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졸업 후 해외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부 생활 중 해외 수학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University of Rochester(이하 로체스터 대학교)는 미국 뉴욕주 북부 로체스터에 위치한 대학교입니다. 로체스터는 도시이긴 하지만, 지하철이 없고, 버스 시스템도 열악하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어디로 나가기 쉽지 않은 시골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캠퍼스 안은 안전한 편이지만, 시내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사건,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데 한 달에 두세 번씩은 꼭 받았던 것 같습니다. 또 저는 길가와 대중시설의 마약 냄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긴 했는데, 마약 냄새에 둔감한 사람도 있으니 이로 인한 불편함은 사람마다 다를 것 같긴 합니다.
학교 캠퍼스 자체는 아담한 편이고, 학교 자체가 오래되어 건물이나 시설은 오래된 편입니다. 음악대학과 의대 진학을 할 수 있는 생명과학 관련 학과들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사회과학 관련으로는 계량 정치학 및 양적 연구를 거의 처음으로 시도한 학교여서 옛날에는 사회과학의 양적 연구 관련으로 매우 유명했다고 합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미국 F1 비자가 필요한데, 절차는 서울대와 파견학교 모두에서 꼼꼼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하나하나 잘 따라가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비자 신청에 드는 비용이 큽니다. SEVIS 수수료 $350에 비자 인터뷰 비용도 20만원 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비자 인터뷰 날짜를 잡는 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사관 사이트가 엉망이라 자주 튕기기도 하고, 자주 튕겨서 자주 다시 들어가다 보면 계정 정지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는 파견학교에서 주는 서류들만 제출하면, 이미 다 인증이 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서인지, 시간도 별로 안 들고, 질문도 별로 안 하는 것 같습니다.
로체스터 대학교 숙소는 메일로 언제 기숙사 신청서를 내라고 하면 그때 날짜 맞춰서 내면 됩니다. 기숙사는 건물이 매우 많은데, 내부 시설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크게 일반 원룸 형태와 아파트 형태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홈페이지에 보기 좋게 설명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원룸 형태의 기숙사의 경우 1인실과 2인실의 가격이 똑같고, 2인실이 1인실과 실사용 면적이 거의 똑같습니다.
로체스터 대학교에는 한 학기에 $10,000 정도를 냈는데, international student fee, mandatory health insurance, mail service, transportation service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기숙사와 식비만 $6000입니다. 기숙사와 식비가 묶음이어서 자기가 어떤 기숙사에 사느냐에 따라 식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IV. 학업
수강 신청은 개강 3주 전 쯤에 하는데 배정된 academic advisor가 꼼꼼하게 잘 챙겨줍니다. 강의실 사이의 거리까지 물어보면 답을 해주니, academic advisor를 잘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수업에 4학점이고 16학점까지 수강 가능하다고 안내해줍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19학점 또는 그 이상까지도 들을 수는 있다고 합니다.
4학점의 구성이 3시간의 수업과 3시간의 세미나/숙제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모든 수업이 매주 로드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듣는 수업 수 자체가 최대 4개 정도이니, 1주일 안에 숙제를 하는 데 무리가 가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글쓰기 및 숙제를 도와주는 센터도 있고, Instructor의 office hour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학업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활용해 본 적은 없지만 많은 학생이 활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V. 생활
로체스터의 물가는 한국의 2.5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 끼 식사는 20,000원 선에서 해결하면 알뜰하게 해결한 편이고, 식당을 가면 세금, 팁 포함 기본 4-5만원 정도는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기본 식비를 워낙 비싸게 내서 저는 거의 외식은 안 했습니다. 학식은 먹을 수 있는 곳이 크게 3곳 있는데, 전형적인 미국식 음식입니다. 음식 종류는 다양하지만, 미국인 입맛에 맞게 기름지고 짜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리얼, 샐러드볼, 베이글처럼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음식과 별개로, 스태프들이 음식을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 주는데, 식당 화장실에서 대마 냄새도 많이 나고, 위생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서 저는 제가 직접 해 먹는 걸 선호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식비를 낼 때 학교 안 스타벅스나 마켓에서 쓸 수 있는 Declining 비용을 함께 냅니다. 이 비용은 다음 학기로 이월은 가능하지만, 학교를 나올 때 돌려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마켓이나, 카페에 가기 위해 시내로 나가기보다는 학교 안에서 해결하는 게 좋습니다.
학교 셔틀이 있는데 주중에는 기숙사와 음악대학 캠퍼스 정도를 오간다면, 주말에는 시내까지 운행을 합니다. 우버가 없으면 어디 가기도 힘든 동네이니, 필요한 게 있거나 영화관이나 레스토랑에 가고 싶을 때는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셔틀을 타고 오가는 게 편합니다. 학교 셔틀로 5-10분 정도 거리에 College town이라고 있는데, 이름만 College town이고 학교 소유는 아닙니다. 그래도 학교 기념품 가게나 맥도날드, 스타벅스, 치폴레, 던킨 도넛츠 같은 체인점, 은행, 통신사 등 편의 시설들이 있습니다. (은행은 학교 안에도 있긴 합니다.)
학교 안팎으로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학교 밖에는 강력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학교 안에서는 절도와 같은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학교에 가자마자 기숙사 무단침입과 성추행을 당했고, 제 친구들도 도서관, 식당 등에서 크고 작은 도난을 많이 당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병 음료를 훔쳐먹는 학생들도 너무 많고, 전반적으로 학교가 신사적인 분위기라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Public Safety(일종의 캠퍼스 폴리스)가 있긴 하지만, 제가 신고했을 때는 그냥 학생들의 미친 짓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기였고, 사건 발생 후 시차로 인해 서울대에서 교환학생 담당자에게 조치를 요청하기 전까지는 제 메일에 답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기숙사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건물에 CCTV가 없기 때문에 정말 자기 안전과 자기 물건은 스스로 잘 챙겨야 하는 곳입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짧지만 한 학기 동안 미국에서 공부해보면서 대학원 진학과 진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영어로 논문을 읽고, 영어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여기서 공부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함께 수업을 듣고, 상호작용하는 사람이 달라지니 수업의 분위기와 수업이 흘러가는 흐름이 한국과는 많이 달라서 그 점에서 한 학기 동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로체스터 대학교는 정말 다문화 사회여서 한 수업에 미국 학생이 반, 유학생이 반 정도인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교환학생을 오긴 했지만, 다른 나라 학생들과도 함께 이야기하고, 생활하면서, 문화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