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졸업 시기가 다가온 늦은 나이지만, 외국에서 자유로이 살아보며 식견을 넓히는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아 23년 2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VC(벤처 케피탈)에서 투자 관련 인턴을 하면서, 싱가포르에서 국내로 투자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목격했습니다. 또한, Google 등 유명 IT 회사의 APEC 지역 Head가 싱가포르에 있음을 알게 되면서 아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싱가포르 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이 발생했습니다. 추후 커리어를 이어갔을 때 언젠가는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만큼, 지금 교환학생을 통해 미리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를 경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NUS(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경우 아시아권 대학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에 들 정도로 수준 높은 대학으로, 싱가포르에 간다면 꼭 NUS에 가게 되어 학교의 인프라를 경험하고 높은 수준의 학생들을 만나보고 싶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그 중 NUS는 싱가포르의 동남쪽 지역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에게 유명한 Marina Bay Area로부터 대중교통 약 1시간 정도의 거리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시 전역을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어 싱가포르의 유명한 명소, 숨은 장소들 곳곳을 누비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싱가포르를 묘사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 ‘동남아의 한국’이라는 것인데요,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인프라는 한국과 비슷하게 잘 구성되어 있으나, 연중 여름인 기후 덕분에 동남아 특유의 나무와 식생들이 어우러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계, 말레이계 싱가포르인들이 어우러진 문화권이어서 저는 중식을 정말 많이 먹고 다녔고, 한류의 열풍 때문에 한식당도 많아 음식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ICA에 Student Pass를 신청해야 하는데요, 따로 인터뷰 등을 볼 필요는 없고 절차에 맞추어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비자 발급을 기다리면 이메일로 전송 됩니다. 그 후에 싱가포르에 입국해, NUS에 ICA가 직접 찾아오는 시점에 스케줄을 잡아 비자 신청 마무리 단계를 하시면 됩니다. NUS에서 지원절차를 이메일로 상세하게 알려주고, 이해 못할 경우에 대비해 동영상 설명까지 친절한 데다 네이버 블로그에 교환학생 기록으로 자세히 나와있는 경우가 많으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실행하시다 보면 성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과정이 복잡하고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메일은 꼭꼭 꼼꼼히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이 역시 NUS에서 메일이 와서, 본격적으로 NUS에서 admission letter가 온 후에 기숙사 신청 기간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제가 아는 서울대 본부교환 학생이 저 포함 총 2명이었는데, 어떤 기준에 따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신청 당시부터 저는 RC4, 다른 한명은 RVRC로 신청 가능 기숙사가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기숙사 생활에 만족했지만, NUS는 기숙사 종류가 정말 많고 또 다른 교환학생들과 떨어져 배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점은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RC4는 Utown내에 있는 기숙사로, Utown은 NUS에서도 남쪽에 홀로 떨어진 캠퍼스 타운이라 하나의 마을 같고 인프라(수영장, 헬스장, 스타벅스, 식당)도 정말 잘 되어 있어서 한 학기 내내 거의 유타운 내에서만 시간을 보낼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학교에 지불해야 했던 총 비용은 기숙사비 약 400만원(기본 기숙사비 + Meal Plan)에 서울대학교에 직접 지불한 등록금 정도가 총 지불한 금액으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일단 다양하게 많이 오는 메일을 방심하지 말고 꼼꼼히 읽으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저는 인턴과 교환 준비를 병행하느라 놓칠 뻔한 메일이 많아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최대한 꼼꼼하게 체크리스트 작성해 가면서 절차 따라가시길 바랍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NUS에서 이메일로 알려주는 기간에, 수강신청 사이트에 들어가 원하는 과목 우선순위를 적어내고 확정을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저는 선착순 수강신청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학기 시작한 후 일주일 동안 수업을 하지 않고, 그 기간동안 수강신청 정정, Tutorial 반 선택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강 이후에는 어차피 정정 안 할 거라고 방심하고 있다가 튜토리얼 반 선택 최초 기간을 놓쳐서 원하는 분반에 들지 못했는데요, 개강 후에도 이메일 꼼꼼히 확인하시는 것 추천 드립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여행을 다닐 것을 고려해 강의가 비대면이나 미리 업로드된 동영상으로 진행되는 수업 위주로 찾아보았는데요, 결과적으로 어차피 Tutorial에서 토론하고 영어 사용할 일이 많기 때문에 수업은 이렇게 배치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 GEC1030 Metropolis: The City in World History (추천)
세계 도시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대한 교양 수업인데요, 동영상 강의(시청 여부 확인 안 함)를 듣고 2주에 한번 Tutorial에서 토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일단 강의 내용 자체가 재미었는데 특히 여행을 다니다 보니 도시 얘기가 더 와닿았습니다. 또한 튜토리얼 토론도 부담이 없었고 혼자 작성해야 하는 Essay만 열심히 작성하면 되어서 추천합니다.
- GES1039 Cultural Performances and Practices in Singapore (추천)
싱가포르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에 대해 배우는 교양 수업이었는데요, 수업은 줌으로 진행되고 2주에 한번 튜토리얼에서 팀 멤버들과 토론을 하면 되었습니다. 1주차에 고정된 팀이 고정적으로 함께 가게 되어서, 저는 많이 친해지지 못했지만 그룹 멤버들과 친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수업입니다. 과제가 개인 Essay와, 기말 팀플 과제(동영상 제출 혹은 디지털 홈페이지 전시 만들기)가 있으니 팀플에 익숙치않은 분들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 SN1101E Discover South Asia: People, Culture, Development
인도 등 남아시아에 대해 배우는 전공 수업인데요, 사실 수업 내용 자체는 전공 수업이지만 인도에 대한 교양수업 정도로 개론을 다루는 것이라 부담은 없었고 중간기말 시험에 과제 자체도 딱 2번 Essay 쓰는 것이어서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 수업은 Tutorial에서 매 시간 소규모로 높은 참여도의 토론을 요구하고, 발표도 한번 해야 해서 이 로드 부담은 인지하셔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토론이 부담되었으나 인원이 딱 5명만 있어 끊임없이 말해야 했어서 이 덕분에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수업 듣고 이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으나, 오히려 Tutorial 시간에 토론과 발표를 활발하게 시키는 것이 많아 수업 전에 해당 토픽에서 할만한 이야기, 관련 표현을 준비해 갔을 때 더 활발히 참여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항상 수업 전에 튜토리얼 준비 사항을 메일로 조교님이 보내주시니 읽고 잘 참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사실 싱가포르에 처음 가면 싱글리시 억양이 생각보다 강하여 말을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외국인 친구 사귀시고, 어떤 말이든 뱉으며 시간 많이 보내고 재밌는 추억 만드시길 추천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말해보카 등 앱으로 영단어 암기 병행했더니 단기간에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유타운 내에 정말 다양한 학습 공간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선선한 저녁 시간대에 스타벅스 앞 테이블을 좋아했고, 그 외에는 우드톤으로 꾸며져 아늑한 분위기인 Yale-NUS 도서관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공부 공간이 다르니 여러 로컬 친구에게 물어보고 본인의 최애 공간 찾으시길 바랍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 가을 외투: 싱가포르는 실내 에어컨이 정말 춥고, 교환학생 기간 중에 호주 등 계절이 다른 나라로 여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긴팔 외투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싱가포르에서 옷을 살 곳이 SPA 브랜드 외에 마땅히 없기 때문에 예쁜 옷 잔뜩 구매해서 오세요!
- 간단한 담요: 기숙사 입주 첫날부터 이케아로 이불을 사러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첫날 간단히 깔고 잘 담요 추천 드립니다.
- 한국 멀티탭: 사용하는 전자기기 충전기 등 다 일일히 변환 돼지코 쓰기 어려우니, 멀티탭 플러그에만 돼지코 끼우셔서 편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 운동복, 수영복: 생각보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운동에 정말 진심인데요, 운동 해본 적 없던 저도 덩달아 헬스랑 수영을 시작하고, 각종 동아리에서 운동 경험할 일이 많았던 만큼 운동용 운동화, 운동복, 특히 수영복(싱가포르에 살 곳이 마땅치 않음, 혹시 살거면 Declathon 추천) 챙겨오세요!
- 이외 양우산, 샌들, 텀블러 정도 외에는 싱가포르 이케아, 다이소, 한인마켓에서 모든 것을 구매하실 수 있으니 너무 양손 무겁게 들고 오지 마셨으면 합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한국보다 1.5배 이상 비싼 수준으로, 1인분에 대략 2만원 이상 지출해야 합니다. 외식하는 것이 꽤 부담이어서 교환학생 친구들과 항상 기숙사 식당에서 밥을 먹고 놀러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호커센터 등 저렴한 식당도 많기 때문에 찾아서 즐기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술값은 소주가 1.5만원 이상으로 정말 비싼 편이기 때문에 술은 여기서 마실 생각 마시고 한국에서 많이 마시고 오세요.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의료 서비스를 받아본 적 없지만 학교 부속 대학병원이나 등에서 진료 보고 어렵지 않고 그리 비싸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이외의 식당, 교통, 통신 등은 한국과 대부분 비슷한 환경이나 문화여서 어려울 게 없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사실 로컬 친구들은 학기 중에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기숙사 내에 있는 동아리 활동 하는 것 외에는 자주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끼리 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말 많아서 그때 친해진 각국 친구들과 해외여행도 다니고 할 수 있었는데요, 주변 동남아 국가들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다닐 곳이 많기 때문에 오셔서 친구도 사귀고 함께 다녀보시길 바랍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저도 오기 전에 걱정했던 부분인데, 여행자 보험 정도만 드시고(특히 장기여행 갈 때는 별도로 보험 또 드는 것 잊지 말기) 별도 예방접종 등은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맛집 정보: 유타운 캠퍼스 내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Hwang’s, Flavours의 Mini works 및 Japanese 코너(특히 오니기리 류) 등이 있고, 가끔 정말 한식이 그리울 때는 One North 지역의 후다닥 이라는 한식당 추천 드립니다. 이외에도 차이나타운 동북소주 같은 음식점, 다양한 지역에 있는 호커센터의 유명 맛집 가는 것 추천 드립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교환학생을 가는 것 자체가 저에게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 많은 서류신청과 이동, 적응 등의 여정을 마치고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 크게 기억에 남을만한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외국 친구들과 만나 영어로 소통하여 즐거웠던 경험, 각국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추억을 쌓았던 것을 통해서 앞으로 힘든 일을 헤쳐 나갈만한 큰 자양분을 얻었습니다. 언젠가는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 다시 싱가포르에 돌아와 직장인으로의 삶을 한번 살아봐야겠다 마음 먹었을 정도로 저에게는 조금 덥긴 했지만 좋았던 경험으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싱가포르 교환학생은 아무래도 비행기 비용, 기숙사비 등 금액적인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유로 교환을 망설이시는 분들도 꼭 한번 경험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