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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박O솜_SOAS University of London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6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학창시절부터 교환학생은 제 버킷리스트에 꼭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국내 여행만 다녀도 새롭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다양한데, 교환학생으로 직접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본다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0학년도에 입학한 저는 고학번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기에 4학년 1학기라는 늦다면 늦은 시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을 통해서 제가 얻고자 했던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학문적인 세계의 확장입니다. 저는 외교학을 복수 전공하게 되면서 해당 학문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의 입장뿐 아니라 해외의 입장에서 외교학과 국제관계학을 공부해보고 싶었고, 특히 다른 나라에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외교적인 입지는 어떤지 알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소중한 인연입니다. 저는 어릴 때 국제학교에 다닌 경험이 있는데 이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친해지며 새로운 언어와 문화, 그리고 생각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나라마다 가진 고유한 특징을 알아가는 과정은 매우 즐거웠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게 된다면 저와 다른 친구들을 많이 사귀며 새로운 문화와 생각을 접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아무래도 지원할 수 있는 지역과 대학교가 다양하기에 선택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긴 리스트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즉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 동기를 생각해보면 조금 더 쉽게 지역과 대학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제가 가장 우선시했던 것은 바로 제가 공부하고 싶은 전공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그 전공이 제가 지원할 대학교에서 얼마나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가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 외교학과 국제관계학이 유명한 학교를 최우선으로 추렸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몇 가지 추리고 나니 가장 가고 싶은 대학교를 쉽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2지망과 3지망 학교를 고르는 데는 제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의 두 번째 동기인 친구들 사귀기를 고려하여 제가 해당 지역에 간다면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저는 영어에 능통했기에 제가 이미 추린 리스트에서 영미권 국가의 대학교들을 살펴보았고, 그 결과 두 개의 대학교를 무사히 고를 수 있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SOAS University of London은 대영 박물관에서 도보 5분 이내의 거리에 있으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소호 거리와 다양한 맛집이 있는 트래펄가 광장에도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습니다. 그렇기에 원할 때면 언제든지 대영 박물관과 National Gallery, 그리고 National Portrait Gallery에 방문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트래펄가 광장 또는 조금 더 걸어서 런던 아이와 빅 벤까지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SOAS는 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의 줄임말입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SOAS University of London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학에 중점을 둔 학교입니다. 그렇기에 지역학과 국제관계학이 높은 명성을 자랑합니다. 추가로 저명한 장하준 교수님께서 재직 중이신 만큼 개발학도 높은 명성을 자랑합니다.

제가 교환학생을 지낸 기간 동안 학생 시위가 일어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본인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다만, 학기 초에 Enough is Enough라는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성 감수성 문제에 대해 전문인의 지도하에 2시간가량 토론하는 등 차별과 성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듯했습니다.

캠퍼스 자체는 3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굉장히 아담합니다. 세 개의 건물명은 각각 Paul Webley Wing, Brunei Gallery, 그리고 Main Building입니다. 폴 웨블리 윙의 경우 학생식당이 있는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어 수업이 끝나면 이곳에서 밥을 먹거나 친구들과 쉴 수 있습니다. 브루나이에는 실제로 미술 작품이 있는 전시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곳의 로비가 특히 공부가 잘되는 편이어서 저는 공강 때 이곳에서 리딩을 처리하곤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인 빌딩에는 SOAS 중앙도서관이 있습니다. SOAS 중앙도서관은 국립도서관 중 하나이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학에 관한 유용한 도서가 많아 특히 외교학과 지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영국의 경우 6개월(180일) 미만 거주 시 비자 발급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저는 9월 중순부터 2월까지만 영국에 있기로 했기에 비자 발급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출국할 때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셀프 체크인이 아니라 대면 체크인을 할 때 한국에서 나가는 비행기 표뿐 아니라 한국으로 들어오는 표까지 있어야 무사히 출국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본인이 영국에 180일 미만 거주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영국에 입국하고 나서는 자동출입국심사대(e-gates)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별다른 서류가 필요 없었지만, 저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대학교 입학 허가서, 기숙사 합격 확인서, 기숙사 비용 납부 내용, 건강 보험 확인증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서울대학교의 교환학생 추천이 완료되면 SOAS로의 지원이 시작됩니다. 지원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입학 허가서가 도착하는데, 이 이후 온라인 미팅을 통해 기숙사 지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은 학교에서 추천하는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따로 집을 구해 런던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1학기 교환학생은 Dinwiddy House라는 곳에서 거주하게 됩니다. 이곳은 유로스타가 위치한 King's cross 역에서 도보 5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며, 학교까지 가는 데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립니다. 저는 Dinwiddy House의 En-suite 형식에 거주하였는데, 이는 플랫 구조로 여러 학생과 주방을 공유하고 개인 방과 개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플랫 인원은 각각 다르기에 어떤 플랫에는 5명이, 어떤 플랫에는 8명이 있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Dinwiddy House에 배정이 완료되면 그 이후부터는 질문이 있을 시 SOAS의 교환학생팀이 아닌 Dinwiddy House를 담당하는 Sanctuary Students라는 곳에 연락한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부모님께서 택배를 부쳐주실 때 Sanctuary Students와 연락하며 정보를 얻었습니다. 다행히 답장은 빨랐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학비의 경우 서울대학교 등록금으로 충당되니 더 할 것은 없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한 달에 En-Suite 형식의 기준 약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내야 하는데, 기숙사 등록 시 작성했던 카드에서 값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식으로 지불됩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저는 트래블 월렛을 미리 발급받지 않아 환율이 높을 때 수수료와 함께 일시불로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갔는데,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트래블 월렛 같은 카드를 발급받아 환율이 낮을 때 미리 돈을 조금씩 충전해놓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기숙사 등록 시 해당 카드를 작성하면 비용을 많게는 10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항공권의 경우, 저는 출국 한 달 전에 부랴부랴 끊느라 조금 비싸게 끊었는데 미리 끊어놓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날이 갈수록 비행기 표의 값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이 말고도 한국에서 유학생 건강 보험에 가입하고 가느라 약간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학교에 지원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기숙사의 경우 대부분 지원하면 붙여준다고는 하지만,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도 해서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면 덜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국 전에 해야 할 중요한 것은 바로 카드 발급입니다. 저는 하나은행의 트래블 월렛이라는 카드를 발급받았는데, 돈을 충전해놓은 형식이어서 환율이 낮을 때 카드에 돈을 조금씩 채워 넣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분실의 경우를 대비하여 저는 비바X 카드와 트래블 로그 카드까지 준비해갔습니다. 또한, 은행 카드 말고도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럽으로 가게 되면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의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이때 국제학생증을 사용한다면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입학 허가서를 받고 나면 SOAS의 담당자로부터 해당 학기의 수강편람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받게 됩니다. 이 사이트를 확인한 후 원하는 수업을 1지망에서부터 4지망까지 작성하는 폼이 있습니다. 이때 혹시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백업 수업까지 미리 작성해놓을 수 있도록 하니, 실질적으로는 듣고 싶은 수업을 8개 고르는 셈이 됩니다. 다소 특이했던 점은 수업이 몇 시에 어디에서 열리는지 미리 확인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수강편람에는 수업에 관한 개괄, 담당 교수님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기 시작 후 수업 시간이 겹치는 사태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시간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 welcome week 후 일주일 동안은 원하는 수업을 자유롭게 청강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최대한 많이 배우고 싶었기에 꼭 듣고 싶은 수업들을 듣기 위해서 10개의 수업을 청강했고, 그 결과 가장 듣고 싶은 4개의 수업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대학원 수업을 하나 수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학부 수준에서 듣고 싶은 강의를 모두 발견했기에 이 기회를 활용하지 않았지만, 제가 사귄 한 친구는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서 학문의 세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며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term 1만 교환학생을 가지만, 1년 내내 열리는 수업을 듣게 될 때 교수님께 따로 연락하여 평가 방식을 여쭤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경우 연말 시험이 평가의 중요한 요소인데, term 1만 교환학생을 지내게 오면 다음 해 5월에 진행되는 연말 시험을 볼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1년 내내 열리는 수업의 경우 교수님께 따로 연락하여 연말 시험을 보지 않는 대신 대체 에세이 과제를 제출하거나 take-home exam을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국제관계학에서 3과목, 경제학에서 한 과목을 들어 4과목을 수강했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은 [Politics of the World Economy], [Conflicts, Rights and Justice], [Critical Security Studies], 그리고 [Economic Principles: Micro]였습니다. 경제학의 경우 제가 따로 하는 공부가 있었기에 교환학생을 가서도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고자 신청했습니다.

[Politics of the World Economy]의 경우 자본주의라는 큰 틀을 가지고 세상을 이해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자본주의와 국제관계학 사이의 연결점을 찾는 것이 수업의 가장 큰 목표였고, 교수님의 강의력이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수업의 경우 경제학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으면 수강하는 것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에 가기 직전 경제학을 조금 공부했었는데도 계속해서 나오는 여러 경제 개념과 경제사 이슈를 어려움 없이 이해하기 위해 리딩을 꼼꼼히 하거나 복습을 철저히 해야 했습니다.
 [Conflicts, Rights and Justice]는 갈등과 인권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세상의 여러 이슈를 이해하는 강의였습니다. 저는 평소 무기와 전쟁에 관심이 있었기에 이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한 수업이었습니다. 드론 등 신무기를 사용할 시 생길 수 있는 문제, 권위주의 국가와 시민들의 인권, 그리고 성과 차별 등을 다루면서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어떻게 일어나고 인권이 어떻게 보호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뜻깊은 수업이었습니다. 다만, 졸업 학년 수업이기에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가진 기대가 매우 커서 tutorial이나 과제 준비 시 부담을 가장 크게 느낀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Critical Security Studies] 역시 매우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신흥 안보 이슈를 다루어 흥미로웠고, 교수님께서 제공해주시는 리딩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수업의 경우 과제가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신흥 안보 이슈를 하나 골라 자신만의 주장이 담긴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과제를 작성할 때 교수님께서 개인 면담을 해주시며 추천 리딩을 알려주시는 등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학습 방법

 

SOAS의 경우 lecture와 tutorial 형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Lecture는 말 그대로 교수님께서 강의를 전달해주시는 형식이고, tutorial은 학생들이 lecture 주제에 맞게 리딩을 한 후 교수님께서 미리 올려주신 발제문을 가지고 토론하는 형식입니다. 신기했던 점은 lecture의 경우 출석 체크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tutorial의 경우 출석 체크를 철저히 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학생들의 참여도와 자율적인 학습 형성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Lecture의 경우 마음 편하게 들으면 되지만, tutorial의 경우 리딩을 미리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리딩을 마치지 않으면 tutorial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리딩 시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수님께서 미리 제공해주신 발제문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발제문을 먼저 살펴본 후 교수님께서 제공해주신 리딩을 읽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중간중간 발제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고, 저만의 생각을 가지고 tutorial 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미리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원래 영어에 능통한 편이었지만, 영어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인 교환학생이 적은 수업을 골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려 했습니다. 실제로 수업에서 사귄 친구들과 밥을 먹고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전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게 더 편해지기도 하였습니다.

교환학생을 오기 전 한국에서 미리 영어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독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리딩을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소화해내야 해서 (한 강의당 일주일에 3~4편의 논문 리딩이 있습니다) 미리 읽는 속도를 높여두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 미리 영국식 영어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 수업의 교수님께서 매우 빠른 속도로 영국식 발음을 사용하셔서 처음에는 알아듣는 게 조금 어려웠습니다. 이는 물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미리 영국식 발음에 익숙해지면 처음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식 영어와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한 미국식 영어는 사용하는 단어 자체가 다를 때도 있기에 생활에 필요한 단어를 미리 익혀오면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SOAS에는 1년(one academic year)에 총 두 번 사용할 수 있는 mitigating circumstances라는 유용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원래 SOAS는 과제를 하루 늦게 제출할 때마다 전체 성적의 2%를 감점하고, 제출일로부터 7일 이상 늦게 제출하게 되면 과제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채점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mitigating circumstances를 사용하면 과제를 일주일 늦게 제출해도 별다른 페널티를 받지 않습니다. 이는 SOAS가 과제의 완성도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제도로 과제를 더욱 완벽히 작성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저 같은 경우 term 1 동안 두 번의 mitigating circumstances를 모두 사용하여 제가 만족할 만한 과제물을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Mitigating circumstances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크게는 self-certificate와 증빙서류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누어집니다. Self-certificate를 사용할 시 별다른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고도 과제를 늦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Mitigating circumstances의 경우 수업을 여시는 교수님이 아닌 학교 측에서 관리하는 것이기에 welcome week에 열리는 오리엔테이션에서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익혀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는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기에 식료품을 많이 챙겨갔는데, 기숙사에서 걸어서 2분이면 Tian Tian Market이라는 아시안 마트에 갈 수 있기에 식료품을 많이 챙겨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블록국은 매우 유용했습니다. 특히 사골국의 경우, 마라탕을 만들어 먹기도 편했고 추운 날 요리하기 힘들 때 뜨거운 물과 먹기에 매우 편했기에 블록국은 가능하면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Tian Tian Market에서 블록국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챙겨간 유용한 물품은 변환 어댑터, 보조 배터리, 전기장판, 캐리어용 자물쇠, 그리고 핸드폰 스트랩이었습니다. 변환 어댑터의 경우 영국에서 적용되는 것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호환되는 일체형 어댑터를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조 배터리는 가능하면 많이 챙겨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아름다운 풍경과 구경거리에 매료되어 계속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이때 핸드폰 배터리가 생각보다 매우 빨리 닳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때는 구글맵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 역시 배터리 소모량이 꽤 큽니다. 저는 보조 배터리를 총 세 개 챙겨갔더니 여행할 때 큰 불안함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영국은 한국처럼 보일러가 아닌 라디에이터를 사용합니다. 이때 춥다고 해서 라디에이터를 밤새 틀게 된다면 너무 건조하다고 들어 저는 전기장판을 따로 구매하여 가져갔습니다.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구매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가져가길 가장 잘한 물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캐리어용 자물쇠와 핸드폰 스트랩을 소매치기 방지용으로 꼭 챙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불안해서 핸드폰 보호장치로 고리식 하나와 스트랩식 하나를 챙겨가 두 개 모두 케이스에 끼워 생활했는데,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순간에도 핸드폰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추가로 비상약은 가능하면 다양하게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평소에 자주 체하기에 소화제를 잔뜩 챙겼고, 영국의 감기가 매우 독하다고 들어 감기약도 여러 개 챙겼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약 말고도 소염진통제나 항생제 등을 미리 처방받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 중 인대를 다친 적이 있는데 응급실에 갔어도 아무런 처방을 받지 못했기에 주변 한국인 친구들에게 소염진통제를 빌려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런던은 물가가 전체적으로 매우 비싼 편입니다. 특히 제가 교환학생을 갔을 때는 1파운드에 1650~1700원 정도 했기에 더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한 끼를 밖에서 배부르게 먹는다면 거의 최소 15파운드는 사용하기에 한 끼에 무조건 20000원 이상은 사용하는 꼴이 됩니다. 그리고 런던은 교통비가 매우 비싼 편입니다. 특히 지하철값이 비싸기에 저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도보 1시간 이내의 거리면 무조건 걸어 다니는 방식으로 돈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런던의 장바구니 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저는 주로 기숙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Sainsbury나 Tesco를 방문하였고, 이 말고도 Waitrose라는 마트의 육류가 퀄리티가 좋다고 현지 친구들이 말해주기도 하였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런던의 의료 시스템은 한국과 달리 매우 복잡합니다. 우선 런던의 응급실은 모든 진료가 무료입니다. 그 대신 응급실에 방문해도 별다른 치료를 해주지 않고, 여기서 의사 소견서를 받아 상급 병원으로 가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형식입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 중 다리 인대를 다친 적이 있는데 응급실에 가 인대가 늘어났다는 소견서를 받았음에도 목발만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으면 대부분 GP라는 시스템을 예약하게 됩니다. 다만, 의사 선생님과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면담하기 위해 무려 100파운드가 되는 돈을 내야 합니다. 저는 GP와의 면담과 엑스레이 촬영 비용까지 해서 총 200파운드의 비용을 지출해야 했습니다. (응급실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했기에 엑스레이 촬영이 따로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엑스레이를 새로 촬영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런던에서 의료 시스템 말고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SOAS의 위치에서 다양한 맛집이 있는 소호 광장까지 매우 가깝기에 밥을 쉽게 해결할 수 있고, 기숙사 역시 King’s cross 역 뒤쪽에 있는 Coal Drops Yard와 가까워서 영국에 가면 꼭 가야 한다는 Dishoom, Flat Iron, Lina Stores 등의 식당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식당은 미슐랭 맛집으로 선정된 파스타 집 Bancone,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Breakfast Club, 그리고 한국과 가장 비슷한 맛을 자랑하는 베트남 음식점 Cay Tre입니다.

교통의 경우 대부분 지하철과 버스를 사용하게 되는데, 버스값이 더 싸기에 웬만하면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지하철을 타게 될 경우 데이터가 터지지 않기에 다소 답답할 수 있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SOAS는 동아리 활동이 그리 활발한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 동아리 활동을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학기 초에 열린 다양한 행사에 최대한 많이 참여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실제로 저는 교환학생을 위한 행사뿐 아니라 새내기를 위한 행사까지 모두 참여하여 여행까지 같이 다닐 정도로 친한 친구를 사귀기도 하였습니다.

영국에는 term마다 한 번씩 reading week이라는 기간이 있는데, 이는 학기 중 일주일 동안 밀린 공부를 보충하는 기간입니다.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이 기간을 활용하여 여행을 다니게 되는데 저 역시 reading week을 활용하여 스위스에 일주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 말고도 저가 항공인 easy jet 앱에 자주 들어가며 비행기 표가 쌀 때를 노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페인에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런던은 근교에 아름다운 도시가 많기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브라이턴밖에 갔다 오지 못했는데, 짧은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알차게 seven sisters까지 보고 와 매우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공강에는 교환학생을 가서 새로 사귀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플랫에서 요리하거나 미술관과 박물관에 머물렀습니다. 런던에는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고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극장까지 여러 곳 있습니다. British Museum, National Gallery, National Portrait Gallery는 모두 무료여서 원하면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뮤지컬은 다소 비싸다고 느꼈지만, todaytix라는 앱을 통해서 rush ticket을 잡는다면 제값보다 싼 값을 주고 뮤지컬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친구와 함께 rusk ticket을 잡아 거의 맨 앞자리에서 겨울왕국을 29.5파운드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보기도 하였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런던은 다양한 인종이 섞인 만큼 인종차별이 심한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소매치기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현지 친구들 말로는 Oxford Street가 매우 위험하다고 하며, 기숙사인 Dinwiddy House 뒤쪽에서도 소매치기가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추가로 기숙사인 Dinwiddy House는 유로스타를 탈 수 있는 역과 걸어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기에 접근성이 매우 좋지만, 그만큼 유동 인구가 많기에 조금 무섭고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밤에 다닐 때는 무서워서 꼭 친구들과 함께 다녀야 했습니다. 기숙사에서 가장 가까운 Sainsbury 앞에는 항상 홈리스가 한 분 계시는데, 저녁에 혼자 다닐 때면 항상 말을 거셔서 조금 무섭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낮 시간대에는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교환학생에 가게 된다면 유심칩을 발급받게 됩니다. 저는 기숙사 웰컴 키트에 있는 giffgaff의 유심칩을 쓰다가 현지 친구들의 말을 듣고 조건이 더 좋은 voxi의 유심칩으로 바꿨습니다. Voxi의 경우, 제가 교환학생을 갔을 당시에는 giffgaff와 동일한 요금을 내고 3배나 많은 데이터(300GB)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다른 나라로 여행할 때 로밍하는 것도 매우 간단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한국에 돌아오는 날 교환학생에 가서 사귄 친구들이 배웅해주며 영상 편지와 편지를 건네주는 것을 보며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신청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친구들을 사귀어도 일정 정도의 관계 이상으로는 나아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소중한 친구들을 많이 사귄 것 같아 감사하고 스스로가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 동안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감으로써 분명히 저 자신이 더 단단해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며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또 힘든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텐데, 그때마다 교환학생 동안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며 힘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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