을 많이 가서 1년 동안 쓸 수 있는 60GB 데이터를 120유로를 주고 사서 썼습니다. 프리미엄 심이라는 무제한 데이터도 있는데 개통 과정이 복잡해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라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국제 학생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ESN, Tutor international 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마다 meet&chill이라는 술자리가 있고 근교로 여행하는 프로그램, 유럽 다른 도시로 함께 여행하는 프로그램, 딸기 따는 농장체험, 국제요리페스티벌 등 다양합니다. 또한, 다름슈타트 축제가 열릴 때면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간식들을 사 먹기도 합니다.
대부분 교환학생은 수업이 없을 때면 여행을 갑니다. 저는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유럽의 거대한 미술관들에 매료되어서 거의 모든 도시의 미술관을 다 다녔습니다. 유럽은 학생 비자가 있으면 거의 기본가격의 절반 혹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므로 꼭 방문하시길 추천합니다. 독일의 경우 49유로 티켓이라고 급행 노선인 ICE,EC를 제외하고 한 달 동안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 할 기회가 있습니다. 학생의 경우 29유로로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비가 비싸 무조건 사길 추천합니다. 독일도 영토가 크고 갈 곳이 많아서 독일 여행 추천합니다. 저는 독일에선 프랑크푸르트, 칼 캠, 아이드슈테인, 쾰른, 본, 뒤셀도르프, 베를린, 뮌헨, 밤베르크, 비스바덴, 뤼데스하임, 마인츠, 하이델베르크, 라이프치히, 드레스덴을 다녀왔는데 모든 도시마다 특색이 다르고 도시별 자부 심을 가진 Rathskeller라는 전통 음식과 맥주 점이 있어 즐거웠습니다. 북유럽, 남유럽, 서유럽 여행을 골고루 했는데 북유럽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핀란드 호스텔에서 무료로 했던 사우나, 송네 피오르를 보다 들었던 양들 목에 달린 구슬 소리, 강 위에 떠 있는 보트형 호스텔. 모든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고 힘든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어떤 국가든 밤늦게 특히 중앙역 근처에 있는 건 위험한 듯합니다. 다름슈타트의 경우는 주거지 역, 학생 밀집 지역이라서 상황이 낫지만 20분 거리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같은 경우 경찰이 앞에 순찰하고 있음에도 자연스럽게 마약을 거래하고 수많은 노숙자가 진을 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끔 노숙자분들께서 따라다니면서 동전을 구걸하실 때가 있는데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시하는 게 더 안전한 것 같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귀국 전 준비해야 하는 정보를 추가하자면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⓵ 학생 등록 취소: 학교 홈페이지 (TUCAN)에서 FORM에 들어가 De-register를 눌러야 합니다. 이때 취소를 학기 말 기준으로 선택해서 성적표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성적표 는 담당자님께 메일을 부탁드려서 받을 수 있고, 과마다 담당 메일이 다르기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검색 후 제출일에 맞춰 제출하길 바랍니다.
⓶ 압멜둥(abmeldung) : 독일에서 거주한다는 안멜둥의 반대말로 독일을 떠난다는 서류를 받아야 합니다. 외국인청에서 기다린 후에 직접 서류를 받는 예도 있지만, 다름슈타트 외국인청은 기다림으로 유명합니다. meldeamt@darmstadt.de노 직접 해지서류와 여권 사본을 보내는 걸 추천합니다.
⓷ TK 공보험 취소: 귀국 전에 공보험을 취소하기 위해선 적어도 일주일 전에 보험 취소를 알려야 합니다. TK 측에 이메일을 하면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나와 있고 students.darmstadt@tk.de로 제출하면 됩니다.
⓸ 기숙사 퇴거 : 기숙사 퇴거는 항공편에 맞춰 미리 ZV Housing (혹은 Karlshof) 측에 이메일을 보내 일정을 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 7월 중순에 Pre-check를 하며 어떤 곳을 청소해야 하고 청소 도구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보통 DM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학기의 경우 벽면을 매우 꼼꼼하게 검사했는데, 조금이라도 페인트 색이 변한 곳이 있으면 200~300유로 정도를 청구했습니다. 따로 페인트를 사서 바르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페인트를 새로 칠해서 기존의 변색된 페인트 색과 달라지면 전체를 페인트칠해야 한다고 말하니 페인트칠을 하기보단 DM에서 하얀 벽용 매직 블록을 사서 닦길 추천합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여행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라고 말했습니다. 독일에서의 6개월은 그의 말처럼 새로운 세상을 보는 힘을 알려줬습니다. 사실, 파견대학교의 지원 마감 기한인 2022년 11월 30일까지 파견 취소를 고민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게 된다면 졸업이 늦춰지고 금전적으로나, 학업적으로나 중간에 공백이 생길까 두려웠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을 앞둔 시점에 준비하고 있던 스타트업에 좋은 소식이 생겨 일에 매진할 수 있었기에, 제게 교환학생을 떠나는 건 노력했던 과거와 앞으로 있을 미래를 모두 포기하는 건 아닐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학부생 인생에서 한 번뿐일 교환학생의 기회를 놓친다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아 독일로 출국하길 마음먹었습니다.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인생은 고통 속에 행복을 편집해 넣는다는 말처럼 큰 기쁨과 함께 가끔 무력감과 걱정이 밀려들 때가 있었습니다. 3~4월은 독일 날씨가 매우 변덕스러워서 화창한 날이 거의 없었고 추운 날씨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즐겁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없는 곳에서 새로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공허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장 저를 힘들게 했던 건 독일에서 비자를 받는 거였는데 타 도시와 달리 다름슈타트의 외국인청은 비자 발급에 4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속상함에도 불구하고 제게 교환학생이 뜻깊었던 이유는 제 한계를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어떠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먼저 다가가서 약속을 잡아보기도 하고, 대본 없이 영어로 발표도 해보고, 인종차별과 갖은 시련에도 담담하게 이겨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나갈 때 소리를 지르며 심한 말을 하고 성적 발언 및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활하면서 그들이 비난하고 묘사하는 대상은 제가 아님을 깨닫고 비난과 비판을 구분해서 상처받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살면서 제게 주어질 시련에 무너지지 않고 이겨낼 가장 큰 토양이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교환 생활 동안 저를 여행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먹으며 어떤 식자재와 풍미를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고, 수많은 미술관을 다니며 미술사를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도 배웠습니다. 대학 생활이 끝나가는 시기에 교환 생활을 하며,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잘하고,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던 순간이 주어졌습니다. 여전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고여있지 않고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치를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