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안녕하세요, 저는 23년도 1학기에 미국 George Washington University로 파견되었던 박진아입니다. 본교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주전공으로 공부하고 있고,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교환 학생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생각도 있었고, 나 혼자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무척 낭만적이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인해 입학식도 못한 채로 2-3년 간 온라인 수업을 듣고, 캠퍼스 생활 없이 수업과 과제만 반복하면서, 쉼없이 달려오던 페이스를 조금은 내려놓고 정신을 환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교환학생을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휴학을 한다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을 신청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돌이켜보았을 때, 교환학기는 역설적이게도 대학입학 후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학기가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가고 싶은 학교가 명확하게 있었다기보다는 막연하게 미국 혹은 유럽으로 교환을 가고 싶었던 터라, 정말 다양한 학교의 수학보고서를 살펴보고 여행 관련 유튜브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러다가 해당 나라의 언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저에게는 생활 측면에서 영향을 많이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미국 혹은 영국으로 선택지가 줄었습니다.. 물론 유럽권의 학교들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생활하다가 만나게 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해결할 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배제했습니다.
이후 미국과 영국 중에 고민하다가, 미국 대학의 교육 방식이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파견될 시기(1월) 영국의 날씨가 좋지 않을 것 같아 미국으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미국 내에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보다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서부보다는 동부가 취향이라 디씨, 뉴욕, 보스턴 같은 동부 지역들을 위주로 고려했고, 워싱턴 D.C.는 여행으로는 잘 가지 않을 것 같지만 한번쯤 꼭 살아보고 싶은 도시라 고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워싱턴 DC에서의 생활은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제 취향에 들어맞았습니다. 도시적인 느낌이 좋지만 공원과 같은 녹지 환경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조지워싱턴대학교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에 위치한 종합대학입니다. 현지 학생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 10명 중 3명은 경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 굉장히 안전한 편에 속하는 지역이고, 캠퍼스 옆 블럭(도보10분 거리)에 백악관, 월드뱅크, IMF 등의 주요 건물들이 위치해있습니다. 지리적 특성 상 등하굣길에도 정치인을 자주 볼 수 있고, 학교 내에서 여러 나라 정치 인사들의 강연이 자주 열립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교환교에서 acceptance letter를 받으시고 나면 학교에서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을 열어 비자, 기숙사지원,
수강신청 등에 관한 전체적인 정보를 안내해줍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서울대에서 혼자 파견되었던 터라, 함께 정보를 공유하면서 준비하는 타교 파견 친구들을 보며 많이 걱정하기도 했는데요, GW 측에서 자세하게 알려주어 큰 어려움 없이 준비를 마친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알려주는 대로 차근차근, 하지만 접수/신청 같은 일들은 최대한 빨리 해놓으시면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또 경험상 헷갈리거나 모르는 일이 생겼을 때는 ISO에 바로 연락해서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빨랐습니다 !
2. 숙소 지원 방법
앞서 언급한 것처럼 acceptance letter를 받으시고 나면 기숙사 신청과 관련된 절차를 메일로 안내해줍니다. 기상시간, 젠더, 선호 룸타입(room type) 등이 포함된 간단한 설문 조사지를 보내기도 하는데, 딱히 배정에 작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저는 아침형, 선호룸타입=2인실 로 설문을 작성하여 제출했는데 새벽형 룸메이트와 함께 4인실에 배정되었습니다..) 함께 방을 쓰고 싶은 친구가 미리 있다면 이 설문에 기입하여 룸메이트로 배정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학기에 서울대에서 혼자 파견되어 미리 아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현지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공란으로 두었습니다. 이번학기 교환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1959 E ST이라는 기숙사에 배정되었습니다. 4명이 한 flat을 공유하고 안에 방 2개와 화장실 2개가 있는 구조였고, 거실, 주방, 세탁기까지 모두 갖추어져 있어 방 2개인 아파트에 사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숙사 1층에 스타벅스와 서브웨이가 있고, 꼭대기에 루프탑도 있는 신축건물이라 GW 기숙사 중에 시설은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합니다. 위치는 캠퍼스의 외곽 라인에 위치해있어 주요 수업 강의동과는 다른 기숙사에 비해 멉니다만, 링컨 메모리얼과 도보 10분 거리이고 방 안 거실에서 워싱턴 모뉴먼트가 보여서 교환학생으로서는 괜찮은 조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건강보험비와 기숙사비 외에 GW에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할 금액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보험의 경우 학교에서 제공하는 Atena보험(200만원 정도)에 가입하거나 waiver를 작성하고 학교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개인보험을 들 수 있습니다. GW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이 워낙 까다롭기도 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저는 아테나보험을 들었는데, 타학교에서 파견온 친구들 중에는 waiver를 작성하고 유학생보험을 들어오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기숙사비의 경우 1959 E ST을 기준으로 한 학기에 $8280으로, 미국 동부답게 비싼 편에 속했습니다. Meal Plan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고, 교환학생의 경우 Meal Plan 구매가 선택사항입니다. 저는 구매하지 않고 갔는데, 도착해서 재학생들과 얘기해보니 GW의 경우 밀플랜이 활성화되지 않은 학교인 것 같다고 많이 느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기숙사비, 보험비는 포털 내의 E-Bill로 납부고지서가 나오고, 학생은 이 E-bill을 보고 비용을 납부하는 형식인데, 처음 이 E-Bill을 열어보시면 기숙사비와 보험비 외에 한학기 등록금, 교통비, 학생회비를 포함한 여러 기타 비용들이 굉장히 많이 포함되어있어 당황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GW 국제처에서 줌 세션을 가지기도 했는데 고질적인 전산 상의 문제로 인해 매학기 발생하는 이슈라는 설명을 들었고, 저를 비롯한 많은 국제교환학생들이 개강 후에도 이 문제로 정말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타비용은 GW현지 재학생이 내야 하는 금액으로 교환학생은 GW측에 등록금이나 교통비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조지워싱턴대에만 해당되는 얘기이지만 관련된 수학후기가 많지 않아 도움이 될까 하고 이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혹시라도 이 부분 관련해서 더 자세한 과정이 필요하시다면 저에게 연락 주셔도 됩니다 :)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한국과 달리 수강편람에 강의계획서를 미리 공개하지 않으시는 편이 대부분이라 강의의 내용을 예측하기 힘든 점이 있었는데요, 이럴 때는 "Rate My Professor"라는 사설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이 남긴 후기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듣고 싶은 강의를 정한 후 GW 측에서 보내주는 RTF 폼에 적어 제출하면 되고, 이때 강의를 잡지 못하더라도 추후 현지에 도착해서 시간표를 수정할 기회가 충분히 많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또한 정보의 부족으로 첫 번째 시간표에 넣었던 거의 모든 강의를 없애고 새로운 강의를 담았고, 그 과정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원하는 시간표를 얻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 변경기간 마지막 날까지 수강목록을 변경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전공수업 3개와 교양수업 2개를 수강했고,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수업'을 수강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강의가 한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1) Design Thinking(Daniel Falchetti)
경영학과 전공수업으로 Management 세부전공에 속합니다. 학부과정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준에 속해,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석사 학생이었습니다. 저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고 본교에서는 들을 수 없는 수업이라 한국에서 미리 교수님께 메일을 드리고 수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4-5명으로 조를 편성한 후 한학기동안 프로젝트 하나를 진행하는 방식이고, 저희 조 역시 5명 중 3명이 석사생으로 이루어져 팀프로젝트 자체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은 조를 기반으로 참여형으로 진행되는데, 미리 내주신 리딩에 대해 토의를 하고, 조별워크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석사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됐을 때는 이렇게 대단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실제로 팀프로젝트의 진행속도와 목표가 다소 부담스럽기는 했으나, ‘이때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사람들과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싶은 마음으로 최대한 즐기면서 참여했습니다. 이처럼 로드는 많은 편이지만 Wharton에서 개발한 인터랙티브 게임을 수업자료로 사용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 고,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정말 추천드립니 다. 교수님께서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오시고 수업에 정말 진심인 분이시라 이번 학기에는 학계 권위자를 초청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평가는 개별보고서 2-3번, 팀별 보고서 2-3번, 최종 프로젝트 발 표, 참여점수로 이루어졌습니다.
(2) International Business(Jin Kim)
경영학과 전공수업으로 International Business 세부전공에 속합니다. 한국인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수업이라 처음에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수업일 거라는 생각에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친해진 교환학생 친구가 듣는 것을 보고 진행방식이 흥미로워서 2주차부터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Harvard Business School의 케이스를 매주 하나씩 분석하고, 이에 관해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교수님께서 MBA 식 수업방식을 지향하시고 수업 준비도 정말정말 열심히 해오십니다. 수업 중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매주 케이스를 인쇄해서 리딩을 해와야 수업에 따라갈 수 있습니다. 2-3주차부터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시고, 조용한 학생들에게는 콜드콜도 하셔서 높은 참여도가 요구되지만, 수업만 잘 따라가도 케이스가 머리에 들어올 정도라 개인적으로 명강이라고 생각합니다.평가는 중간 개인 country analysis와 기말 팀프로젝트로 이루지는데, country analysis는 말그대로 교수님께서 정해주신 하나의 국가를 배경으로 아이템을 잡고 분석보고서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기말 팀프로젝트는 수업에서 다룬 케이스들을 기반으로 하나의 케이스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형식인데, 케이스 제출과 발표가 별도의 평가로 진행되어 발표에서는 내용을 제외한 태도만을 평가하십니다. 지식적인 부분 이외에도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교수님이라, IB 분야에 관심 있으시다면 추천드립니다.
(3) Beginning Sketching(Marc Scheinderman)
건축학과 전공수업으로 건축물 드로잉에 필요한 내용들을 가르쳐주십니다. 수업은 크게 (1) 입면,단면,평면,투시를 보는 법-(2)잉크, 수채화 사용-(3)개인프로젝트 로 진행된 것 같고,수업 시간에는 디씨 일대의 중요한 건물들을 직접 방문해 자유스케치를 합니다. 예를 들면 백악관 옆에 위치한 렌윅갤러리의 투시 스케치를 위해 펜스에 기대어 앉아 건물을 스케치하고, 교수님께서 돌아가면서 학생들을 봐주시는 식입니다. 야외수업의 특성상 매번 수업의 위치가 달라져서 초반에 길을 헤맨 적도 많이 있지만, 덕분에 DC 지리에 정말 빨리 익숙해지기도 했고, 교수님께서 워낙 인자하시고 친절하셔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외에도 매주 하나씩 과제가 있고, 후반부에 진행하는 개인프로젝트로 건축학과 학생들의 학기말 크리틱에도 참여해야 했어서 로드는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정말 디씨에서만 할 수 있는 낭만적인 경험이었고, 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인 것 같습니다.
(4) New Media Digital Art(Ada Pinkston)
건축학과 학생들의 생활방식도 엿볼 수 있어서 개인 Corcoran School of Art and Design 소속의 교양 강의입니다. 3-4개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식으로 강의가 흘러가고, 교수님께서 매주 영상물이나 리딩자료를 가져오셔서 토론을 진행합니다. 포토샵, 프리미어프로,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중간중간 ai 프로그램이나 소리변환프로그램 등도 소개해주셨습니다만, 해당 프로그램들에 베이스가 없다면 수업시간에 가르쳐주시는 것만으로는 작업을 하기에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로드의 부담이 적은 수업이고, 교수님께서 가져오시는 주제들이 흥미로워서(인류세 등) 교양으로서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5) Outdoor Adventure (Laura)
LSPA 1credit강의로, 체육 교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매주 outdoor adventure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시는데, 그 내용이 '야생에서 곰을 만난다면?' '조난을 당한다면?' 등으로 상당히 신선하고 흥미롭습니다. 수업 장소 또한 이에 맞게 매번 달라져 botanical garden, georgetown waterfront등을 방문하기도 했고, 학교 중앙 광장 내에서 캠프파이어를 피운 적도 있습니다. 평가 또한 출석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현지 학생들에게도 정말 인기가 많은 강의라 재학생 친구를 사귀기에도 좋은 강의입니다.
3. 학습 방법
수업 진행 난이도나 과제물의 양은 서울대에서의 경험을 잘 활용하신다면 어려움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울대에 비해 리딩의 양이 눈에 띄게 많고, 수업 중 높은 참여도가 중요한데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리딩이 필수입니다. 교수님들께서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 수업을 이끌어가시기 때문인데, 처음에는 저도 재학생들의 손 드는 속도에 놀랄 때가 꽤 있었지만, 한국 학생들도 말수가 적을 뿐 결코 뒤지지 않는 비판적 사고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한두번의 어색함만 견디신다면 금세 수업 때 의견을 꺼내놓는 것에 적응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저는 친구들과 함께 Gelman Library 내의 스터디룸을 자주 빌려 공부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수업에서는 교수님들께서 천천히 또박또박 강의해주시는 편입니다만, 현지학생들의 경우 말이 정말 빠릅니다. 저도 팀프로젝트를 할 때 여러명이 동시에 빠르게 말하는 것이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는데, 기본 언어 환경도 영어로 바뀌고 외국인 친구들도 늘다보니 어느새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생활 측면에서 최대한 여기저기 다니고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러 친구들과 디씨 일대를 여행하고, 다른 주로 여행을 다니면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늘었고, 특히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기숙사비 문제로 학교에게 항의하고, 논리정연하게 따져야 하는 부당한 상황들을 많이 맞닥뜨리면서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영어실력이 늘게 된 것 같습니다.. ㅎㅎ 수업 외적으로 많이 돌아다니고 타지에서 혼자 여러가지 문제를 헤쳐나가다보면 어느새 영어 가 더 편해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5. 기타 유용한 정보
수강신청 변경 기간에 강의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위에서 언급했었는데, 이때 양식에 교수님의 사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면 답장을 안하시거나 거절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우실 수 있습니다. 답장을 안하시는 경우 해당 학과의 과사무실에 연락하거나 직접 찾아가면 대리로 승인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고, 거절의 경우도 첫 수업에 찾아갈 의사를 비추면 허락해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정말 시간도 체력도 많이 들기는 했지만, 꼭 듣고 싶은 강의라면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과정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개강 후 한달동안 여러 수업들을 돌면서 강의를 변경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대부분의 물품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따로 챙겨먹는 약이나 처방받아야 할 것이 있다면 챙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겨울옷과 상비약, 렌즈 같은 필수품만 챙겼고, 공간 부족으로 그 외의 것(이불, 배게, 소형가전제품 등)은 모두 현지에서 구매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는 날 시간을 계산해보시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한두개 정도 챙기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도착한날 체크인, 학생증 수령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학교지리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 부분 때문에 첫날 깔고 잘 담요나 이불 등을 가져오는 친구들도 있었는데요, 저는 공간이 부족해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그냥 갔고 하루 안에 무사히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옷, 식품의 경우 한국에서 EMS를 받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고, 저는 최대한 현지에서 해결하자는 생각으로 조지타운 쪽 상점들이나 아마존을 애용했습니다. 학교 메일을 사용해 학생계정을 만들면 6개월간 Amazon Prime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워싱턴 D.C.의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미국 동부의 기본 물가가 비싼 것도 있고, 디씨의 경우 택스가 10% 정도에, 팁도 기본이 18%에서 시작해서 "뭐든지 접시에만 담기면 30불에서 시작 이다" 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제가 교환을 갔던 시기에는 환율이 1300원대로 직전학기 보다는 내렸지만, 한국에서의 물가에 비하면 같은 것을 해도 확연히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당
밀플랜이 없고 기숙사 내에 조리시설이 있는 덕에(오븐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요리를 해먹습니다. 캠퍼스 내에 Whole Foods 라는 마트가 있고, 학교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Trader Joe's도 있습니다. 아시안 식재료가 필요하시다면 근처 버지니아주에 있는 H-Mart에 가시면 한국이라고 생각될 만큼 거의 모든 것을 구하실 수 있고, 아시안 식재료 배송업체도 존재합니다. 캠퍼스 내에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도 꽤 있는데, Western Market에 가시면 치폴레, 라멘, 랍스터롤, 햄버거 등 여러 음식점들이 모여 있고, Tatte라는 베이커리도 학생들이 많이 찾는 장소입니다. 캠퍼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조지타운 대학가나 백악관 근처에도 맛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2) 의료
저는 실제로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학교 측 아테나 보험에 가입할 경우 학교 내에서 치료가 가능하고 비용도 대부분 커버된다고 들었습니다. 보험 사용할 일 없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
(3) 은행 저는 현지
Chase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습니다. 당시 Chase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카드 사용을 10번 이상 하면 $100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어서 많은 학생들이 Chase로 갔고, Bank of America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돈을 거래할 때 대부분 Zelle을 사용하니 미국 계좌는 만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교통
디씨는 미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학교에서 U-Pass라는 교통카드를 줘서 이걸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학교 내에 Foggy Bottom 지하철 역이 있습니다. 다만 지하철 역이나 버스정류장 근처에 노숙자 분들이 있을 때가 많으니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는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1959 E ST 기숙사 쪽에 버스 정류장도 있어 저는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자주 탔는데, 한국의 정확한 배차간격과는 정반대로 드문드문 오지만 조지타운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습니다.다만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조금 무서우실 수도 있는데, 버스 앞쪽에 양옆이 마주보는 자리보다는 중간-뒷쪽 자리에 앉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택시의 경우 Uber를 주로 이용했고, Lyft도 가끔 사용했습니다.
(5) 통신
저는 현지에 도착한 후 AT&T에 가서 Pre-Paid Sim을 구매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여가
학교 근처에 스미소니언 계열 미술관/박물관이 정말 많아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한 학기동안 다가보지 못할 수도 있는 정도입니다. 내셔널갤러리, 항공우주박물관, 스파이박물관, 아프리칸아메리칸역사박물관 등 정말 많은 문화기관들이 있어 심심할 틈이 없었고, 이외에도 저는 공연을 좋아해서 케네디센터를 정말 자주 갔습니다. 케네디센터에서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연극 등 정말 많은 종류의 공연이 열리고, 운이 좋다면 학생가로 저렴하게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씨에 가게 되신다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방문하시면 되는데 당시의 내,외관이 상당부분 보존되어 있고 방문 팀별로 상세히 설명을 해주십니다. 재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저와 친구도 반신반의하며 방문했는데, 정말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공사관이 위치한 Logan Circle은 워낙 예쁜 동네이기도 하고 맛집도 많아 따뜻할 때 한번쯤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여행
여행은 학기 중에는 뉴욕 두번, 보스턴을 다녀왔고, 방학과 학기말을 이용해 서부(엘에이, 샌프란시스코, 산호세)와 시애틀을 여행했습니다. 특히 뉴욕의 경우 디씨에서 암트랙(기차)를 타고 3시간 정도로 가까운 편입니다. 이처럼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것도 정말 좋았지만, 디씨 역시 그자체로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4월이 되면 벚꽃이 만개해 전국의 관광객들이 디씨로 몰려들고, 이때의 Tidal Basin은 정말 아름다워 매일매일 꼭 산책을 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Spring Semester에 교환을 가시는 분들의 경우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를 잘 체크하시고 마음껏 구경하시길 바랍니다 !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디씨는 미국 내에서 안전한 편에 속하는 주이지만, 미국 자체가 총기소지가 가능한 나라이다보니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 중에 기숙사 바로 앞에서 무장강도에게 겉옷을 빼앗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학교 내에서 사고가 일어날 경우 학교에서 메일로 "GW Alert"를 보내 통제된 Street을 알려주니 핸드폰을 상시 확인하시고, 같은 블럭이어도 골목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니 조심하면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
6. 기타 유용한 정보
Spring Semester에 파견가시는 분들은 겨울옷을 넉넉히 챙겨가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월의 디씨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따뜻할 것으로 예상하고 패딩을 안 가져온 친구들의 경우 현지에 도착해서 패딩을 구매했고, 날이 풀린 이후에도 일교차가 큰 날씨로 인해 겨울옷을 꽤 오랫동안 꺼내두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떨리는 마음으로 출국준비를 하던게 며칠 전 같은데 벌써 귀국보고서를 쓰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한 학기였습니다.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저는 워싱턴 디씨를 선택할 만큼 디씨에서의 생활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디씨가 지루하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저는 적당히 복작복작하면서도 평화롭고 웅장한 디씨의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미국의 수도인만큼 여러 기관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누구보다 먼저 접하고, 운좋게 실제로 여기에 참여할 기회도 얻으면서, 교환을 가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경험들 또한 정말 많이 얻었습니다. 서울대에서 혼자 파견을 갔던 터라 출국 전후로 헷갈리는 것도, 걱정되는 것도 무수히 많았지만, 막상 마주하니 어떻게든 다 흘러갔고 그 과정은 단단한 힘이 되어 제게 돌아왔습니다. 혼자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무색할만큼 같이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었고 오래오래 두고 싶은 인연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GWU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아쉽고 걱정됐던 터라 조금은 사소한 부분들까지도 언급하면서 귀국보고서를 작성해보았는데요, 혹시라도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편하게 연락주셔도 됩니다. 저도 기파견자 분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서, 힘 닿는데까지 최대한 돕겠습니다 :) (email: aspparis@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