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저는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지구과학 교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 가지 꿈을 더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세계 일주’입니다. 어른이 되면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늦게나마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로 나가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교사가 되어 정말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텐데 그들을 한 명이라도 더 이해하고 포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인 내가 조금 더 넓은 시각을 갖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환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제가 독일로 파견 국가를 선택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이동’이었습니다. 수업이나 과제 없이 쉬는 날 다른 도시, 다른 국가를 여행을 많이 다녀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다니기에 제가 선택한 독일 다름슈타트는 지리적으로 정말 훌륭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가 바로 인접해있는 곳이기 때문에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을 통해 유럽 전지역을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교를 선택한 다른 중요한 이유는 ‘다양성’, ‘공과대학교’였습니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교가 위치한 다름슈타트라는 도시는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기숙사도 도시 전역에 흩어져 있고, 대학 건물도 도시 전역에 나뉘어 있어 대학도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을 경험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도 6개월간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대학교가 아니라 공과대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조금 더 전문적인 이공계열 학업에 집중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 전공인 지구과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대학교가 많지 않아 해당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지구과학 강의와 이공계열 강의를 들으면서 서양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지구과학을 비롯한 과학을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지 더 깊이있게 알 수 있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출국 전 비자 신청을 위해 주한독일대사관에 미리 예약(테어민)을 잡아두었습니다. 이 테어민을 잡는 게 굉장히 어렵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지역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꼭 비자 발급 테어민을 수개월 전에 미리 해놓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출국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럽에 도착한 이후에 발급받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진행할 때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무비자로 유럽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쉥겐 조약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러 불편한 점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자 신청 절차 및 필요 서류들은 주한 독일 대사관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고, 네이버 블로그 등에도 관련된 여러 글이 많습니다. 저 또한 이런 글들을 읽어가면서 비자 신청 및 출국 준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 지원 및 배정은 출국 전 메일을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교의 기숙사는 도시 전체에 여러개가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지원할 때 기본적인 인적사항, 예산 및 요구 조건을 자유롭게 적으면 그에 따라 기숙사를 추천해줍니다. 이 협의 과정을 통해 기숙사가 결정됩니다. 기숙사의 종류는 2/3/4인실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당연히 2인실이 가장 월세가 비싸고 4인실이 가장 쌉니다. 개인 방이 따로 있고 거실 및 주방을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셔도 충분합니다.
다른 출국 전에 준비하고 지불해야 하는 비용 및 진행 사항은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교 측에서 이메일로 안내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메일로 관련 문의사항을 물어보고 지불 확인을 하는 등 과정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메일 회신이 오는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다지 시간 지체되는 것 없이 준비하실 수 있습니다.
IV. 학업
수강/시험 신청 및 강의 목록(course catalogue) 확인은 TUCaN이라는 홈페이지에서 진행됩니다. 해당 학교 등록 과정에서 TUCaN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TUCaN에 전공별로 course catalogue를 확인할 수 있고 영어 진행 강의만 따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수강 신청 전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강의를 들을지 시간표를 짜볼 수 있습니다.
수강 과목은 전공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추천해드릴만한 강의는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면 영어 진행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모든 교환학생들이 개강 전 1달 동안 intensive course로 독일어 수업을 듣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독일어 진행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진행 강의를 듣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과 독일의 학기 커리큘럼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은 대부분의 수업이 중간/기말고사 및 과제로 평가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독일은 수업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의 수업이 학기 중 몇 차례 있는 간단한 퀴즈 등을 제외하면 마지막 기말고사 한 번으로 평가가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다녔던 겨울학기로 설명하면, 9월에 독일어 수업을 듣고 나서 10월에 개강합니다. 그리고 10, 11, 12, 1월에 쭉 강의가 진행됩니다. 이 사이에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기준으로 약 3~4주 정도 브레이크 기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2, 3월에 강의마다 날짜를 정해 기말고사를 보게 됩니다. 이때 수강 신청을 할 때처럼 시험도 따로 신청해서 봐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V. 생활
한국에서 독일로 오실 때 가져오면 좋은 물건들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독일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물건이 아닌 이상 웬만한 물건들은 다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또는 1년만 지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대체품들로 충분히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음식에 관련된 부분은 챙겨오시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코인육수 같은 부피가 작고 한식을 먹고 싶을 때 요리에 도움이 되는 물품은 유용할 것입니다.
독일 물가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식 물가가 비쌉니다. 그러나 식료품 마트 물가는 한국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기숙사에서 요리를 해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다름슈타트에 아시아마트가 있기 때문에 한식 재료도 구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다름슈타트 바로 옆에 프랑크푸르트라는 대도시가 있어 생활적인 면에서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프랑크푸르트에는 한인이 많아 한식당, 한인마트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독일은 본인이 다니는 대학교가 위치한 주 안에서는 교통 수단이 무료(고속열차 ICE 제외)입니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와 다름슈타트를 오갈 때뿐만 아니라 헤센 주 안에서 이동할 때 비용 없이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교에서는 국제 학생들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학교와 독일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고 다른 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자주 엽니다. 그리고 문의 사항을 이메일로 빠르게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버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에 1:1로 버디를 매칭받아 학교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거나 따로 약속을 잡아 놀러 나가는 등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세탁기를 사용하거나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학교에서 준 Athena Card에 돈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충전할 수 있는 기계는 학교 식당 및 도서관 등 여러 곳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독일 생활에서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일요일’입니다. 한국과 달리 독일은 일요일에 식료품 마트 및 식당 등이 문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마트는 거의 다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미리 필요한 물건들을 사놓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마트 자체가 저녁 일찍 영업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 점도 유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럽 여행을 다니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미리’입니다. 숙박, 항공권, 열차 등 무엇이든지 미리 예약할수록 가격이 저렴합니다. 날짜에 닥쳐서 예약하려고 하면 가격이 꽤 많이 비싸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계획은 미리 세워서 예약해놓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그리고 독일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관광지, 박물관/미술관, 이동수단 등에 대학생 할인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예약하실 때 잘 확인하고 비용을 아낄 수도 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사실 급작스럽게 계획하고 결정하여 참가하게 된 교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쉽고 힘들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잊을 정도로 즐겁고 행복한 기억, 소중한 경험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게 교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다녀와보니 왜 주변 지인들 중 교환학생을 다녀온 친구들이 교환 프로그램을 추천하는지 몸소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지역의 어느 학교든 교환 프로그램은 대학생으로서 꼭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