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에 가면 꼭 교환학생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쉽게도 대학 입학과 동시에 코로나가 터져 2학년 때까지 지원하지 못했지만, 3학년 때 고민하다가 안 가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4-2학기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여태까지 한 번도 외국에 나가 살아본 적이 없어서 혼자 외국에서 생활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 회화 영어 실력을 늘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어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했습니다. 또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다녀온 후 귀국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번 교환 학기는 제 초기 목적을 나름 성공적으로 달성한 학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이번 제 교환학생의 가장 큰 목적은 회화 영어 실력 증진과 미국 동부 여행이었기 때문에, 저는 가능하다면 동부 쪽에 있는 학교들 중 하나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원할 학교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은 학교의 위치와 그 도시의 치안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부에 있는 학교가 꽤 많았기 때문에 어떤 학교를 지원할지 고민하던 중, 당시 같이 교환학생을 준비하고 있었던 친한 언니로부터 메릴랜드 동네 치안이 괜찮다는 얘기를 들어 메릴랜드 대학교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 찾아보니 워싱턴 DC와 가까워 시간 날 때 놀러가기 좋고, 학교에서 국제학생들을 위한 여러 행사도 종종 여는 것 같아 교환생활을 하기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파견대학/지역 특징
University of Maryland, College Park는 워싱턴 DC 근처의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주립대학으로, College Park라는 도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메릴랜드 주와 워싱턴 DC 지역일대에서 가장 큰 대학이라고 하는데, 직접 가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학교가 큽니다. 캠퍼스는 맥켈딘 도서관(McKeldin Library)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저는 맥켈딘과 가까운 South campus의 Talbot Hall에 머물고 있었어서 수업을 가는 데 엄청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학교에는 세 개의 다이닝홀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넓고 가장 많은 학생들이 가는 Yahentamitsi Dining Hall(보통 그냥 Y 다이닝홀이라고 합니다)까지 제 기숙사에서 걸어가려면 15-20분 정도 걸어야 했습니다. 또 Eppley Recreation Center라고,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아주 큰 gym이 있는데 거기까지 걸어가는 데는 거의 30분 정도 걸릴 정도로 캠퍼스 규모가 큽니다. 학교 마스코트는 Testudo라는 거북이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Diamondback Terrapin이라는 종이라 terrapin을 줄여 학생들을 종종 terps라고 부릅니다. 학교에 엄청 큰 세쿠 스타디움이 있어서, 그곳에서 풋볼 경기를 할 때마다 Testudo 마스코트가 나와 돌아다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학교가 워싱턴 DC와 가까워 놀러가기에 아주 좋습니다. 학교에서 셔틀을 타고 College Park라는 메트로역에 내리면 그곳에서 Green Line을 타고 한 번에 디씨 중심까지 갈 수 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를 불러 가면 편하긴 하지만, 친구들과 단체로 이동할 때가 아니면 지하철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기에 저는 주로 친구들과 메트로를 이용했습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 비자 신청 절차
성인이 되어 미국을 나가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모든 준비 과정을 혼자 해내야했기 때문에 복잡한 비자 신청 절차가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게 뭔지 잘 체크만 해둔다면 그렇게 어려운 과정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비자 신청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최대한 빨리 하는 겁니다. 비자가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저처럼 걱정이 많거나 비자 신청 절차를 빨리 끝내두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OIA나 교환학교에서 오는 메일을 꼬박꼬박 체크하시고 바로바로 지시된 사항을 수행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교환학생은 J-1 비자를 신청하게 되는데 사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신청 절차가 아주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그 단계를 차근차근 따라 밟아나가면 쉽게 끝납니다. DS-2019, DS-160, 그리고 Sevis fee에 관한 내용들은 메릴랜드 학교 측에서 정해진 기간 내에 하라는 구체적인 안내 메일을 보내주니 그 메일을 보고 따라하시면 아무 문제 없이 비자 절차를 밟으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비자 사진은 여권 사진과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찍어야 해서, 여권 사진을 찍으실 때 같이 찍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 비자 인터뷰 같은 경우 예약이 밀려있는 기간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일찍 비자 인터뷰를 신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 대사관에서 한 인터뷰는 제가 한 학기만 교환 다녀올 학생이라 그런지 별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인터뷰했던 다른 사람들은 엄청 어렵게 대답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저는 그냥 무슨 공부하는지, 얼마나 파견되는지 정도만 묻고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여권과 함께 비자는 적어도 일 주일 안에는 오는 것 같습니다.
- 숙소 지원 방법
메릴랜드 교환 허가가 떨어지면 이제 housing과 관련된 메일이 오는데요, 지원할 때 기숙사 배정을 위한 자세한 사항들을 질문합니다. 지금 기억나는 질문들로는 같은 성별로만 구성된 방을 원하는지, 다른 성별이어도 상관없는지에 관한 질문이 있었고, night person/morning person인지에 관한 질문, 공부를 어디서 주로 하는지에 관한 질문 등이 있었습니다. 저는 같은 방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 여자인 게 더 편할 것 같아 그렇게 신청을 했고, 신청한 대로 여자 6명이서 사는 방에 배정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못 느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질문에 남긴 대답이 꽤나 잘 반영된 것 같아서, 한 학기를 생활패턴이 잘 맞는 룸메와 보내고 싶다면 질문에 원하는 사항을 잘 적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같은 경우 새벽까지 깨어있고 별다른 일정이 없다면 아침 늦게 일어나는 사람인데, 제 룸메가 저와 비슷한 생활패턴을 가진 사람이었어서 새벽에 룸메에게 별 민폐를 끼치지 않고 깨어있을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apartment/suite 형태와 traditional 형태가 있습니다. 저는 룸메 1명과 같은 방을 쓰는, 저를 포함해 총 6명이 사는 suite를 배정받았습니다. 참고로 스위트는 아파트먼트와 같은 형태지만 부엌이 없어 스위트에 배정될 경우 다이닝홀이 필수입니다. 처음에는 부엌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아파트먼트로 변경하고 싶었는데, 막상 가서 생활해보니 생각보다 요리를 잘 안 하게 되어서 요리를 자주 해먹으실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다이닝홀에서 끼니를 다 해결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 학업
- 수강신청 방법
위의 housing과 함께 수강신청에 관련된 메일도 메릴랜드 측에서 보내줄 텐데요, 저 같은 경우 본교에서 학점 인정을 받아야 했기에 수강신청 자체보다는 학점 인정이 되는 과목을 찾는 게 어려웠습니다. 수강신청 자체를 먼저 얘기해보자면, 그냥 메릴랜드 대학에서 이번 학기에 열리는 수업들의 리스트를 보여주는 Schedule of Classes라는 사이트가 있어서 거기에서 듣고 싶은 수업을 찜해놓고 나중에 Testudo 사이트에서 기간 내에 자신의 시간표에 등록해놓으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처럼 수강신청 시간을 딱 맞춰놓고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강신청 자체는 널널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교환학생 신분이기에 제한에 걸리는 수업들이 꽤나 있어서 사전에 그 점을 미리 알아보고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골머리를 앓았던 학점 인정에 관해 얘기해보자면, 저는 본교에서 웬만한 전공 과목들은 이미 다 들었기 때문에 제가 듣지 않았던 본교 수업들 중 메릴랜드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을 찾아야 했기에 수업을 찾는 데 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게다가 학점 인정은 전공 담당 교수님의 재량이기 때문에 제목이 비슷해보여도 강의계획서 내용에 따라 인정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메릴랜드 측에 강의계획서를 요구해 그걸 교수님들께 다 보내드리고 혹시 이 수업이 학점 인정이 될 수 있을지를 여쭤본 후에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학점 인정은 정말 과바과, 교바교이기 때문에 저처럼 학점 인정을 받아야한다 하시는 분들은 수강신청 할 때 이 점 잘 유의해서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전공 2개, 교양 2개로 총 12학점을 수강했는데, 저는 언론정보학과이기 때문에 Communication과 Journalism 전공을 하나씩 섞어서 들었습니다. 그래서 Communication 전공으로는 Selected Topics in Communication; Health Communication을 들었고, Journalism 수업으로는 Journalism History, Roles and Structures를 들었습니다.
Selected Topics in Communication; Health Communication는 사람들의 health behavior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학문적 측면과 실용적 측면 모두를 강조하는 수업입니다. 그래서 주요 행동 변화 모델에 관한 이론을 배우고 이를 토대로 직접 health message를 제작해 health campaign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헬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내용은 저도 처음 배워보는 거라 조금 걱정했었는데, 일단 교수님께서 엄청 친절하시고 수업 내용이 차근차근 단계별로 진행되어서 수업 내용이나 이론을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팀 프로젝트가 많아서 팀원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존재하는 수업입니다.
Journalism History, Roles and Structures는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미국 저널리즘을 배우는 수업으로, 미국 뉴스 미디어의 변화,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저널리즘의 실천에 대한 정치적, 역사적, 경제적, 기술적 맥락을 탐구합니다. 특히 미국 역사에서 저널리즘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과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어 미국 저널리즘 전반을 살펴보기에 아주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소수의 학생들로 구성된 전공 수업이다보니 거의 토론 위주로 진행되어 영어에 크게 자신이 없는 사람으로서 조금 부담이 되긴 했지만, 미국인 친구들과 교수님의 생각들을 듣다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 수업이 되었습니다. 저는 미국 저널리즘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던 터라, 해당 수업을 통해 미국 저널리즘의 대략적인 구조를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 학생들 개개인을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과제를 수행하고 시험을 보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저는 교양은 오로지 제 관심사만을 고려해 신청했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꿀강인지 아닌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신청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FMSC(Family Science)의 Couples, Marriage, and Families: Intimate Relationship Across the Life Course, LGBT의 Introduction to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Studies, 그리고 CCJS의 Introduction to Criminology를 신청했습니다. Criminology 수업의 경우 메릴랜드 대학의 Criminology 전공이 유명하다고 들어서 가장 유명한 교양 수업을 신청한 거였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로드가 생각보다 많이 빡세서 수변 기간에 그냥 청강(audit)으로 돌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일 같습니다. 만약 저처럼 수업을 들어는 보고 싶은데 로드를 다 따라갈 자신이 없다면 15학점 정도 미리 신청해놓고 교양 중 하나를 청강으로 돌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Couples, Marriage, and Families: Intimate Relationship Across the Life Course는 부부 관게와 가족 생활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수업으로,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주제의 수업이라 관심이 생겨 듣게 되었습니다. 이 수업은 사랑과 연애, 결혼과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이 주라 사실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수업이었습니다. 게다가 같이 듣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경험담이나 생각을 정말 스스럼없이 이야기해서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과의 내적 친밀도가 가장 높았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교양 수업 중에 제일 재미있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미국의 데이트 문화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싶다면 가장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시험은 중간과 기말이 두 번이 있는데, 교수님께서 시험 전에 Study Guide를 주시는 데다가 평소 수업 때 친구들 또는 교수님의 상담자들을 예시로 활용하셔서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전 기억이 아주 잘 났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시험공부하는 데 드는 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학생이라면 충분히 가볍게 들으실 수 있는 수업 같습니다.
Introduction to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Studies 또한 한국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수업이라 수강했는데, 최근 한국에서도 미디어에 LGBT 코드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보니, 이를 체계적으로 배워보면 좋겠다 싶어 신청했습니다. 이 강의는 매 수업마다 주어지는 2개 이상의 리딩을 기반으로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 이게 꽤 양이 많아서 초반에 적응하기 조금 힘드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2-3주에 한 번 여태까지 했던 리딩을 토대로 스스로의 생각을 적는 레포트를 제출해야 해서 제가 들었던 수업들 중에 가장 로드가 빡센 수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퀴어 등에 관한 개념을 촘촘하게 정립할 수 있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 학습 방법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가장 좋다고 생각되었던 것은 교수님들께서 시험 전에 Study Guide를 제공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Study Guide는 시험범위와는 별개로 제공되는 자료로, 시험범위를 공부할 때 꼭 알아야 하는 주요 개념과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체 시험범위를 일일이 다 외우지 않고 주어진 Study Guide를 토대로 주요 개념들을 위주로 공부하니 훨씬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번 학기 제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영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팀플이나 토론 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보다 영어를 하는 게 수월해졌고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 외국어 습득 요령
아무래도 영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메릴랜드에서 국제학생들을 대상으로 연 행사에 참여해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양한 억양을 가진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인, 인도인, 영국인, 벨기에인 등 각국마다 영어 발음과 억양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꾸준히 대화하며 노력한 결과 듣기 실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미국인 친구들도 사귀면서 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나 밈 같은 것들도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외국에 혼자 나가는 만큼 한국인이 그리워져 자꾸 한국인을 찾게 되실 수 있는데, 그래도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지만 최대한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소통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 생활
-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저 같은 경우 평소에도 한식을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니어서 저는 그냥 한식은 하나도 안 가져갔는데, 제 친구처럼 한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쌈장이나 김, 볶음김치, 햇반 등은 가져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H마트가 물론 잘 되어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귀찮아서 잘 안 시켜먹게 되고, 특히 부엌이 없는 기숙사에 배정되신다면 요리를 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간단하게 꺼내먹을 수 있는 한식 위주로 가져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침구류나 쓰레기통 등 부피가 좀 되는 가전제품은 와서 사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근처에 이케아가 있어서 학교 도착하신 당일에 바로 사러가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헤어드라이기는 도착해서 친구와 아마존에서 시켜서 나눠서 썼고, 고데기는 한국에서 가져갔습니다. 또 화장품 같은 건 한국에서 사는 것만큼 좋은 게 없어서 최대한 챙겨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식사 및 편의시설
저는 앞서 말했듯이 부엌이 없는 기숙사에 배정되었기 때문에 다이닝홀이 필수였습니다. 미국 대학 다이닝홀이 맛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던지라 정말 하나도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3개의 다이닝홀이 있는데, 모두 뷔페식이라서 아침, 점심, 저녁마다 가서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골라서 담아먹을 수 있습니다. 요거트부터 샐러드, 파스타, 피자, 햄버거, 생선구이 등 웬만한 음식은 다 있고 또 즉석에서 면이나 밥을 볶아주는 부스도 따로 있습니다. 초반에는 볶음면을 자주 해먹었는데 나중에는 귀찮아져서 그냥 있는 음식을 받아와서 먹었습니다. 디저트와 아이스크림이 있는 구역까지 따로 있기 때문에 한 학기 내내 간다면 좀 질리기는 하지만 저는 나쁘지 않게 먹었습니다. 다이닝홀 외에 말해보자면, 학교 Stamp Union 건물에 판다 익스프레스와 칙필레 등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어 학교 내에서 다이닝홀을 제외한 음식이 먹고 싶다면 가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딱히 그 음식들이 다이닝홀 음식보다 맛있다고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거기까지 가기 귀찮아서 그냥 주로 다이닝홀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South Campus 바로 뒤쪽으로는 Five Guys, 치폴레, 스타벅스, 던킨도넛, 공차 등이 있어 저는 카공 목적으로 종종 갔습니다. 참고로 미국 스타벅스 같은 경우 목요일에 할인 행사를 주기적으로 해서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그 시간대를 피해서 가거나 테이크아웃을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 학생들이 생각보다 boba(버블티)를 많이 마셔서 저는 한국에서보다 공차를 자주 갔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차보다는 학교 농장 쪽에 위치한 moge tee가 더 맛있었습니다. 사람도 적어서 과제하기 좋았습니다. 저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을 찾았는데요, 학교 바로 앞에 chase와 bank of america가 있어서 처음에는 체이스 은행으로 갔다가 당시 9월까지 예약이 다 찼다는 말을 듣고 결국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했습니다. 그래도 학교 바로 앞에 있어서 예약만 하면 계좌를 개설하기 아주 쉽고, 미국은 애플페이가 아주 잘 되어있어서 한 번 계좌를 개설하면 교통카드까지 다 쉽게 연동시켜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약하지 않으면 계좌 개설을 못하고 특히 개강하는 주에는 예약이 몰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예약해서 개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미국은 의료 서비스가 정말 비싼 편이기 때문에 저는 한국에서 약을 많이 들고 갔습니다. 특히 저는 감기에 쉽게 걸리는 데다가 체하기도 잘 체하는 편이라 소화제가 감기약을 정말 많이 들고 갔는데요, 올 때 다 먹고 왔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잔병치레가 좀 있다 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약을 많이 쟁여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비타민이나 영양제 같은 건 미국도 잘 되어있기 때문에 여기 와서 아마존에서 구매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 학교 및 여가 생활
한 학기 교환학생이었기 때문에 어떤 동아리에 정식으로 들어가 활동하기는 좀 짧은 기간이기도 하고, 저는 학기 중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려고 했기 때문에 한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고 메릴랜드 동소제에서 눈여겨봤던 몇몇 동아리들의 general meeting에만 몇 번 참여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미국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와 달리 동아리에 들어가 열심히 활동한 친구들도 꽤 있어서, 이건 개인 선택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경우 동부 쪽에 위치해 있어서 동부 여행을 하기에는 아주 좋습니다. 저는 거의 주말마다 DC에 나가서 놀았고, 펜실베니아와 뉴욕에도 주말에 놀러갔습니다. 펜실베니아는 버스로 두 시간, 뉴욕은 네 시간 거리여서 주말을 끼고 놀러가면 충분히 보고 올 수 있습니다. 저는 2학기에 교환을 간 거였기 때문에 Thanksgiving recess가 있었어서 일주일 넘게 LA로 넘어가 서부여행을 했습니다. 저처럼 2학기에 가시는 분들은 주말 외에도 이 recess 시기에 어디로 놀러갈지 미리 생각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때 마이애미나 시카고, 뉴욕으로 놀러가는 친구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2학기에 가시는 분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시기를 맞춰서 쇼핑하시면 진짜 모든 물품을 역대급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실 수 있으니까 평소에 사고 싶었던 걸 리스트업 해놨다가 그 시기에 사시면 아주 합리적인 쇼핑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옷과 색조 화장품 위주로 쇼핑을 해서 한국에서 비싸게 샀을 것들을 여기서 저렴하게 잘 샀습니다.
- 안전 관련 유의사항
메릴랜드는 그래도 비교적 치안이 좋은 대학이었고, 저는 기숙사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밤에 캠퍼스 밖으로 혼자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위험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종종 학교 근처 또는 내부에서 강도 사건이나 흉기 사건이 발생했다는 알람이 떴기 때문에 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 편이 좋고, 학교에서 보내주는 안전 관련 알람을 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여태까지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었는데, 심지어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혼자 살게 되니 처음에는 막막함이 컸습니다. 집안일도 잘 할 줄 모르고, 미국에 딱히 연고도 없다보니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는데 막상 개강하고 친구들과 같이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스스로의 행동과 판단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또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그만큼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교환을 가기 전에도 스스로가 open-minded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교환을 다녀온 지금은 정말로 개방적인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코로나 학번인 만큼 저학년 때 계속 집에 있으면서 성격이 극 내향인으로 바뀌기도 했고, 대학 생활에서 친구를 사귀는 걸 열심히 해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교환을 다녀오면서 친구를 열심히 사귀다보니까 좀 더 외향적으로 성격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전보다 사람을 사귀는 일이 훨씬 편하게 느껴지게 되었고 인간관계에 있어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학생 신분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디로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이든, 인생에 있어서 가치 있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