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외국을 여행을 하거나 해외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은 나중이 되어서도 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외국에 살면서 공부하는 일은 학생 때만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로운 학생 신분으로 외국에서 생활하며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자 교환 학생을 신청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유럽이 아니라 미국을 희망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미국이 저의 전공인 언론학을 더 깊이있게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언론학은 미국에서 시작되어 일찍부터 미국에서 관련 이론과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서울대에서 전공 과목을 배울 때 늘 미국 이론가나 미국 언론, 정치가 언급되었기에 미국에서 언론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미국 방송사와 신문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인적, 금전적 자원을 가지고있어 기자가 훨씬 전문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언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본다면 나중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둘째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서 크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미국은 경제와 문화 등 어떤 분야에서나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각국에서 이민자가 모이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없는 방대하고 풍부한 사회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미국 대학 중에서도 ut는 저널리즘 스쿨이 유명하고 미국 전체에서 열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규모가 큰 학교입니다. 학교 안에 스타디움, 수영 전용 경기장, 콘서트장이 있고 체육관도 3개나 있습니다. 시설 뿐 아니라 학생과 교수진도 서울대의 몇 배 수준으로 다양하고 많습니다. 이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ut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1) 라틴 문화
텍사스는 남부 지역이고 멕시코와 가까이 있다보니 멕시코, 라틴 문화를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텍사스를 대표하는 음식을 텍사스식 멕시칸이라는 뜻에서 ‘텍스 멕스(Tex-Mex)‘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캠퍼스 주변에서 라틴 계열 사람들을 흑인보다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이나 부모님이 남미 출신인 학생들이 많고 스페인어 사용자도 많습니다.
(2) 여행
오스틴은 교환 프로그램으로 많이 방문하는 뉴욕주나 캘리포니아주에 비해 여행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주위에 갈 만한 지역은 차로 2-3시간 거리에 있는 달라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같은 도시들이 전부입니다. 플로리다, 라스베가스, LA, 뉴올리언스가 유명 관광지 중 가장 가까운 지역인데 비행기로 2-3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학기 중에 잠깐 여행을 다녀오려면 차로 오랜 시간 가거나 비싼 항공료를 부담하고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자주 여행하지는 못했습니다.
(3) 날씨
오스틴은 1년 내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사막 기후입니다. 제가 있을 당시 2월에 기온이 0도 가까이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1주일간 휴교하고 인근 상점도 다 문을 닫을 정도로 큰 기상이변이었습니다. 물이나 전기가 끊긴 건물도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이 지역에서는 물이 얼 일이 없기 때문에 동파나 한파 방지 대책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한여름인 8월에는 40도까지 기온이 올라갑니다. 습하지는 않지만 태양이 위험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선크림을 꼭 바르고 다녀야 합니다. 1학기에 오스틴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0도에서 30도 사이에 입을 만한 옷을 챙겨가면 좋습니다. 저는 1-2월에는 긴팔 긴바지에 겉옷, 3-4월에는 반팔에 긴바지를 주로 입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1) application
국제협력본부에서 ut로 nomination을 완료했다는 메일이 오면 3-4주 내에 application을 합니다. 국제협력본부와 ut에서 안내하는 절차에 따라 지원하시면 됩니다.
(2) ds-2019
j1 비자를 받기 위해 우선 준비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myIO 홈페이지에서 잔고 증명서, 인적사항, 성적표, 수강 희망 과목 등을 입력, 제출하면 ds 2019 서류를 받을 수 있습니다. ut에서 한국 자택까지 배송이 됩니다. 저는 가능한 빨리 받고 싶어 돈을 내고 express mail로 받았습니다.
(3) sevis fee 납부
교환학생 등록 서비스에 필요한 수수료입니다. j1 비자를 받으려면 sevis fee로 350달러를 내야 합니다.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우편으로 받은 입학 허가서(I-20)에 있는 sevis id를 이용해서 form을 채우고 제출한 뒤 카드로 결제합니다.
(4) ds-160 서류 작성, 비자 수수료 납부
ds-160은 온라인 비자 신청서입니다. https://ceac.state.gov 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합니다. 문항이 많아 완료하는데 2시간 정도 걸리니 처음에 나오는 application ID를 꼭 메모해두시고 중간중간 저장해가며 작성하시면 좋습니다. ds-160 처리 수수료 160불은 신청서를 내기 전이나 후에 내면 됩니다.
(5) 비자 인터뷰
ds-160을 제출하면 인터뷰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절차에 맞게 신청한 다음 대사관으로 가서 인터뷰를 합니다. 대기 시간이 길지만 인터뷰 자체는 금방 끝납니다.
2. 숙소
캠퍼스 주변에는 세 가지 유형의 숙소가 있습니다. 월세만 놓고 본다면 co op, 학교 숙소, 사설 숙소 순으로 저렴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는 다음 링크에 있습니다.
https://global.utexas.edu/english-language-center/resources/pre-arrival/housing
어떤 옵션을 선택하시든 가능한 빨리 계약을 하시면 좋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알아보다 뒤늦게 co op 신청을 해서 남아있는 방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 학기 또는 일년 내내 살아야 하는 곳이니만큼 원하는 방을 얻으실 수 있도록 서둘러 신청하시기를 바랍니다.
(1)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아파트
https://housing.utexas.edu 이 링크에 관련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residence hall과 dobie twenty21이라는 기숙사와 university apartments, 2400 nueces apartments 라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2) 사설 기숙사, 아파트
학교 앞 west campus 구역에 있는 일반 공유 주택 혹은 아파트입니다. 외국인 신분으로 계약을 하기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 아파트 계약을 하다 사기를 당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월세도 co op의 2-3배 정도로 비싸지만 그만큼 시설이 좋습니다. 체육관, 스터디룸 등이 같이 제공되는 곳이 많고 co op보다 훨씬 깨끗하고 조용합니다.
(3) co op
입주자끼리 식사, 청소, 수리 등 숙소 유지에 필요한 업무를 분담해 운영되는 자치 기숙사입니다. 일주일에 4시간 labor라고 불리는 당번을 맡아야 하고 일주일에 1-2회 열리는 회의에도 참석해야 합니다. college house와 icc라는 두 기관에서 각각 7개, 9개의 co op을 운영합니다. 저는 college house의 pearl 에서 생활했습니다.
모든 의사 결정과 숙소 유지, 관리가 자체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월세가 다른 선택지에 비해 쌉니다. 또 meal plan이 방값에 포함되어 식비 걱정이 없었던 것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입주자 대부분이 각국에서 모인 ut 학생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파티나 모임이 있어 기숙사나 아파트에 비해 외국인과 친해지기 좋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경험하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가장 큰 단점은 시설이 낡고 더럽다는 것입니다. 제가 살았던 곳은 196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들었습니다. 물이 끊긴 적도 있었고 바퀴벌레와 쥐가 종종 나왔습니다. 숙소를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대마, 소음, 불법 파티, 도난 등 갖가지 위험이나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오는 교환학생은 대부분 co op에서 거주합니다. 하지만 co op에서 한 학기를 살다가 본인과 맞지 않아서 학교 기숙사나 아파트로 옮긴 지인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주거 옵션을 살펴보시고 월세, 식비, 학교와의 거리, 청결함, 부가시설 등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등록 기간이 끝나면 건강보험료와 각종 서비스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건강보험료는 등록 기간에 따라
1400불에서 2800불 사이입니다. 저의 경우 봄학기에 대한 건강보험료는 1439.55불이었습니다. ISSS라고 하는 국제 학생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125불도 함께 청구됩니다.
co op의 경우 계약 시에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저는 청소비, 멤버십 가입비, 계약비를 포함해 680불을 냈고 이 중 500달러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집값은 1인실/2인실 여부, 식사 포함 여부, 결제 방법 등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2인실에 meal plan이 포함된 옵션으로 한 학기에 3000불 정도를 냈습니다. 현지 은행 계좌로 e check를 발급하거나, 계좌 이체 하거나, 카드로 지불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수료를 물지 않기 위해 e check를 발급했습니다.
IV.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시간표를 짤 때 한국 혹은 서울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강의를 최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총
12학점, 5개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1) Geography of Latin America(라틴 아메리카 지리학)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문화, 역사, 환경, 경제, 정치 등에 대해 배웁니다. 그동안 한번도 배운 적이 없었고 배울 기회도 없었던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과 영향을 주고받아왔던 것처럼 미국과 라틴 아메리카도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수업을 들으며 미국, 특히 남미와 가까운 텍사스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 라틴 아메리카는 유럽의 식민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의 역사도 알 수 있었습니다.
(2) University Treble Chorus(합창)
소프라노, 알토로 구성된 여성 합창단입니다. 1학점짜리 교양이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7-8개 정도의 곡을 연습하고 학기말 발표회에서 공연했습니다. 미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강의라 신청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합창 수업이 정규 교과나 방과후 과정으로 편성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합창단 경험이 있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기 쉽지는 않았지만 교수님과 조교님이 너무 좋으셔서 기억에 남는 강의입니다. 학생 한 명 한 명 이름을 기억해주시고 언제나 격려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있어 다른 친구들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었던 시간입니다.
(3) Fundamental Issues in Journalism(저널리즘의 기초 이슈)
저널리즘 전공 수업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언론 환경이 어떻게 다르고 언론학에서 중요한 개념들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가짜 뉴스, 로봇 저널리즘, 탐사보도, 객관주의 등 언론을 공부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주제들과 최근 중요하게 떠오르는 이슈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담당 교수님 강의 이외에 라디오 진행자, 현직 기자, 언론학 교수 등 언론계에 종사하는 다양한 교내외 인사들의 강연까지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요령
파견 기간동안 외국어 실력을 크게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입니다. 수업시간과는 달리 영어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말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틀려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용기 있게 말해보시길 바랍니다. 문법이 맞지 않아도, 잘못된 단어를 말해도 생각보다 상대는 잘 알아들을 거에요. 듣기가 어렵다면 외국인 친구와 1:1로 대화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여러 사람이 말할 때와 달리 오디오가 겹칠 일도 없고 상대가 말하는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에 이해하기 수월했습니다. 모르는 표현이나 놓친 부분은 적극적으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못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친구들 모두가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모를 때는 거리낌없이 질문하세요.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사용하던 화장품을 넉넉하게 들고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산 화장품이 대부분 제 피부와 맞지 않아 얼마 쓰지 않고 버린 적이 많았습니다. 한국 화장품이 유명해서 제품을 구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니 여유가 된다면 스킨, 로션이나 메이크업 제품은 한국에서 가져가면 좋겠습니다.
안경을 착용하시는 분이라면 여분 안경도 하나 정도 챙기시길 추천합니다. 미국에서는 안경을 안과에서만 맞출 수 있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의료 보험은 안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안경이 부러져 다시 사야 하는 경우 큰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인 친구가 사용하는 안경은 보험 없이 1200불이었다고 합니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한국에서 미리 여분 안경을 맞춰서 들고 가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 유심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금융거래 등을 위해 본인 인증을 할 때 한국 휴대폰 번호로 문자나 전화를 수신해야 합니다. 로밍을 하지 않아도 문자, 전화 수신은 가능하니 사용하시던 유심 그대로 들고가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공기계를 들고 가서 한국 유심을 넣어 썼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비용은 환율까지 고려하면 한국의 두 배 정도입니다. 햄버거, 타코,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의 경우 10불 이하로 먹을 수 있습니다. 서버가 있고 매장 내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일반 식당의 메뉴는 세금과 팁까지 포함해 15불에서 20불 사이입니다. 식재료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아보카도, 요거트, 빵, 탄산음료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학교 안팎에 카페, 프랜차이즈 음식점, 푸드 트럭 등이 있습니다. 가격은 대부분 10불 정도입니다. 학교 안에는 기숙사 식당이 여러 곳 있는데 기숙사생이 아니더라도 10불에서 15불 정도로 뷔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2) 의료
등록 기간이 끝나면 UT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에 무조건 가입해야 합니다. 금액이 비싸지만 그만큼 보장하는 항목이 많습니다. 학교 안에는 UHS라는 보건소가 있습니다. 개강 전 혹은 학기 초에 학교에서 요구하는 혈액 검사를 이곳에서 진행합니다. 백신 접종, 건강 검진, 진료 등도 진행합니다. 아플 때는 이곳에 방문해서 진료와 처방을 받으면 됩니다. 대부분 의료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전거 사고가 났을 때 이곳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파상풍 백신을 맞고 상처 부위 소독을 받았고 모든 서비스가 무료였습니다. 가다실 같은 백신도 공짜로 접종할 수 있으니 잘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은행
현지 은행으로는 UFCU, Bank of America, Chase를 많이 사용합니다. UFCU와 Bank of America는 교내에 atm이 많지만 Chase는 없습니다. 은행 지점은 셋 다 학교 앞에 있습니다. 제가 미국생활을 시작했을 기간에 Chase에서 10번 이상 결제하면 100불을 주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저는 Chase 은행을 선택했습니다. Chase에서는 zelle이라는 온라인 송금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카카오페이 같은 개념입니다. 친구들과 돈을 주고받을 때 현금 없이도 계좌 이체를 할 수 있어 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하나은행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만들어 갔습니다. 수수료 없이 환전과 atm출금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 계좌에 있는 원화를 필요할 때마다 환율에 맞게 환전해서 사용했습니다. 한국에서 달러로 돈을 받으면 해외송금 수수료가 항상 붙기 때문에 저는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다만 이 체크카드는 하루에 환전할 수 있는 금액이 100만원 정도로 제한돼있습니다. 그래서 기숙사비나 의료보험비처럼 큰 돈을 한 번에 지출해야 할 때는 수수료를 물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알아본 바로는 모인 송금 서비스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편이 가장 저렴했습니다.
(4) 교통
텍사스에는 지하철이 없고 대중교통으로는 버스만 있습니다. UT 학생증이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정류장과 버스 안에 노숙자가 많고 약에 취한 것 같은 사람도 흔히 보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해코지하지는 않지만 밤 늦게 혼자 버스를 타는 일은 피하세요. 미국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버스가 정시에 도착하지 않습니다. 구글 맵에 나오는 시간표는 거의 무의미합니다.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배차간격이 아주 길어지는데 그마저도 정확한 스케줄을 알 수 없습니다. 버스를 탈 때는 이동 시간이 구글 맵에서 알려주는 것보다 훨씬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여유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MetroBike라는 공유 자전거가 있습니다. UT 학생이라면 1년에 12불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멤버십 가입을 하고 결제를 하면 됩니다. (https://parking.utexas.edu/bcycle) 따릉이처럼 곳곳에 자전거 정류장이 있고 한번 빌린 자전거는 1시간마다 반납해야 합니다. 정류장에는 전기 자전거와 일반 자전거 두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수업 듣는 곳과 코옵 근처에 정류장이 있어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자전거를 탔습니다.
(5) 통신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민트모바일이라는 통신사의 유심을 미리 주문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사용하고싶어 사전에 구매했습니다. 민트모바일에서는 3개월권을 끊으면 추가로 3개월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수시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요금제는 무제한으로 추천드립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식당이나 카페 중에서도 와이파이가 없는 곳이 흔합니다.
데이터 자체가 터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특히 여행할 때 인터넷이 안되어서 곤란한 일이 없어 유용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교내 행사
학교 곳곳에서 수시로 혹은 정기적으로 행사가 열리니 캠퍼스에 전시된 홍보 책자나 현수막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ut에서는 학기초에 행사가 반짝 열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즐길거리가 있어 좋았습니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주변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행사가 늘 있으니 일상이 덜 지루했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인스타 계정에서 행사 정보를 자주 얻었습니다.
1) @UTEXASCEE
Campus Events and Entertainment의 약자인 CEE에서는 그 이름답게 친목을 다지고 예체능을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합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영화를 상영하고 다양한 테마로 파티를 엽니다. 그밖에 작가와 함께하는 토크쇼, 노래 대회, 재즈 콘서트 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2) @MOODYCENTERATX
무디 센터는 캠퍼스 안에 있는 음악 공연장입니다. 15000석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체조 경기장에 있는 좌석이 15000개라고 하네요. 오스틴을 대표하는 공연장인 만큼 유명한 음악가나 예술가의 공연이 많이 열립니다. 저는 이곳에서 태양의 서커스단 공연을 본 적이 있습니다.
(2) 운동
미국은 체육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한국보다 훨씬 잘 갖춰져있습니다. 운동을 생활화해서 배우고 즐기기 좋은 환경입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새로운 운동을 해보고 처음으로 풋볼, 농구, 수영 같은 경기를 직관해보는 것이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였습니다. 캠퍼스에는 gregory gym, recsports center라는 체육관이 있고 jamal swimming center라는 수영장이 따로 있습니다. ut에 온다면 추천하고자 하는 운동 프로그램이 두 개 있습니다.
1) texercise
한 달에 25불을 내고 무제한으로 운동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요가, 필라테스, 발레, 줌바댄스, 아쿠아로빅, 사이클, 그룹 근력운동 등 종류가 다양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1시간마다 강의가 열립니다. 일주일마다 시간표가 짜여있어 저는 공강 시간에 있는 수업을 주기적으로 들었습니다. 운동에 관심은 있지만 하는 방법을 잘 몰라 고민했던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프로그램입니다.
2) adventure trip
자연에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인근 산과 강에서 등산, 캠핑, 카약 등을 진행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정도 열리고 지역, 기간, 참가비는 전부 다릅니다. 저는 당일치기 등산과 카누 타기를 해봤습니다. 혼자서 차 없이는 가기 힘든 곳에 편히 갈 수 있고 한국과는 다른 미국의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프로그램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캠퍼스 안이 아니라면 절대 밤에 혼자 돌아 다니면 안됩니다. 특히 밤 늦게 대중교통을 타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지역에 따라 치안 수준에 차이는 있지만 미국 어디를 가도 해가 저물면 거리에 노숙자가 많고 행인이 줄어들어 위험합니다. 예외적으로 캠퍼스 안에는 노숙자가 들어올 수 없고 학교 경찰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새벽까지 안전합니다.
텍사스에 사는 동안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안전 안내 문자를 받았습니다. 대부분 유괴나 폭행에 관련된 경보였습니다. 학교 앞 학생들이 거주하는 동네인 west campus에서도 성추행이 일어나 알람이 온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가까이에서 총기 사고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ut 교환학생 중 한국인이 두 번째로 많을 정도로 캠퍼스에서 한국인 학생과 교수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 중에 한국 문화가 그립거나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한인 학생회를 찾아보세요. UKA라는 이름의 한인 학부생 학생회에서는 k-pop 댄스 및 음악 이벤트, 취업 박람회, 한국어 교실 봉사활동 등을 개최합니다. 저는 미국에 짧게 머물기 때문에 한국인보다는 외국인과 어울릴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 단체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밴드나 댄스팀 공연 같은 행사들은 일반인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궁금하시다면 홈페이지를 참고해보세요.
학생증이 있으면 받을 수 있는 쇼핑 혜택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프라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면 쿠팡의 와우 멤버십처럼 당일 배송, 무료 반품 등의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student beans라는 어플을 깔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되는 할인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 있는 동안 h&m에서만 의류를 샀는데 학생증 할인을 받아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V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미국에서 보낸 5개월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해볼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곳, 더 큰 사회에서 외국인과 생활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습니다. 처음 마주치는 것들에 대해 용기있게 도전하고 어려움이 생겨도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하는 힘을 길렀습니다. 다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고 고정관념을 버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익숙한 사람들과 공간으로부터 떨어져 살다보니 스스로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된 점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눈앞에 놓인 과제와 수업만 해결하다 여유롭게 주변과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자 몰랐던 것이 보였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에 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