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파견 동기
2학년 2학기를 마친 겨울 방학부터 본격적인 진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3학년 1학기를 다니면서도 계속 다양한 고민을 하던 중 문득 아직 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채 스스로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선택 을 하기 전에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 다. 생각 끝에 3학년 1학기가 끝난 방학 동안 그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교환학생을 가보아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과거에 여행으로 몇 차례 방문했던 유럽에 대한 기억이 좋았고 주변국 간의 이동이 편하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유럽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유럽 지역 내에서 파견 대학과 지역을 선정한 기준은 1)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지 / 수업 을 영어로 진행하는지 2) 관심 있는 과목들의 개설 여부 3) 안전 및 치안 등이었습니다. 영어 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국가들을 추려보았을 때 영국과 네덜란드가 남게 되었습니다. 네덜 란드는 네덜란드어가 존재하지만 유럽에서 영국과 비슷한 정도로 대부분의 국민이 높은 수준 으로 영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두 국가 중 영국은 여행으로 방문한 적이 있 으며 브렉시트와 지리적 위치로 다른 국가들과의 이동이 비교적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네덜란드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 내에서 여러 학교들을 비교해본 결과 제가 관 심 있는 분야의 과목들이 많이 개설되며 동네 분위기가 평화롭고 안전하다고 판단된 마스트리 히트 대학교를 선택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저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있는 ‘마스트리히트 대학교(Maastricht University)’에서 두 학기(약 10개월) 동안 수학하였습니다. 먼저, 제가 생활하였던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는 네덜란드의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벨기에와 구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독일과도 매우 가까워 버스 혹은 기차로 30분이면 독일을 방문할 수도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만 큼 도시 곳곳에서 고풍스러운 유럽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학 도시로 학생들과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평화롭고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한 도시 중심에 뫼즈강이 흐르는데 이것이 제가 마스트리히트에 매력을 느낀 여러 이유들 중 하나 였습니다. 강가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해질녘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 유럽 특유의 따스한 불빛이 켜진 야경을 보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파 견되었던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는 도시 곳곳에 여러 학부의 건물이 위치한 종합대학입니다. 그 중 저는 UCM(University College Maastricht)이라는 학부로 파견되었습니다. 학부명이 생소하게 느 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자유전공학부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 인문학, 사회과학, 생명과학, 통계학 등 여러 분야의 수업들이 제공되며 학생들 또한
높은 자유도를 가지고 본인의 커리큘럼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차별화된 점들 중 하나 는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의 교육방식인 PBL(Problem Based Learning)입니다. 이는 제가 마스트리 히트 대학교로의 파견을 선택한 이유 중 큰 부분이었으며 학업 파트에서 상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쉽게 다른 과의 전공과목들을 수강하기 쉽지 않은 한국 대학교에서의 아쉬움이 있으셨던 분들은 흥 미를 바탕으로 부담 없이 관심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는 UCM을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학교에서 보내준 메일의 안내를 그대로 따르면 어려운 일은 없으나 잔고증명 등 은행 업무 가 필요한 일들이 있으므로 기간 내에 최대한 빨리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시어 미루지 않고 끝내 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청과 BSN number와 거주허가증을 위한 예약을 각각 잡아야 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네덜란드 도착 이후 은행계좌 개설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이므 로 안내 메일이 오면 바로 가능한 한 가장 빠른 방문 예약을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는 파견 약 3개월 전에 메일을 통해 Maastricht Housing 사이트에서 계약하도록 안내받게 됩니다. UM Guesthouse(기숙사) 안에도 여러 종류의 건물들이 있어 고민이 될 수 있지 만 그 중 P-building 혹은 C-building을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도시 중심의 강을 기준 으로 어떤 기숙사 건물들은 왼편, 나머지는 오른편에 위치하는데 큰 차이는 아니지만 P, C building이 대부분의 학부 건물들과 거리상 가깝습니다. 또한 P, C building을 제외한 기숙사 건물 들은 UM Guesthouse에 속해있긴 하나 일반적인 플랫과 비슷합니다. 반면 P, C building은 우리 가 흔히 상상하는 기숙사로 건물 내에 Reception과 security가 존재하고 조금 더 쉽게 도움을 구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이곳에서 생활한다는 점도 큰 이점 중 하나입니다. P와 C building에는 1인실과 2인실이 있는데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간략하게 차이를 설 명하면 P building은 1인실이 존재하긴 하나 대부분 2인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 안에 주방과 냉 장고가 있는 반면, C building은 대부분 1인실인 대신 한 복도의 사람들이 함께 공용주방과 냉장 고를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숙사는 조금 늦게 신청할 경우 원하는 옵션이 마감될 수 있기 때문에 선호에 따라 빠르게 결정하신 후 안내 메일을 받고 최대한 빨리 계약하시길 바랍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의 경우 student fee, tuition fee는 따로 없었습니다. 기숙사 비용의 경우 출국 전 기숙사 계약을 할 때 계약 기간의 마지막 달과 청소비를 합산한 금액을 먼저 납부했 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도착 후에는 달마다 기숙사 비를 납부하면 되는데 앞서 언급한 Maastricht Housing 사이트를 통해 납부할 수도 있으며 기숙사 리셉션에서 카드 혹은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 도 가능합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1) 비행기
저는 KLM 항공 사이트에서 학생 요금으로 출국 비행기를 예매했습니다. 학생 요금으로 항 공권을 구매할 경우 위탁수하물을 무료로 하나 더 가져갈 수 있어 총 2개의 수하물을 위탁 가능합 니다. 당시에 문의해본 결과 모든 경우 해당되는 혜택은 아니라고 하니 잘 알아본 후 예매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KLM 항공으로 선택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도착 후 KLM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하여 마스트리히트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다는 점입 니다. 두 개의 캐리어에 백팩도 가지고 기차를 이용해서 마스트리히트까지 갔다면 쉽지 않았을 텐
데 갈아탈 필요 없이 셔틀버스 짐칸에 짐을 모두 싣고 3시간 정도 버스를 타면 되었기 때문에 매 우 편했습니다. 마스트리히트 외에도 에인트호번, 아른헴 등 몇몇 도시에 정차하는 것으로 아는데 KLM 카카오톡 채널로 편하게 문의 및 예약이 가능하니 셔틀버스를 탑승하실 예정이라면 카카오톡 으로 문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보험
출국 전에 보험에 관해서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교환교에서도 보험을 들으라는 메일을 받
기도 하였는데 현지 보험(AON 등)과 국내 보험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결론 적으로 저는 국내 보험을 선택하였고 삼성화재 글로벌 케어의 20~30만 원 상당의 보험을 들었습니 다. 제가 느끼기에 현지 보험보다 어떤 일이 발생할 경우 보다 편하게 도움을 구할 수 있을 것 같 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교환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을 때 국내 보험, 현지 보험 다양하게 들 었기 때문에 비용과 보험 처리 가능 범위 등 비교해보시고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기 시작 몇 달 전 교환교로부터 수강신청 관련 메일을 받게 됩니다. 해당 학기의 coursebook을 첨부해서 보내주는데 그것을 통해 듣고 싶은 과목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듣고자 하는 과목을 정한 후 메일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해당 기간 내에 wish list를 작성하여 보 내면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선착순 수강신청이 아니라 Google docs와 비슷한 형식의 링크를 작성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몇몇 과목들의 경우 pre-requisite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과목들의 경우 본인이 이미 수강한 관련 과목들을 적거나 본인이 해당 과목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어필해 야 합니다. 참고해야할 점은 해당 과목의 수업 시간대를 미리 알 수 없고 수강신청을 한 후 개강 2 주 정도 전에 시간표가 나와야만 수업 요일과 시간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1) 학업 개괄
3월에 새로운 한해의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네덜란드는 9월에 시작됩니다. 또한 semester제가 아닌 period제이기 때문에 9월부터 period1이 시작됩니다. period는 약 7주 혹은 8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period1과 period2, period 4와 period5가 우리나라의 한 학기가 되 고 period3과 period6은 약 4주 과정으로 우리나라의 계절학기로 볼 수 있겠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면 대부분 정규학기인 period1, 2, 4, 5를 듣게 됩니다. 각 period 당 보통 2과목(10 etcs) 을 수강하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정규학생들의 경우 이에 더해 2.5 etcs의 skill과목을 수강하기도 합니다. 한 과목당 주 1회 2시간의 lecture와 주 2회 각 2시간의 tutoria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ecture는 온라인이나 녹화강의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tutorial은 10명 남짓의 소그룹으로 구성되 며 앞서 언급했던 PBL 방식이 적용됩니다. tutorial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pre-discussion을 통해 학우들과 learning goals를 설정하고 다음 tutorial까지 해당 자료들을 학습한 뒤 post-discussion에서 이에 대한 토의를 합니다. 대부분의 수업에서 tutorial에서의 발언에 대한 강 제성은 없으나 각 tutorial마다 discussion leader나 note taker 등 역할이 주어지기도 하므로 최 소한의 참여는 필요합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두 학기의 파견 기간 동안 총 6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Period 1]
-‘Contemporary World History’ : 20세기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큼직한 세계사를
살펴보는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정규학생들은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그런 만큼 수업이 어렵지는 않으며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tutorial에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중반부에 개인 페이퍼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하고 마지막에 온라인 closed book으로 서술형 시험을 보았습니다.
-‘Globalization and Inequality: Perspectives on Development’ : 파견 기간 동안 한국 에서 듣기 쉽지 않은 수업들을 많이 들어보는 것이 목표였고 이 수업도 그러한 수업들 중 하나였습 니다. 한국이 아닌 타지에서 세계화와 불평등에 대한 시각을 공부하는 것이 수업 내용상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업은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에 관심 있는 분들은 흥미롭게 수강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해야 할 일들은 꽤 많은 수업이었습니다. 팀플 페이퍼를 후반부에 제출해야 하며 중반부에는 이에 대한 팀플 발표가 있었습니다. 또한 후반 부에 시험은 take home exam으로 이루어졌는데 논술형으로 분량은 페이퍼와 유사했습니다.
[Period 2]
-‘The Idea of Europe: The Intellectual History of Europe’ : 저는 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유럽지역학에도 관심이 있는 편이라 유럽에서 수학하는 기간 동안 이와 관련된 수업을 듣고 싶어 선택한 수업이었습니다. ‘유럽’이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 이념적으로 어떻게 탄 생하게 되었는지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는 수업이었으며 추상적이지만 유럽과 비유럽을 어떤 요소들 로 구별할 수 있을지 등도 고민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중반부에 제출해야하는 개인 페이퍼 가 있었고 마지막에 대면 시험(서술형)이 있었습니다.
-‘European Integration: History and Theory’ : 이 수업 또한 유럽에서 유럽통합에 관 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수업 듣는 친구들의 대부분이 유럽인들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유럽통합에 대해 아는 정도와 고민해본 정도가 다르므로 쉽지만은 않았으나 토론 과정에서 그 친구들의 의견을 들으며 배우는 것도 많았고 제3자의 시선에서 논의해볼 만한 아이디 어를 제공할 수 있었음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수업도 마찬가지로 중반부에 제출해야하 는 개인 페이퍼가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시험이 없는 대신 take home exam과 비슷한 과제가 마 지막에 주어졌는데 두 문제 중 한 문제를 골라 policy brief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작 성해본 적이 없는 유형의 글이라 낯설었지만 tutorial에서 함께 연습도 하기 때문에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Period 4]
-‘Migration Studies: Flows and Concepts’ : 한국은 비교적 이민이 활발한 사회가 아니 고 유럽에 비해 다양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수 업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수업 내용에서 생소한 사례들이나 개념이 많아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중반부에 팀플 발표가 있으며 후반부에 개인 페이퍼와 take home exam(논술형)이 있었 습니다.
[Period 5]
-‘Accounting and Accountability’ : 이 수업은 제 전공과 무관하지만 예전부터 회계 관 련 과목을 한 번쯤 수강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다양한 과목을 제한 없이 수강할 수 있는 UCM에 수 학하는 기회를 빌려 듣게 되었습니다. 이 수업은 앞선 수업들과 달리 다양한 논의를 필요로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tutorial에서는 함께 회계 개념을 공부하거나 회계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었
습니다. 처음 접하는 회계를 영어로 배운다는 것에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쉽고 재밌게 회계 의 기초를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업은 마지막 대면 시험만 있었습니다.
3. 학습 방법
특별한 학습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크 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간단히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평소 수업 준비입니다. 마스트리히트 대학교는 Problem-based Learning 방식으로 튜토리 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수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 분의 경우 돌아가며 discussion leader, note-taker 등을 맡게 됩니다. 그러므로 수업 준비를 하 는 것이 필요한데 해당 주차의 리딩 자료를 읽고 직전 튜토리얼에서 정한 learning goals에 대한 답변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리딩 자료의 분량이 많지 않을 경우 여유롭게 읽고 요약하고 learning goals에 대한 답변을 간략히 준비하시면 되겠지만 종종 리딩 자료의 분량이 너무 많을 경우 수업 준비를 충분히 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저는 리딩 자료를 읽고 요약하는 것을 먼저 하 기보다 learning goals를 중심으로 리딩에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튜토리얼을 준비했습니다. 튜 토리얼이 learning goals를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discussion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리딩 자료 전체의 디테일을 아는 것보다 learning goals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곳에서의 시험 또한 디테일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수 많은 영어 리딩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learning goals를 중심으로 핵심적인 부분들을 공부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다음은 페이퍼 작성입니다. 우리나라는 시험 위주의 과목, 과제 위주의 과목이 어느 정도 구분되
는 반면 대부분의 유럽 학교에서는 페이퍼가 정말 핵심적인 것 같습니다. 시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업마다 최소 1개의 페이퍼를 작성하게 되며 추가적으로 팀플 페이퍼가 있거나 개인 중간 페이퍼 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도가 큰 만큼 커리큘럼 상 수업 초반부터 주제를 정하고 튜터와 논 의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페이퍼를 써본 경험이 많지 않다면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쓰는 방식까지 조금은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루기보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떠올랐 다면 튜터에게 대화를 요청하며 계속 소통하면서 발전시키는 방식이 좋은 것 같습니다. 결국 작성 한 페이퍼를 평가하는 사람도 튜터이기 때문에 대화를 함으로써 튜터가 원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 를 조금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페이퍼 분량이 보통 2000~3000단어로 적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 초반부터 페이퍼 주제를 고민하시고 튜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작성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시험 준비입니다. 제가 봤던 시험의 대부분은 3-4문제 정도의 논술형 문제로 이루어
진 시험이었습니다. (예외적으로 회계 수업만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습니다.) 논술형 문제의 경우 핵 심적인 것을 물어보기 때문에 수업에서 다루었던 각각의 리딩이 주장하는 바를 각각 요약하고 수업 에서 진행했던 discussion에 대한 노트를 복습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평 소 튜토리얼이 끝난 후에 해당하는 리딩 자료와 수업에서 이루어진 discussion을 간략하게라도 정 리해두신다면 시험 준비가 훨씬 수월할 것 같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우선 academic English의 경우에는 튜토리얼 때 무조건 한 번 이상 발언을 하겠다는 마 음으로 준비하면서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 영어 회화는 할 기회가 많았더라도 academic English를 쓸 일은 많이 없어서 조금은 부담되기도 했지만 튜토리얼에서는 튜터와 학생 들 모두 포용적이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든 편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라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기응변으로 튜토리얼에 참여하는 것이 걱정된다면 미리 할 말을 learning goals
마다 2-3문장 정도로 정리해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음으로 일상 회화에 있어서는 당연하게도 외국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 다. 저는 룸메이트가 싱가포르 친구였는데 아무래도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와 함께 살며 대화하다보 니 이 과정에서 영어를 더더욱 편하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꼭 룸메이트가 아니더라도 같은 수 업에서 만난 친구와 같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수업 준비를 할 때나 시험공부를 할 때 필요한 경우 studydrive라는 사이트를 활용하실 수 도 있습니다. 같이 수업을 듣는 현지 친구들이 알려준 사이트인데 해당 사이트에 학교와 수업을 검 색하면 그 수업을 이전에 수강하였던 학생들이 올려놓은 요약본, 기출문제, 리딩 자료 등을 열람하 실 수 있습니다. 다만 요약본 등의 경우는 종종 잘못된 정보들이 있거나 해당 학기 수업과 연관성 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선별적으로 참고만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파견을 앞두고 짐을 챙기시면서 준비물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으실 텐데 저는 교환학생 준 비물을 정리해둔 블로그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른 것보다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제가 생활했던 곳을 기준으로 11월~2월까지는 날씨가 춥습니다. 방 안에 라디에이터가 있으나 건 조해지기 때문에 사용이 고민되실 수도 있고 라디에이터를 사용하더라도 잘 때 공기가 꽤나 차게 느껴지기 때문에 11월~2월경을 포함하여 파견 가시는 경우에는 부피가 너무 크지 않은 전기장판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Beurer라는 브랜드의 1인용 전기장판을 챙겨가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현지에서도 20유로 정도의 가격에 간이 전기장판을 구매할 수는 있 으나 질이 좋지는 않다고 느꼈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외식 물가의 경우 확실히 한국보다 비쌉니다. 기본적으로 한 끼 당 20유로 이상을 생각하 시면 됩니다. 반면 마트 물가의 경우에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한국보다 싸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유 제품, 과일, 육류 등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장보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생필품의 경우 우리나라는 다이소 등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네덜란드에서는 값이 나갑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모든 것들을 준비해올 수는 없기 때문에 생필품류를 저렴하게 구매하 고 싶으시다면 Action에서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1) 식사
P building과 C building 기준으로 근처에 Brusselse Poort라는 복합쇼핑몰이 있습니다. 이 안에 subway나 Newyork pizza를 포함한 음식점들과 네덜란드의 대표 마트인 Jumbo와 Albert Heijn이 있습니다. 비슷하지만 Jumbo가 Albert Heijn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지만 Albert Heijn 어플에서 바코드를 만들면 매주 다양한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비교해보시면 장볼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시청 근처에 Amazing Oriental이라는 아시안 마트가 있습니다. 라 면, 김치, 양념장 종류, 냉동만두, 햇반 등 꽤 다양한 종류의 한국 식료품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의료
네덜란드 현지에서 병원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어 이에 대해서는 설명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본인에게 잘 맞는 약을 위주로 다양한 종류의 비상약을 구비해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특히 현지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증상에 알맞은 감기약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코감기, 목 감기, 종합감기 등 종류별로 넉넉히 챙겨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3) 교통
네덜란드는 OV chipkaart라는 교통카드를 이용합니다. 무기명 교통카드와 기명 교통카드
가 있는데 NS(네덜란드 기차) 사이트에서 NS Flex를 구독하시면 무료로 기명 교통카드를 배송 받 을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버스와 기차 이용료가 비싼 편이기 때문에 NS Flex의 Dal Vordeel 옵션을 구독하여 할인 받아 이용하시는 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교통 관련 어플 중 ‘NS’와 ‘9292’를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NS는 네덜란드 기차 어플이며 OV chipkaart 이용할 경우 사용내역도 확인 가능하며 기차 시간 확인과 예약도 편리하게 가능합 니다. 9292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교통 어플로 버스, 기차, 트램 등 모든 교통수단을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버스나 기차 파업이 잦은데 비교적 빠르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4) 자전거
네덜란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합니다. 자전거를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기숙사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걸어서는 30분 정도 걸리고 이외에도 잦은 교통수단의 파업과 비싼 교통비로 자전거를 활용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Swapfiets를 통해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입니다. 달마다 사용료를 지급하고 기간 동안 자전 거를 대여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용권은 Loyal membership과 Flexible membership이 있습 니다. Loyal membership은 첫 달에만 지불하는 등록비가 면제되는 대신 6개월 이후에만 구독 취 소가 가능합니다. 반면 Flexible membership은 취소하고 싶을 때 취소가 가능한 대신 등록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대여할 수 있는 자전거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핸들 브레이크가 있는 자전거는 금방 재고가 소진되기 때문에 자전거를 대여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도 착하셔서 빠르게 예약하고 방문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두 번째는 중고 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저는 두 학기 동안 생활하고 왔기 때문에 중고 자전
거를 구매하여 귀국 전에 팔고 왔습니다. Swapfiets에서 대여할 때와 달리 수리와 도난 시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가격 면에서 조금 더 합리적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Facebook Marketplace라는 중고거래 서비스를 통해서 합리적인 가격에 중고 자전거를 사고 팔 수 있기 때 문에 대여 서비스와 함께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통신
네덜란드에 도착해서 Arrival day 기간에 ESN (학생회 개념)에서 유심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해서 무료로 Lebara 유심을 받아 사용하였습니다. Mylebara라는 어플을 통해 쉽게 top-up이 가능하고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에서 통신이 원활하여 잘 사용하였습니다. 저는 All-in-NL이라는 플랜을 구독하여 사용하였습니다. 5GB 기준 한 달에 15유로인데 3+1 행사로 3개 월 구매 시 1개월 무료 제공을 하고 있어 45유로로 4개월 사용 가능합니다. 네덜란드 내 문자와 통화는 무제한이며 혹시 데이터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경우 1GB씩 top-up하여 사용하였습니다. prepaid plan이 아니라 sim-only plan은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므로 비교하여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1) 여행
수업이 없는 요일과 주말을 활용하여 학기 중에도 당일치기 혹은 짧은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period1과 2, period4와 5 사이에 일주일 정도의 방학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길게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두 학기 파견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긴 겨울방학이 있었긴 하지만 한 학기 파견이더라도 파견기간 앞뒤, 학기 중에도 유럽 곳곳을 여행하실 수 있습니다.
2) 운동
저는 기숙사 근처 basic-fit이라고 하는 헬스장을 등록하여 다녔습니다. UM Sports라는
학교 운동시설이 있긴 하지만 기숙사와 거리가 꽤 멀어 근처에 있는 헬스장으로 선택했습니다. 유 럽 전역에 있는 큰 헬스장 브랜드이기 때문에 어떤 회원권을 등록하느냐에 따라 여행하면서도 그 곳의 basic-fit을 이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제가 거주했던 마스트리히트의 경우 대학 도시이기도 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치안이 좋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밤늦은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최대한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다 른 나라나 지역들을 여행할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치안 외에 네덜란드에 살 면서 자전거를 탈 때 예상치 못하게 다치거나 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 은 굉장히 빠르게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그 속도에 맞추려고 하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너 무 무리하지 않고 본인이 편안하게 느끼는 속도로 안전하게 타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출국 전 우리나라 은행에서 해외 이용을 위한 카드를 발급하실 때 꼭 후불 교통카드 기능 을 탑재하시는 게 좋습니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contactless 결제가 활발하여 종종 칩을 넣어 결 제하는 것이 어렵기도 합니다. 저는 하나은행에서 국제학생증과 VIVA X 체크카드를 발급할 때 잘 모르고 후불 교통 기능을 넣지 않았는데 이럴 경우 contactless 결제가 불가능합니다. 도착하고 나 서 현지 계좌를 만들어 발급받은 카드를 이용하게 되겠지만 그 전까지 한국에서 가져간 카드를 이 용하는 기간 동안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니 이 점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VI.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시간이 지날수록 교환학생으로서 해외에서 보냈던 시간의 진가가 제게 더 크게 느껴지겠지 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후회 없는 선택이자 두고두고 곱씹어볼 가치 있는 경험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라는 교환학생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예상치 못한 결정 까지 이르게 되었고 심지어 한 학기도 아닌 두 학기를 가게 되었습니다. 분명 가기 전에는 두려움 도 있었고 생활하는 동안에는 인생에서 처음 겪는 종류의 힘든 감정들도 있었지만 제 스스로를 잘 알게 되었고 그 시간들을 잘 마친 지금은 어떤 일이든 나라는 중심을 잃지 않고 해낼 수 있을 것 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교환학생을 하며 인생을 뒤바꿀 정도의 큰 사건을 마주 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걸 얻어올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가시적인 열매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생각과 깨달음, 다양한 감정들로 그 어떤 시기들보다 가치 있었던 10개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교환학생에 임하는 태도, 얻고 싶은 것 들, 이루고 싶은 목표 등이 다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기보다 본인이 목표하는 것, 본 인이 생활하고자 하는 방향, 본인의 취향 등에 더욱 집중하여 살아간다면 어떤 방향으로든 의미 있 는 경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제 인생에서 스스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 지고 들여다보았던 이 시간이 정말 소중했다고 느낍니다. 바쁘게 삶을 살아가다보면 주변 사람들,
나를 둘러싼 세상에는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면서 오히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기 마 련인데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나라는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앞으로 제 삶을 보다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값 진 경험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던 국제협력본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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