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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김0영_Vrije Universiteit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5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제가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저의 버킷리스트였기 때문입니다. 교환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를 고등학생 때부터, 저는 대학생이 된 이후 교환학생이 되어 해외에 나가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였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지조차도 모른 채 막연하게 꾼 꿈이었습니다.

 이후 대학생이 되어 주변에서 실제로 교환 프로그램을 다녀온 선배들을 보고 제가 막연하게 꾸던 꿈이 실현될 수 있음에 기뻤고, 저의 인생에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멀리 해외에서 혼자 살며 공부하고, 여행도 다니며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여 교환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네덜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히 영어권 국가를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래는 영국에 위치한 대학들로만 3지망을 모두 채울 생각이었지만, 알아보니 네덜란드 사람들도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제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외국어인 영어로 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으면서도, 여행을 다니기에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풍차, 튤립으로 유명한 나라로서 여유롭고 낭만적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그래서 더욱 네덜란드에 가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Vrije Universiteit Amsterdam은 암스테르담 시내보다 조금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주요 지역에서 벗어나 있어 한적하면서도, 편의시설이 매우 잘 갖춰져 있어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유럽 허브 공항인 스키폴 공항에서도 매우 가까워(차로 약 20분 거리) 여행을 다니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네덜란드 수도에 있는 대학인 만큼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매우 많습니다. 제가 다녀온 학기의 경우, 한국인만 28명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외국인들도 자신의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아 각자 나라 친구들끼리 뭉쳐서 놀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행동할 경우 외국인들과 친하게 어울려 지내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분이라면 조금 적극적인 태도를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행정 처리에 관해 악명이 높은 유럽에서, 네덜란드는 꽤나 친절하고 편한 행정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기 시작 전 vrije universiteit에서 해야 할 일들에 관한 설명을 적어놓은 메일이 여러 차례 옵니다. 해당 메일들을 놓치지 않고 잘 살펴보며, 각 기간에 맞게 할 일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준비사항들에 관해 친절하게 메일로 안내해주니, 그 내용만 잘 따르면 출국 전 준비에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비자 신청의 경우에도 학교 메일에 담긴 링크를 들어가서 필요한 서류들을 업로드한 후, 돈을 지불하면 학교에서 알아서 처리해주는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출국 전 해당 절차들을 모두 마무리해둔 후, 네덜란드에 도착해서는 IND(관련 행정 처리 기관) 예약을 잡고 residence permit(네덜란드의 주민등록증 개념)을 수령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1. 숙소 지원 방법

 네덜란드 대학들의 기숙사는 DUWO라는 업체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 내에 기숙사가 존재하지 않고 외부 기숙사를 이용하는 형태라, 학교에서 보내주는 메일대로 DUWO 사이트에 들어가 각자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숙사 중 원하는 것을 마음에 두고, 정해진 날짜에 수강신청하듯이 선착순으로 방을 선택하게 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보통 Uilenstede라는 기숙사 단지 안에 있는 Green Building이나 Red Building을 이용합니다. 네덜란드는 주거비가 비싼 편이라 해당 두 기숙사가 가장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학교와 거리가 가깝고, 따라서 대부분의 교환학생이 Uilenstede에서 지냅니다. Green Building의 경우 한 플랫끼리 주방만 공유하고, 나머지는 개인 방을 쓰는 구조라 보다 개인적이고, Red Building의 경우 화장실도 공유하는 형태라 조금 불편하지만 훨씬 집단적이고 친밀한 분위기입니다. 대부분의 동양인들과 한국인들은 Green Building에서 지내게 되지만,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외국인들과의 친목과 교류는 Red Building에서 더욱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자유대학교는 한 학기가 세 개의 perio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eriod는 약 2달로, period2~3과목을 수강합니다. 각 period의 기간과 수강신청 마감일은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습니다. 한 과목 당 일주일에 평균 2-3번 수업이 있습니다. 각자 교환의 목적에 따라 시간표를 잘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여행을 많이 다닐 계획이라면, 최대한 여러 강의를 하루에 몰아서 듣는 식으로 자율적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처음에 출국 전에 하는 수강신청은 예비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간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이 불안하시겠지만, 나중에 출국 후에도 period별 수강신청 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면 언제든지 수강 취소나 변경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강인원이 다 찰 경우 수강신청이 불가능한 과목이 생길 수 있으니 되도록 일찍 수강신청을 마무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부득이하게 수강인원이 다 찬 과목을 수강하고 싶을 경우, 수강인원 증원 요청이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 실제로 수강인원 증원 신청이 승인되어 원하는 과목을 모두 들을 수 있었습니다.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 Buddhism

 불교 철학에 관해 배우는 수업입니다. 제가 들을 당시에는 일주일 두 번 수업 중 한 번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져 매우 편했습니다. 내용도 동양인 기준에서는 상식적인 내용들도 꽤 포함되어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고, 특히 불교 철학을 공부해보신 분들이라면 더욱 쉽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조별과제 한 번(ppt 만들기), 그리고 기말 에세이 한 번으로 이루어져 평가방식도 편한 편입니다. 다만 그만큼 과제 하나의 비중이 큰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 Historical Roots of Contemporary Religious Issue

 현대 종교적 이슈를 크게 반유대주의, 자본주의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내용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각 두 파트를 다른 교수님들이 맡아서 수업하셨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고, 특히 유대인과 관련된 이슈가 유럽에서 어떻게 생겼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평가는 여러 과제들과 테이크홈 시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잘한 과제가 많은 것이 조금 단점입니다.

- History of World Philosophies

 세계 철학의 발전과 흐름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주요 철학에 대해서 매 수업시간마다 공부하고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매 수업마다 리딩과제를 읽고 제출하는 summary를 토대로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토론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이 쓴 summary에서 교수님이 질문을 준비하실 수도 있어 이 경우에는 답변을 잘 해야합니다. 매 수업마다 과제를 제출해야 하니, 꽤 많은 분량의 영어 리딩을 하고 매주 두 편씩 글을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나, 그만큼 시험의 부담은 적습니다. 수업 내용도 철학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전혀 부담없이 가볍게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3.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 습득 정도는 개인이 노력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네덜란드는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네덜란드어를 쓸 일이 거의 없고, 따라서 영어 실력을 늘리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저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같은 한국인들과 보냈기 때문에 외국인과 대화를 많이 하지 못했고, 따라서 회화 실력이 크게 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영어로 말을 하고 지내야 하다보니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고 자신감이 붙어, 말을 생각하는 대로 잘 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듣기와 읽기의 경우 회화보다 더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껴집니다.

 vrije Universiteit 학교 홈페이지에 네덜란드어 기초 강좌가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학기 시작 전 강좌를 신청하여 공부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어가 독일어와 매우 유사하여, 생활에 꼭 필요하진 않지만 공부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욕실화

 유럽에는 욕실화를 팔지 않습니다. 유럽은 대부분 건식 화장실이긴 하나, 기숙사 화장실이 좁아 바닥이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욕실화를 챙겨간 저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 돗자리

 유럽인들은 대부분 잔디에 돗자리 없이 눕기 때문에, 돗자리를 잘 팔지 않습니다. 팔긴 하나, 가성비가 좋거나 휴대하기 좋고 예쁜 돗자리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 다이소 3000원짜리 돗자리를 가져가 피크닉 할 때나 바닷가에서 물놀이 시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 클렌징 오일

 유럽인들은 클렌징 오일보다 클렌징 밀크, 클렌징 젤 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오일류는 잘 팔지 않으니 평소에 사용하시는 제품이 있다면 챙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공기계 핸드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한국 신분 인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은행 관련 업무처리 등) 공기계 핸드폰을 가져가셔서 핸드폰 하나는 현지 유심, 공기계는 한국 유심으로 두면 편합니다. 또한 혹시라도 소매치기를 당할 경우를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한식 재료나 양념류는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경우 “신라”라는 큰 한인마트가 기숙사 주변에 있습니다. 한국보다 비싸긴 하지만, 신라에 웬만한 양념류, 라면, 식재료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간장도 종류별로 있고, 김밥 등 간단한 한국 음식도 판매합니다.) 짐의 부피나 무게를 줄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현지 물가 수준

 네덜란드의 물가는 서유럽인 만큼 꽤 비싼 편입니다. 한 번 외식할 때 20유로는 기본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마트 물가는 저렴하니, 요리를 자주 해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고기, 과일, 야채가 저렴하고 신선합니다.

 

3.식사 및 편의시설

- 마트

 마트는 주로 Jumbo(윰보), Albert Heijn(알버트하인)이라는 두 종류를 주로 이용하시게 될 것입니다. 윰보가 알버트하인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학교에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있어 가장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두 마트 모두 별도의 절차 없이 Bonus Card를 달라고 하면 바로 지급해주니, 처음 입국하고 마트에 가자마자 카드를 받고 할인 등 혜택을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 은행

 암스테르담, 특히 기숙사 주변과 시내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여러 카드로 결제가 잘 되지만, 네덜란드에 사는 동안에 현지 은행이 필요할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알버트하인의 경우 현지은행 카드가 아니면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입국하시자마자 Bunq(네덜란드 인터넷뱅크) 앱을 설치하고 가입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의 경우 현지 은행을 늦게 개설하여 유럽 유심 개통, 자전거 대여 등 현지에서 필요한 절차가 동시에 늦어져 꽤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다만 bunqdml 경우 빠르게 개설 가능한 대신 매달 구독료를 내야 하니, 이 점이 싫으신 분들은 첫달 무료까지만 이용하신 후 다른 은행으로 변경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교통

 우리나라의 티머니처럼 NS(네덜란드 교통회사) 교통카드를 발급받으면 후불제로 모든 교통을 하나의 카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NS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러 구독 서비스가 있는데, 일정 구독료를 내고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적합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교통비가 꽤 많이 비싼 편이라 swapfiets라는 자전거 대여 회사를 통해 매달 구독료를 내고, 자전거를 꽤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4.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교환 생활동안 여행은 원하시는 만큼, 아마 부족하지 않게 많이 다니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여행을 목적으로 교환학생을 오신 분이라면 최적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스키폴 공항이 가까이 있을 뿐만 아니라 버스/기차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전부 짧은 시간 내에 갈 수 있습니다. 파리의 경우 기차 3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저는 여행을 다양하게 다니는 것이 주요 목표였고, 5개월 간 16개국, 약 26개 도시를 여행했습니다. 장기여행의 경우 각 period가 끝나고 다음 period 시작 전까지 비는 시간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저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했던 교환학생 생활은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낯선 국가에서 홀로 모든 상황과 삶을 헤쳐나가는 경험을 저를 전보다 더 단단하게 성장시켜주었습니다. 또한 텍스트로만 이해하던 “다른 삶과 세계”를 직접 와닿게 체험해본 경험은 제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분명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를 모두 덮을 수 있을 만큼 의미있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한 5개월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자유대학에 가시게 될 여러분들도 각자의 의미있는 기억으로 가득한 교환생활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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