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다른 나라에서 몇 달 정도 거주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런던의 문화생활에 관심이 많았고, 영문학 부전공을 하게 되어 영국 런던으로 교환을 가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인류학에도 관심이 있어, 해당 분야로 유명한 UCL 수업을 듣고 싶었습니다.
- 파견대학/지역 특징
런던에는 연극과 뮤지컬로 유명한 웨스트엔드가 있고, 내셔널 갤러리나 UCL 근처의 대영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다른 현대 연극도 이루어지는 글로브 극장도 특징적입니다. 또한 다큐멘터리 전용 상영관이나 개인 갤러리도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많은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들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으며, 무료가 아닌 경우에도 학생할인/청년할인을 큰 폭으로 해준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UCL은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대학교입니다. 다른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겠지만,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는 철학자 제레미 벤담의 시신이 학생회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저는 한 학기동안만 영국에 머무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비자가 필요하지 않아 따로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 숙소 지원 방법
UCL에서 기숙사 신청 관련 안내 이메일이 왔는데, 이에 따라 지원하시면 됩니다. 제가 있었던 학기의 경우에는 기숙사가 미달이 나서, 기숙사 자체에 입주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숙사를 지원할 때에 원하는 방의 종류, 최대 지불 가능한 비용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본인이 원하는 기숙사에 배치될 수 있도록 금액을 적절히 적어 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저는 catered를 선택하지 않았는데, catered에 있던 대부분의 학생들도 catered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듯하여 이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등록금은 서울대 등록금을 (일반적으로 하는 방식대로) 지불하시면 되고, UCL에 따로 지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숙사 비용은 어느 기숙사에 들어가냐에 따라 차이가 다소 있는데, 제 경우에는 총 4300파운드 (한화 약 700만 원) 정도 냈습니다. 아마 런던 킹스크로스 역 바로 앞에 기숙사가 있어서 기숙사비가 비싼 것 같습니다.
IV. 학업
- 수강신청 방법
UCL 학교 사이트 중 하나인 portico에서 수강 희망 과목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와 달리 선착순은 아니고, 정해진 기간 내에 하면 됩니다. 추후 해당 과목이 신청되었는지의 여부도 해당 사이트에 표시됩니다. 만일 거절된 과목이 있다면 다른 과목으로 바꾸면 됩니다. 하나 주의할 사항은, 본인이 교환학생을 간 소속학과의 강의가 아닌 다른 학과의 강의를 듣고자 할 경우,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우선순위가 있어 듣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듣고 싶은 다른 과의 강의가 있다면 미리 그 과 사무실 등에 연락을 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제가 들은 과목은 총 4개입니다. 먼저 인류학과 강의는 ‘The Anthropology of Nationalism, Ethnicity and Race’와 ‘Anthropology of Capitalisms’ 두 개를 들었습니다. ‘The Anthropology of Nationalism, Ethnicity and Race’는 민족주의와 인종에 대해 인류학적 관점으로 다룬 강의입니다. 민족주의와 인종, 인종적 정체성에 대해 다방면으로 배워 볼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고, 특히나 제가 잘 모르던 영국 내의 인종 관련 이슈에 대해 자세히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Anthropology of Capitalisms’는 자본주의나 현대 경제에 대해 인류학적 관점으로 살펴보는 수업인데, 본교에서는 경제학을 주전공하는 입장에서 특히 흥미롭게 들은 수업입니다. 두 수업 모두 시험이 아닌 기말 에세이 1회로 평가하였습니다.
제가 들은 경제학 강의는 ‘Economics of Science’와 ‘Gender and Ethnicity in the Economy’입니다. ‘Economics of Science’는 과학(과학기술)의 발전을 경제학적으로 다루는 강의입니다. 개별 산업체에 대해서 다루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수업 시간에는 주로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 (예컨대 학자들의 논문 출판)을 도식화하여 이해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또한 수업시간의 많은 부분이 Mathematica라는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에 쓰이는데, 추후 기말 과제를 제출할 때에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여야 합니다. 이 수업의 성적 평가는 과제 1개와 테이크홈 시험 1개로 구성되었는데, 둘 다 학기가 끝난 이후까지가 제출 기한입니다. ‘Gender and Ethnicity in the Economy’는 경제 내에서 성별과 인종에 따른 분석을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강의입니다. 성적평가는 중간고사와 기말 과제로 이루어지는데, 중간고사는 실시간 비대면 시험으로, 기말 과제는 개인 프로젝트로 구성됩니다.
- 학습 방법
UCL의 특징은 본 수업 시간 이외에도 튜토리얼이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대화하거나 관련하여 간단한 문제를 푸는 등의 활동을 합니다. 튜토리얼에 참여하는 것이 수업 내용을 복습하기에도 좋고, 또 기말 과제와 관련된 논의를 이 시간에 하는 경우가 많아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V. 생활
- 가져가면 좋은 물품
기숙사 수질이 매우 좋지 않아 샤워기 필터 등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상비약도 만약에 대비해 어느 정도는 가지고 가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현지 물가 수준
런던 중심부라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파운드 환율이 (제가 교환 갔을 당시에는) 상당히 높아, 한국 교환학생의 입장에서 체감상 물가는 더 높은 듯합니다.
식비의 경우, 일반적인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인당 30파운드대 (약 5만원)이 나오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다만 저렴한 식당도 꽤 있고, 또 마트 물가는 영국이 한국보다 대체로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꼭 많은 돈을 써야지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옷이나 생필품 등은 같은 상품 기준 오히려 대체로 한국보다 저렴하다고 느꼈으나, 이것도 종류에 따라 편차가 커 단정짓기 어려운 듯합니다.
교통비는 한국보다 훨씬 비쌉니다. 버스나 튜브 가격이 최소 한국의 3~4배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런던에는 식당이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부터 고급 식당까지) 상당히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저는 교환 초반에는 유명한 식당이나, 먹어보고 싶었던 영국 음식을 하는 식당에 자주 갔는데, 교환 후반에는 주로 기숙사에서 간단하게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저는 병원을 방문할 일은 따로 없었습니다. 다만 교환학생을 가기 전 한국에서 미리 유학생보험을 들었고, 영국에서는 근처 GP에 등록하였습니다. 실제로 방문한 적은 없지만, 영국의 경우 GP에게 진료를 보는 것은 무료라고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 영국 은행 계좌(Monzo)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기숙사비를 납부할 때 비용상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몬조카드를 애플페이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Paypal과 같은 앱이 있으면 인터넷 결제를 할 때 더 간편하게 가능합니다.
런던에는 버스, 지하철(tube, underground), 지상철(overground)등이 있고, 영국 전역을 이동하는 기차도 많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비용이 비쌉니다. 영국 기차용 레일카드를 구입하면 기차 비용이 30% 할인되는데, 본인이 기차를 몇 번 탈 예정인지 등을 고려하여 구입 여부를 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레일카드를 오이스터카드에 연동하여 사용하면 버스나 지하철 요금도 30% 할인되어 여러 친구들이 그렇게 활용하는 것을 봤습니다. 저의 경우 이를 교환 후반에 알게 되어 오이스터카드 구입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더 유리할 만큼 대중교통을 더 많이 쓸 것 같지 않고, 오이스터카드를 사용 전에 충전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져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레일카드를 사신다면 (어차피 1년권이기 때문에) 초반에 미리 구입하여 오이스터카드에 연동하시는 것이 더 금전적으로 유리할 것 같습니다. 택시나 우버는 상당히 비쌉니다.
통신의 경우, 저는 은행 본인확인 등의 목적으로 공폰에 한국유심을 옮겨놔서 영국에 가져가고, 제가 주로 쓰는 핸드폰에는 영국 유심을 끼워서 사용했습니다. 영국 유심은 처음에는 기숙사 입주 때 주는 giffgaff를 사용하였고, 이후에는 EU 로밍 데이터를 더 많이 주고 더 저렴했던 Lebara로 통신사를 변경하였습니다.
-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저는 취미 관련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었으나, 많은 동아리들이 동아리 모집을 늦게 시작하며, 1년 전체 동안 참여할 인원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동아리 활동은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은 여행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그리 많이 하지는 않는 듯했습니다.
UCL이 있는 지역이 런던 중심부 여러 기차역들과 가까워 여행을 다니기에 매우 용이합니다. 비행기를 탈 때에도, 근처 기차역에서 바로 공항으로 가는 열차가 있어 편리했습니다. 유럽 지역의 경우 라이언에어, 이지젯 등의 저가 항공이 많이 있어, 미리 예약할 경우 유럽 내륙으로의 여행도 생각보다 저렴하게 가능합니다. 생각보다 유로스타(국제선 기차)가 비행기보다 훨씬 비싼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킹스크로스/세인트판크라스에서 출발하는 경우 루턴이나 스텐스테드 공항에 가려면 기차 비용이 20파운드가량 드는데, 히스로 공항으로는 지하철로 갈 수 있어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루턴이나 스탠스테드 출도착편이 더 저렴하더라도 공항까지 오가는 비용까지 고려햐여 항공편을 비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안전 관련 유의사항
한국에 비해 소매치기도 많고, 기본적으로 더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학교 내에서는 크게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적은 없지만, 특히 기차역 주변 밤길 길거리는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기타 유용한 정보
유럽, 특히 영국에는 학생할인이 많습니다. 문화생활 (클래식 음악 콘서트, 연극 등)에서 가장 할인이 많지만 식당 약국 등 다른 분야에서도 많습니다. 길거리 음식점에서도 학생할인이 있는 곳이 많으니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