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어려서부터 순수학문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천체물리학에 대한 호기심이 컸습니다. 이에 연구자의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였고 이외의 진로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군 생활 중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책을 읽으며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여러 방법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연구자의 길 만을 생각했던 저에게 고민의 여지를 주었고 순수학문 외에도 교육, 인문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여러 생각이 드는 상황입니다.
낯선 환경과 다양한 경험이 폭넓은 생각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군 생활을 통해 느꼈습니다. 교환학생의 경험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른 나라 학생들의 삶과 그들의 문화, 교육 등을 경험하며 진로 선택의 방향을 잡아가고 싶습니다.
II.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1.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학점이 좋지 않았지만 여러 나라의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는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었기에 전년도 추가모집을 받았던 유럽의 대학들을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그 중 네덜란드는 영어 사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에 네덜란드의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정했습니다.
2. 파견대학/지역 특징
Groningen 대학교는 네덜란드 북쪽의 몇 안되는 대학교로 Groningen 도시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도시 분위기가 활기차고 도심 중심부에는 늦게까지 펍과 클럽이 항상 붐빕니다. 대학교는 응용학문보다는 기초학문을 좀 더 중요시여기는 것 같으며 로피탈, 베르누이 등등 유명한 수학자 및 물리학자를 배출한 전통있는 학교이기도 합니다. 전공에 따라 도시 곳곳에 캠퍼스가 위치해있으며 도서관 또한 여러곳에 위치하여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Groningen 도시는 자전거로 30분이면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으로 크지 않은 도시입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아름다운 들판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III. 출국 전 준비 사항
1. 비자 신청 절차
Visa는 필요하지 않지만 시청(gemeente)에서 미리 약속을 잡고 residence permit와 생체정보를 등록해야합니다.
2. 숙소 지원 방법
Groningen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없는 대신 SSH에서 Groningen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에게 8개월 ~ 1년동안 머물 수 있는 기숙사를 제공합니다. 다만 흐로닝언 지역에서 집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SSH housing 역시 빡빡한 경쟁률을 자랑합니다. 때문에 수강신청처럼 사이트가 열리는 날에 빠르게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해야 합니다. 저는 당일 원하는 기숙사를 신청하지 못하고 Kamernet이라는 사이트에서 방을 구해봤지만 호스트와 컨택하기 위해서는 달에 일정 fee를 내야하고 호스트에게도 메세지가 굉장히 많이 오기 때문에 답장을 받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는 결국 SSH 사이트를 계속 들어가보면서 취소된 방을 잡았습니다. 그 외에 페이스북을 통해 방을 구하는 경우도 보았지만 이 역시 굉장히 어렵습니다. 방을 구하지 못해 호스텔에 머무면서 방을 구하는 친구들도 꽤 보았기 때문에 되도록 SSH에서 방을 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파견 대학 지불 비용(student fee, tuition fee, 기숙사 비용 등)
지원시 충분한 경제적 여건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학기 시작 전 5000유로를 학교에서 지정된 계좌로 보내야 합니다. 그 후 학기가 시작되면 본인의 계좌로 돈을 돌려받습니다. SSH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비용은 500~700 정도이고 다른 sharehouse등은 비슷하거나 조금 싼 경우를 보았습니다.
4. 기타 유용한 정보
흐로닝언 한인 오픈챗이 있어 흐로닝언 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페이스북 사이트(낮은 땅 높은 꿈)에서도 도움되는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으니 알림 설정해 놓으시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자전거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면 미리 한국에서 연습해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IV. 학업
1. 수강신청 방법
학기 시작 전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여 미리 수강할 과목을 정합니다. 그러나 학기 시작 후 1~2주까지 교과목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타 전공 과목을 들으려는 경우 담당 과목 교수님과 컨택하여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2.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한 학기가 block a, block b로 구분되는데 block a에는 quantum physics 1, block b에는 advanced mechanics와 digital economics and data analytics를 수강했습니다. 각각 물리천문학부에서 열리는 양자물리1과 역학1 그리고 마지막 과목은 Business faculty에서 열린 파이썬으로 머신러닝을 배우는 수업이었습니다. 먼저 quantum physics 1는 그리피스 기준 5단원까지의 내용을 배우고 성적은 기말 성적 80%와 튜토리얼 출석 20% 또는 기말 성적 100% 중 더 높은 점수로 결정되었습니다. Advanced mechanics는 Thornton&Marion의 교재를 사용했지만 렉처 노트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과제 두번(20%)과 기말 성적으로 최종 성적이 결정되었습니다. 두 과목 모두 시험이 기출문제와 비슷한,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되었습니다. Engineering과 Science faculty는 기출문제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조금만 구글링하시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Digital Economics and data analytics는 Business faculty에서 열린 과목이었는데 파이썬을 이용한 머신러닝 기법을 배우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룹 과제와 개인 과제 두 번으로 성적이 부여되었습니다. Ppt로 수업을 진행했고 주로 수학적인 이론 위주로 설명하셨지만 과제는 그와는 크게 상관은 없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과 대부분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의는 따로 출결을 체크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선택적으로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3. 학습 방법
기출문제와 매우 유사하게 나와 개념 공부 이후 시험 하루, 이틀 전에는 기출문제를 푼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4. 외국어 습득 요령
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이상 학업적인 부분에서 영어 실력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수업보다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외국어를 습득하는 부분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5. 기타 유용한 정보
재시험을 볼 수 있는 한 번의 기회가 과목마다 부여됩니다. Resit이라고 부르는데 다음 block의 시험이 끝난 다음 주에 진행됩니다. 한 학기가 block a, b로 나뉘고 그 사이에는 1주 간의 resit기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학기 block a에서 재시험을 원하는 경우 1학기 block b가 끝나고 2학기 block a가 시작하기 전에 resit을 칩니다. Resit을 통과하면 똑같이 과목을 통과한 것으로 되며 다만 시험 난이도는 조금 더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또 한국과 달리 정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질문을 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절대 부담 갖지 말고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V. 생활
1. 가져가면 좋은 물품
전기 밥솥을 한국에서 가져갔는데 유용하게 썼습니다. 주변 아시안 친구들은 모두 냄비밥을 해먹었는데 냄비밥이 어렵진 않지만 계속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에서 전기 밥솥이 훨씬 편했던 것 같습니다. 또 육수코인이나 다시다 챙겨가시면 여러 곳에 쓸 수 있으니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튼튼한 비옷을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다이소에서 천원짜리 비옷을 챙겨갔다 두 번 쓰고 찢어져서 버렸습니다. 또 가져가는 겉옷의 경우 비에 잘 젖지 않는 재질로 된 것이 좋습니다. 신발 역시 운동화도 필요하지만 잘 젖지 않는 워커 등을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아니면 현지에도 위 물품들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할 수 있으니 와서 구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2. 현지 물가 수준
인건비가 비싸 외식을 하는 것은 정말 비쌉니다. 1인당 2만원 내외이며 양과 질 모두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요리를 해서 먹습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은 그리 비싸지 않으며 과일이나 맥주, 와인 등은 한국에 비해 저렴합니다.
3. 식사 및 편의시설 (식당, 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대부분의 식당이 그리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Pho Saigon(베트남 음식점), Bahn mi(베트남 샌드위치), Ozan(케밥) 등은 추천하는 식당입니다. 한인 식당도 몇 군데 있지만 들은 바로는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합니다.
의료 같은 경우 병원을 가본 적은 없지만 보험이 없으면 가격이 상당하다고 들어 감기약이나 알러지약등은 챙겨가시길 추천합니다. 네덜란드 날씨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감기에 걸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은행은 ING나 ABN Amro가 가장 큰 두 은행이고 그 외의 은행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계좌 유지비가 필요하지 않은 학생 계좌를 운영하고 있어 어떤 은행을 고를지는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서비스 지점 및 atm기가 있는지가 기준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Revolut라는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처음에 Revolut의 존재를 몰랐어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편리해보여 추천합니다.
흐로닝언에서는 걷는 일보다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자전거는 Swapfiet에서 월 이용료를 내고 빌리거나 중고 가게에서 자전거를 사는 방법 두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Swapfiet에서 빌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전거 도난 사건이 빈번한데 Swapfiet에서 대여한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제대로 잠구고 놔두었다는 조건 하에 무료로 새 자전거를 대여해줍니다. 또한 자전거 고장 등의 문제에도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의 키가 작은 편이라 swapfiet에서 제공하는 자전거가 너무 크다 싶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가게를 찾아야할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 자전거는 페달을 반대방향으로 굴리면 브레이크가 작동합니다. Swapfiet에서 빌릴 수 있는 자전거는 페달 브레이크만 있는 자전거와 핸드 브레이크도 함께 있는 자전거가 있는데 1~2유로를 더 내고 핸드 브레이크도 있는 자전거를 빌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네덜란드 다른 도시들 또는 공항을 가려 할 때는 기차를 타실 텐데 Ov chipkaart를 사서 NS subscription을 하면 한 달에 일정 비용을 내고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Off peak hour동안의 할인, 주말 동안의 할인 등 옵션이 다양한 상품들이 있으니 본인의 여행 스케줄에 맞춰 끊으면 경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Sim card는 youfone에서 제공하는 10GB와 200분 통화를 사용했습니다. 한 달에 11유로였으며 심카드 비용은 별도로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다양한 회사들이 있으니 비교해서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터넷 비교 사이트도 있고 Bel Simpel이라는 대리점에 가셔서 직원과 같이 의논하셔도 좋습니다.
4. 학교 및 여가 생활 (동아리, 여행 등)
Groningen에는 다양한 student associations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케스트라 동아리인 Bragi와 윈드서핑 동아리인 Surface를 가입했었습니다. 바이올린은 시내 대여점에서 저렴하게 빌릴 수 있었습니다. Surface는 intromember로써 2개월 간 활동했고 기본적인 조립법 및 방향 전환을 배웠습니다. 외국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기본적인 공지사항들은 영어로 공지하지만 대부분이 네덜란드 학생들이어서 소외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동아리 내 다른 국제 학생들과 친하게 지낸다면 적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동아리가 있기 때문에 관심 분야가 있다면 association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동아리에 대한 정보는 ESN Introduction week와 KEI Week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ESN Introduction week는 국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 초에 한 주간 그룹을 짜서 같이 노는 주간이고 KEI week도 비슷합니다. 다만 KEI week은 규모가 좀 더 크고 체계적이며 8월에만 열립니다. 처음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보시길 바랍니다.
여행은 주로 저가항공인 Ryanair이나 easyjet, 또는 독일버스회사인 Flixbus를 이용했습니다. 기차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우선 다른 나라로 여행 시 보통 가격이 비싸며 독일의 Deutsche Bahn의 경우 delay 및 cancel이 많아 변수가 많이 발생합니다. 보통 여행가기 수 주 전에 skyscanner로 비행편을 검색하면 20유로 전후로 편도 티켓을 끊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내에 싣고 탈 수 있는 백팩 하나로 수화물이 제한되니 필요 시 금액을 20유로 정도 추가하여 작은 캐리어를 싣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어떨 때는 수화물 싣는 가격보다 Flixbus 가격이 더 저렴하여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Flixbus를 이용한 적도 많았습니다. ESN 학생증? 같은 것을 발급받으면 Ryanair에서 무료로 수화물을 세 번 실을 수 있는 쿠폰을 준다고 들었는데 저는 해보진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것도 이용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안전 관련 유의사항
흐로닝언이 큰 도시가 아니라서 치안 등 문제는 크게 없었습니다. 밤늦게 돌아다녀도 크게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6. 기타 유용한 정보
시장이 화요일, 금요일, 토요일마다 중앙 광장(Grote Markt)에서 열립니다. 대형마트에 비해 아주 저렴하지는 않으나 신선한 채소와 과일, 치즈와 고기를 살 수 있습니다. 또 화요일만 오는 빵집이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는 빵이 많으니 꼭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Aclo 멤버십을 가입하면 학교 체육시설 및 운동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고 만약 스포츠 assiciation을 등록했다면 대부분 aclo membership을 필수로 요구하기에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개월과 1년 단위로 끊을 수 있습니다.
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돌아온 후 한국이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금방 적응해 지금 생각해보면 긴 꿈을 꾸다 돌아온 것 같습니다. 출발 전 날,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정말 컸고 가서도 종종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이 경험으로 자리잡은듯 합니다. 다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먼저 밥 먹자, 다음 달에 어디 놀러가자, 같이 카드 게임하자 등 먼저 다가갔다면 더 좋은 기억들을 많이 가지고 올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소중한 6개월이었습니다. 교환 가시는 학우님들 모두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