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인생에 몇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며 대학생활 동안 느낀 무기력함을 떨쳐내고자 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모국어 외에 가장 자신 있는 언어가 영어이기도 하고 평소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미국 동부 지역과 런던 중에 고민했습니다. 런던이 유럽으로 여행 다니기도 좋고, 미국보다 안전할 것이라 예상해 런던으로 결정했습니다.
SOAS는 런던 여러 대학들 중에서 위치도 괜찮고 기숙사에 들어가기 쉽다고 들어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런던은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이 돋보이는 도시입니다. 이민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세계 다양한 지역의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서 백인 흑인 동양인의 비율이 꽤 고른 편입니다. 다른 유럽 지역에서는 동양인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시선들을 꽤 받았었는데, 런던에서는 많이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즐길거리도 다양합니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오페라, 발레, 축구, 박물관, 갤러리 등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SOAS는 학교 규모나 학생수에 비해 교환학생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파견되었을 당시에는 한국인 교환학생만 거의 30명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6개월 미만 거주자로 분류되어 비자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SOAS 지원이 완료되면 기숙사 관련 메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때 메일에 나와있는 대로 신청하면 됩니다. 저는 Dinwiddy House에 거주했는데, 저말고도 대부분의 소아스 교환학생들이 여기 거주하는 것 같았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당시 환율이 치솟아 기숙사 비용은 거의 600만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16주 기준입니다)
대학교에 따로 내야할 돈은 없었습니다. 요구하는 보험도 딱히 없었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뮤지컬을 저렴하게 보고 싶다면 데이시트를 도전하거나 최대한 공연 직전에 예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교에서 Microsoft form 링크를 보내주면 거기에 희망과목을 적어서 내면 됩니다. 저는 수업시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강 신청을 해야 했습니다. 결국 몇몇 과목의 수업시간이 서로 겹쳐 나중에 시간표를 갈아엎었습니다. 웰컴위크+강의1주차까지 강의 변경이 가능하니 이 기간을 잘 이용하시기를 바랍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SOAS는 전공과 교양이 딱히 나누어져 있지 않고, 타 전공 수업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 3개와 비전공 1개를 수강했습니다.
Business Law는 lecture 1시간과 튜토리얼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약 관련 법률 위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Lecture 에서 법률과 케이스를 배우면, 튜토리얼에서 이를 주어진 예시 상황에 적용하는 연습을 합니다. 처음엔 리딩이 많아 막막했는데, 1학년 과목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리딩을 하지 않았고, 리딩을 다 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리딩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과제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Introduction to Business in China는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워크숍은 그냥 lecture와 튜토리얼 중간의 어딘가, 교류가 조금 더 활발한 lecture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인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수업이었는데 친숙한 영어 발음에 매우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수업 주제도 흥미로웠고 내용도 교양 정도의 수준이라 따라가기 매우 편했습니다. 교수님이 열정적이고 내용도 재밌어서 4과목 중 제일 열심히 들었던 수업입니다.
Economic Principles (Micro)는 lecture 1시간과 tutorial 1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수강생이 많았습니다. 교수님이 lecture 시간에 이론을 설명하시고 문제를 내시면, 그 문제를 개인적으로 풀고 튜토리얼에서 그에 대한 해설을 듣는 형식입니다. 내용도 쉽고 내주시는 문제 수도 2~3페이지로 매우 적어서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The Art of Storytelling은 seminar 2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목명 그대로 스토리를 분석하는 수업입니다. 이란, 아프리카, 베트남 등 평소 접해보지 못한 지역의 작품들이라 새로웠습니다.
아무래도 SOAS는 경제나 경영으로 유명한 학교는 아니어서 서울대에 비해 강의 수준이나 난이도가 높다고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듣지 않았지만 인류학과 발전학이 유명한 학교이니 한 번쯤 수업을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3. 학습 방법
서울대에서는 리딩이 거의 없는 과목들만 수강해, 처음에는 수업 전 리딩을 해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대학교들은 대부분 리딩위크라는 주간이 있는데, 밀린 리딩을 해치우는 주간이라고 합니다. 이런 주간이 왜 있는지 이해가 갈만큼 각 수업마다 리딩 양이 상당했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용어로 이루어진 텍스트에 법처럼 생소한 내용이 섞이니 리딩이 생각보다 더 오래 걸렸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매주 리딩을 하며 영어 읽는 속도가 꽤 빨라져 나중에는 꽤 괜찮아졌습니다.
저는 수업 4개 중 3개가 term 3에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들이었습니다. 저는 term1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시험을 볼 수 없어 대체과제로 에세이를 작성했습니다. 덕분에 종강 후 에세이만 5개 정도 썼던 것 같습니다. Lecture를 빠지거나 리딩이 밀리면 나중에 에세이를 쓸 때 많이 힘들어집니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챙겨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주변에 한국인들이 너무 많고 한국인들과 많이 어울리다 보니 외국인 친구들과 별로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영어가 늘고 싶다면 저처럼 너무 한국인들과 어울리지 말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시기를 바랍니다. 덕분에 저는 길 걸으며 sorry를 습관적으로 내뱉거나 식당에서 주문만 잘하게 되었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런던은 따뜻한 듯 춥습니다. 기온은 높아도 바람이 많이 불어 속이 시리는 듯한 추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기장판 추천 드립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런던 물가는 참.. 좋습니다. 다른 유럽 지역과 달리 메뉴판에 적힌 가격에 서비스차지가 별도로 붙습니다. 무엇을 먹어도 3만원이 나오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기분만은 아닙니다. 외식할 때 음료까지 시키시면 정말 3만원은 쉽게 넘습니다. 한국 가면 “와 10파운드(약 16500원)가 안 넘어” 하면서 돈을 쉽게 쓰게 될 것 같다고 다른 교환학생들과 자주 농담을 주고받곤 했습니다.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국에서 신분당선과 광역버스를 주로 타 교통비가 소문으로 듣던 만큼 부담되지는 않았습니다. 30분 이내 거리는 대부분 걸어 다녀서 사실 교통비는 한국에서 지낼 때보다 훨씬 덜 나왔습니다. 오이스터에 16-25 레일카드를 연동하시면 오프피크 시간대의 지하철을 버스 타는 가격으로 타실 수 있습니다. 할인이 은근 크니 런던 여러 곳을 다니실 계획이라면 꼭 연동하시길 바랍니다.
유일하게 한국보다 싼 것이 뮤지컬인 것 같습니다. 데이시트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면 대부분의 뮤지컬(레미제라블 제외)들을 5만원 이내의 가격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영국 치과는 비싸고 안 좋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치과 검진 무조건 미리 받으시고 치료도 다 받고 오시길 바랍니다.
영국 음식을 빼면 사실 음식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가격을 고려하면 나쁩니다만, 중식이나 베트남 음식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만 일식을 정말 못합니다. 초밥, 후또마끼, 마제소바, 우동 다 못하니 아시안 음식이 먹고 싶을 땐 차라리 중식 한식이 나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혹시 몰라 몬조 계좌를 만들었는데 쓸 일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파운드로 송금할 일이 없다면, 트래블로그, 트래블월렛으로도 충분하실 것 같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동아리에서 친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동아리가 활성화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동아리에 들어간 것일 수도 있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해가 워낙 일찍 지는 곳이라 5시만 되어도 한국 8시 정도의 느낌을 받습니다. 런던은 치안이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저녁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시는 것은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역 근처에서 취객이나 이상한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으니 일찍일찍 다니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