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교에 오면서부터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한 언니가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에 저도 서울대에서의 교환학생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본가에서 살며 학교를 다니는 비슷한 삶이 반복되다 보니 이것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Comfort zone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고 싶었고, 결과적으로 교환학생으로 보낸 한 학기는 이러한 목표를 완전히 충족시켜주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제가 교환학생을 신청한 목표 중 하나는 제가 가진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언어에 큰 흥미가 없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로 선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캐나다에 가고 싶었는데, 이왕 외국에서 공부하고 살아보는 경험을 쌓는다면 미국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견대학 리스트에 있는 미국의 수많은 학교들 중, 1차적으로 영어 성적, 그리고 제 성적으로 갈 수 없는 곳들은 제외하고 각 학교의 위치, oia 후기 등을 참고해 추렸습니다. 특히 저는 학기 중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었기 때문에 여행 다니기 괜찮은 곳으로 골랐고, 이에 동부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여러 좋은 학교들 후보가 있었지만, 피츠버그대학교는 동부인 펜실베니아 주에 위치해 있고, 학교 주변 환경이나 치안이 괜찮다는 후기가 많아 선정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피츠버그대학교는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준공립대학교라고 합니다. 1700년대에 개교한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고, 피츠버그 내의 oakland라는 지역에 넓게 퍼져있습니다. 피츠버그는 큰 도시는 아니지만, 다운타운이 있어 많은 회사나 높은 빌딩들이 있고, Oakland 지역에는 피츠버그대학교와 더불어 바로 옆에 카네기 멜론 대학교(cmu)가 있어 학생들이 많고 살기 좋은 지역입니다. 2개의 강이 만나 하나로 합쳐지는 지형인데, 강이 많은 만큼 다리가 매우 유명하며, 예전에 철강 산업이 매우 발달하였던 도시였습니다. 야구, 풋볼, 하키 등 스포츠가 인기 있습니다.
학교는 lower campus, upper campus로 나뉘어 있고, lower campus의 경우에는 cathy라고 불리는 높은 건물 주변으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업이 열리는 강의실이 lower campus에 주로 위치해있고, 일부 기숙사도 있습니다. Upper campus에는 pete라고 불리는 매우 큰 체육관이 있어 스포츠 경기 등이 열리고, 주로 체육 수업이 upper campus에서 열립니다. 교환학생들은 거의 기숙사에 살게 됩니다. 제가 있었던 학기 기준으로 한국 교환학생 6명이 살았던 기숙사는 lower campus의 ruskin hall, university hall, upper campus의 panther hall, irvis hall이었습니다. 다만 신청할때의 선호도와는 관계없이 랜덤으로 남는 곳에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미국의 비자 신청 방법은 인터넷 상에도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참고하면서 신청했습니다. 대략적인 절차는 교환교에서 입학 허가서와 ds-2019를 발급받고 이를 바탕으로 비자 신청을 하면 되었습니다. 학교마다 ds-2019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달랐는데 피츠버그대학교는 일처리가 빠르게 진행되어서 수월하게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 숙소 지원 방법
기숙사 안내가 학교로부터 메일로 오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신청하면 됩니다. 교환학생에게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되어있기는 하지만, 다 배정되는 듯합니다. 최대한 빠르게 신청하라고 들었는데, 신청 시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랜덤인 것 같습니다. 저는 lower campus의 ruskin hall에서 살았고, 운 좋게도 같이 파견된 서울대 친구와 함께 방을 썼습니다.
-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기숙사 비용과 밀플랜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약 4700$, 밀플랜 비용은 약 1800$이었습니다. 이외에 수업별로 추가비용이 필요한 과목들이 있는데, 제가 듣는 수업 중에는 없었습니다. 주로 교재비인데 따로 교재를 마련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reddit 등을 찾아보시면 나올 것 같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일부 학교들에서는 학교 지정 보험이 필수인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피츠버그대학교는 따로 없고 알아서 보험 신청하라고 해서 저는 isi나 iso에서 조건 맞는 보험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신청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는 않았네요. 대학병원이 유명한 학교라 보건소 시스템도 꽤 잘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IV. 학업
- 수강신청 방법
수강신청에 대한 메일이 올 줄 알았는데 따로 안내가 없었어서,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을 했습니다. 다만 선이수과목에 대한 이수 정보가 없다보니 온라인에서 신청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수님들께 메일을 따로 드려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이라고 하면 이미 마감되었어도 대부분 받아주셨습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주로 전공과목으로 수강을 해서 따로 추천 강의는 없지만, 친구들의 경우 한국에서는 듣기 힘든, 타과 과목들을 많이 들어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 STAT 1261 Principles of Data Science
통계학과 전공 과목으로, 초반에는 R 실습을 주로 하고, 강의 후반부에서는 여러 머신러닝 기법들을 배웠습니다. 프로젝트가 있어서 실습도 해보고 친구들과 교류하고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STAT 1731 Stochastic Processes
확률과정론이라는 과목입니다. 이론 과목이라, 수업 방식에서 크게 한국 수업과 다른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 PEDC Pilates
필라테스 체육 수업입니다. 1주일에 2번 수업이 있었고, 출석으로만 평가되는 수업입니다. 조교님께서 앞에서 동작을 하시면 그냥 다같이 따라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upper campus에서 열리기 때문에 출석하는 것 자체가 꽤 번거로웠으나, 꾸준히 운동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BUSQOM 2241 Decision Analytics
경영대 세부 전공으로 퀀트가 있어 궁금해서 수강해본 과목으로, 매우 기초적인 통계학과 수학 기반의 모델링을 하는 과목이었습니다. 엑셀 사용이 주가 되었고, 내용 자체는 정말 어렵지 않지만 엑셀 활용 과제가 까다로웠습니다.
- 학습 방법
학습 방법이 크게 한국과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험으로 대부분이 결정되는 한국과 달리 자잘한 과제가 많아, 평소에 성실하게 과제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과목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과제 제출이 있어 목요일 밤에 부리나케 준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은 서울대에서 보는 시험보다 훨씬 쉽게 느껴졌습니다.
- 외국어 습득 요령
외국어는 정말 많이 사용할수록 느는 것 같기는 합니다. 다만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었고, 대화가 조금 편해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는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는 조금이나마 영어 노출을 늘려보고 싶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관심 있는 분야의 영어 원서 책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학교 수업 후기에 대해 미리 reddit의 upitt 페이지에서 찾아보시거나, rate my professor이라는 사이트에서 교수님들의 후기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또 교환학생의 경우 학업이 꼭 최우선이 아닌 경우도 많으니, 여행 일정 등 고려해서 시간표를 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전 아니었지만, University of pittsburgh의 경우 금요일 공강을 만들기에 좋은 시간표 블록이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본인이 잘 사용할 것 같은 물건을 챙기시는 것을 정말 추천드립니다. 네이버에 교환학생 준비물을 검색하면 리스트를 잘 적어둔 분들이 많으니 참고해서 본인에게 필요한 것 추가해가면서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동부이다보니 물가가 높은 편이긴 합니다. 특히 미국은 장바구니 물가가 싼 대신 외식 물가가 정말 비싸서, 밖에서 한 끼를 15000원에 해결하면 싼 편입니다.. 학식 가격도 한 끼 12$ 기준이고요. 아무래도 텍스와 팁 때문에 메뉴판에 있는 가격보다 실제로 훨씬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옷 등은 할인을 자주 하기 때문에 미국 브랜드들은 한국에서보다 싸게 구매하실 수 있기는 합니다. 특히 피츠버그가 속해있는 펜실베니아 주의 경우에는 의류에 텍스가 붙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옷 구매하기에 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3.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대표적인 뷔페식 식당은 학교 내에 두 곳으로, lower campus에 위치한 eatery, upper campus에 위치한 perch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으나 메뉴가 매일 비슷해서 금방 질려서, 학교 내에 위치한 meal swap을 쓸 수 있는 여러 식당들에서 주로 먹었습니다. 특히 치킨버거로 유명한 chick-fil-a가 pete에 위치해 있어 가끔 먹기도 했고, pittsub, shake smart 등도 있으니 이것저것 시도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밀플랜이 필수가 아닌 경우, 그리고 요리를 어느정도 할 수 있다 하시면 밀플랜을 안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은행이 필수는 아닌 것 같지만, 저는 chase 은행에 계좌를 만들었고 송금할 일 있을 때 유용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2학기에 파견되어서인지 학생 계좌 개설 이벤트가 있어서 10번인가의 금융 거래 이후 100$를 받았는데, 이러한 이벤트가 있는지 잘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 연계된 은행은 pnc인데 비추천하는 후기가 많아 chase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 교통은 학교 학생증으로 피츠버그 내의 버스나 지하철이 모두 무료 탑승이어서 좋았습니다!
- 통신의 경우 저는 알뜰폰 개념인 mint mobile을 사용했는데 문제 없이 잘 사용했고, esim이 가능하며 가격대가 싸서 만족했습니다. 특히 제가 친구에게 추천하여 친구가 가입하면 저와 친구 모두 현금성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데, 연장할 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취미 활동이나 관심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가 있습니다. 학기초에 동아리 소개제 같은 시간이 있는데 둘러보시면서 sign up하면 활동이 있을 때 메일이 오고, 대부분의 경우 관심 있는 행사에만 참가해도 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미국이 처음이라 저는 여행도 교환학생의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학기 시작 전후를 포함해 보스턴, 뉴욕, 올랜도, 텍사스, 시카고, 캐나다, 워싱턴에 다녀왔습니다. 특히 thanksgiving 주간에 일주일을 쭉 쉬어서 앞뒤 주말 포함 9일 연휴가 있었는데, 이때 캐나다 동부(나이아가라-토론토-몬트리올-퀘벡)와 뉴욕 여행한 것이 좋았습니다! 이때 서부로 여행가는 경우도 꽤 있더라고요. 동부 지역들에 여행하기 좋은 위치인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피츠버그대학교 주변은 대체적으로 안전해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래도 미국이기 때문에 너무 밤늦은 시간에 다니거나, 다운타운 가실 때는 주의하셔야 합니다. 학교 경찰에서 캠퍼스 근처 사건 발생시 문자로 알림을 보내주니 확인해서 근처 조심하시면 될 듯합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학교의 여러 혜택을 잘 이용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특히 pitt art라고 해서 여러 문화공연을 무료로,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었고, 카네기 미술관이나 앤디워홀 박물관 등 피츠버그 내의 몇몇 박물관을 무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교 바로 옆에 식물원이 있는데 테마에 맞게 잘 꾸며 놓아서 꼭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정말 예뻐요!
한국에 있을 때는 날씨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미국에 있으면서 날씨 좋은 날의 행복감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수업을 빠지고서라도) 최대한 밖에 있으려고 했어요. Schenley park도 좋았고, 카네기멜론 대학교 잔디에 커피 한잔 사서 앉아있는 것도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운타운에 위치한 point state park에 가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막연히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했는데, 정말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던 한 학기가 되었습니다. 사소한 것에서 많은 행복감을 느낄 줄 알게 되었고, 혼자 이 곳 저 곳 돌아다니고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회를 주신 학교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