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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O나_Ecole Normale Supérieure_2023학년도 2학기 파견

Submitted by Editor on 19 March 2024

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생 때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부터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더 다양한 풍경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대학교 진학 후에도 프랑스어 수업을 조금씩 들으면서 이를 활용해 해외경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되었고, 그래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 경험을 쌓고 왔어요!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저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파리고등사범학교 École Normale Supérieure (이하 ENS)는 프랑스의 그랑제꼴 (Grandes Écoles) 중 하나로 질 들뢰즈, 미셸 푸코, 자크 랑시에르, 자크 데리다, 시몬 베유 등의 학자들이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여러 고민 끝에 ENS에는 예술 대학이 따로 있어 궁금했던 연극학, 영화학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크게 끌려서 이곳을 지원했어요. 듣고 싶은 수업들이 열린다는 것 이외에도 그랑제콜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고, 또한 한국인이 많이 없는 곳에서 교환학생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것도 이곳에 지원한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기 전에는 학교에 대한 정보도, 기숙사에 대한 정보도 많이 없어서 이를 찾는 데에 애를 먹었습니다. 학교 공식 사이트에 나와있는 정보들 이외에, ENS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한국인의 블로그 같은 정보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교환학생으로 다녀오는 학생 수 자체가 적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학교 공식 사이트에 꼭 필요한 정보들은 다 나와있으니, 이 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이 있으시다면 정보가 너무 없다는 이유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 다만 제가 파견 갔던 학기에는 제가 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만큼 한국인이 없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자신에게 이것이 잘 맞을지 맞지 않을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환경 덕에 프랑스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배울 수 있었던 것 같고, 여러 국적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비자 신청

프랑스 학생비자 발급은 캠퍼스 프랑스에 온라인 서류를 제출하고 사전 영사 면접을 거친 후, 주한프랑스대사관 비자과에 비자 신청을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비자 신청은 여러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워낙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글들이 많아서, 헷갈리는 부분들이 있을 때는 꼭 블로그를 찾아보길 추천드립니다. 또한 저는 프잘사 카페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행정적인 일들이 잘 처리되지 않을 때 카페에서 질문하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니 가입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비자 신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서류가 준비되는대로 최대한 빠르게 신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는, 마음을 편안히 갖고 기다리다보면 끝이 나더라구요. 프랑스 비자 발급이 워낙 어렵고 복잡하기로 알려져 있어서 힘들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조급하지 않게 하다보니 저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비자 발급 과정이 끝난 것 같습니다.

 

-숙소 지원 방법

ENS의 큰 장점은 기숙사를 쉽게 신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숙사를 지원했는데 떨어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기숙사 신청 시 학교에서 배정해줍니다. ) 저는 그 덕에 다른 사설 기숙사를 찾아볼 필요 없이 학교에서 기숙사 필요 여부를 묻는 메일이 왔을 때, 그에 필요하다고 답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숙소를 확정 짓는 게 가능했습니다. ENS의 기숙사는 Jourdan, Ulm 그리고 Montrouge 이렇게 세 곳이 있으며 저는 파리 근교인 Montrouge 캠퍼스에 배정되어 이곳에서 다섯 달을 지냈습니다. 교환학생은 대개 이 기숙사로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 비용 및 관련 정보

서울대학교에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것이기에 학교에 별도로 내야하는 비용은 없었습니다. 다만 기숙사 월세는 315유로였으며, 파리 바로 아래에 붙어있는 동네인 Montrouge는 파리보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라 살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방이 1인실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었는데, 다만 공용 주방과 공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데에는 조금 불편함이 있었어요. 그리고 기숙사 내에 세탁실이 있으며, 세탁기와 건조기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점심 시간에는 기숙사 내 작은 카페가 열려서 그곳에서 샌드위치, 음료 등을 사먹을 수 있었어요.

 

IV. 학업

 

-수강신청 방법

ENS는 특이하게도 개강 전에 사이트를 통해서 수강 신청을 하는 등의 별도의 절차가 없습니다. (물론 학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자체 수강 신청 사이트는 없습니다.) 대개의 수업은 첫 수업날 참석자의 이름과 메일을 적어서 교수님께 내고 이후에 지속적으로 수업을 참여하면 됩니다. 그리고 종강 후에 학교에서 성적표 발부를 위한 사이트를 보내주면, 그때 자신이 지속적으로 참여한 수업 목록을 등록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ENS 예술대학에 소속되어 연극학 수업 중 마스크를 중심으로 동시대 연극을 탐색하고 함께 공연을 보러 가는 수업을 수강하였으며, 더불어 ENS의 ECLA (Espace des Cultures & Langues d’Ailleurs)에서 열리는 프랑스어 수업을 두 개 수강하였습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등록한 수업 이외에도 영화학 수업 등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음식을 주제로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세미나도 있었고, 동시대 인형극을 주제로 하는 수업도 있었고, 문학대학에서는 네이처 라이팅을 주제로 하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정말 재밌는 주제로 진행되는 수업들이 많았어요.

 

-외국어 습득 요령

 

저는 한국인은 저뿐이며 수업 또한 모두 프랑스어로 진행되었기에 초반에는 프랑스어로 모든 일을 해결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듣기와 말하기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는데, 프랑스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리라 생각되는 것은 교환학생 친구들을 사귀고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가급적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수업을 통해서 듣기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고 친구들과 왓츠앱으로 대화하고,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함께 늘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모두 영어를 쓰지 않고 대화했기에 더 빠르게 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데에 너무 스트레스나 부담을 느끼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프랑스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목표라면 그러한 어려움을 느끼며 배워가는 과정이 필수적이겠지만, 각자의 교환학생 목표에 따라 프랑스어를 배우는 것이 부수적인 목표에 불과하다면 초반에 가서 소통이 잘 되지 않을지라도 마음을 편히 갖고 천천히 배워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의 가장 큰 목표가 언어 실력 향상이 아니었기에 더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며 지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언어 실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기타 유용한 정보

ENS에는 Café des Langues라는 이름으로 한학기에 세 번 행사가 열립니다. 행사에 가면 각 부스마다 지정된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언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요. 그리고 ENS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말 많은 파티가 열린다는 점입니다. 같은 학교의 프랑스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파리의 대학교들에 비교해 훨씬 많은 파티가 열리며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편이라고 합니다. 저는 파티에 자주 참석을 하지는 않았지만 파티, 동아리,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 가는 수련회까지 같은 학교 학생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습니다. 더불어 교환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학기초에 굉장히 많이 열려서, 다른 교환학생들과 교류하기에도 정말 좋아요.

 

V. 생활

 

-현지 물가 수준

파리는 마트 물가는 크게 높지 않지만 외식 물가는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장을 직접 보고 요리를 자주 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품목들이 있는 마트를 구경하며 장을 직접 보고, 요리를 하며 제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이 큰 기쁨이었어요 ! Carrefour 마트와 기숙사 바로 앞에 있던 Monoprix를 가장 자주 갔었습니다. Franprix는 한국의 편의점과 가장 비슷한 느낌인데, 간혹 자정이나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지점은 있지만 새벽까지 운영하는 곳은 못 보았습니다.

그리고 침구류와 정리함 등 방을 꾸미는 데에 필요한 물품은 대부분 Ikea에서 구매하였습니다. 규모가 큰 Monoprix에서도 이불을 구매할 수 있어요. 더불어 파리에서 가장 다이소와 비슷하게 여러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가게로는 Normal이 있는데 도착 후에 가져오지 않은 자잘한 물품들이 보인다면 이곳에 가서 찾아보시길 추천드려요.

 

-챙겨가면 좋을 물품

저는 패딩을 챙겨가지 않고 코트로만 겨울을 지냈는데 파리의 겨울은 따뜻한 편이라 코트만으로 충분했습니다. 다만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2학기 교환 올 시 패딩도 꼭 챙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여름, 가을에 여행을 많이 다니고 겨울에는 여행을 조금만 다녔는데 귀국 전 겨울에 여행을 오래 하실 분들이라면 패딩이 필수이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더불어 저는 원래 한식을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서 고추장, 김 등 한식 재료들을 많이 챙겨오지 않았었는데 막상 이곳에서 오랜 기간을 지내면 한식이 정말 먹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구요 ! 한식당, 한인마트가 파리에 정말 많기야 하지만 가격대가 높기에 한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큐브블럭 국은 간편하게 먹기에 너무 좋아서 넉넉히 챙겨가세요 !

 

-행정 처리

생활에 있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행정적인 일들입니다. CAF (주택보조금, Caisse d’Allocation Familiale), Navigo Imagine R (교통권), Sncf Max Jeune 등 모두 신청부터 해지 과정까지 쉬운 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편도 두 번 보냈는데 두 번 다 갑자기 중간에 분실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행정 처리가 굉장히 느린 편이지만 CAF는 지원금이 굉장히 크기에, 지원 과정은 지난했지만 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일이 지속적으로 처리 되지 않는다고 느끼실 때는 메일이 아니라 전화를 직접 거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여가 생활

파리는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정말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어요. 루브르, 오랑주리, 오르세, 퐁피두 미술관처럼 정말 유명한 미술관 외에도 정말 많은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고 특별전은 계속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에 지루할 새 없이 전시를 보러다닐 수 있습니다. 23년도 가을/겨울에는  Photo day Paris 행사가 열려 파리 곳곳의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보러 다닐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예술 관련 학과 학생이라면 INHA 도서관 카드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 학교 학생증을 이용해서 이를 발급받았었는데, 파리에서 가보았던 도서관들 중 가장 좋았던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공원도, 정말 맛있는 디저트 가게들도, 편집샵들도 많기에 혼자 이곳저곳 놀러다니기도 정말 좋아요 ! 워낙 할 게 많은 도시라서 날씨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냈던 23년도 2학기는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즌이라서 지하철도 이전보다 깨끗해진 편이라고 들었고 거리에서 경찰들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더럽거나 무서운 분위기의 거리들이 꽤 있고 소매치기 위험도 여전히 있으니 그런 점은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다섯 달 동안 낯선 지역에서 살고, 유럽 내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많은 변화가 일었던 것 같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 여행을 다니고,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제 모습들도 발견할 수 있었고 제게 무엇이 맞고, 맞지 않는지 제가 어떤 걸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보다 잘 알 수 있었던 시간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풍경의 힘을 믿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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