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 학과
Informatics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독일, 뮌헨, 그리고 TUM을 선택한 데에는 크게 4가지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1) 여행 : 독일은 유럽의 중심에 있어 비행기, 기차, 버스를 이용해 유럽 어디로든 여행 다니기에 매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특히 뮌헨에는 공항이 있고, 기차 및 플릭스 버스 노선이 다양하게 있어 여행의 선택지가 매우 다양합니다.
2) 치안 : 뮌헨은 유럽 중에서도 손에 꼽게 치안이 좋은 지역입니다. 새벽 2시~4시반을 제외하고는 지하철이 항상 다니고, 야간 버스도 잘 되어있습니다.
3) 학업 : TUM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과대학 중 하나이기에, 이곳에서 교환학생으로서 학업적으로도 새로운 성장의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4) 영어 : 독일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독일 사람들이 대부분 영어를 잘 구사하고, 독일어가 어느정도 영어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읽어보면 뜻이 유추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영어만으로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특히 TUM은 영어로 열리는 수업이 정말 많아 큰 언어제약 없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 가능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발급
꼭 한국에서 해오시기를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독일에서 비자를 90일 안에 발급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비자 없이 쉥겐 기간 90일을 넘기면 독일 밖 EU 지역으로 나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여러 번 봤기에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는 한국에서 발급받기를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비자 발급을 신청하러 주한독일대사관에 가기 위해서는 테어민(예약)이 필요합니다. 테어민은 원하는 날짜 3개월 전에 열리고, 신청 후 실제 비자 발급까지는 4주~8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넉넉히 출국 5개월 전에는 테어민을 잡는 게 좋습니다. 너무 이르면 교환교에서 acceptance letter를 보내주지 않아 비자 신청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informatics의 경우) 세미나 수강신청
독일의 수업은 크게 강의와 세미나로 나뉘는데, 세미나는 보통 수업 횟수가 적고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장점과, 출석이 필수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informatics 학과는 세미나 수강신청 기간이 따로 있고, 이 기간에 원하는 세미나들을 희망 순위와 함께 제출하면 매칭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세미나에 배정됩니다. 2학기 기준, 학기 시작 한참 전인 6~7월에 각 세미나의 overview meeting에 참여해 참여 희망 의사를 밝혀야 매칭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미나 수강신청 기간 자체도 7월이기에, 미리 세미나 목록을 확인하고 신청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보통 overview meeting을 zoom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오프라인으로 하는 경우나 이미 meeting 날짜가 지난 경우에는 CV와 영문성적표를 첨부해 세미나 참여 의사를 어필하는 메일을 보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 신청
TUM에는 party animals, culture creatures 라는 두 개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개강 전 약 2주정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며, 전자는 보다 활동적인 프로그램, 후자는 보다 차분한 문화탐방에 가까운 프로그램입니다. 신청을 희망하는 경우 이메일을 통해 오는 신청 안내를 잘 확인하고 안내에 나온 날짜에 맞춰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신청자가 많아, 운이 따라줘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학과 별로 버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신청을 통해 버디를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IV. 학업
- 학제
독일의 학기는 크게 수업 기간과 시험 기간으로 나뉩니다. 제가 다녀온 2학기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수업 기간은 10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시험 기간은 이후 2월부터 3월까지입니다. 12월 말과 1월 초에는 약 2주 간의 크리스마스 방학이 있습니다. 시험 기간이 3월까지인 점 때문에 독일 교환학생을 주저하는 분들이 있는데, 2월에 시험을 보는 과목이 충분히 많고, 특히 제가 속했던 informatics 학과의 경우 공식 시험 기간이 2월에 끝났기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시험 일정을 보고 수강 취소하거나 다른 수업을 신청하는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 수강 신청
독일은 한국과 달리 수강 신청과 취소 기간이 굉장히 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미나를 제외하고는 강의 인원 제한도 거의 없기 때문에 원하는 강의를 모두 신청해 들어보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수업 종강 전까지 자유롭게 취소하거나 새로운 수업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강 신청과 시험 신청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시험을 치고 성적을 받고 싶다면 수강 신청과 별개로 시험을 꼭 신청하셔야 합니다.
- 수강 과목
- Introduction to Deep learning : I2DL이라고 불리는, TUM에서 가장 유명한 강의 중 하나입니다. 이름 그대로 딥러닝의 기초를 배우는 수업이며, 한 학기에 1,000명 이상의 수강생이 있는 엄청난 대형강의 입니다. 성적은 기말시험 한 번으로 결정됩니다. 매주 코딩 과제가 나오는데, 필수는 아니지만 9번 중 8번을 통과하면 최종 학점에서 0.3점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학점 기준 0에서 +로 오르는 정도) 매주 열리는 Q&A 세션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질의응답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점이 이 강의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과제가 필수 제출이 아니어서 그런지, 과제에 대해 질문하고 도움을 받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 Strategic IT Management :
IT 기업의 경영 전략에 대해 배우는 강의입니다. 후술할 IT Consulting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훨씬 이론적인 부분을 배웁니다. 성적은 기말시험 한 번으로 결정되며, 암기할 내용이 많습니다. 이외에는 큰 특징이 없는 무난한 강의식 수업이었습니다.
- IT Consulting :
특이하게 세미나 수업 신청기간이 아닌 일반 수강신청 기간에 신청이 열리는 세미나 수업입니다. 출석이 필수이고, 수강생 인원 제한이 있어 신청하려면 메일로 CV와 함께 참여 희망 의사를 어필해야 합니다. IT 컨설팅 회사 현직자들이 찾아와 강의를 하는 수업으로, 4번의 케이스 스터디 팀플이 있고 이 팀플을 통해 성적이 결정됩니다. 현직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듣고 그들이 내주는 케이스 스터디 과제를 통해 직접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 팀플을 하며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했습니다.
- Seminar on Markets, Algorithms, Incentives, and Networks :
세미나 수업으로, 게임 이론, 시장 설계, 메커니즘 설계 등의 주제를 수강생들이 각자 한 명씩 맡아 발표하고 토론하는 형식의 수업입니다. 배정받은 주제에 대해 약 45분의 발표와 25분의 질의응답을 하게 됩니다. 성적은 발표와 토론참여도를 통해 결정됩니다. 세미나를 한 번 할 때 7시간 정도로 길게 하긴 하지만, 3번의 세미나가 한 학기 수업의 전부라는 점이 큰 장점인 수업입니다. 발표와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얻어가는 게 많았던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Designing Manufacturing Systems :
위의 과목들은 모두 제가 속한 informatics 학과의 과목이었지만, 이 과목은 경영학과 과목입니다. 산업공정설계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성적은 과제 3번 50% + 기말시험 50%로 결정됩니다. 수업 내용, 과제 및 시험의 난이도, 학점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 시간, 수업 및 시험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산업공학도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과목입니다.
V. 생활
- 기숙사
뮌헨의 학생 기숙사는 학교가 아닌 Studentenwerk라는 한 기관이 전부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같은 TUM 학생이라도 서로 다른 기숙사에 배정될 수 있습니다. 기숙사별로 개인/공용 주방, 개인/공용 화장실 정도의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기숙사비도 차이가 납니다. 저를 비롯한 서울대학교에서 TUM에 온 학생들은 모두 Olydorf에 배정받았는데, 개인 주방과 화장실이 있고 지하철역, 마트, 공원이 모두 도보 5분 내에 있어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Olydorf는 리모델링한 지 오래되지 않아 깔끔한 기숙사이지만, 혹시 입사 시 심각한 위생 상 문제가 있다면 기숙사 담당 청소 업체에 메일을 드려볼 수 있습니다. 다만 청소 업체 분들이 예고 없이 마스터키로 들어와 청소를 하고 가십니다.
기숙사 입주 후에는 2주 안에 방점검표를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하자라도 점검표에 작성해 제출해야 나중에 하자를 이유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점검표를 제출하면 관리자분께서 2주 안에 오셔서 필요한 부분을 수리해 주십니다. 이외에 사는 도중 기숙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도 관리자분이 계시는 시간에 찾아가거나, 온라인 폼 제출을 통해 문제를 알리고 수리 받을 수 있습니다.
- 교통
독일에는 독일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49유로 티켓이 있습니다. 학생의 경우 이 티켓을 한달에 29유로에 사용할 수 있고(=세메스터 티켓), 뮌헨 내 이동 뿐 아니라 독일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에서도 이 티켓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통신
독일에는 알디톡, 리들, 보다폰 등의 통신사가 있습니다. 이들 중 한 통신사를 선택해 선불 유심을 구매, 개통하면 독일 번호를 만들고 요금제를 쓸 수 있습니다. 알디톡과 리들은 각각 알디와 리들이라는 마트에서 스타터팩을 사고 앱을 통해 개통할 수 있고, 보다폰은 통신사 매장에 찾아가서 개통할 수 있습니다.
혹시 한국 번호로 인증을 해야 할 일이 생기거나 중요한 연락이 올 상황을 대비해, 한국 유심을 아예 정지하기 보다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한국에서 아이핀, 공인인증서 등 여러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번호로 인증할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는 주로 WhatsApp과 텔레그램을 채팅앱으로 사용합니다.
- 보험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독일 보험 가입이 필요합니다. 보험은 공보험과 사보험이 있습니다. 공보험이 더 비싸지만 TUM의 경우 공보험을 요구하여 저는 TK 공보험을 들었습니다.
비자 서류를 준비하며 신청해둔 보험은, 독일에 도착한 뒤 활성화하면 됩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처리 단계에 따라 몇 번의 우편이 오고, 우편에서 요구하는 대로 하면 보험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이 보험 카드를 들고 가서 보험 적용을 받으면 되는데, 진료를 받기 전 보험 적용이 되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트
굳이 마트를 따로 언급하는 이유는, 마트 운영시간이 짧아 초기정착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트 영업시간은 8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물건, 음식 등을 미리 잘 챙겨 두시는 게 좋습니다. 혹시 영업 시간이 아닌데 당장 필요한 물품이 생긴다면 중앙역 내에 있는 마트를 찾아가 보시면 좋겠습니다. 중앙역 마트는 보통 다른 마트들에 비해 영업 시간이 긴 편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독일에서 보낸 이번 학기는 교환학생으로서 이루고 싶었던 많은 것들을 이루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경험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여행, 각종 프로그램 등에 있어 선택지가 매우 많고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 온전한 자신의 선택으로 생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던 점이 인상깊습니다. 그리고 TUM에는 외국인 학생 비율이 높아 정말 다양한 문화권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같이 공부하며 학생이라는 신분,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가 받은 도움에 감사하며, 앞으로 TUM으로의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또는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그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담으려는 마음으로 활동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는 경우 yoonsoojeong@snu.ac.kr로 메일 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