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대학생이 되어, 외국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여행하는 것은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외국어(일본어)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과, 오랫동안 흥미를 가지고 있던 국가(일본)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먼저, 전공이 동양사학과인만큼 일본에서 일본사에 대한 수업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일본의 음악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보면서 일본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왔던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일본 중에서도 여러 지역이 있었지만 다른 지역으로 여행 가기에도 지리적인 이점이 있고, 표준어를 배울 수 있으며,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도쿄를 선택했습니다. 도쿄의 여러 대학 중의 Sophia Unviersity는 국제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강한 학교로, 일본인 학생들 중에서는 귀국자녀들이 많고, 외국인 유학생들도 많은 학교입니다. 일본문화와 일본어를 접하고자 일본에 가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으로 영어권 국가에도 가고팠던 저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 같은 학교였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일본 대학이지만, 정말 국제적인 학풍이 강한 학교이기 때문에 영어는 물론이고 다른 외국어를 능숙하게 하는 일본인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이 정말 많은 학교입니다. 교환학생 모임이나 일본어 수업에 들어가면 정말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일본어 외에도 영어를 정말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쿄는 번화가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어딜가나 항상 많은 화려한 도시입니다. 구경다니기도 좋고, 근교에도 구경할 만한 곳들이 많아 여행하기에도 좋은 도시입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CoE라는 서류를 교환교로부터 이메일로 받으면, 그것을 복사해 비자 발급 대행 여행사에 가서 여권과 증명사진과 함께 제출해 비자 신청을 합니다. 1-2주 안으로 비자 발급은 완료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조치 대학교의 기숙사 지원, 수강 신청 등 굵직한 해야 할 일들은 전부 메일로 날아오기 때문에 메일함을 잘 살펴보아야합니다. 기숙사 지원 관련된 정보들이 메일로 옵니다. 학교에서 거리가 얼마나 걸리는지, 야칭(월세)는 얼마인지, 시설은 어떤지, 몇인 1실인지에 대한 정보들을 담은 메일이 옵니다. 메일을 참고해 1지망부터 6지망(기억상으론 그렇습니다)을 작성해 제출하면 되고, 몇주 있다가 합격했는지에 대한 결과가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쉐어하우스를 구해서 살았기 때문에 기숙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잘 모르겠습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딱히 내야하는 돈은 없었습니다. 와서 학교에 낸 돈은 없었습니다. 기숙사 비용도 기숙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낸 적이 없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아무리 월세가 비싸더라도, 개인적으로 따로 집을 구하는 것보다 과정이 덜 귀찮고 기숙사에서의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들이 있기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월세가 비싼 축에 들더라도 학교와 가까운 기숙사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도쿄의 아침 출근길 전철은 몹시 복잡하고 붐비기 때문에 가까워야 편리합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LOYOLA 라는 조치 대학 전용 수강신청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여기서 신청하면 되고, 방법이 워낙 간단해서 초기에 도착했을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나눠주는 종이와 설명들을 잘 참고하면 쉽게 신청할 수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intensive japanese 4 와 business japanese 1을 수강했습니다. intensive japanese는 주중 월화수목금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35분까지 3시간 30분 가량의 수업을 듣는 말 그대로 ‘INTENSIVE’한 수업입니다. 수업의 종류에는 독해, 한자, 구두표현, 작문 등이 있고 1-2교시로 나누어져있습니다. 숙제와 발표도 매우 많고, 수업을 듣고 예복습을 제대로 하려면 이 수업 하나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로드가 많고 힘든 수업입니다. OT에서도 이 수업을 들을 때는 ‘VERY HARD’하니 주의해서 수강 신청하라는 경고를 몇 번이나 할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본어에 대한 노출을 많이 늘리고, 실용적인 일본어 실력을 늘릴 것을 기대하며 이 수업을 들었는데 단어 수준이 꽤 높은 일본어 논문을 읽으며 아카데믹한 일본어를 접할 기회는 많았고, 상대적으로 제가 일본어를 뱉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환학생의 의의에는 공부 뿐만이 아니라 일본을 탐방하고 여러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수업을 듣느라 너무 힘들어서 그럴 기력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여러모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JAPANESE 정도의 수업을 들으며 적당히 정신, 육체적인 에너지를 배분하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business japanese 수업은 로드가 적절했으나, 마치 ‘일본 기업의 신입사원이 되어 일하고 있는 입장’이 되었다는 것을 상정하고의 내용을 수업하기 때문에 저는 향후 일본 기업에서 일할 생각이 없어서 별로 흥미롭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의 특징으로는 일본어를 못하는 일본인(인생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살다가 귀국한 귀국자녀)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라, 일본어를 하다가 안 되어서 답답하면 영어를 써버리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영어 금지’라고 여러번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3. 학습 방법
일본이라 그런 것인지 조치 대학이 그런 것인지, 제가 들었던 수업들이 그런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전체적으로 굉장히 아날로그한 방식들이 많았습니다. 과제도 파일로 제공하지만 직접 종이로 프린트해서 손으로 써가야한다거나, 수업이 끝날 때마다 조그만 종이를 나눠주시는데 거기에 질문이나 수업 소감문 같은 것을 써서 내야 출석이 인정된다거나 하는 식의 방식이 많았습니다. 숙제도 손을 써가야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학습으로는 교재를 소리내서 읽어보며 요미카타(읽는 방법)을 모르는 한자들 발음을 써가고,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을 담은 과제 종이에 답을 써가고, 매 수업마다 한자 발표가 있어 자신이 담당하는 한자와 한자어들의 대표적인 예문을 만들어가고, 매시간 독해 단어 시험-한자 받아쓰기-구두표현의 상황 스크립트 작성하기 등의 숙제가 있어 그것들을 준비하고... 어렵고 힘들지는 않으나 신경써야할 자잘한 과제들이 양이 많았습니다. 저는 수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공부하고, 그 이상은 공부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좋아하는 일본 문화가 많아서 같은 콘텐츠를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더니 어느 순간 일본어가 들리고 말할 줄 알게 되었으며, JLPT N1를 딴 경우이기 때문에 저의 일본어 습득 요령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일본어를 준비하시는 경우에 팁을 드리자면, 문장구조나 문법 같은 것을 전혀 모르더라도 몇가지 유용하고 실용적인 표현을 따로 적어뒀다가 암기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일본어는 한국어와 비슷한 점이 확실히 많아서, 자신의 말버릇을 한번 생각해보았다가 거기에 대응되는 일본어 문형 표현을 찾아두고 몇 번 말하기 연습을 하면 일본어 말하기 실력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습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조치 대학교 생활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되겠습니다. 저는 조치 대학에 와서 가장 후회한 것이 ‘영어 일상 회화를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유학생들끼리 모이는 모임이 정말 많고, 학교 자체가 정말 글로벌한 분위기이기 때문에 일본인 중에서도 귀국자녀(해외에서 초중고 생활을 보내고 귀국한 사람들)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유학생들 중에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로 조치 대학에 온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공용어는 쉽게 영어가 되곤 했습니다. 저는 영어를 그야말로 ‘읽고 듣기’ 식으로만 할 줄 알아서, 간단하게만 말하고 일본인들과만 교류하는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깊이 있게 교류하지 못했습니다. 또 사귀는 친구들의 폭도 훨씬 넓히고, 영어 실력까지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조치 대학은, 영어권 국가에서 영어에 대한 노출을 늘리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일본이 좋아서 일본에도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110V 돼지코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먹고 있는 약이나 치료하고 있는 질병이 있다면 영문 진단서를 준비합시다. 언제든지 아플 수 있으니 비상약도 준비합시다. 저는 한국에서 과자와 라면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맛이 그리워져서, 몇 개 정도 챙겨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삼성페이도 되고, 카드 한 장으로도 편리한 생활이 가능해서 지갑을 안 들고 다니거나 카드지갑만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동전과 지폐가 들어가는 반지갑이나 장지갑, 동전 지갑이 필수적입니다. 튼튼한 지갑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최근 다시 조금 오르긴 하였으나, 제가 일본에 있던 시기는 엔화가 860-890엔의 환율로 엄청난 엔저였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비싼 식사나 여행을 하려면 비싸겠지만, 간단하게 매일 먹는 학식은 300-500엔 선으로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도쿄에서 지낸다면 신오쿠보에서 웬만한 한국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워질 때마다 가끔 가서 먹고 오면 그리움을 달랠 수 있습니다. 병원도 전입 신고를 하러 구약소에 갈 때 보건증을 만들 수 있고, 보건증만 있다면 큰 비용 지출 없이 병원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기간동안 콘택트렌즈를 사기 위한 안과 방문, 인후염과 몸살감기로 인한 이비인후과 방문 등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는데, 크게 언어적으로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도 않으셨고 둘다 1000엔 선으로 병원 방문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교통에 대해서는, 도쿄라면 전철이 너무나도 잘 되어 있어서 전철만 잘 타고 다니면 됩니다. 휴대폰 국가 설정을 일본으로 변경한 후, ‘노리카에’ 어플을 사용하기를 추천드립니다. 거주지에서 학교를 가는 전철은 정기권을 끊어서 다니면 한층 저렴한 가격에 전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교환교에서 정기권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통근’이 아닌 ‘통학’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정기권을 끊어야한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훨씬 저렴합니다.) 그리고 교환 기간 6개월 중에 학교는 4개월 정도 다니는 것이니 아깝게 6개월을 끊지 마시고, 3개월 한번-1개월 한번으로 끊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최근 일본에서는 교통카드 ‘파스모’와 ‘스이카’의 발급이 중단되어 아마 2024년 봄학기 교환을 가시는 분들을 교통카드 구하기에 애를 먹으실 겁니다. 저는 다행히 중단 되기전 일본 여행에서 구매한 스이카가 있어서 생활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파스모’를 아이폰 지갑 어플에서 별다른 과정없이 구매할 수 있을 것이고, (일본에서 구매한 기계가 아닌) 갤럭시 사용자라면 ‘파스모’, ‘스이카’ 모두 사용 불가합니다. 갤럭시 사용자 분들은 여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시고 일본에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은 빅심을 이용했습니다. 한달에 만육천원 정도의 금액으로 매달 10GB의 데이터를 이용했습니다.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일본 번호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꽤 많기 때문에, 일본 번호를 개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유학생이 들어갈 수 있는 동아리가 많지는 않고, 대부분의 동아리는 봄 학기에 모집하는 모양으로 저는 동아리에는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도쿄에서 제가 즐겼던,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들에 대해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일본은 클라이밍_볼더링 강국이라 볼더링 시설이 굉장히 잘 구비되어 있는 편입니다. 하여 저는 교환생활 중 B-PUMP라고 하는 클라이밍 시설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도 서로 격려해주는 문화인 클라이밍을 하면서 학교에서와는 또 다른 일본인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았고,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시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두 번째로, 여행입니다. 저는 도쿄에 있으면서 아타미, 이토, 하코네, 가마쿠라, 에노시마, 요코하마 등의 도쿄 근교지는 물론이고 홋카이도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일본 국내선은 한국에서 출발 할 때보다 훨씬 저렴하므로 일본에 있을 때 여러 지방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일본 음식 경험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철판 요리 같은 것들은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고 일본 교환 동안 다양한 음식을 드셔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제가 있는 동안에는 지진이 일어난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일본은 지진이 정말 자주 일어나는 국가인 만큼 지진에 대한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합니다. 조치 대학 OT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입니다. OT에서 숙지하고 잘 기억에 두면 될 것 같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재미있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일본어를 공부해왔고, 일본 문화를 좋아했고 전공도 관련이 있는 전공으로 선택한 저로서는 일본은 한 번쯤은 꼭 살아봤어야 하는 나라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중에 영어권에 노출되고 싶다는 생각도 충족시키는 대학이 조치 대학이었다는 생각으로, 대학 선택도 잘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처방받고 있는 약을 일본에서 구하지 못해 긴급하게 귀국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고, 한국 음식과 문화가 그리워 외로워하던 날도 있었지만 힘든 순간들은 지나고 보면 ‘힘들기만 한’ 기억들은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도쿄에 오면 한번 쯤은 갈 만한 곳들로의 ‘관광’도 실컷 했고, 누구나 도쿄에 온다고 한 번쯤 갈 만하지는 않은 곳들도 잔뜩 ‘여행’했습니다. 일본어 수업에 대해서도 불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아주 많았고 원하든 원치 않든 계속에서 일본어에 노출되는 상황들은 일본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켜 주었습니다. 앞으로 도쿄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해지는 좋은 추억들과 경험들을 가득 쌓고 간다는 느낌입니다. 어학적인 실력도 크게 늘리고, 혼자 외국에서 살아보며 인간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